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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세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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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세
작품등록일 :
2016.11.02 19:57
최근연재일 :
2020.11.28 10:29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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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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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
글자수 :
102,290

작성
17.02.1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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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1쪽

인력시장

살아가는걸까? 살아지는걸까?




DUMMY

서문밖 인력시장에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 여어!!! 수명이 어제는 과하게 먹은거 같아 용케 나와 있네."


"그러게요, 아직도 속이 쓰린데 이따가 해장하러 가야겠어요."


이곳의 터줏대감 격인 왕씨다. 이곳의 토박이고 붙임성이 좋아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다.

그와 가까와 짐으로써 많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오늘은 아마 어젯밤에 저 앞 나루터에서 가라 앉은 세명상단의 배에 실린 화물을 건져올리는 일을 할게야."


"그래요 그럼 일당이 꽤 세겠는데요?"


"그럼 아마 평소보다 못해도 두배는 받지 않을까? 거기다 자맥질을 잘 해야 할 수 있는 일이거든."


"여기에서 자맥질 못하는 일꾼이 어디있어요?"


이 근처에 장강의 지류인 추평강이 흐르고 있기에 웬만한 장정들은 거의 자맥질에 능숙했다.

"에혀, 경쟁이 장난 아니겠네요."


"그렇겠지. 일단 뽑히기만 하면 며칠은 그저 편하게 놀며 일하며 돈벌 수 있는 좋은 기회일텐데..."


두런 두런 얘기하고 있을 때 이곳의 관리자 격인 허씨가 와서 말했다.


"저 나루터 앞에 가라앉은 배에서 물건 건져 올리는데 지원해 볼 사람?"

"열명이 필요하다는데 선착순으로 받을거야."


"여기요, 여기요,여기..."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너도나도 가겠다고 손을 들고 소리를 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건이 있네. 약간 깊어 서른장 깊이야. "


"예? 바로 앞이 아니었나요?"


한 일꾼이 물어왔다.


"그게... 바로 앞이 아니고 조금 더 강으로 나아가야 돼"


다들 갑자기 주저하기 시작했다.

삼십장 깊이라는 건 강의 한 가운데 일 가능성이 아주 높았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물살도 거셀 것이 분명했다.


"아마 열명도 겨우 채울걸."

왕씨가 단언하듯 말했다.


"왜요?" 궁금증이 일은 내가 물었다.


"아 ,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해봐. 삼십장을 그냥 들어갈 수 있어? 들어갔다 나오면 숨차서 어떻게 하려고. 그러다 병 걸려서 다 죽어."


"강에서 숫하게 봤구먼, 깊이 들어가면 웬만한 사람아니면 얼굴 파래지고 숨도 버겁게 쉬고 잘못하면 죽는 겨, 내 옆집 명씨도 그렇게 삼년을 앓다 죽었지 아마."


그 얘기를 옆에서 듣던 사람들이 슬금슬금 손을 내리고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허씨가 애가 타는지 얘기했다.


"아! 왕씨는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그래요?"


"내가 틀린 말했나? 잘못하면 몇푼 벌겠다고 하다가 골로 가는데 중요한 얘기는 쏙 빼고 날로 먹겠다는 거 아녀?"


그 말을 들은 일꾼들이 말했다.


"맞어, 그래. 왕씨 말이 언제 틀린 거 봤나?"

"순 날로 먹을려고 하네. 이런 일은 열배를 줘도 못해 나는."


한 일꾼이 얘기하자 다른 이들도 맞다고 얘기하며 맞장구를 쳤다.


"아 그러니까, 돈을 더 주겠다는 거 아닌감. 하루 일당이 철전 열냥인데 은화로 열냥 준다네, 은화로."


"으음 이거 더 수상한데 , 뭔 짐이 실렸기에 짐값보다 더 비싼 값으로 일꾼을 쓰지?"


왕씨의 얘기에 귀가 솔깃했다. 확실히 이상했다.

은화 열냥은 일반인의 세달 생활비 정도이다.

그럼 열명 이상을 쓰면 얼마나 실려 있는 지 모르지만 확실히 흑자는 아닐 것이다.

이곳에 정박하는 상선의 거의 대부분은 차를 옮기고 있다.

그것도 박리다매형식의 싸구려차를 말이다. 남아야 얼마나 남겠는가? 그저 포기하는게 빠를텐데. 이렇게 빠르게 손을 썼다는 건 중요한 뭔가를 실었다는 뜻.

이건 돈이 된다. 결심을 굳힌 나는 손을 들었다.


"위험 할 수록 돈이 되겠죠. 내가 한번 해보죠, 그 일."


내가 선두로 나서자 나와 친한 인부들 몇명이 지원했다. 대부분 나와 일하면서 꽤 재미를 봤던 사람들 이었다.


사실 나는 내가 가진 내공을 밖으로 내 보내 질 못 할 뿐이지 내 몸을 보호 하는데 쓰는 것은 가능함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여기 부근이야." 허씨가 관리자로 이 배에 같이 탔다는 것 자체가 이 일이 비중있는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허씨의 옆에는 상단의 호위격인 무사들이 같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통솔하기 위함인 듯 중늙은이가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곳에 내려가서 배안에 실린 상자를 밧줄로 묶고 신호만 보내면 된다는 거네요."


"그래 간단 하잖아, 어렵지도 않고 상자도 불과 삼십여개 정도라니 말야."


"그럼 같이 실린 차는 어떻게 해야하죠?"


"그건 상관하지말고 내가 말한 그 상자만 꺼내오면 돼."


"그게 그렇게 깊이 내려가면 햇빛이 잘 들어가지않아 어두워서 그 상자가 그 상자인지 잘 구분하기 힘들어요."


"그러니까 일단 배안으로 들어가서 후미에 실린 물건만 물위로 올리면 된다니까."


"그건 알겠는데 뭔가 꺼림직한데 기분이 뭔가 불길한 느낌이 나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다른 이들이 깜짝 놀랬다. 내가 그런다면 저들은 그런거다. 여지껏 그랬으니까.


"어허!!! 부정타는 소리 하지 말고 선불로 이미 받을 금액의 반도 줬잖는가."


"그건 그렇지만... "


내가 망설이자. 다른 이들이 말했다.


"이씨. 굳이 이 일을 할 필요는 없잖아 . 여지껏 다른 일로도 많이 벌고 충분히 쓰면서 지내 왔잖아. 나도 이씨 말처럼 마음이 벌렁벌렁 거리는게 심상치 않아 저번 축대공사에서 세명이 깔려 죽을 때도 이렇게 가슴이 벌렁벌렁 했단 말일세."


나와 늘 같이 일하는 편인 진평이 말을 하자 다른이들도 다 같이 그만 할 기세로 다른 배에 옮겨 타려 하였다.

나는 마음을 굳혔다.


"전 이 일을 못 하겠습니다.받은 돈 돌려주고 돌아 갈 랍니다."


이 말을 하고 주머니에서 받았던 선금을 다시 허씨에게 주고 따라오던 옆배로 옮겨탔다.

그러자 늘 나를 따르면서도 경쟁자로 여기고 있던 두충이 말했다.


"겁쟁이 같으니라고, 그렇다면야 나랑 내패거리들이 이 일을 도맡아 하면 되니 니네는 빠져."


두충의 말에 허씨는 잠시 생각 하는 듯 하더니 두충이에게 말했다.


"그럼 빠진 만큼 인원 보충해서 다시 와야 하겠네."


그러자 두충이 말했다.


"그럴줄 알고 몇명 더 탔으니 걱정할 거 없수다."


그러자 상단의 관련자가 말했다. "그럼 시간이 없으니 빨리 갈 사람은 가고 남은 인원들은 빨리 일 시작 하라고."


허씨가 말했다. "그럼 수명이 자네랑 세명만 빠지는 걸로 하고... 네명만 보충하면 되네요."

상단의 관리를 맡은 중늙은이가 싸늘한 눈빛으로 우릴 쳐다 봤으나 난 개의치않고 옆배로 옮겨 타고 강가 나룻터로 되돌아 왔다.


"안전이 제일이야,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지, 암 그렇고 말고"

진평의 위로 내지는 안도의 말에 나 역시 동조했다.


"뭔가 이상해, 이런 적은 별로 없었지만 무언가 범죄의 냄새가 나."

나의 말은 들은 진평이 말했다.


"그럼 관에 신고할까?"


"바보냐?, 벌써 관이랑은 연락 다 해놓아서 씨알도 안먹힐걸..."


"하긴 , 한 두번 경험하는 것도 아닌데 뭘."


"다른 걱정 말고 늦기전에 다른 일거리를 찿아야 하니까, 서둘러야 돼."


"알겠네."


그날 우리는 다른 곳의 곡물을 내리는 날일을 하였고 평일과 같이 평범하게 지나갔다.

다음날 일을 하러 나간 곳에서 비극적인 소식을 들었다.


"사고가 났어 어제 그곳에서."

왕씨의 말에 머리가 쭈뼛 섰다.

분명 어제 침몰한 배에서 물건을 끌어 올리는 일이었리라.


"어제 인부 세명이 죽었어. 거기에서."

"그 밑에 소용돌이가 흐르고 있었나 봐, 모르고 내려갔다가 휩쓸렸는데 두명은 살고 세명은 쓸려갔나봐."


왕씨의 덤덤한 말에 소름이 돋았다. 이건 그냥 일꾼을 죽인거나 다름 없었다.

분명 상단에서는 그 밑에 급류가 흐르고 있음을 알고 있었을 거다. 그럼에도 강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거기에 실린 물건이 중요하다는 뜻. 결국 나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제 어쩐다. 그냥 모른척하고 지낼까, 아님 다른 곳으로 야밤도주라도 해야 하는 걸까.상단의 호위무사들의 눈빛이 그냥 사람들 죽이는건 일도 아닌 것처럼 살기를 띄던데.

갑자기 이것 저것을 생각하려니 머리가 아파왔다.


"아오 . 그럴거 같더니만 뭔가 위험한 냄새가 나더니만 죽은 이들만 안됐네."


나의 이야기에 왕씨가 은근히 물어왔다.


"무슨 위험한 냄새?"

"그게..."

나의 이야기를 들은 왕씨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씨는 바로 여기를 떠야 되겠네. 그렇지 않아도 수명이 자네를 찿더라고. 아마 오늘 다시 그곳에 투입하려는 모양인데, 자네가 위험 하다고 할 정도라면 아마 정말 위험 할 거야. 그러니까 빨리 피하게."


그순간 "어딜 피하게."

"헉."

"망했다."

상단의 관리자가 옆에 서서 우릴 보고 있었다.


"그리 위험한 일이 아닐세 그저 짐이 든 상자만 끌어 올리면 돼. 그리고 자네는 금자 열냥을 받는거지."

"금자 열냥이요?'

나의 놀란 물음에 그가말했다.

"빨리 끌어 올려야 하니까."

"네... 금자열냥"

목숨을 걸을 수 있는 금액일까...


"지금 죽는 것과 상자 꺼내고 금자열냥... 선택을 해야 할 걸세."


관리자 뒤의 무사가 칼을 뽑았다.

여기서 거절하면 나도 죽고 왕씨도 죽고 몇사람이 죽어 나갈거 같다.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난 죽지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내주변의 사람들은 아니었다. 내가 잠시 시간을 달라고 말한 후 왕씨와 상의 했다.


"이건 해도 죽을 거같고 안하면 바로 지금 죽을 거 같은 데 일단 시간을 끌어야 하니 한다고 한 후에 기회를 봐서 탈출 할 테니 알아서 각자도생 하자고."


"그럽시다."


관리자에게 말했다.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저 혼자로는 안되니 수부 몇사람을 붙여 주셔야 합니다.


"그건 걱정하지 말게 우리가 필요한건 자네일세 자네 은근히 소문이 났더군 "수괴"라더군 물속에 들어가서 거의 한시진 후에 나온 적도 있다고 하던데...."


"누가 그런 소문을 ..."


"자네 삼년전에 장강 소현나루에서 여객선 침몰 사건 때 백여명을 구하지 않았었나?"


"그걸 어떻게?"


"그런 걸 알아내는 게 나의 일일세."


"아무튼 부탁하네. 우린 급하네. 사례는 더 쳐 줄수 있네. 내려가서 상자 중에 명이라고 써진 상자만은 꼭 올려야하네. 다른 건 다 못 건져도 그 명이라고 써진 상자는 꼭 올려야 하네."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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