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최고길동 님의 서재입니다.

죽은 줄 알았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최고길동
작품등록일 :
2023.06.10 19:32
최근연재일 :
2024.06.26 23:47
연재수 :
221 회
조회수 :
22,954
추천수 :
529
글자수 :
942,693

작성
23.12.25 21:12
조회
31
추천
1
글자
9쪽

신념을 가진 미친놈 (13)

DUMMY

129화


비전투원들을 제외하고도, 무려 구백 명에 달하는, 대병력이 바글거리던 내성을 제압하는 데 칠 분이 걸렸다.

그 칠 분 중에 오 분 삼십 초를 세 명의 참가자를 상대하는 데 할애했다.

남은 일 분 삼십 초 중 삼십 초는, 트월킹과 헤드뱅잉을 하면서, 새로운 혼성 삼인조를 학대하는 데 허비했다.

결국 백칠십여 명의 엘리트 전사들을 재기 불능으로 만들기 위해, 대략 일 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하지운에게 있어 이곳의 현지인들이, 더 이상 투쟁의 대상이 아닌, 초보 존의 경험치 획득용 사냥감으로 전락해 버렸다는 것을 확신시키는 모습이다.


요즘 들어 조심하라는 승아의 잔소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다음 주에는 뭘 입고 갈까?’, ‘나중에 신혼집 거실에 뭘 갖다 놓을까? 회전목마 말고, 좀 멀쩡한 걸 갖다 놓으면 안 될까?’와 같은 시시콜콜한 말만 건네는 걸 봐도, 이곳의 용도가 다 되어 간다는 걸 알 수밖에 없었다.


방금 스물여섯 번째, 스물일곱 번째, 스물여덟 번째 참가자 셋을 골로 보냈다.

이들까지 총 스물한 명의 참가자들을 전부 하지운이 직접 제거한 것이다.

정보 길드에서 장난질을 쳐 준 덕에, 다른 참가자들이 맹목적으로 하지운부터 제거하려 달려들어, 결과적으로 아주 풍성한 수확을 하게 되었다.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여섯도 전부 신원을 파악했다.

심지어 그들 중 셋은 현재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대충 확인했다.


그동안 자신이 구상 중이던 장난을 지금 이곳에서 쳐 볼까 생각 중이지만,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이제는 쓸데없이 소음만 일으키고 있는 이 성안의 쓰레기들을 전부 폐기시켜 버리는 것이다.


하지운은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치며 혼성 삼인조에게 다가갔다.

바닥에 사지가 고정되어 움직일 수가 없는 세 남녀가 발광을 하면서 비명을 질러 댔다.

남의 일에는 단호하고 결단력 있는 하가 놈이 삼인조 중 두 남성의 혀를 잡아 뽑았다.

결과적으로 셋 다 조용해졌다.


“안녕, 섹시한 아가씨. 만나서 존나 반가워. 내가 너 같은 걸 얼마나 찾아 헤맸는지, 넌 짐작조차 못할 거야. 내가 지난달에 특전대를 하나 조직해 보기로 결심했거든. 칠 인으로 구성된 슈퍼히어로 군단을 구상해 봤는데, 여섯 마리는 내가 고르기도 전에 이미 확정돼 버렸어. 그런데... 안타깝게도 전부 수컷이야. 너무 싫어! 하지만 멤버를 교체할 수가 없어! 이 여섯 마리는 하나하나가 너무 특별해. 버릴 놈이 한 마리도 없어. 그래서 제발 마지막 한 자리만이라도 암컷으로 채우고 싶었어. 그런데 널! 이곳에서 너를 만나 버린 거야! 이건 운명이야! 앞으로 내가 살아 있는 동안만 쭉 나와 함께 해!”


두 번째 환골탈태가 있은 후 승아가 말했었다.

하지운의 기대 수명이 천 살에 가까워졌다고 말이다.


“무, 무슨 말씀이시온지... 저는 단지 집안의 맏딸로서, 병든 아비를 대신해, 전사들을 이끈 죄밖에 없사옵니다! 저를 다른 여인과 오인하신 게 아니시온지요?”

“아가리 처닫고 있어, 병신 같은 년아. 내 말 다 안 끝났어. 어쨌든 이 동네의 시대 배경이 중세라, 너같이 깨어 있는 신여성을 찾기가 쉽지 않았어. 대부분의 여성들이 본성대로 사고 치기에는 너무도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상태더라고.”

“......”

“내 마차에 태울 만큼의 신분도 되면서, 저지른 짓도 거창한 년을 찾는 게 정말 힘들었다는 얘기야. 그래도 열심히 찾다 보면 언젠가는 발견할 줄 알았어. 이렇게 벌레 같은 새끼가 득시글대는 세상인데, 너 같은 년 한 마리가 없을 리가 없잖아? 원래 병신에는 암수가 없어. 성별, 연령, 지역, 인종에 상관없이 비슷한 비율의 병신이 존재하지. 그저 그 사회의 구조 혹은 분위기 등등 여러 이유로, 특정 그룹이 더 자주 눈에 띄곤 하는 거지. 이 동네는 병신들 중에서 수컷들이 더 눈에 잘 띌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야.”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네년이 대단한 년이라는 얘기를 하는 거야. 본성을 감출 생각을 안 하고, 기어코 드러낸 네 배포에 탄복했다는 말이지. 내가 생각이 바뀌어서 며칠 전에 마차를 새로 주문했었어. 내 자리는 빼 버리고, 손님 좌석만 일곱 개를 배치해 달라고 했었지. 제작이 거의 다 되어서 삼 일 내로 보내 주겠다고 어제 연락이 왔거든. 그런데 이런 기가 막힌 타이밍에 널 만나 버린 거야. 내가 얼마나 신이 나겠니? 내일부터 너도 내 마차에 타게 될 거야. 먼저 타고 있던 두 놈이 엄청 반가워하겠다.”

“내가 뭘 어쨌다는 거냐? 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거야? 그냥 날 죽여! 노예나 다름없는 천하디천한 역도 따위가 감히! 어디서 함부로 주둥아리를 놀리느냐!”

“푸흑. 크흐흐흐흑. 아이고, 배야. 용맹한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다. 장한 모습을 보니, 기존의 두 병신들보다 훨씬 잘 해낼 것 같아, 기대가 많이 되는구나. 우리 앞으로 잘 지내보자.”

“그냥 죽이라...고...”


어느새 삼 미터 삼십의 본모습으로 돌아간 하지운이 그녀의 오른 팔꿈치에 박힌 단창을 뽑아냈다.

그녀는 자신의 오른팔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의식하지도 못하고, 자신보다 무려 일 미터 사십이 더 큰 거구의 마귀를 올려다보며 온몸을 덜덜 떨어 댔다.

하지운은, 불안해서 미치겠다는 듯 눈알을 정신없이 굴려 대는, 금발 미녀의 낯짝을 내려다보며 싱긋 웃어 보였다.


로마쉬 영주의 장녀 마저리 벨포 양이, 자신도 답례로 같이 웃어 줘야 하나,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다시 마귀를 쳐다보려는 순간, 하지운의 왼발이 그녀의 오른 팔꿈치에 내리꽂혔다.

그와 동시에 마저리 양의 오른팔 상완근과 전완근이, 약간의 살점만 남기고, 폭발해 버렸다.


마저리 양이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치든 말든, 하지운은 경쾌한 발걸음으로 그녀의 왼 다리 앞에 다가들었다.


“으아아아악! 그냥 죽이라고, 이 저주받을 마귀야! 네놈도 네놈 애비처럼 갈가리 찢어발긴 후 태워 버렸어야 했는데! 네깟 놈이 뭐라고 부활을 하고 지랄이야! 빌어먹을! 네놈이고 그분이고 나발이고 모조리 다 뒈져 버려라! 네놈이 나한테 이런다고, 너희 집구석 종자들이 온갖 비참한 꼬라지로 뒈진 사실이 변하진 않아! 피붙이들을 지키지 못한 분풀이를 왜 나한테 하는 거냐? 네놈이 무능해서 그런 것이니, 네놈 혼자서 자책하다가 자살해 버리면 되잖느냐! 그만 지랄하고 가서 뒈져 버리라고!”

“저기... 지금 당장 네가 원하는 게 내가 죽는 거야? 아니면 네가 죽는 거야? 하나만 시키면 안 돼? 죽여 달라고 하다가 갑자기 나더러 자살하라고 하면, 내가 뭘 먼저 해야 하는 거야?”

“뭐, 뭐?”


대답을 기다리기 귀찮았던 하지운이 그녀의 왼쪽 무릎에 박혀 있던 단창을 뽑아 버렸다.


“하지 마!”

“뭘?”


물어보면서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일단 그녀의 왼 무릎을 밟아 뭉갰다.


“끼야아아아악! 으허어어엉! 하, 하지 말라고 했잖아! 이 미친 마귀야!”

“아, 미안. 네가 대답을 빨리 안 하기에, 진심이 아닌 줄 알았지. 근데 너 말야, 엄살이 너무 심한 거 아냐? 네가 콘체스터주에서 납치해 간 애만 서른 명이다. 걔들 모두 네가 직접 고문하면서 죽였잖아. 피까지 빨아 먹었던가. 미친년... 비위도 좋다. 뭐 어쨌든 그런 년이 팔다리 한 쪽씩 박살 났다고, 울고불고하는 건 호들갑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이걸 가지고 이렇게 오두방정을 떨면, 나 좀 실망인데... 넌 내 마차를 빛내 줄 홍일점이잖아. 좀 더 분발하자.”

“어, 어떻게... 그걸 어떻게 네놈이... 어, 어떤 년이 감히! 누가! 누가 네놈에게 말했느냐? 말해! 어떤 년이 함부로 주둥이를 놀렸냐고!”

“씨발년이 돌았나? 네가 우리 승아를 언제 봤다고 욕질이야? 너 한 번만 더 우리 승아 욕하면, 이 성안의 수컷 전부가 네 주둥아리에 똥 싸게 만든다. 비위가 좋은 년이니, 자신 있으면 또 지껄여 보든지.”

“쉬... 슁하가 누군데? 내 하녀 중에 그런 년은...”

“몰라도 돼, 이 병신 같은 년아. 아, 잠깐! 너 혹시 바토리는 아냐?”

“그건 또 누군데?”

“벤치마킹한 건 아니네. 원래 이런 종류의 암컷들은 행동 패턴이 유사한 건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느윽! 끄아아악!”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녀의 사지 중 마지막 하나 남은, 오른 다리까지 짓뭉개 버린 하지운이 성의 없는 태도로 치료 마법을 발동했다.

대충 지혈을 시킨 후, 으레 그랬듯 그녀를 머리통만 남기고 땅속에 묻어 버렸다.

그런 후, 혼성 삼인조 중, 혀 없는 두 청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은 줄 알았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3 신념을 가진 미친놈 (16) 24.01.01 31 1 10쪽
132 신념을 가진 미친놈 (15) 23.12.29 30 1 9쪽
131 신념을 가진 미친놈 (14) 23.12.27 29 1 9쪽
» 신념을 가진 미친놈 (13) 23.12.25 32 1 9쪽
129 신념을 가진 미친놈 (12) 23.12.22 38 1 10쪽
128 신념을 가진 미친놈 (11) 23.12.20 34 1 9쪽
127 신념을 가진 미친놈 (10) 23.12.18 39 1 9쪽
126 신념을 가진 미친놈 (9) 23.12.16 36 1 9쪽
125 신념을 가진 미친놈 (8) 23.12.14 38 1 9쪽
124 신념을 가진 미친놈 (7) 23.12.11 35 1 9쪽
123 신념을 가진 미친놈 (6) 23.12.09 37 1 9쪽
122 신념을 가진 미친놈 (5) 23.12.07 37 1 9쪽
121 신념을 가진 미친놈 (4) 23.12.05 39 1 10쪽
120 신념을 가진 미친놈 (3) 23.12.03 40 1 9쪽
119 신념을 가진 미친놈 (2) 23.12.01 36 1 10쪽
118 신념을 가진 미친놈 (1) 23.11.30 46 2 11쪽
117 마왕의 길 (18) 23.11.28 45 1 10쪽
116 마왕의 길 (17) 23.11.25 41 1 10쪽
115 [수정] 마왕의 길 (16) 23.11.23 42 2 10쪽
114 마왕의 길 (15) 23.11.21 39 1 10쪽
113 마왕의 길 (14) 23.11.19 45 2 10쪽
112 마왕의 길 (13) 23.11.16 45 1 10쪽
111 마왕의 길 (12) 23.11.15 50 1 10쪽
110 마왕의 길 (11) 23.11.12 49 2 10쪽
109 마왕의 길 (10) 23.11.10 52 2 10쪽
108 마왕의 길 (9) 23.11.08 54 2 11쪽
107 마왕의 길 (8) 23.11.06 52 2 11쪽
106 마왕의 길 (7) 23.11.04 49 2 10쪽
105 마왕의 길 (6) 23.11.01 52 2 9쪽
104 마왕의 길 (5) 23.10.31 53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