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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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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423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작성
16.04.06 23:06
조회
251
추천
4
글자
8쪽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4] - 라지누아 로게차카 -

DUMMY

마음과 행동은 다르다. 뭐가되었든 티베리우스는 긴장하고 있었다. 우리엘이 말하지 않아도 자기도 모르게 성력을 개방시켜 주위에 투명 반역장을 펼쳤다. 그 안으로 들어와도 감각적으로도 확인하지 못한 채 수많은 병사들은 무감으로 진입했다. 하기야 눈에 보이지 않는 걸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티베리우스의 속마음은 당장 이 광장에서, 성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으로 한 순간에 전락하고 말았다. 적들을 상대하고 살아남는다? 자신은 절대로 하지 못한다고 자부했다. 역장으로 들어오는 병사들이 증가하는 만큼 살기와 지키고자 하는 각오는 반대로 티베리우스에겐 죄여오는 중력과 같은 효과를 주었다.


‘마음뿐만이 아냐. 내 손이······.’


얼떨결에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는 손을 보았다. 미친 듯 한 진동을 과시했다. 그 모습이란 금은보화를 앞에 두고 구속된 탐욕스러운 가치관을 지닌, 손을 벌벌 떠는 부자. 허나 이 경우 티베리우스는 생환에 탐욕을 갈망하며 손을 떤 것이다.


그만큼 생존에 대해 갈망했다. 만약 성배가 지금 당장 나타나 준다면 그 안에 성수를 꽃밭에 버리고 그 안을 생명의 수, 암브로시아를 갈아 만든 액체를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셨다. 그러고도 남을 미래의 영혼이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게다가 손의 떨림이 멈추고 티베리우스는 당당하게 검을 뽑았다.


“저기 있다! 기사를 생포해라!”


한 병사가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머 생포네요. 그럼 죽이진 말아야겠네요. 티베리우스. 긴장하진 않았죠?”


“지······ 지금 큰 맘 먹고 뽑은 거니까 어서 뭘 해야 할지 설명해 주세요!!”


티베리우스는 절망적인 눈으로 우리엘을 바라보며 울 것처럼 글썽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간신히 이성을 냉정하게 돌이키고 일시적이지만 두려움을 떨쳐내고 상대를 하겠다는 의지를 대신하는 검을 뽑는 행위를 병사의 눈앞에서 보였기에.


‘해야만 해.’


라고 결심했다.


우리엘은 그저 방관했다. 그때 도적들을 죽이기 위해 사용했던 고유 기술 - 흑염과 성력은 주위에 구경꾼이 없었을 뿐더러 도적들의 입막음도 할 생각을 했었기에 고민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광장이 텅 비었다고 헛소리를 하지만 주의 깊게 잘 보면 건물 속에서 창문을 통해 몰래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이 줄줄이 확인이 된다. 정체도 들킬 염려도 있으니 원초적인 계획처럼 공주를 지키는 기사 연극을 단신으로 실행에 옮겼다.


그걸 티베리우스가 알 리가 없고.


“이름을 묻겠다. 대답하라. 어디 소속의 기사인가?”


아까 기사를 생포하라고 소리쳤던 병사였다. 가까이서 보니 다른 병사들하곤 입은 갑옷부터가 때깔이 다른 게 지휘관이라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티베리우스는 우선 전투를 속행하기 보다는 지휘관의 질문에 대답을 통해서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오해를 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저······.”


티베리우스가 말을 하려 하는 걸 우리엘이 뒤에서 등을 툭 치면서 말을 끊었다. 그리고 귀에 속삭였다.


“당당하게 말해요. 당당하게. 저자는 그래도 상관의 명령을 들으면서도 원래 있지도 않은 질문을 하고 있자나요!”


티베리우스는 그것이 무슨 말인지 눈치 있게 빠르게 이해하고선 헛기침을 한 번 하고 검을 한 손으로 든 채 말했다.


“나는······.”


‘······ 기사.’


어딘가에서 들려온 옅은 목소리에 티베리우스는 복화술 하듯이 따라 말했다.


“나는 황궁 친위 기사단에서 지위를 박탈당한 티베리우스 에스테반 이라는 기사다! 나는 지금부터 라지누아 성의 성주를 만날 것이다. 피를 보기 싫다면 길을 열어라.”


‘이 정도면 된 건가······.’


티베리우스는 걱정이 되었다. 중세시대를 기점으로 현재나 미래 시점의 영혼으로 현재나 당당한 면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여태까지도 여성인 우리엘을 뒤따라 다니며 앞장서 일을 처리한 것도 하나도 없었다.


그런 티베리우스가 처음으로 앞장서 힘찬 카리스마가 내재된 기백을 뿜었다. 당연히 병사들은 어떤 기사든 간에 자기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마당에 강한 기백마저 뿜어대면 상대는커녕 근접조차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되어버렸다. 그건 지휘관도 마찬가지였다.


“티베리우스 에스테반인가. 이거 오랜만이군.”


갑자기 병사들이 좌우로 종대로 균일하게 흩어졌다. 지휘관은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고개를 숙이고 오른팔을 가슴에 눕혀 가져다 대었다. 일종의 경례라고 티베리우스는 보았다. 그 행동이 무얼 뜻하고 누가 등장한 건지를 알려주는 신호.


“당신이 성주인가?”


긴 장창을 어깨에 걸친 채 건성하게 걸어 나오며, 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상의 갑옷과 철제로 제작한 숄더와 건틀릿, 부츠를 장착한 채 등장한 바가지 머리 같은 눌린 머리가 돋보이는······ 기사였다.




“기사? 아니, 기사는 황궁 이외엔 없다고 했잖아.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티베리우스는 지식의 방에 담고 있는 정보와는 사뭇 다른 현 상황을 이해해 보려고 애썼다. 위협을 주려는 상대방의 모습이라고 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기사라는 느낌을 떨칠 수는 없는 게 맞았다.


언제나 그렇듯 궁금증은 우리엘이 풀어주었다.


“기사들이 전부 황궁에 배치되어있다곤 해도 말이죠. 이런 성을 다스리려면 최소한 배움을 깨우친 자가 다스려야 합니다. 그에 적합한 자가 성주고 성주이기 전에 기사였단 것이 되겠군요.”


전방에 있던 라지누아 로게차카도 우리엘의 말을 들었는지 슬며시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뜻을 표했다.


“어느 왕국의 공주님이신지 호기심이 나는군요. 상당한 지식수준입니다. 그러나 이런 면에선 무식한 편이군요.”


“이건 지식도 아닌 상식입니다. 안 그런가요?”


우리엘은 지지 않고 거침없이 막아섰다.


“저희를 얕보시려는 거 같은데 그건 거만한 행동입니다. 이러는 이유를 직접 듣고 싶군요.”


기죽지 않는 공주의 담백한 기세에 당황한 라지누아는 순간적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두피를 뚫을 정도로 분노가 치밀러 올랐다. 평소 분노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라지누아에게 우리엘의 태도는 가히 치명적이라 할 수 있었다.


옆에서 간을 보던 티베리우스는 라지누아가 분노 조절 장애라는 걸 깨달았다.


‘저거도 안 되겠네. 일상은 가능한지······.’


병사들도 라지누아의 다신 보기도 싫었던 분노에 치를 떨었다. 행정 운영 능력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고 전직은 기사. 아슈나 제국 출신의 기사이자 옵타이오를 증오하는 인간 중 한명. 뭐 병사들은 그런 사항을 따지지도 않고 돈만 벌고 잘만 살면 되는 거니까 상관 하진 않는다.


애초에 불러져 광장까지 나온 거 자체를 불만을 여기고 있는 중이다.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뿐이다.


평화에 찌들어 평화만을 알고 있다.


“티베리우스라고 했던가. 수도 촌놈이라 모르겠지만 암묵적으로 언 지역에선 기사의 출입을 딱히 좋게 보진 않아서 말이지. 고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승인해주겠다.”


라지누아는 기분 나쁘게 웃지 않았다. 티베리우스의 미래적 기억의 파편엔 영화에서 꼭 저렇게 전통을 들먹이면서 1대1 구도가 나온 그림에 낄낄거리기 마련이라는 걸 떠올렸는데 말이다. 때문에 다시 긴장을 하게 되었다.


‘강자구나.’


적을 비웃지 않고 초라하게 내려다보지도 않고 정정당당하게 적으로서 인지해준다. 과연 전 기사다운 기사도였다. 비록 분노 조절 장애라는 귀찮음을 안고 있지만, 스펙은 평균 이상의 남자. 그리고 성주.


그런 남자의 입에서 조건이 나왔다.


“나와 대련을 해서 50합을 겨룬다면 인정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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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4] - 라지누아 로게차카 - +1 16.04.06 252 4 8쪽
27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3] - 라지누아 성 - +1 16.04.05 219 4 7쪽
26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2] +1 16.04.05 203 3 8쪽
25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1] - 가엘 미스란 누구인가 - +1 16.04.04 301 4 7쪽
24 잠시 들러가는 오스카 이야기[2] +1 16.04.04 227 4 8쪽
23 잠시 들러 가는 오스카 이야기[1] +1 16.04.02 279 4 11쪽
22 살바토르 이야기[6] - 꿈 - +1 16.04.02 290 3 7쪽
21 살바토르 이야기[5] - 기묘했다 - +1 16.03.31 272 5 8쪽
20 살바토르 이야기[4] - 폭성신화 - +1 16.03.30 259 4 8쪽
19 살바토르 이야기[3] - 그들이 나타나다 - +1 16.03.30 270 5 8쪽
18 살바토르 이야기[2] - 그는 신세대다. - +1 16.03.29 283 4 7쪽
17 살바토르 이야기[1] - 붉은 머리 기사 - +1 16.03.28 327 5 9쪽
16 제국의 일[4] - 오스카의 분노 - +1 16.03.27 288 5 8쪽
15 제국의 일[3] - 술집 - +3 16.03.23 266 5 7쪽
14 제국의 일[2] - 입성 - +1 16.03.23 352 4 8쪽
13 제국의 일[1] - 마을 순찰 - +1 16.03.22 342 5 9쪽
12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3] - 결심 과 구 영웅 - +1 16.03.21 356 4 9쪽
11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2] - 이혼의 기사 티베리우스 - +1 16.03.19 330 6 8쪽
10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1] - 습격 - +1 16.03.18 390 5 7쪽
9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5] +1 16.03.18 486 7 16쪽
8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4] +1 16.03.18 431 5 8쪽
7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3] +3 16.03.17 611 5 8쪽
6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2] +1 16.03.17 765 7 10쪽
5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1] +1 16.03.16 1,067 9 8쪽
4 그때로 태어나다[4] - 결심 - +2 16.03.15 1,353 9 9쪽
3 그때로 태어나다[3] -현자 에드 - +3 16.03.15 2,105 18 11쪽
2 그때로 태어나다[2] ㅡ첫 번째 세계ㅡ +1 16.03.15 3,159 27 10쪽
1 그때로 태어나다[1] +9 16.03.15 4,113 3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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