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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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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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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22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작성
16.03.16 00:49
조회
1,066
추천
9
글자
8쪽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1]

DUMMY

밝은 초승달이 비어있는 하늘에 웅장하게 홀로 떠서 세상을 비춘다. 어디 하나 빠트리지 않고 공통의 가호를 선사하는 저 아름다운 달.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이 어두울 거라 생각했는데. 출발하기 직전 나는 단기간 이동에 관해서 숲과 흙길을 상상을 모색해 보았다.


여기엔 높은 아파트 복잡한 공사 현장, 매연이나 뿜어대는 편리한 이동수단들이 왈가왈부하는 광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으로 달빛은 더욱 밝게 느껴지는 건 내가 현대에 살면서 진정한 달빛을 보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분명하게.


도시는 인조 엘이디로 인해 달빛은커녕 별들은 한 번 보기 힘들 정도로 공기층은 오염되어 있다. 이렇게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은은하게 빛나는 나무들은 내 평생 처음이다.


“아름답다······.”


한 폭의 그림을 그대로 옮겨 논 마냥 아름답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생소한 게 있다. 바로 역시 처음 착용해 보는 갑옷이 주인공이다. 내가 천사님에게 전달받고 착용하고 있는 갑옷은 은근히 외견과는 다르게 가벼우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특이한 착시 현상을 일으켰다.


오메룸이라는 지역에서 나는 특수한 광석으로 만들었다고는 했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고로 넘어간다. 서양식 검은 마치 도끼 같아서 다루기도 힘들지만, 신체는 익숙해져 있는지 손맛은 있지만 내 영혼은 그렇지 않아서 흔히 말하는 센스 같은 건 발휘하지 못 할 거 같다.


어쨌거나 잡다한 잡념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며 저택에서 출발한지 대략 3시간여가 지나는 시점이었다.


수도 랑궈르.


옵타이오 제국의 중심이자 수도의 중심 도시 이름이다.


그 남쪽으로는 르숴르, 동쪽으로는 렉궈르, 서쪽으로는 루궈르란 도시가 있다. 모두 중형 도시로 중심 도시, 그리고 북부의 도시라인까지 통합해서 황궁을 감싸고 있는 형태다. 우리는 랑궈르로 가고 있는데 황궁이 위치한 땅과 북부 도시를 랑궈르라 지칭한다. 다만, 이곳 사람들은 랑궈르에만 황궁이 있는 탓인지, 제국민들에겐 수도 하면 랑궈르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기록상으론 다른 명칭이 있지만, 옵타이오가 건국된 이후에는 쓰이지 않아서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피곤하시지 않으신가요?”


“네?”


갑자기 천사님이 말을 걸었다. 순식간에 모든 잡념들이 사라지고 오직 천사님의 목소리만이 동그란 선로에서 달리는 기차처럼 맴돌았다. 천사님은 겉모습은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쌩쌩해 보였다. 내가 피곤하다고 하면 자신이 지켜줄 기사가 되겠다고 할 정도로 여유가 넘쳐 보인다.


그건 그렇다 치고 가장 궁금한 걸 질문할 타이밍이라 느꼈다.


“안 피곤합니다. 그런데 저흰 분명 수도 안에 있던 친우의 저택에서 잠을 잤는데······ 왜 수도까지 3일을 가야 합니까?”


잠을 잤다. 얼마나 잔진 몰라도 일어는 났다. 그 사이엔 기억이 없다. 어쩌면 마법! 일 수 도 있다는 몰상식한 생각도 들었다. 천사님이 몰래 자기와 통틀어 순간 이동 마법을 사용해 이상한 곳으로 이동해 왔다던가 라는 예시.


진실은 천사님이 아신다.


‘궁금하시나 보네.’


“그대가 자는 동안 저택에 있는 건 위험한 거 같아 품에 안고서 짐을 챙긴 뒤 날개를 펴 출발지였던 여관에 머물렀습니다.”


“아하······. 그렇군요.”


마법이 아니라 몸소 고생하는 날기를 시전 해 나를 데려왔다는 사실을 들었다. 마냥 신기해하고 기뻐하기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수도 내 도시이지 않나요? 여기도. 가는 길에 또 여관이 있나요?”


“흐음. 여긴 수도 밖입니다. 한마디로 랑궈르를 감싼 도시 외곽이랄까요. 저기를 보세요.”


천사님이 가리킨 방향으로 나는 눈길을 돌렸다. 거기엔 돌다리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수도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지평선 끝에는 우뚝 선 첨탑이 작게나마 시야에 들어왔다. 평범한 상업 돌다리라고 감상을 끝냈지만 벼락 맞은 것처럼 따끔한 게 머리끝을 찔렀다.


“설마 저게 루궈르인가요? 한참 머네 ······.”


“수도를 일부로 크게 만든 이유는 일종의 대외적 속임수입니다. 수도 랑궈르엔 황궁이 있지만, 실제 황제는 그곳에 있지 않습니다. 또 황궁을 얘기하자면 루궈르에 있는 커다란 왕궁과 디자인이 비슷하게 보일 겁니다.”


그런 이야기에 나름 흥미를 느끼고 진귀하다고 2차로 느꼈다. 이 전략은 먼 옛날 중국 시황제가 전국 순행을 목적으로 마차를 타고 다닐 때 썼던 5인 마차 수법이 아니던가. 실제로 현대에서도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이동할 때 세대가 연이어 날아간다. 목숨을 잃을 확률이 33. 3%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것은 굳이 성 자체를 그렇게 만들어야 했던 건가라는 의문이다. 각 성까지의 거리 차이로 시간을 버는 게, 혹은 단순한 속임수든 지간에 적군이 전 방위로 동시에 덮친다면 어떻게 될까.


그만한 군사가 있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지만 설득력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전부 포위하지 않아도 자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과한 세금을 모으고 쏟아 부은 행위는 헛짓이 되고 제국민들은 울분을 토하고 폭발하는 마음을 폭력으로 달랠 기회만을 잡게 된다. 어쩌면 없을 수도.


왜냐하면 이미 그 시점에서 수도가 포위당하는 거 자체가 다른 전력은 소멸했다는 이야기가 되고 힘없는 수도는 굴복하고 만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보호해주는 국가가 없기 때문에 노예가 되거나 그저 죽는다.


그뿐이다.


지금 내가 탑승하고 있는 말이 밟으며 지나다니는 어린 잔디들이나 작은 돌들도 불타 없어지거나 힘없이 바스라 져버릴 것이다.


전부 나의 진부한 상상들이며 일어나지 말아야 할 미래다.


“그렇군요. 그런데 천사님. 한 가지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무엇이죠?”

“왜 제가 선택된 겁니까? 앞으로 더 어떤 세계를 여행해야 합니까?”


어쩌면 처음에 만남을 가졌을 때 물었어야 할 질문일지도 모른다. 정신이 없어서 그저 하란대로 행동 했을 뿐이었는데, 밝은 달과 별들이 찬란히 빛나는 밤하늘을 보고 있자니 이제야 심신이 안정을 되찾았음을 깨달았다.


“이제야 질문 합니까? 뭐 가르쳐 드리죠.”


천사님은 싫증난 얼굴로 고개를 틀더니 왼손을 위로 뻗어 올리고 빙글빙글 돌렸다.


“제 성력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드리죠. 우선 역사의 변화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 막지 못한다면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천사들에 의해 세계가 멸망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 우리엘이 직접 나선 것이지요.”


이번엔 오른손으로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는데 그려지는 그림이 울퉁불퉁해서 딱 솜사탕을 떠오르게 하는 색과 모양이라 공복을 자극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설명은 이어졌지만.


“애초에 에스파쉴에게 반기를 든 자는 본래 정해진 역사에선 죽었어야할 사람입니다. 그런데 버젓이 살아서, 또 역사를 바꿔놓았습니다.”


“그 말은 즉슨······.”


“예상이 가시나 보네요. 맞습니다. 맞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역사를 수정하였죠. 그 존재는 다름 아닌 이 시대의 영웅 이였던 자. 난감하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건데요.”


정말로. 영웅이라는 사람은 그런 나쁜 일을 저리를 만한 위인이 아니란 걸 현대에서까지 이어져온 그 사람만의 신념과 단어에 대한 정의구현인데 말이다. 고로 예상치 못했다. 시대를 구하고 사람들을 구원한 영웅이라는 위대한 자가 난감하게도 역사를 바꾸게 한 원인이라는 기가 막힌 이야기.


원인을 찾았다면, 원인을 숙청을 하든가 역사 자체에서 배제를 시키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굳이 몇 백 년이나 흐른 미래 시대의 나를 데려올 귀찮은 이유 따윈 없었을 텐데. 뭔가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내 의심은 끝나지 않고 다시 시작되었다.


다른 목적이란.


영웅을 배제하는 게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현대의 나를 강제 계약으로 중세로 데려온 것일 테다. 따라서 나는 적어도 역사가 안정이 될 때 까지 천사님과 동행할게 분명했다.


그럼 여기서 질문이다.


“영웅과 황제, 누구를 처치해야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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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4] - 라지누아 로게차카 - +1 16.04.06 251 4 8쪽
27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3] - 라지누아 성 - +1 16.04.05 219 4 7쪽
26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2] +1 16.04.05 203 3 8쪽
25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1] - 가엘 미스란 누구인가 - +1 16.04.04 301 4 7쪽
24 잠시 들러가는 오스카 이야기[2] +1 16.04.04 227 4 8쪽
23 잠시 들러 가는 오스카 이야기[1] +1 16.04.02 279 4 11쪽
22 살바토르 이야기[6] - 꿈 - +1 16.04.02 290 3 7쪽
21 살바토르 이야기[5] - 기묘했다 - +1 16.03.31 272 5 8쪽
20 살바토르 이야기[4] - 폭성신화 - +1 16.03.30 259 4 8쪽
19 살바토르 이야기[3] - 그들이 나타나다 - +1 16.03.30 270 5 8쪽
18 살바토르 이야기[2] - 그는 신세대다. - +1 16.03.29 283 4 7쪽
17 살바토르 이야기[1] - 붉은 머리 기사 - +1 16.03.28 327 5 9쪽
16 제국의 일[4] - 오스카의 분노 - +1 16.03.27 288 5 8쪽
15 제국의 일[3] - 술집 - +3 16.03.23 266 5 7쪽
14 제국의 일[2] - 입성 - +1 16.03.23 352 4 8쪽
13 제국의 일[1] - 마을 순찰 - +1 16.03.22 342 5 9쪽
12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3] - 결심 과 구 영웅 - +1 16.03.21 356 4 9쪽
11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2] - 이혼의 기사 티베리우스 - +1 16.03.19 330 6 8쪽
10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1] - 습격 - +1 16.03.18 390 5 7쪽
9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5] +1 16.03.18 486 7 16쪽
8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4] +1 16.03.18 431 5 8쪽
7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3] +3 16.03.17 611 5 8쪽
6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2] +1 16.03.17 765 7 10쪽
»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1] +1 16.03.16 1,067 9 8쪽
4 그때로 태어나다[4] - 결심 - +2 16.03.15 1,353 9 9쪽
3 그때로 태어나다[3] -현자 에드 - +3 16.03.15 2,105 18 11쪽
2 그때로 태어나다[2] ㅡ첫 번째 세계ㅡ +1 16.03.15 3,159 27 10쪽
1 그때로 태어나다[1] +9 16.03.15 4,113 3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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