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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길동 님의 서재입니다.

죽은 줄 알았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최고길동
작품등록일 :
2023.06.10 19:32
최근연재일 :
2024.06.2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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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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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2,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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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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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을 가진 미친놈 (11)

DUMMY

127화


내성 안마당에서는 어느새 삼 대 일의 초능력 대전이 벌어지려 하고 있었다.

사 인의 게임 참가자들이 대치 중인 안마당을, 이제 막 하지운의 부하가 된, 좀비들이 원을 그리며 삥 둘러섰다.


성안의 전사들은, 자신들을 대표해서 용감하게 앞으로 나선, 삼 인의 용자들을 목이 터져라 응원해야 마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그들은 지금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조차 닦아 낼 기운이 없기 때문이다.


눈앞에 서 있는 좀비들을 바라보며, 쉴 새 없이 복받쳐 오르는, 애간장을 저미는 듯한 심정에 울음을 멈출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완전 미친 하지운의 완전 미친 거울 치료 덕에, 불과 반년 전, 남의 일족을 즐겁게 몰살시켰던 전사들이 혈육이 도륙 당하는 심정을 삽시간에 느껴 버리고 말았다.

하가 놈은, 가해자와 똑같은 놈이 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정도를 지키는 교양 있는 현대 서울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운보다 훨씬 교양 있는 세 남녀가 미친놈을 크게 꾸짖었다.


“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이 사람들이 다 네 목록에 있는 이들이야? 이들이 다 네 제거 대상이냐고! 말 좀 해 봐! 왜! 왜 피붙이들까지 다 죽인 거야? 왜 그랬냐고!”

“뭔 소리야? 다 안 죽였어. 저 건물 안에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이 아직도 백 명 넘게 있어. 나는 저 짐승 새끼들과 달리 상식이 있는 인간이야. 하녀들, 시종들, 육 세 미만의 영유아, 가주와 촌수로 오촌 이상의 먼 친척들 등등. 내 기준 밖의 인간들은 모두 다 살려 뒀어. 겁탈도 안 했어. 가서 확인해 봐. 멀쩡하게 옷 잘 입고 있어. 행동이 굼떠서 욕을 몇 마디 하긴 했는데... 그래도 몸에는 손도 안 댔어. 네 새로운 오빠는 열세 살 먹은 우리 집 시종도 강간했었는데... 난 네 새 오빠 따위와는 달라. 아무도 안 건드렸어. 정말이야. 가서 한 명 한 명 붙잡고 물어봐.”

“뭐... 뭐라고?”

“귓구녕에 뭘 박아 뒀니? 체스트 보이스로 우렁차게 말해 줄까? 아니, 말 나온 김에 부탁 좀 하자. 저기 뒤에 네 새 오빠 보이잖아. 저 새끼한테 네가 대신 좀 물어봐 주라. 도대체 어떡하면 십 대 초반의 남자애를 강제로 범할 생각이 들더냐고.”

“거... 거짓말하지 마! 네가 봤어? 없는 얘기 지어내지 마!”

“푸흡... 너희도 설명서 안 읽었지? 맞지? 이거 봐! 누가 이 긴 설명서를 다 읽고 앉았냐? 나만 안 읽은 것도 아니네!”


「자기야... 그거 만드느라 고생을 참 많이 했어... 성질 건들지 마... 다음 주에 야근 신청하는 수가 있어.」

‘잘못했어요! 누나! 다시는 안 그럴게요!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누나 빡치게 안 할게요! 제발 야근하지 마세요! 제발!’

「잘 들어! 내가 널 못 보면 죽을 거 같아서... 봐주는 게 아냐! 네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는 거야! 앞으로는 잘해!」

‘네, 누나! 제가 다음 주에는 더 힘내서, 정말 열심히 할게요!’

「그건... 안 그래도 돼... 넌 너무 힘을 내서 탈이야...」


“무슨 소리냐? 설명서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한창 여친의 훈계를 듣던 하지운에게 세 남녀 중 열혈남아가 질문을 던졌다.


“상태창에 설명서 있어. 멍때리고 있어도 기습 안 할 테니까, 맘 편하게 창 띄워 놓고 읽어 봐. 원수 놈들 죄지은 거 상태창에 자세히 다 떠. 내가 할 일 없냐? 너희 따위 앞에서 없는 얘기를 지어내게.”

“저, 정말... 그런 기능이 정말로 있어... 흐으윽... 저... 저 자식이 그 정도로 쓰레기라니...”

“너희는 여기 원수 없어? 원수를 바라보고 기능 발동시키면 설명창이 떠. 다들 한번 읽어 봐. 읽다 보면 되게 재밌어. 내가 지금 여기 있는 수백 명의 죄를 다 읽었거든. 저 위에서 각 가문의 하녀들을 다 모아 놓고, 이놈들 이름을 다 알아냈지. 좀 귀찮기는 했지만, 내용이 워낙 재밌어서. 진짜 배꼽 빠지는 줄 알았지 뭐야.”

“우리는... 여기 원수가 너 하나밖에 없다!”

“엥? 내가 언제 너희 몸의 원주인을 죽였는데? 나도 모르게 죽인 연놈들이 있었나? 서, 설마... 몽유병이 있는 거 아냐? 얘들아, 제발 말해 줘! 나 너무 무서워!”

“네가 직접 죽인 게 아니다...”

“아이, 씨발. 도대체 뭔 소리야? 내 머리가 그렇게 안 좋은 편이 아닌데, 네 말은 당최 알아먹을 수가 없다. 사람 말로 좀 더 쉽게 설명해 주라.”

“자, 자살을 했다...”

“셋 다? 왜?”

“네놈이 저지르고 다니는 패악질 때문이잖아! 그걸 몰라서 물어?”


세 남녀 중 가장 얌전히 찌그러져 있던 헨리 레트웰 호소인이, 갑자기 솟구쳐 오르는 울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호통을 내질러 버렸다.

그러고서는 스스로 놀라서, 다급하게 뒷걸음질 치고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덜덜 떨어 댔다.


“어이가 없네, 이 병신들이. 그러니까, 너희 몸의 원주인들이 로저에게 지은 죄가 있어서, 지레 겁먹고 자살했다는 거 아냐? 내가 진짜 기가 차서... 아그네스 같은 애들이야, 로저가 한 짓이 있으니, 원수라고 해도 할 말이 없지만. 너희는 자살한 원주인을 원수라고 해야지, 내가 아니라. 그 정도 사리 분별도 안 되냐?”

“......”

“이 벌레들이 바글대는 성안에서, 지은 죄가 딱히 없는 몇 안 되는 연놈들 중에, 너희 셋이 끼어 있더라고. 그래서 ‘너희들 몸뚱어리의 원주인들은 어쩌다 뒈져서, 참가자들한테 육신을 제공했을까?’ 하고 엄청 궁금했었어. 그런데 내 손에 제일 편하게 죽을 놈들이 제일 먼저 자살했다고? 간덩어리가 불알 한쪽만 한 것들이. 도대체 왜 내가 너희의 원수라는 거냐?”

“으윽...”


세 남녀가 뭔가 말은 하고 싶어 미치겠는데, 어쩔 줄을 몰라 하는 표정으로 괴로워했다.

하지운도 오만상을 찌푸리면서 그들을 관찰했다.


“할 말 없으면 그냥 닥치고 저기 구석에서 쭈그리고 있으면 안 돼? 정말 그 허접한 능력으로 나한테 덤빌 거야? 혹시 너희 매저키스트야? 여기서 제일 때릴 필요가 없는 게 너희야. 원래 맞는 걸 즐기는 편이야? 그런 게 아니면, 제발 저기 가서 찌그러져 있어. 나는 원래 사람을 때릴 때 신이 나는 놈이야. 그런데 어떻게 된 게, 너희 같은 것들은 때리면 때릴수록 찝찝해. 그래서 너무 싫어.”

“무시하지 말고! 제대로 상대하라고! 목숨을 걸고 나선 사람에게! 언제까지 장난만 칠 생각이야!”

“너희가 장난 같은 능력을 골라 왔으니까, 장난을 치지!”

“그런데 너 아까부터 자꾸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우리 능력이 뭔지 보여? 왜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데?”


세 남녀 중 홍일점이자 귀염상인 제인 드 라 게어 호소녀에게 친절한 하지운이 다정하게 대답했다.


“어, 보여. ‘공중 부양’, ‘손톱 강화’ 그리고... 넌 뭔데 심지어 능력도 없냐? 어쨌든 난 상태창도 볼 수 있어. 내가 지금까지 죽인 참가자가 총 열여덟이야. 그러니 내가 할 줄 아는 게 얼마나 많겠냐. 아, 그리고 혹시 너희 셋 다 매저키스트면 얘길 해. 내가 최근에 채찍질을 하다가 깨달음을 얻었어. 단숨에 천국으로 보내 줄 수 있을 거 같아. 내가 이렇게 잘하는 게 많아.”

“아아...”


열혈 청년 데이비드 밸런 호소남을 제외한, 양옆의 두 남녀가 급속도로 전의를 상실해 갔다.

뭔가 해 보고 죽겠다는 마음으로 꿋꿋하게 나서 보았지만, 금세 꺾이려는 마음을 어떻게 다잡을 수가 없었다.


“기죽지 마! 또다시 포기할 거야? 이번 생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스스로 자신을 저버리는 짓은 안 하기로 했잖아! 우리 힘을 내자! 기껏해야 죽기밖에 더하겠어?”


열혈 청년의 눈물겨운 격려에 좌우의 남녀도 눈물을 그렁거리며 주먹을 꽉 쥐었다.


“야, 너희 셋. 전생에 어떻게 죽었어? 설마 너희들도 세 명이 다 자살한 거야? 그래서 지금 당장 쌀 거 같은 표정을 하고도, 꾸역꾸역 버티고 서 있는 거냐?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고, 맞서다가 죽겠다고? 그래서 이러는 거냐고? 대답해. 내가 뭘 좀 알아야, 그에 맞게 태도를 정할 거 아냐.”

“맞아...”

“하아... 너희들 능력 고를 때 개수 세어 봤지? 그 정도 머리는 있을 거 아냐. 이곳에 넘어와 있는 참가자들 머릿수 파악하려고 항상 물어봐 왔던 거니까, 고민하지 말고 얼른 대답해. 대답하고 나서는... 각자 자신 있는 걸 바로 하면 돼. 너희가 원하는 대로 진지하게 상대해 줄게. 일부러 고통스럽게 만들지 않을 테니까, 지레 겁먹지 말고. 보는 눈도 많은데, 울거나 오줌 싸지 마. 그러면 다들 당장 대답하고... 좋은 곳으로 가. 꼭 가서 극락왕생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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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신념을 가진 미친놈 (15) 23.12.29 30 1 9쪽
131 신념을 가진 미친놈 (14) 23.12.27 29 1 9쪽
130 신념을 가진 미친놈 (13) 23.12.25 31 1 9쪽
129 신념을 가진 미친놈 (12) 23.12.22 38 1 10쪽
» 신념을 가진 미친놈 (11) 23.12.20 34 1 9쪽
127 신념을 가진 미친놈 (10) 23.12.18 39 1 9쪽
126 신념을 가진 미친놈 (9) 23.12.16 36 1 9쪽
125 신념을 가진 미친놈 (8) 23.12.14 38 1 9쪽
124 신념을 가진 미친놈 (7) 23.12.11 35 1 9쪽
123 신념을 가진 미친놈 (6) 23.12.09 37 1 9쪽
122 신념을 가진 미친놈 (5) 23.12.07 37 1 9쪽
121 신념을 가진 미친놈 (4) 23.12.05 39 1 10쪽
120 신념을 가진 미친놈 (3) 23.12.03 40 1 9쪽
119 신념을 가진 미친놈 (2) 23.12.01 36 1 10쪽
118 신념을 가진 미친놈 (1) 23.11.30 46 2 11쪽
117 마왕의 길 (18) 23.11.28 45 1 10쪽
116 마왕의 길 (17) 23.11.25 41 1 10쪽
115 [수정] 마왕의 길 (16) 23.11.23 42 2 10쪽
114 마왕의 길 (15) 23.11.21 39 1 10쪽
113 마왕의 길 (14) 23.11.19 45 2 10쪽
112 마왕의 길 (13) 23.11.16 45 1 10쪽
111 마왕의 길 (12) 23.11.15 50 1 10쪽
110 마왕의 길 (11) 23.11.12 49 2 10쪽
109 마왕의 길 (10) 23.11.10 52 2 10쪽
108 마왕의 길 (9) 23.11.08 54 2 11쪽
107 마왕의 길 (8) 23.11.06 52 2 11쪽
106 마왕의 길 (7) 23.11.04 49 2 10쪽
105 마왕의 길 (6) 23.11.01 52 2 9쪽
104 마왕의 길 (5) 23.10.31 5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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