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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연 님의 서재입니다.

운석 소환은 신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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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연
작품등록일 :
2024.06.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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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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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7.0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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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글자
12쪽

13화

DUMMY


신중호가 10층을 공략하기 두 시간 전.


└ 소마 내일 출격!

└ 이러니 저리니 해도 아직은 소마밖에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게 참······

└ 전격여제도 61층 올라갔으니 무리하면 어찌 되지 않겠음?

└ 되긴 하겠지ㅋ 출혈이 심해서 그렇지ㅋㅋ

└ 그래도 소마처럼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올라갔으니 알뜰살뜰 모은 아이템이 제법 될 것 같은데ㅎ

└ 소마가 처음부터 최상층 혼자 뚫어대며 나댔으니 지 업보긴 함ㅋ

└ 62층이면 전격 코브라였나? 전격 내성 제대로 준비해야겠네ㄷㄷ

└ 소마 피셜 4시간 컷 하겠다던데ㅋㅋ

└ 공식 기록 중에 젤 빠른 게 4시간 37분인데 40분이나 단축하겠다고? 무리하다가 큰일 나는 거 아님?

└ 그게 다 노림수임ㅋㅋ 그렇게 대단해 보여야 만약의 사태에 런할 때도 내세울 경력(?)이 되거든ㅋㅋㅋ

└ 그러나저러나 내 별칭은 언제 소마처럼 거론되려나

└ 별칭 뭐임?

└ 그대눈빛속의나

└ 평생 거론될 일 없을 듯ㅋ

└ 씹ㅋㅋㅋㅋㅋㅋ

└ 개성 많은 초인 참 많아ㅋㅋ


수다방을 쓱 훑어본 박소율이 마지막 글에 인상을 팍 찌푸리며 화면을 날렸다.


“아주 소마 얘기밖에 없네? 참 좋으시겠어?”


소드마스터 김태민의 62층 공략을 앞두고.

서울 첨탑 랭킹 1~3위가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김태민이 입꼬리를 올리며 답했다.


“원한다면 바로 올라와서 이 자리를 차지해도 된다만.”

“응, 누구 좋으라고? 이번에 아이템 탈탈 털리면 63층이나 차지해야지!”


오후의 통화를 떠올린 김태민이 피식 웃었다.


“과연 그게 될까? 엑스칼리버가 곧 내 손에 들어올 것 같은데?”

“뭐? 엑스칼리버? 청장이 그걸 가져오겠대?”


김태민이 어깨를 으쓱였다.


“서울이 무너지는 것보다 낫지 않겠어?”


박소율이 기분 나쁜 음색으로 깔깔 웃었다.


“와, 이 싸이코 새끼. 이런 놈이 어떻게 서울 첨탑 1위인 거지?”

“원한다면 어서 올라와서 가져가라니까?”

“응, 그럴 거야. 그리고 네 엑스칼리버는 내가 챙길게.”


박소율이 다른 때와 다르게 빼지 않는 모습에 김태민이 처음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갑자기 왜 그렇게 적극적인데?”

“그냥 누구 머릿속에 전격여제 이름 좀 각인시키고 싶어서?”


박소율이 장난스럽게 미소지었다.


평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 없는 여자였다.


특히 그녀가 마음을 먹는다면 정말 최상층까지 올라올 저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경각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유일은 대체 불가능하다.


하지만 유일이 유이가 되는 순간.

그 가치는 수직으로 떨어질 거였다.


김태민은 떠볼 생각을 그만두었다.

그러다 박소율에게 말려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대신 다른 쪽을 향해 분풀이했다.


“쯧. 이봐, 받은 게 있으면 성과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김태민의 분노 어린 추궁에 윤창대는 팔짱을 끼며 씩 웃었다.


“내가 30일이라고 했잖아. 그래도 하나는 확실하다. 서쪽엔 없어.”

“장담할 수 있나?”

“확실해. 다만, 미처 확인하지 못한 곳들은 나도 어쩔 수 없다. 리스트는 넘겨줄 테니 그건 네가 알아서 살펴라.”


정, 재계 고위층들의 이야기였다.


그들이 사는 건물은 초인 침입 대비가 철저하게 되어 있어서 아무리 윤창대라도 함부로 드나들 수 없었다.


“쯧. 대충 의심 가는 곳이라도 없나?”


윤창대가 히죽 웃으며 대꾸했다.


“글쎄, 그건 네가 더 잘 알지 않을까?”


박소율, 윤창대와 다르게 김태민은 인맥 관리가 철저했다.


초인 관리청의 허를 찔러 그들의 품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도 누군가가 그의 뒤를 봐줬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가서야 스킬 강화권을 준 가치가 있었는지 모르겠군.”


김태민이 툴툴거리자 윤창대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나만 한 탐색 능력을 갖춘 사람이 없으니까 나한테 맡긴 거 아닌가? 이제 20일만 기다리면 네가 그렇게 찾고 싶어 하는 미리내의 정체를 알게 될 거다. 아니, 내일이라도 발견할지 모른다니까?”

“······그 약속, 부디 허언이 아니길 빈다. 먹었던 걸 죄다 토해내기 싫다면.”


62층을 공략하면 다시 30일을 번다.

그 사이에 까망이를 되찾을 수 있기만 하면 되었다.


“클클클, 그래, 그래. 참, 서쪽은 끝났고, 이제 북쪽과 동쪽이 있는데 어딜 먼저 뒤져볼까?”


박소율이 눈을 똑바로 뜬 채 입꼬리만 올리며 말했다.


“내 구역 건드리지 말랬을 텐데?”

“허, 서울 북쪽이 다 네 구역인가?”


김태민과 다르게 박소율은 사업 수완이 좋았다.


서울 북쪽에 차린 가게가 무려 10여 개.


카페부터 시작해 고깃집, 베이커리, 의류 매장, 공인중개사, 피시방 등 종류도 천차만별.


하지만 본인의 가게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고, 그 일대를 자신의 구역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과장된 말이었다.


“응, 다 내 거야.”


박소율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듯이 대답했다.


하, 미친년.


그런데······


그럴수록 점점 쑤셔보고 싶단 말이지?


“마치 그쪽에 미리내가 있다는 것처럼 자신하는군?”

“응, 그놈도 내 거야. 그러니 꺼져.”

“······그놈? 미리내가 남자라는 얘긴가?”


박소율이 혀를 날름거렸다.


“내 촉이 그렇게 말해주거든.”


······하여튼 이 모임에 정상인은 나밖에 없군.


“하, 뭐가 됐든. 만약 미리내가 북쪽에 있다면 같이 찾는 게 훨씬 빠를 텐데?”

“난 우리 동네에 쥐새끼가 돌아다니는 걸 무척 싫어해서.”

“······보이지도 않을 텐데 뭘 어떻게 할 수나 있을까?”


윤창대의 도발에 박소율이 상큼하게 미소 지었다.


“그거 알아? 우리 쪽 동네에선 마른하늘에 벼락이 떨어질 때가 종종 있거든? 그런데 그 벼락이 숨어 있는 쥐새끼한테 그렇게 잘 꽂히더라고.”


대놓고 저격하겠다는 말에 윤창대가 김태민을 찾았다.


“어떻게 해?”


김태민은 둘의 모습을 살피다가 결론을 내렸다.


“······일단 동쪽부터 찾아라.”


사는 곳이 각각 다르다 보니 세 랭커가 서울을 세 구역으로 나눠 담당하는 형태가 되어 있었다.


동쪽은 김태민의 구역으로 이미 그가 사람을 풀어서 샅샅이 수색을 벌이고 있었다.

다만 윤창대처럼 직접 소환석을 찾지는 못했다.

그저 이상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때 가서 집중 수색을 벌이는 게 고작이었다.


“뭐, 나야 아무 쪽이나 상관없지만.”


이야기가 일단락된 이후.

김태민은 이 자리를 만든 본래 목적을 꺼냈다.


“부탁하지.”


김태민이 스크롤 세 장을 꺼냈다.


박소율은 피식 웃으며 스크롤들을 받아들고 스킬을 사용했다.


파짓! 파짓! 파짓!


스크롤에 전격 마법이 차례차례 담겼다.


공백의 주문서.


마법 스킬을 담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6레벨 사용 제한이 걸려 있는.


이렇게 자신의 마법 스킬을 공백의 주문서에 담으면 해당 횟수만큼 5일 동안 스킬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그런 페널티를 안고도 김태민에게 마법을 담아 준 이유는 하나였다.


10의 배수 층을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면.

최상층을 등반하는 사람을 최선을 다해 돕는다.


10의 배수 층은 특전이 걸려 있으니 서로 협력하기는 껄끄러워도.

그 이외에는 서로 협력하자는 얘기였다.


그리고 그 조건 하나 때문에 삼두회라는 모임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고.


세 장의 주문서를 받아든 김태민이 입꼬리를 올렸다.


“고맙군.”


62층의 몬스터는 전격 코브라.

전격 공격에 전격 내성을 가진 놈들이었다.


당연히 전격 공격은 잘 통하지 않겠지만.

공략하는 초인이 전격 내성을 가지면 그만큼 공략이 수월해질 터였다.


그리고 그러한 몬스터의 특성 때문에.

박소율이 구태여 62층 공략에 열을 올리지 않은 거였다.


뭐, 63층부터는 다를 테지만?


“이제 볼일 없지? 네가 싼 똥 치우긴 싫으니까 뒈지진 말고.”

“싸구려 응원 고맙군.”


박소율이 산뜻하게 중지를 세우고 밖으로 나갔다.


서로 앙숙처럼 으르렁거려도 결국은 운명 공동체였다.

그리고 도움을 받을 곳이 하나보다야 둘이 나았고.


“저년이 갔으니까 하는 말인데.”


그동안 기회를 보고 있던 윤창대의 말에 김태민이 계속해보라는 듯이 턱짓했다.


“미리내······ 북쪽부터 좀 뒤져보고 싶거든?”


윤창대의 얼굴에.

장난꾸러기 아이 같은 미소가 걸렸다.


*


전전 카페의 오전 시간.


박소율이 평소처럼 카페 라테를 기분 좋게 한 모금 하며 물었다.


“중호 씨,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


그녀의 입술에는 3D라테 아트로 인한 하얀 거품이 소복이 묻어 있었다.

그것이 마치 신중호 때문이라는 듯이 입술을 삐죽 내밀며 대놓고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신중호는 냅킨을 건네며 무덤덤이 말했다.


“소드마스터가 62층 공략하는 날이죠.”

“와! 첨탑엔 관심 없다면서 이런 건 똑바로 알고 있다니까? 아, 고마워요. 하여튼 은근히 매너남이야?”

“서울의 명운이 걸린 일이니까요.”


물론 김태민이 실패한다고 서울이 당장 끝장나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 첨탑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층을 공략한다면 모를까.

도움을 받을 방법이 존재했기에 갑자기 패닉이 오지는 않을 거였다.


다만 해당 첨탑 소속의 초인들이 첨탑 붕괴 위협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다른 나라의 초인을 초청하기 위해 막대한 출혈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니 현재로선 소드마스터 김태민이 안정적으로 공략을 이어나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여튼, 두고 봐요! 63층부터는 다른 이름을 기억하게 될 테니까! 중호 씬······ 그게 누군지 알죠?”


박소율이 어서 말해보라는 재촉에 신중호는 별수 없다는 듯이 대꾸해주었다.


“전격여제······ 박소율 초인님이요.”

“쿠후후후훗! 내가 중호 씨 때문에 63층까지 단번에 올라가는 거라고요?”


신중호가 바로 정색하며 철벽을 쳤다.


“그런 이유라면 굳이 무리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어휴! 무슨 사람이 빈말을 한 번 안 해? 그래서 좋은 거지만!”


박소율은 깔깔 웃은 뒤에 오늘은 무엇을 가지고 이 무덤덤한 남자를 골려줄까 고민했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소망은 한 손님의 등장에 산산이 깨졌다.


“오, 분위기 좋은데? ······으음? 여기 커피향은 또 왜 이렇게 좋아? 이야, 이거 궁금해서 한번 안 마셔볼 수가 없겠는데?”


모든 헬스인이 우러러 마지않는 우람한 근육.

의외로 관리가 무척 잘 된 찰랑대는 검은 단발머리.

커다란 덩치와 대비되는 일자 눈과 호탕하게 드러낸 건치.


서울 첨탑 3위 윤창대의 등장에 박소율의 표정이 싹 굳었다.


윤창대는 그런 박소율을 비웃어주며 물었다.


“뭐야? 여기 손님 안 받나?”


신중호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죄송합니다. 주문은 이쪽에서 도와······.”


박소율이 바로 명령했다.


“중호 씨, 앉아요.”

“네?”

“지저분한 쥐새끼가 들어왔는데 빨리 치워버려야겠네요.”

“······네?”


박소율이 자리에서 일어나 윤창대 앞에 섰다.


박소율이 여자 평균 이상으로 상당히 훤칠한 키를 자랑했지만.

그래도 거대한 윤창대 앞에 서니 성인 앞에 초등학생이 대치한 모습이었다.


“여기 손님 받는 서비스가 아주 엉망이네? 이래서 장사가 되겠나?”


윤창대의 넉살 좋은 모습에 박소율이 싱긋 웃으며 대꾸했다.


“나가. 지져버리기 전에.”


그러나 이 정도에서 멈출 거였으면 직접 행차하지도 않았다.


윤창대는 흐물흐물 웃으며 애매한 자세로 서 있는 신중호를 턱짓했다.


“저쪽이······ 전격여제가 귀여워한다는 그 애완남인가?”


슬쩍 상대의 심기를 건드리는 단어를 곁들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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