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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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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419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작성
16.03.17 01:06
조회
610
추천
5
글자
8쪽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3]

DUMMY

콩제르의 갑작스런 등장에 앞에서 졸음을 참아내며 걷고 있던 용병은 큰소리로 외쳤다.


“네 녀석은 누구냐!!”


정적을 깨는 소리를 듣고 상인은 수레를 끌던 부하들에게 지시하고 부하는 하던 일을 멈추고 앞선 2명의 용병들과 나란히 검을 뽑아들고 서서 소리쳤다.


“이분은 레로빌스 공국의 대상인이신 젤로나님이시다! 속히 길을 비키거라!”


“음, 내가 질문한 대상은 상인이다. 하찮은 노예들은 빠져라.”


콩제르는 주머니를 뒤적거려 손에 잡힌 무언가를 꺼냈다. 자그마한 나이플로 손에 익숙한 무기였다. 바로 손을 때면서 투척했으나, 미리 알고 대기하듯이 검을 발도하며 튕겨내어 버리는 엄청난 기술에 막혀버렸다.


다른 용병들과는 다르게 좀 더 준수하고 디자인이나 효율적으로 좋아 보이는 갑옷을 착용한 용병이 그 주인공 이였다.


“너 같은 저급 도적에게 들을 만한 말은 아니구나.”


선두에 나서서 군기를 잡자 나머지 용병들도 비몽사몽한 정신에서 깨어났는지 각자 무기를 바르게 들어 수레를 보호하려고 원으로 둘러쌌다. 예상보다 정교하고 강한 용병들의 실력에 살짝 겁이 난 건지 콩제르는 손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 행동을 선두에 슨 남자, 2조 용병대장이 놓칠 리가 없다.


“겁이라도 먹었나? 좋은 말 할 때 꺼져라.”


용병대장은 딱히 도적에게 겁을 먹은 것이 아니다. 불필요한 싸움은 피하고 최단 시간 안에 상인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줘야 하는 귀찮은 임무라서 그렇다. 이런 종류의 임무에 경우 빨리 끝나면 원래부터 비싼 호송 임무 값을 받고 빨리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애가 타는 것이다.


하지만 상인이 상류층에 속하는 이름바 갑부인데다가 2조 용병대장도 나름대로 제국에서 유명하기까지는 아니어도 상인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난 강하고 신뢰 높은 용병이다. 그러니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등급으로 강함을 표준화 시킨다고 가정해보자. 콩제르는 용병대장 따윈 간단히 씹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길 수 없다고 괜히 덤볐다가는 망하겠다는 무서움의 쇼를 보여주었다.


“앙? 내가 니들에게 진다고? 아~ 정말 무서워서 오줌 지리겠구먼. 하여간 요즘엔 용병들은 예의라는 것도 모르나보지?”


시선이 제대로 끌렸을 때 로젭타가 재빠르게 술통 뒤에서 튀어나와 팔을 휘둘렀다.


“윽!”


“억!”


“뒤…….”


짧디 짧은 세 개의 외마디 비명. 세 명은 즉사했다. 끽해야 작은 목소리로 신음 소리를 내며 말이다. 사람이 쓰러지는 소리에 용병대장은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5명의 팀으로 이루어진 2조 용병대장 쿠르의 팀 중 3명이 순식간에 죽어버린 상황이 마치 꿈처럼 일어났다.


원인은 뒷목에 돌출된 은색의 나이프. 투척용으로 개발된 건지 던지기 쉽도록 끝 부분으로 추정되는 고리가 달려있었다. 보이지 않는 적의 정체는 물 보듯 뻔했다.


“벨리나 최고 도적단이라고 들은 적이 있는데 명사수 로젭타라는 놈과 한패군. 네놈.”


쿠르의 직감은 정확했다. 소문으로는 익히 들은 귀신이라는 호칭이 잘 어울리는 도적 로젭타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명도 위험해졌다라고 인식했다.


선택지가 떠올랐다.


상인을 놔두고 현장에서 도망을 칠 것인가. 아니면 명예를 위해 여기서 버러지 같은 도적들과 싸워야 하는 것인가.


상인을 버리고 간들 일단은 용병의 인생이다. 용병 세계에서는 힘이 우선순위로서 서열을 정하고 정의를 정한다. 자고로 도적단을 만난다 해도 용병들의 힘이 적다면 공격당하여 죽는 건 당연한 결과다.


굳이 남을 탓 할 필요는 없다.


이 세계에선. 그러나 그 결과는 아마도 참혹할 것이다. 용병 인생은 다시는 하지 못 할 것이고, 주위로부터 비난을 받을 운명의 길을 걷게 될 거다.


평범하게 살아간다면 비난 받을 조직은 관여를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겉으로는 평범하게 볼지도 모른다. 뭐, 이러니저러니 따져도 용병대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온 쿠르가 정세계와 심세계를 파악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결심으로 검 끝을 콩제르에게 겨눈다.


“덤벼라. 싸우다 죽는 게 용병이다.”


쿠르의 앞에 있던 용병 두 명을 제치고 상인을 방치한 채 앞서 달려갔다. 후방에 있던 동료 용병은 그 뜻을 헤아리고 상인이 승차하고 있던 말을 이끌고 그의 부하와 종자로 추정되는 사내를 데리고 어디론 가로 사라졌다.


그때까지 로젭타는 그저 방관했다.


이제 남은 건 물건이 실린 수레와 쿠르, 로젭타와 콩제르 뿐이었다.


“혼자 죽고 나머진 살리겠더라. 뭐 좋은 행동이야. 귀찮게 여러 사람 죽일 필욘 없으니까.”


콩제르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단검을 꺼냈다.


‘장검은 상대를 공격하기 수월하지만, 품으로 파고들면 오히려 벅차지지.’


그 원리를 이용해 쿠르를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공격 방법을 인형놀이화 시켜 상상하며 진입할 루트를 탐색했다. 천천히 한발 한발 다가가며 접근의 때를 노리던 콩제르의 어둠에 익숙해진 눈은 뒤편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보았다.


‘아직 용병이 더 남아있나?’


민가에 숨어서 암기를 날리는 로젭타가 아직도 처리를 못 했을 리가 없다고 단정했다. 그야 명사수니까, 자기와 파트너를 맺을 정도로 강한 도적이니까. 암기를 10개 챙겼다고 한다면 최소 11명은 죽일 수 있는 믿음직한 파트너 도적이다.


그 정도의 파트너이기에 한 가지 생각해낼 수 있었다.


“공적 가로채기!”


얼떨결에 입 밖으로 그런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지극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였다. 도적 길드 안에는 서열화라는 게 너무나 잘 되어 있어서 단점이 나타나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참으로 쓸모 있는 도적과 그렇지 않은 비효용의 도적을 구분하고 귀족의 특별 지령이라던가 돈이 되는 일들을 받아내는데 앞장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얻기도 하는 특수성을 가졌다.


이러한 단점 덕분에 공적 가로채기란 상당히 껄끄러운 문화가 생겨버렸다.


콩제르가 작전을 세우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앞에서 시선을 끌었지만, 정작 용병을 처리하여 콩제르에게 안전을 확보시켜준 자는 로젭타다. 물론 여기까진 괜찮다. 타협 수준이다.


중요한 건 공적도가 가장 높다고 취급되는 물품 탈취와 용병대장의 목숨.


“그렇게 안 놔둔다!! 로젭타!”


콩제르는 거리를 재는 걸 포기하고 자신의 실력으로 모든 걸 커버하기 위해 무작정 달려들었다. 쿠르의 앞뒤로 적을 둔 난처한 고비에 놓이게 되었고 판단력이 흐려지는 결과로 이어지려는 순간이었다.


“덤벼라!”


허나 쿠르는 뒤쪽에 적이 있는 줄 모르는 상태다. 그저 콩제르가 계략을 짜고 달려오는 거로 착각하여 어디로 막아야 할지 머리가 아픈 것이었다. 그러다 달리자고 결정했다.


장검을 높이 든 쿠르는 달려가는 속도를 천천히 미세하게 줄이며 오른쪽으로 돌아 공격을 하려고 생각했다. 거의 근접한 상태에서 오른발에 힘을 주어 무게 중심을 급격히 옮기고 몸을 틀려는 순간이었다.


콩제르는 이성이 냉정해지지 못한 채 달려온 터라 쿠르의 공격이 무슨 공격인지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살짝 상체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걸 보고 다급히 쿠르와는 반ㄷ로 틀며 단검을 든 왼손을 머리 쪽으로 이동시켰다.


계산상으론 쿠르의 장검이 콩제르의 미처 방비가 되지 않은 머리를 베어버릴 예정 이였거늘, 어처구니없게도 허공을 가르며 쿠르는 그냥 오른쪽으로 넘어져 버렸다.


검을 놓치고 완전히 몸을 눕힌 상태, 시선을 사로잡은 종아리와 허벅지에 박혀있는 달빛에 반사 되 반짝이는 은색의 투척용 나이프의 고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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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2] +1 16.04.05 203 3 8쪽
25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1] - 가엘 미스란 누구인가 - +1 16.04.04 301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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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잠시 들러 가는 오스카 이야기[1] +1 16.04.02 279 4 11쪽
22 살바토르 이야기[6] - 꿈 - +1 16.04.02 290 3 7쪽
21 살바토르 이야기[5] - 기묘했다 - +1 16.03.31 272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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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살바토르 이야기[3] - 그들이 나타나다 - +1 16.03.30 270 5 8쪽
18 살바토르 이야기[2] - 그는 신세대다. - +1 16.03.29 283 4 7쪽
17 살바토르 이야기[1] - 붉은 머리 기사 - +1 16.03.28 327 5 9쪽
16 제국의 일[4] - 오스카의 분노 - +1 16.03.27 288 5 8쪽
15 제국의 일[3] - 술집 - +3 16.03.23 266 5 7쪽
14 제국의 일[2] - 입성 - +1 16.03.23 352 4 8쪽
13 제국의 일[1] - 마을 순찰 - +1 16.03.22 342 5 9쪽
12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3] - 결심 과 구 영웅 - +1 16.03.21 356 4 9쪽
11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2] - 이혼의 기사 티베리우스 - +1 16.03.19 330 6 8쪽
10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1] - 습격 - +1 16.03.18 390 5 7쪽
9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5] +1 16.03.18 486 7 16쪽
8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4] +1 16.03.18 431 5 8쪽
»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3] +3 16.03.17 611 5 8쪽
6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2] +1 16.03.17 765 7 10쪽
5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1] +1 16.03.16 1,066 9 8쪽
4 그때로 태어나다[4] - 결심 - +2 16.03.15 1,353 9 9쪽
3 그때로 태어나다[3] -현자 에드 - +3 16.03.15 2,104 18 11쪽
2 그때로 태어나다[2] ㅡ첫 번째 세계ㅡ +1 16.03.15 3,159 27 10쪽
1 그때로 태어나다[1] +9 16.03.15 4,113 3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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