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유일한 데빌인자의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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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골만 앙상하게 남은 폐건물들 사이로 모래 먼지가 휘날린다.
죽어버린 도시가 저녁 노을로 붉게 물들어간다.
그 살풍경한 광경을, 나는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물며 내 이름조차도.
다만, 두 팔에 깨름칙한 감촉이 있었다.
방금 전까지 무수한 생명을 먹어치운 듯한, 생생하게 느껴지는 죽음의 감촉.
그 잔여물이 계속 꿈틀거렸다.
기억이 없어도.
쓰라린······ 결코 지워지지 않는 죄책감이.
이 두 팔에 새겨져 있었다.
10년 전.
그 때, 나는 고작 여덟 살짜리 꼬맹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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