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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세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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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세
작품등록일 :
2016.11.02 19:57
최근연재일 :
2020.11.28 10:29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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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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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
글자수 :
102,290

작성
20.08.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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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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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0쪽

남해삼십육검

살아가는걸까? 살아지는걸까?




DUMMY

해시신루

해남도의 사시사철 끼는 해무에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절초. 환검의 끝판왕이라고 할만한 초식 궁금해졌다. 어떤 검인지...

실망이었다. 남해삼십육검의 초식을 다 견식했지만 아주 희미한 옛날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을 뿐 거기서 끝... 그게 전부였다. 해남파의 무인들 중에서 그들이 펼치는 검식과 초식속에 바다의 검이라는 끝없는 오만함이나 넓은 기상등의 오의를 느낄 수있는 기백이나 그 검법의 정신을 이은 이는 없었다.아예 잊은 듯이 보였다. 역설적이게도 그 검식의 오의는 사람이 아닌 검의 초식명에 남아 있었다.

해소산붕, 해공비운, 대해참경, 노경파미, 해복시현, 해랑격암, 벽파참룡, 해저발침, 해시신루...


"허탈하지않아?" 나의 질문에 아무 말이 없이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는 무풍혈도의 모습이 안스러웠다.

"제가 어릴때 본 남해검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냥 한번 휘두른 것 같았는데 거의 수십명이 쓰러지는걸 봤거든요. 그땐 남해검이 저의 전부였습니다. 거친 바다사나이들의 꿈만 같았던 검법이었고 비기라고 느꼈습니다. 그런 남해검이 꺾였습니다. 구파일방의 하나인 종남의 태을검에... 저는 수긍할 수 가 없었습니다. 제가 알던 남해검은 무적이었거든요." 그후로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무인이 약해서 진 것이지 검법이 약한 것은 아니라고요."

그럴지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쾌검으로만 이루어진 남해삼식육검에는 진짜라면 마주치는 순간 막막해지는 경험을 해야하는 것이 맞겠지만 그저 살기만이 강하고 편법만이 가득찬... 지금의 삼십육검은 그저 칼춤이다. 아니 그냥 막싸움의 개지랄의 칼부림이다. 거기에 무슨 정신과 오의가 있겠는가? 그냥 살기만 가득 담은 살검이었다. 우리가 본 남해삼십육검은..


"내가 견식한 남해삼십육검은 두가지의 기류가 있어. 아니!! 깊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듣기만 해, 무풍혈도. 하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알고 있는 해남파의 살기 가득하고 빠르며 괴이독랄한 좌수검 정도이고 다른 하나는 바다를 표현한 대해무망한 종잡을 수 없는 검."

"아아!! 다시 말할께 그냥 쾌검과 환검이라고 하지.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지금 해남파에는 쾌검만을 추구하고 쾌검만이 남아있어. 그것도 겨우 일류정도의 오의만을 가진 채. 그런데 남해삼십육검의 본신은 환검 일거야. 해시신루의 위력을 예전에 이리저리 떠돌며 듣던 이야기가 있었거든 해시신루가 펼쳐지면 주변이 갑자기 뿌옇게 보여지며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는... 내가 경지에 오르고 나서 되돌아보니 해시신루에 대해 사람들이 떠들어 대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환검으로 절대자의 경지에 오른 해남파의 전대고인이 후대를 위해 오의를 전했을거야. 하지만 주류는 아니었겠지. 원래 보물은 감춰져있는 거니까."


"내가 경지에 오르고 검식을 보는 시야가 확 터지고 보니 아마도 내가 해시신루를 펼치는게 가능할 것 같다고 느껴져. 아니,아니 . 아마 이것도 가짜일 가능성이 많겠지."


"바다 저 위에 해무에 갇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희미하게 거대한 성벽과 같은 루가 서 있어 마치 사막의 신기루와 같이 그런데 실체가 없는 것 같지만 다가가면 현실로 덮쳐 버리는거지 마치 미혼진마냥..."


미혼진... 미혼진... 미혼진...


갑자기 중얼거리는 나를 무풍혈도가 놀란 눈으로 보더니 주위를 엄호하기 시작했다.

나의 태도가 무언가 깨달음을 얻는 것처럼 느껴졌던 모양이었나보다.

맞다 깨달음이었다.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는 깨달음.


화경에 오르고 현경의 경지까지 다다라서 거의 두려울게 없고 꺼리낄게 없던 내게 나와 견줄 수 있는 아니 나보다도 더 높은 경지를 디딘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 이겠지만 많지는 않겠다 생각했다. 그래도 찾아보면 있겠다 생각했어, 아니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당사자들은 적어도 한시대를 내려다보던 절대자들일거라고 생각했다.


천마, 무림맹주, 명문정파의 최고수, 사파의 최고수등등.. 그러나 현실에서는 적어도 내가 그들에게 진다고 생각되질 않았다. 그리고 내 판단은 맞았다. 나는 내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전 무림의 최강자가 맞았다. 나와 일대일로 싸워서 나를 이길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전대의 고수들의 경지를 생각했다.

결론은 내가 질 것 같지 않았다. 남궁세가의 온전한 제왕검형이나 마교의 천마군림보, 무당의 태극혜검, 화산의 자하신검, 소림의 무상대능력, 모두를 비교해봐도 나의 무공인 낙성추혼의 개량형보다는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내가 만일 전력을 기울여서 낙성추혼을 펼친다면 산을 벨수도 바다를 가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이다.


그런데 이 해시신루는 절대자의 모습이 다르게 나타났다. 시간과 공간이 비틀릴 수도 있구나 하는... 기존의 힘을 터뜨리는 방식이 아닌 내가 사는 세계를 부정할 수도 있는 아니 다른세계를 지금의 세계와 중첩할 수도 있다는 전혀 다른 방식의 무공을 느끼며 전율을 느꼈다. 이것이야말로 신의 세계로 인도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무공이겠구나.... 내가 있으나 없을 수 있는 과거의 장소와 현재의 장소를 중첩시켜 바로 지금의 순간에 발현시킬 수만 있다면 나와 상대하는 상대는 내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겠구나... 원리를 깨달았다. 정말 말도 안되는 방식인것 같지만 내가 지금 느낀 방식을 구현 시킬 수만 있다면 나는 절대자의 반열에.. 아닌 신이라고 불릴 수 있는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해시신루'는 신이 우리세계에 던져준 신의 조각임이 틀림 없어 보였다. 이것을 일부나마 내것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나는 나만이 나와 싸울 수있는 경지로 나아갈 것이다. 그것이 검선이 되었든 천마가 되었든 말이다.


무풍혈도를 다시 신영루로 돌려보내고 나는 해남도에 주저 앉았다. 내얼굴이 드러나지않도록 안면을 바꾸는 인면공을 운용했다. 어차피 내공이 거의 무한대이니 상관 없었다.

이름도 바꿔서 호패도 바꿨다. 이미 흑시에서 준비한 몇가지의 안전장치였다.

'장칠'로 이름이 정해지자 나는 해남도의 가장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항구로 갔다. 본토와 연결해주는 항구인 '칠문'으로가서 하염없이 일거리를 기다리며 해남도 자체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해시신루를 만들었던 전대고인인 그 절대자 역시 해남도 출신에 비천한 신분이었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다시 잡부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뭐야?, 왜 남의 자리에 서있는거야. 타지에서 들어왔어?"

강한 광동성의 사투리를 써가며 누군가가 말했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기다리고 있수." 나 역시 광동성 사투리로 말하자 같은 동향임을 느낀 질문하던 사내의 말투가 누구러들었다.


"그래, 그럼 여기서 기다려야 일자리 안 나와 신참은 저쪽 줄에서 기다려야 돼."


"고맙수 형씨."

"감청부야, 앞으로 감형이라고 불러."

"장칠이요, 그냥 장칠이라고 부르면 되오."

"거!! 나이도 어린 거 같은데 말 좀 높이고,"

"어차피 막일로 먹고 사는데 그냥 갑시다."

"허!!"

둘이서 두런두런 말하는 소리에 주변에 서 있던 중늙은이가 물어왔다.

"그래 뭐 좀 기술은 있고."

"배 고치는 배목수도 할줄 알고 어망 고치는 일부터 이래봬도 내가 타고난 어부요. 나를 태워 나가면 그냥 무조건 만선이요, 내가 물고기 지나는 길을 기가 막히게 알고 느끼거든."

"말본새하곤 그냥 아무한테나 반말일새."

"일하러 와서 일만 잘하면 되지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구소."

"그건 그래. 수영을 ?"

"별명이 다랭이였소."

"음..."

"그럼 배를 타볼거야?"

"돈이 된다면야 마다할 게없지요."

"갑자기 존대는..."

"돈주는 주인 아니겠습니까. 헤헤"

"저기로 가면 대해라고 써진 배가 있을 거야. 거기로가서 염노인이 보냈다고 하고... 갔다 와서 소개료로 철전 스무냥이야."

"뭔 스무냥, 열냥만해요."

"안돼. "

"그럼 열다섯냥."

"이친구가 !! 그 배타면 하루에 버는게 철전 오십냥이 넘어 일은 고되지만 다른 사람 삼일치는 받는게야."

"암튼 글로 가봐."

"철전 열여덟냥으론 안될까요?"

"다른이를 보낼까?"

"으휴!!! 알았수다."

"그냥 갈것이지 흥정은..."


잠시 후 대해라고 써진 배로 다가가자 배가 제법 컸다. 단순히 몇명 태워서 조업하는게 아닌 비교적 먼 바다까지 나가서 고기를 잡는 모양이었다.

"염노인이 소개 했다고?"

"네."

"언제부터 일할 수 있는데."

"지금부터요."

"친구!! 확실해서 좋네. 뭐 큰죄를 저지르거나 하지는 않았지? 그래도 상관은 없지만."

"그럼요. 저는 선량한 사람입니다." 나의 말에

"선량한데 이 배를 타?"

"뭐라고요?"

"아니다. 어차피 일해보면 금방 알겠지."

"오늘저녁에 출발이야 그래야 내일 새벽에 고기가 많은 어장에 도착하니까. 옷 갈아입고 저녁먹고 준비하고 있어."

"알았습니다." 어느누구도 내가 무림인걸 알아채지 못했다. 난 그냥 일꾼이라는 걸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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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남해삼십육검 20.11.19 377 4 12쪽
» 남해삼십육검 +1 20.08.27 567 6 10쪽
18 남해삼십육검 +2 18.08.06 1,048 14 12쪽
17 강남제패 +4 18.03.06 2,116 38 12쪽
16 인재영입 +1 18.03.04 2,175 36 10쪽
15 인재영입 +1 18.03.02 2,410 38 13쪽
14 나아가다 +1 18.02.27 2,463 33 6쪽
13 나아가다 +1 18.02.26 2,559 40 13쪽
12 나아가다 +1 18.02.24 2,880 35 12쪽
11 복수 +1 18.02.21 2,889 35 9쪽
10 희생양 +1 17.07.31 3,193 39 12쪽
9 본격적인 조직생활 +1 17.07.22 3,422 47 14쪽
8 본격적인 조직생활 +5 17.06.02 4,292 57 10쪽
7 본격적인 조직생활 +3 17.05.23 4,734 66 18쪽
6 금제를 풀어내다. +3 17.05.07 5,513 62 8쪽
5 금제를 풀어내다 +3 17.04.29 5,672 67 10쪽
4 전화위복 +2 17.03.16 5,602 67 7쪽
3 전화위복 +5 17.03.13 5,540 60 11쪽
2 인력시장 +8 17.02.19 5,800 58 11쪽
1 인력시장 +2 17.01.07 7,057 6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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