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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연 님의 서재입니다.

운석 소환은 신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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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연
작품등록일 :
2024.06.24 10:19
최근연재일 :
2024.06.30 12:05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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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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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글자수 :
52,411

작성
24.06.24 18:00
조회
888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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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화

DUMMY


소드마스터 김태민의 팬미팅장.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의 김태민은 가히 대한민국 최고의 유명인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서울 첨탑 최고층 등반자!

한국 최고의 초인!


그리고 와이번의 주인!


김태민은 1층 특전 때 받은 소환석으로 검은 와이번을 소환해 냈고, 이후 와이번과 함께 파죽지세로 서울 첨탑을 공략해냈다.

그는 와이번에 까망이라는 애칭까지 붙인 채 어딜 가든 와이번을 타고 날아다녔다.


이번 팬미팅장에서도 와이번을 대동했고, 그를 사랑하는 많은 팬이 김태민과 함께 까망이를 응원하러 왔다.


크르르르-!


“어······ 만져도 괜찮을까요?”


한 여성 팬의 겁먹은 모습에 김태민이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우리 까망이는 제 명령이 있기 전까지 함부로 물지 않아요. 마음 놓고 얼마든지 만지셔도 됩니다.”

“아······네, 네!”


여성이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와이번의 날개를 쓰다듬었다.


“와아······! 매끄러워요······!”


그 순간, 와이번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엄마야!”

“뭣?”


김태민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소환 시간은 아직 충분히 남았을 텐데?


답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공지 : 미리내 님이 25번 첨탑 1층을 최단 시간으로 공략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자신이 첨탑 1층을 10분 안으로 클리어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렀는데!


팬미팅장 안에는 다른 초인 또한 있었다.

똑같은 공지를 받은 해당 초인이 김태민을 향해 우려를 표했다.


“이런! 1층 특전인 소환석의 소유권이 바뀌었나 봐요! 안타까우시겠어요, 김태민 님!”


김태민은 노련한 정치인처럼 표정을 관리하며 씁쓸하게 웃었다.


“하하······ 저도 임시로 맡았을 뿐입니다. 그저 까망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주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네요.”


사실 김태민 역시 최단 시간을 갱신하며 기존의 사람에게 소환석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것이었다.


그러니 언젠가는 이런 날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갑작스럽게 당하고 나니 황당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뭐, 그래도······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생각은 없지만.


김태민을 걱정했던 초인의 시선이 허공에 멈춰 있더니 갑자기 화들짝 놀랐다.


“헉! 8초?”

“······왜 그러신가요?”

“1층 공략 시간이! 8초라는데요?”


김태민은 이번만큼은 제대로 표정 관리를 못 한 채 설핏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잘못 보신 것 아닙니까?”


*


수다방에 생성되는 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불타올랐다.


└ 나 방금 소마 팬미팅 라이브 방송 보는 중인데, 거기 난리남ㅋㅋㅋ 까망이 감쪽같이 사라짐ㅋㅋㅋㅋ

└ ㄷㄷㄷ소마 뚜껑 안 열림?

└ 하하······ 저도 임시로 맡았을 뿐입니다. ㅇㅈㄹ ㅋㅋㅋ

└ 그 새끼 1층 특전 소환석 받고 바로 초인 관리청에 보호 요청 하지 않았었나?

└ ㅇㅇ 그리고 반년 동안 열심히 꿀 빨았지

└ 미리내도 그럼 보호 요청 신청하려나?

└ 자살 권장 중? 지금 초인 관리청 소마가 싹 휘어잡고 있는데ㅋㅋ

└ 진짜 1년 동안 스텔스 모드로 버티는 게 최선일 듯

└ 마석 어디 팔지도 못하고 골치 아프겠다ㅋㅋ

└ 그래도 목숨 버리는 것보다 낫겠지

└ 소마 지금 공략 시간 8초라는 말 듣고 따짐ㅋㅋ 그리고 직접 보고서 기겁함ㅋㅋㅋㅋㅋ

└ 우리도 기겁했잖아ㅋㅋㅋ ㄹㅇ 8초는 나올 수 있는 숫자가 아님.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 소마의 9분 38초였는데ㅋ

└ 진짜 미리내 정체가 뭘까?

└ 난 회빙환 내다봄. 이 글은 성지가 될 것이다!

└ ㅋㅋㅋㅋ ㄹㅇ 웃자고 한 얘긴 거 아는데, 진짜일 것 같아 겁난다ㄷㄷㄷ


흠······ 회빙환이라.

나쁘지 않은 위장 전술일지도?


그건 그렇고 수다방을 보니 확실히 실감이 난다.


방금 얼마나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지!


그저 운 좋으면 좀비 10여 마리 몰살시키고, 남은 좀비들을 잽싸게 처리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스킬 한 방에 50마리 좀비가 초토화되었네?


추가로 나까지 승천할 뻔했네?


이런 무지막지한 스킬을 대체 어떻게 사용해야 안전하지?


그것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였다.


첫 번째 안건은 아이템 구매.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아이템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방어막을 펼칠 수 있다거나.

100미터 상공에서 떨어져도 나비처럼 사뿐히 내려앉을 수 있다거나.


아쉽게도 여기에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었으니.


일단 그런 아이템은 굉장히 귀할뿐더러 있는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현재 가진 돈이 없어서 있어도 못 산다는 것이었다.


특전으로 얻은 탑 퇴장권을 판다는 선택지도 있으나, 자칫 신분 노출 위험이 있었다.


그러니 바로 기각.


두 번째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면서 지금 바로 실행이 가능한 것.


“소환수 뽑기만 믿는다······!”


1층에서 얻은 소환석으로 괜찮은 소환수만 나와도 바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태민이 뽑았던 와이번이랄지, 혹은 아직 한 번도 안 나온 드래곤이랄지.


그렇게 큰 욕심은 아니지 않은가?


무엇보다 남들은 전혀 달성하지 못한 ‘경이로운 업적’까지 나왔는데.


다른 나라의 예시로는 늑대부터 시작해, 곰, 거북이, 토끼, 바실리스크 등 모두 동물형 몬스터였다.

그러니 8초라는 경이로운 업적이라면 드래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 이건 드래곤 밖에 나올 게 없겠군.”


다른 건 없다!

오직 드래곤이다!


신중호는 드래곤을 부를 용용이란 이름까지 10분 만에 생각해 낸 후 소환석을 만졌다.


[소환석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네.

용용이를 불러주세요.


[소환을 시작합니다. 경이로운 업적 달성으로 강력한 축복의 힘이 부여됩니다.]


오오?

진짜 용용이 보는 거야?


붉은 소환석에서 붉은빛이 뿜어졌다.

당연히 그럴 줄 알고 모든 방문을 닫고, 창문에 암막 커튼까지 친 상태였다.


역시 미리 준비하고 있으면.

걱정이 없다.


잠시 후.


붉은빛이 사라지고 소환이 완료되었다.


신중호의 눈앞에 드러난 대상은 웬 번쩍이는 기사 갑옷을 입은.

10대 정도로 앳돼 보이는 여자애였다.


화려한 금발의 여기사가 차렷 자세를 취한 채 주먹으로 가슴을 탕 치며 고개를 숙였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의 주군이시여!”


신중호는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용용이는요?”


여기사가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용용이가 무엇이옵니까?”

“······혹시 드래곤은 아니죠?”

“제 종족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순혈 100% 인간입니다.”


뭐지?

소환석에서 어떻게 인간이 튀어나올 수 있지?


아, 설마 막대한 축복의 힘으로 소환 범위가 늘어난 건가?


겉보기에는 150이 간신히 넘어 보이는 소녀였다.

이런 앙증맞은 체구로 자신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초인처럼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일단 소개부터 할까요? 저는 신중호라고 합니다.”

“주군의 존명, 뼈가 가루가 될 때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군기가 상당히 바짝 들어 있었다.


하긴, 몬스터들과 싸우려면 이런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훨씬 유리할 것이다.


“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네, 명령대로! 저는 주군을 위한 검! 주군을 위한 방패! 전위면 전위! 후위면 후위! 모든 포지션에서 완벽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기사입니다!”

“······네, 그럼 제가 뭐라고 불러들이면 될까요?”

“저는 주군에 의해 다시 태어난 몸! 부디 주군께서 이름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쿠궁!


이름을······ 지어달라고?


진짜.

이름 생성 옵션은 기본으로 제공해 주면 안 되는 건가?


신중호는 지나가듯 떠오른 이름을 말했다.


“릴리스 어때요?”

“황송한 이름입니다!”

“······엘레나는요?”

“너무나 영광스럽습니다!”

“······유나는요?”

“무척 용맹한 이름입니다!”

“······개이득은요?”

“굉장히 고상한 이름입니다!”


무슨 이름을 지어주든 여기사는 진지한 눈빛으로 감격해 하며 받아들였다.


······2시간이 흘렀다.


“레아······ 레아로 하죠!”

“미천한 저 때문에 주군께서 오랜 시간 고뇌하게 해드려 참으로 송구스럽습니다! 고귀한 주군이 내려주신 레아란 귀중한 이름, 죽어서도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히브리어로 ‘사자’를 뜻한다고 했던가.


뭐가 됐든 정했으면 끝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심력을 소모했기 때문일까.

여기사 아니, 레아의 한결같이 충직한 모습에 괜히 심기가 뒤틀렸다.


고민은 자신 혼자 실컷 하고, 본인은 이름만 날름 받아먹고.

그래서 다소 불퉁한 목소리로 내뱉었다.


“지금도 본인 이름조차 기억을 못 하는데, 죽으면 싹 잊어버리는 거 아닌가요?”


그러자 레아가 크게 충격받은 모습으로 목소리를 떨었다.


“고귀한 주군의 심기를 거스른 점! 이 미천한 목숨으로 갚도록 하겠습니다!”


채앵!


레아가 차고 있던 검을 뽑았다.

그리고 자신의 새하얀 목에 검 끝을 대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저에게는 너무나 황송한 시간이었습니다! 부디 강녕하시기를!”

“그, 그만! 멈춰요!”


레아의 목젖을 파고들던 검 끝에서 붉은 선혈이 흘러나왔다.

다행히 제 때에 멈춰 험한 꼴은 피했다.


“노······ 농담입니다. 농담, 하하.”


신중호가 억지로 웃어 보이자 레아가 다시 사죄했다.


“고귀한 주군의 농담을 알아듣지 못한 불충한 소신을 크게 꾸짖어 주시기 바랍니다! 원하신다면 이 한목숨 바쳐······!”

“그만! 앞으로 자살 금지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요!”

“알겠습니다! 주군!”


레아가 바로 검을 회수해 검집에 꽂아 넣었다.


대충 어떤 캐릭터인지 감이 잡힐 것 같았다.

한 마디로 군대식 상명하복을 적용하면 되는 거였다.


“레아 씨, 본인에 대해 생각나는 모든 걸 말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주군!”


레아의 자기소개는 굉장히 간단했다.


영혼 상태로 있다가 소환되었으며, 그전까지의 기억이 모두 삭제됨.

아무런 스킬도 없지만, 검술은 소드 엑스퍼트 상급에 해당.

상급 다음으론 소드 마스터의 경지라니 상당한 검술 천재로 추측.

한 손 검과 방패를 주 무장으로 사용하는 공방 일체의 기사 타입.

그리고 소환은 1일 1회, 1시간 유지.


“이상입니다!”


신중호는 먼저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상공 100미터 높이에서 자유낙하 해도 살 수 있어요?”

“어떤 자세로 떨어지든 무조건 죽을 것입니다!”

“만약 저와 같이 떠 있다면 절 살릴 수 있나요?”

“······송구합니다, 주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주군을 살릴 수 있을지 떠오르는 방안이 없습니다! 부덕한 죄를 저지를 소신을 징벌해 주십시오!”

“앞으로 죄를 지었다, 자신을 처벌해달라 하는 얘기도 금지입니다.”

“알겠습니다, 주군!”


음······

역시 상공 100미터는 무리인가?


낙하산이라도 매고 들어가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안타깝게도 탑에서 나온 재료로 만든 낙하산은 판매되지 않았다.

초인들이 쓸 이유가 전혀 없었으니까.


하지만 따지고 보면 공중에 떠오르지 않는 것으로도 문제 해결은 가능했다.

그랬기에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로 했다.


“레아 씨.”

“네, 주군!”

“머리 위로 자그마한 섬이 떨어져도 살 수 있어요?”

“반드시 죽을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그건 소드 마스터라도 살 수 없을지도.


“그럼 혹시 그런 커더란 운석이······ 500미터 앞에 떨어진다면 그 충격파에서 절 지켜줄 수 있나요?”

“······그런 것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 정말?


“스킬은 없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송구합니다, 주군! 하지만 스킬이 없어도 제 미천한 몸을 희생해 주군을 지켜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럼 어떤 방법인지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네, 주군!”


레아가 몸을 빠르게 움직였다.


그 일련의 동작을 본 신중호의 입이 턱 벌어졌다.


······이래도 되는 거야?


그래도 나름의 테스트를 시행해본 결과.


······가능은 하다는 건가?


과연 운석 충돌의 충격파를 막을 수 있는가, 없는가는.


1일 1회 입장이 리셋되는.

내일 첨탑 공략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거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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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8 van1298
    작성일
    24.06.30 18:19
    No. 1

    100m 상공에 떨어지는것도 못버티는게 초인? 바람때문에 중력가속도 한계가 있어서 10km에서 떨어져도 시속 200km넘기는게 불가능하고 현실에서도 스카이다이빙 낙하산 안펼쳐져도 사는 케이스도 왕왕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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