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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 소환은 신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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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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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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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화

DUMMY


초인 각성 2일 차.


두 번의 1층 공략으로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첫째.

레아는 강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무척.


지금껏 1층 특전인 소환석을 통해 다양한 소환수가 나왔다.

늑대, 뱀, 토끼, 호랑이 등 다양한 동물 형태의 몬스터들.


다만, 시작은 새끼부터라 처음부터 강력한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김태민의 와이번도 34층을 돌파하고 나서야 타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래서 소환수들은 처음엔 같이 싸우는 동료라기보단 아껴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애완동물에 가까웠다.


기본적으로 소환수는 몬스터를 직접 해치워야 성장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니 초반에는 몬스터들에게 죽지 않도록 꼼꼼히 신경 쓰는 게 중요했다.


그렇다면 레아는 어떤가?


시작부터 좀비들을 초 단위로 썰어버렸다.

몸놀림은 고레벨 초인이 스킬을 쓴 것보다 빨랐다.


이래도 되는 건가······?


“음, 되고말고.”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모를까.

자신에게 해당하는 얘긴데, 소환수 아니, 피소환자가 강력하면 당연히 좋지.


그래서 일단 레아가 굉장히 강력하다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첨탑 공략의 위험도가 바닥까지 내려갔다.

레아를 보내놓고 몬스터들을 정리하는 모습을 가만히 구경만 하면 되니까.


만약 레아가 실패할 것 같다면?

그럼 귀환권을 사용해 유유히 빠져나오면 그만이었다.


······완벽하군!


그러면 다시.


둘째.

운석 소환 스킬은 뽑기다.

그것도 운에 크게 좌우되는.


분명 이번엔 작아 보이는 걸 선택하긴 했지만, 그건 느낌일 뿐이었다.

솔직히 말해 다른 운석과 크기가 다른지는 눈으로 분간하기가 어려웠으니까.


어차피 테스트나 할 생각이었으니 바로 선택해 봤다.

그랬더니 막상 떨어지는 건 깨알처럼 보였던 조그마한 돌덩이 하나.


그래도 질량과 속도를 생각했을 때, 좀비의 머리 위에 떨어지기만 하면 즉사였을 거였다.

크기는 작았어도 지면과 충돌하면서 터져 나오는 굉음은 절대 작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운석 소환 스킬을 단정 짓기에는 아직 자료가 부족했다.


그렇다면 해야 할 건 하나뿐.


스킬을 최대한 많이 써보면서 심도 있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었다.


첨탑 출입은 1일 1회.

운석 소환 스킬도 1일 1회.


그렇기에 신중호는.

매일 1층 탑에 재방문하며 스킬 연구를 거듭해갔다.


무려······ 2주라는 시간이 지날 때까지.


“으음······ 운석 소환 스킬을 이제 좀 알 것 같네요.”

“경축드립니다, 주군! 역시 총명한 주군이시라면······!”


레아가 말을 하다 말고 사라졌다.


신중호는 평소처럼 사랑방에 들어가 특별한 내용이 없는지 확인했다.


└ 미리내 어떻게 된 거임? 1층을 8초 만에 공략하고 2주 동안 깜깜무소식인데?

└ 내가 보기엔 어디 인천 부둣가 폐창고에 들어가 있지 않을까 싶음ㄷㄷ

└ 소마 아직 까망이 되찾지 못했던데?

└ 간 보는 거지. 언제 쓱싹해야 의심받지 않을지ㅋ

└ 와아······ 8초의 진실이 이렇게 묻히는 건가?

└ 근데 잡혔어도 첨탑 들어가면 그만 아님?

└ 응, 서울 벗어나면 일반인ㅋ 첨탑은커녕 사랑방조차 못 봄ㅋㅋ

└ 진짜 고인 명단에 미리내 이름이 언제 적힐지 ㅈㄴ궁금하다ㄷㄷㄷ


초기에는 언제 2층, 3층 공략 시간이 갱신되냐며 기대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언제 사망자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냐며 기다리고 있었다.


└ 미리내 그냥 스텔스 모드로 천천히 공략하고 있는 거 아냐?

└ 나도 그렇게 생각함. 어차피 최단 시간 공략 특전은 1층, 20층, 40층, 60층밖에 없으니까. 굳이 시끄럽게 굴 필요가 없잖아?


일부는 2층부터 공략 시간을 갱신하지 않고 천천히 클리어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중호 또한 나름 타당한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지는 않을 거지만.


[경이로운 업적 달성!]

[경이로운 업적 특전으로 귀환권이 5장 제공되었습니다.]


경이로운 업적 특전.

기존의 첨탑 공략에서 없던 보상이었다.

아마도 특정 시간 안에 공략하면 주어지는 보상이 아닐까 싶었다.


아쉬운 점은 초회 차가 아닌 반복 공략에서는 경이로운 업적이 안 뜬다는 것.


경이로운 업적은 최단 시간 공략 특전을 제공하는 1층, 20층, 40층, 60층에서만 제공하는 것일까?

아니면 초회 차 공략 모든 층에서 제공하는 것일까?


그걸 확인하기 위해선 이제 2층에 도전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

초인으로 각성한 지 보름 만에.

드디어 2층 공략의 때가 도래한 거였다.


*


아무도 모르는 밀실.


세 남녀가 2주 만에 다시 모였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 놈을 아무도 못 찾아낸 건가?”


김태민의 질책하는 말투에 박소율이 코웃음 쳤다.


“너도 따로 알아봤을 텐데? 그동안 초인 관리청을 열심히 들쑤시지 않았어?”


김태민이 인상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그녀의 말대로 김태민은 신규 초인 등록을 담당하는 직원을 매수해 최근 한 달 동안 새롭게 등록된 초인의 뒷조사를 모두 끝냈다.


결과는 모두 무혐의.


이제는 만약을 가정해 석 달 이전의 자료까지 조사해볼 계획이었다.


“크하하! 그냥 내가 찾을 때까지 맘 편히 기다리고 있어라! 석 달 아니, 이제는 두 달인가? 어쨌든 50일 안으로는 소환석의 위치를 알아내 줄 테니!”


윤창대가 호탕하게 웃으며 호언장담했다.


“50일? 완전 진심이네? 이거 나도 분발해야겠는데?”


박소율이 위기감을 느끼며 경쟁의식을 불태웠다.


“더 단축할 수는 없는 거냐?”


김태민 또한, 윤창대가 시간만 있다면 소환석의 위치를 발견할 거라 굳게 믿었다.


아이언하트 윤창대.


짧은 스포츠머리에 거구의 근육질 남자.

누가 보더라도 탱커 혹은 무식하게 큰 해머를 휘두를 것 같은 이 남자의 진짜 클래스는.


바로 암살자였다.


아이언하트라는 별칭과.

호탕한 말투, 거친 몸짓.


그 모든 것이 암살자임을 유추하지 못하게 하는 속임수였다.


첨탑은 개인 공략이었다.

그렇기에 해당 초인이 어떤 스킬로 어떻게 공략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본인이 직접 말하지 않는 한.


윤창대는 대중들에게 자신은 탱커라고 속여왔고, 실제로는 암살자 테크를 열심히 탔다.

자신의 정체를 최대한 숨기는 것이 초인의 미덕이었으니까.


사실 암살자는 그렇게 좋은 클래스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클래스로 무려 58층까지 올라갔다는 건, 그만큼 그가 특별한 암살자라고 봐야 했다.


정밀한 마나 감지.

은밀한 몸놀림.


윤창대는 이 두 가지로 숱한 위기를 극복했고, 랭킹 3위라는 자리를 거머쥐었다.

이 진실을 아는 건 이 자리에 있는 두 사람뿐.


그리고 이 둘마저 사라진다면······


윤창대는 히죽 웃으며 대답했다.


“아쉽지만 내 몸은 하나다. 게다가 58층 공략 준비로 바쁜 몸이고. 아, 혹시 공략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지원해준다면 여유가 좀 생길지도 모르겠군!”


대놓고 아이템을 내놓으라는 말에 김태민은 속이 쓰라려 왔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 까망이가 없다면 62층 공략에 막대한 출혈을 봐야만 했다.


현재 62층의 남은 공략 기한은 10일.


자신은 두 사람과 다르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단번에 62층까지 홀로 올라왔다.

그리고 그런 행동이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박소율과 윤창대.

둘 중 하나만 62층에 같이 있었어도 괜찮은 거래를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어쩔 수 있나.

다시 초인 관리청을 열심히 뜯어낼 수밖에.


“스킬 강화권이면 되겠나?”


윤창대가 화색을 드러냈다.


“오! 충분하겠군! 50일에서 30일로 줄일 순 있겠어!”


김태민이 인상을 찌푸렸다.


“장난해? 고작 20일?”

“이봐, 너도 어차피 초인 관리청을 털 거 아냐? 본인 것도 아니면서 뭘 그리 생색을 내나?”

“······후우, 좀 서둘렀으면 좋겠군.”

“그래도 63층 공략 전에는 되찾게 될 테니 너무 걱정 말라고? 혹시 운 좋으면 내일이라도 찾게 될지 누가 알겠어? 크하하하!”


김태민은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술잔을 털어 넣었다.


초인 관리청이 스킬 강화권 하나를 보유했다는 말을 며칠 전에 입수했다.


조만간 청장을 불러서 진지한 대화를 나눠봐야 할 것 같았다.


*


“으음! 역시 중호 씨가 내린 커피는 다른 커피와 뭔가 다르게 깊은 향이 있다니까요?”


일주일에 한 번 오던 것과 다르게.

박소율이 한 주에 두 번이나 모습을 드러냈다.


신중호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었기에 평소처럼 물었다.


“오늘 첨탑 공략하실 예정인가요?”

“빙고! 오늘 제가 몇 층 공략하는지 아세요?”

“모릅니다.”

“부우우! 어떻게 알바가 일하는 사장의 공략 층수도 몰라요?”

“최고층은 김태민 초인님이 62층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칫! 내가 치사해서 김태민 제치고 랭킹 1위를 먹든지 해야지!”

“그럼 제가 박소율 사장님의 층수를 기억하게 되겠죠.”

“네에! 네에! 이건 뭐 엎드려 절받기도 아니고! 그래서, 뭐 해줄 말 없어요?”


신중호가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채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무사히 공략하고 돌아오세요, 박소율 초인님.”

“어? 뭐 하나가 빠진 것 같은데?”


신중호의 입가가 살짝 꿈틀거렸다.


“······전격여제 박소율 초인님.”

“후후훗! 고마워요, 중호 씨!”


아웅! 이 곤란해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평생 여기 카페 알바에 붙잡아두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 중호 씨는 언제까지 카페를 맡아주실 수 있어요?”

“일단······ 1년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1년이요? 설마 1년 뒤에 그만두게요?”

“그건 그때 가 봐야 알 것 같아요.”


박소율이 곱고 기다란 손가락을 턱 끝에 받치며 애교를 부렸다.


“에이, 그러지 말고 저랑 평생 같이해요! 네?”

“저도 제 인생을 찾아야 하는지라.”

“하여튼 이 매혹적인 미모에도 눈 하나 깜짝 안 한다니까! 저 안 예뻐요?”

“박소율 사장님이 예쁘신 건 대부분 남자가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다른 남자 말고, 중호 씨는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와, 어쩌면 이렇게 감정 없이 대답할까? 뭐, 그래서 중호 씨가 좋은 거지만!”


박소율은 커피를 홀짝이다가 생각난 말을 여과 없이 꺼내 들었다.


“아, 맞다! 미리내 그 작자 빨리 찾아야 하는데!”


신중호는 모르는 척하며 넌지시 물었다.


“아직도 찾으시나요?”

“그럼요! 걸린 게 있는데! 그런데 30일 내로 찾지 않으면 끝이에요! 아니, 그 전에 빨리 찾아야 할지도요.”

“30일이요?”


박소율이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물었다.


“왜요? 궁금하세요?”


신중호는 깊은 인내심을 발휘해 평상심을 유지했다.


“저보다는 사장님이 말씀하시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리는 것 같습니디만.”

“에이, 재미없게 왜 그래요? 별로 관심 없으면 말 안 하고요.”

“······사장님 뜻대로 하시면 됩니다.”


신중호가 관심 없다는 듯이 정중히 말하며 한발 물러서자 박소율만 몸이 달았다.


“에이! 이번에도 내가 졌다! 그게 있잖아요, 덩치가 웬 고릴라만 한 쥐새끼가 있거든요? 그게 밤마다 소환석을 찾느라 돌아다녀서 곧 있으면 알아낼지도 몰라요! 아, 그 전에 내가 빨리 찾아야 하는데!”


신중호는 혹시 랭킹 3위 윤창대를 말하는 것이냐고 묻고 싶은 말을 가까스로 참았다.


“그런 상황이라면 확실히 서두르셔야겠네요.”

“하여튼 이쪽 얘기는 관심이 1도 없다니까! 그래서 내가 마음 편히 얘기하는 거지만!”


일반인은 물론 초인도 알기 힘든 정보를 가끔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

과연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 보려고.


하지만 신중호가 해당 내용을 어딘가에 풀었다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무관심 그 자체.


그래서 좋았다.

초인과 상관없이 정말 마음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였으니까.


“에휴! 이제 진짜 가봐야겠네요!”

“응원할게요, 박소율 초인님.”

“에이, 하나 빠졌다니까요?”

“하루에 한 번입니다.”

“푸후훗! 네에! 네에! 그래요! 그럼 수고하세요!”


박소율이 사라지고 신중호는 생각에 잠겼다.


이거······

큰일 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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