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421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작성
16.03.15 22:19
조회
2,104
추천
18
글자
11쪽

그때로 태어나다[3] -현자 에드 -

DUMMY

“과연 평범한 자는 아니구려. 내 예시, 아니 신이 만든 운명마저도 거스르는 기구한 영혼. 그대는 혁명의 인물이오.”


“필요한 대화는 끝냈다. 죽기 싫다면 그대는 옵타이오를 떠나든가, 로살리오 변방에서 조용히 살아라. 한 번 더 예언에 대해 이야기 했다간 내 검이 그대의 혀를 용서치 않으리라. 엘리나.”


“예.”


미리 준비해 놓은 음식과 옷가지가 든 상자를 엘리나가 말에서 내려 현자에게 건네려고 상자를 들어올렸다. 현자는 그 행동에 갸우뚱거리며 모른 척 한다.


“이미 알고 있었을 텐데?”


“미래는 지금 바뀌었다. 옵타이오는 이 대륙의 왕, 전 대륙을 집어 삼키리라.”


“그건 저주 받은 소리다.”


현자······ 라곤 하지만 못미더운 분위기를 지녔다. 검이 요동치고 갑옷이 울부짖는다. 노인의 몸 안에 있는 농도 짙은 성력에 반응해서 일 것이다.


이 자의 말에 놀아나 전쟁을 바라는가. 나는. 저절로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검 손잡이를 꽉 쥐고 있으니 망가질 거 같은 생각이 들어 힘을 풀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는 어떻게 될 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주군. 강에 뭐가 있습니까?”


“음? 현자 에드가······.”


보이지 않는다. 언제부터 우리 앞에서 사라진 거지? 아니, 우리라는 호칭은 맞지 않는다. 엘리나가 상자를 든 채 강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은 내 시선은 줄곧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거다.


하지만 현자 에드를 도중에 만나 대화를 했다. 에드의 위치는 이곳, 내 시선이 보는 곳. 그러나 엘리나에겐 그저 오, 아 강이 흐르는 정경뿐 이였다고 할 수 있다. 현자이면서 신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군께서 갑자기 멈추시더니 강을 10분 째 바라보며 혼잣말을 하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아니다. 가던 길을 계속 가지. 산 중턱까지 가깝지는 않으니 서두르자.”


“알겠습니다.”


현자 에드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 턱이 없다. 최소한 그자는 이 상황을 나쁘지 않게 보고 있을 거는 깊이 생각 안 해도 알거 같았다.




“이거······ 상당히 무거운데요? 이런 무거운 걸입고 싸운다니······ 중세 시대에 대해 잘못알고 있었네. 그보다 절 왜 따라오시는 거죠?”


“그대가 소유한 지식이 없다는 건 잘 알고 있기에 특별히 이번만큼은 동행해주는 겁니다.”


“그건 이미 세 번이나 말씀하셨는데······.”


라는 무의미한 대화를 나누며 가고 있었다. 나는 지금 천사라는 성격 호탕한 분 과 엄청나게 무거운 중세 갑옷이지만 조금 특별하게 보이는 갑옷을 입고서 화려하게 치장된 말을 타고 목적지를 향해 이동중이였다. 목적지는 근처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는 뿌리 모를 소문만 무성한 현자 에드의 집이다.


에드를 생포하라는 상위귀족의 명령이 있어서였다. 나의 정체는 알다시피 다른 인간의 몸에 영혼이 깃든 어정쩡한 상태의 인간이다. 육체의 주인은 매사에 부정적인 인간 이였는지 간혹 불같은 성격으로 변할 때 가 종종 있다.


그럴 때 마다 참 난감하다.


나와는 대비되지만 아무쪼록 행동력과 발언권의 우선권은 나에게 있다고 천사님이 이야기 해주었다.


천사님은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미소를 지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모른 채 보면 국왕 몰래 성에서 나와 산책하는 말괄량이 아가씨인줄 착각할 것이다. 다만 멋지고 아름다운 얼굴과 안 어울리게 갑옷을 장착하고 있다.


책에서 나오는 어여쁜 아가씨들은 전부 드레스를 입고 살랑살랑 하던데 말이다.


“잊지 말도록. 그대는 죽어서는 안 되니 알아서 처신하십시오.”


“잘 알고 있습니다. 안 그럼 저 죽는다고 그러셨잖아요.”


“그야 당연하죠.”


얼굴과 신체 모두 미래이자 현실의 모습 그대로인데 그 존재는 과거 이 육체의 주인이라는 걸 잊지 않았다. 과거의 나는 살아있지 않지만 혹여나 시공간에 복수체가 생겨버린다면 일이 귀찮아진다면서 다른 이의 몸에 내 영혼을 잠시 집어넣었다고 한다.


즉 이 몸이 죽는다면 나는 두 번 다시 다른 세계로 환생이나 회귀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상한 건 그런 나를 남들이 알아봐준다.


앞서 출발하기 직전, 내가 주거하는 작은 집 - 귀족의 저택에 있던 하녀들이 배웅하러 나왔었다. 이걸로 보았을 때 나는 이 육체의 주인과 제법 비슷한 외모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혹은 천사님의 묘한 능력으로 눈을 착각하게 만들었다거나.


“그런데 왜 이곳으로 보내신 건가요.”


앞서가던 천사가 고개를 돌리며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내 인생 여자 친구를 만들어 본 지 어연 9년, 아름다운 여자와 길게 눈을 마주치고, 또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깃도 는데 그 분위기는 심장을 자극하는데 충분했다.


“두근거리네요.”


“네?”


헛소리에 천사님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인간을 유혹하다니······ 그게 허용 되는 건가.


“뭔진 몰라도 그대는 현재에서 죽을 목숨입니다. 하지만 거래를 하게 되었죠. 저는 그대에게 기회를 주고 그대는 저에게 대가를 주시면 됩니다.”


지금은 과거로 와서 무거운 갑옷을 입고 말을 타고 멍하니 랑궈르 내를 거닐고 있지만, 현재에서의 나는 땅으로 추락해 죽는다. 생각하기 싫어도 현재로 가는 순간 죽는다.


피할 수 없는 필연, 혹은 운명이라는 거겟지.


“목적 따윈 없습니다. 자 나왔어요. 현자 에드의 거처로 예상되는 집에.”


천사님의 시선에 따라 내 시선도 마냥 쫒아갔다. 현자라는 노인이 사는 집은 평범한 나무와 돌로 만든 집이였다. 과거 제국의 제국민 집들은 기본적인 나무, 흙, 돌과 같은 재료들로 집을 지었다. 하지만 현자의 집은 허름한 것이 안 어울리게 주변 집들과는 완전히 매치가 안됐다.


“과연 현자? 아니면 그저 버려진 민가······.”


“그러네요. 이 집에는 아무도 안 사네요.”


천사님은 집을 한번 훑어보더니 말 머리를 시크하게 돌렸다. 볼일은 사라졌고 지령은 완수했다. 직접 내부를 확인하지 않고도 그 안을 투시해서 확인을 한 거라 생각한 나는 새삼 천사님의 능력에 놀라움을 박수로 표현했다. 인간이 아닌 존재. 신과 가까운 존재를 나는 조금 얕보고 있었단 걸 깨달았다.


겉모습은 저렇게 행동해도 본질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무서운 존재다.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나를 돌아보았다. 막상 저런 온화한 기운을 내뿜는 천사님을 보면 마음이 안정된다. 무엇이 진실일가.


나도 고삐를 쥐었다.


친우의 저택이라고 소개 받은 저택으로 돌아온 우리는 쓸데없는 무장을 해제하고 침실로 곧장 들어갔다. 사치스럽고 호화스러운 여분의 침실을 보니 왠지 내 방을 보는 거 같았다.


필요도 없고 값어치도 없는 푸른 색 장검이 있는가 하면, 태양 모형이 허공에 있고 그 아래 시침의 그림자로 시간을 재는 태양 그림자 시계가 유독 눈에 띄었다.


명칭은 잘 몰라서 그냥 그렇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었다. 그리고 과거제일 의심이 가는 물건은 내 눈이 다른 곳으로 가지 못 하게하는 요상한 매력을 지닌, 침대 위에 놓여 있는 옷이다. 가운이라고 해야 정확한 명칭 같다. 더 떠올려 보려는 때에 누군가 문을 두들기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후작님. 식사를 대령하겠습니다.”


중세시대에선 침실 안에서 식사를 하는 게 기본상식인가 라고, 아니면 이 몸의 주인이 그렇게 먹는 게 취향인건지 모르겠다. 지금은 밥을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천사의 목적을 생각해봐야 했다. 없다고 했지만 죽을 사람을 무슨 이유로 과거로 데려올까 하는 혼란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아 현기증이 난다.


나머진 진짜 내 저택으로 돌아간 뒤다.


“나중에.”




어두 적적한 벨리나 변방 외딴 산.


그 중간에 멀리서 봐도 아른거리는 조그마한 붉은 점이 커지지도 줄어들지도 않는 채 타오르고 있었다. 정성을 다해 패둔 장작을 시간마다 넣으면서 불의 기세를 유지시키고 있는 엘리나는 하품을 하며 애꿎은 장작만 툭툭 치고 있었다.


“면목 없습니다. 주군.”


“괜찮다고 말했다. 엘리나. 엄연한 내 판단 착오다. 이 산이 이렇게 높을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 게다가······ 길도 없으니 개척하느라 시간을 너무 소비했다.”


오스카 사무엘과 엘리나는 현자 에드를 만나러 가기 위해 선택한 장소는 소문에 의한 벨리나 변방 제국선 부근 산 중턱 목조 건물이다. 원래는 낮에 갔다가 초저녁쯤에 돌아온 뒤 국정 논의를 거쳐 수도에 결론을 보내려고 했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것은 산까지의 거리가 이미 예측 거리를 벗어났을 뿐더러 산의 높이 또한 해발 700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산 이였다.


중심지에서도 한참을 벗어난 로살리스 전 왕국 영토에서도 동남 부근 벨리나 변방 제국선 근처 산이라는 특수한 조건 때문에 개척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


지금은 로살리스 - 벨리나 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다. 길도 없는 이 큰 산을 오스카 사무엘은 앞장서서 걸으며 길을 개척해 나갔었다. 덕분에 중턱에 오르지도 못하고 해는 저물어 결국엔 야영을 택하고 마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추위가 몰려오고 몸의 온도는 급격히 내려가기 시작하여 당장 모닥불을 피웠다.


“이 부근엔 사람은 없지만 동물은 있을 거다. 교대로 잠을 청하자꾸나. 내가 먼저 보초를 슬 테니 자거라.”


“바닥에 놔뒀던 검을 집어 들며 일어서는 오스카를 휘둥그레진 두 눈을 그대로 마주보며 말했다.


“주군! 그건 아니 됩니다. 종자로서 저는 주군에게 폐를······.”


엘리나는 부들부들 떨며 다음 말은 어떤 말을 해야 주군이 포기하고 알았다는 사인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런 일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엘리나는 얼굴을 붉히며 대처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난감해 했던 적을 떠올리며 화를 내면서도 머리를 냉정히 시켰다.


그리고 이번에도, 오스카는 주종관계를 무시한 채 그녀를 인간으로서 대해주었다. 반대로 엘리나는 규율에 대해 노예로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숙지하고 있기에 서로 다른 입장 관계를 명확하게 할 이유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럴 때 마다 오스카는 이런 말을 했다.


“그럼 주군의 명을 받들어라. 자라.”


강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이야말로 주군으로서의 카리스마, 정복적 우월감을 바탕으로 명령을 내리면 된다. 지금의 시키는 상위자가 하위자를 마음대로 누리는 시대.


절대적이면서 쌍무적 계약에 의한 신뢰뿐이다. 엘리나는 항상 하는 한숨과 함께 조바심 나는 마음으로 천천히 머리를 바닥에 눕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콘베르토-converto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4] - 라지누아 로게차카 - +1 16.04.06 251 4 8쪽
27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3] - 라지누아 성 - +1 16.04.05 219 4 7쪽
26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2] +1 16.04.05 203 3 8쪽
25 시련을 겪어야 얻는게 있다.[1] - 가엘 미스란 누구인가 - +1 16.04.04 301 4 7쪽
24 잠시 들러가는 오스카 이야기[2] +1 16.04.04 227 4 8쪽
23 잠시 들러 가는 오스카 이야기[1] +1 16.04.02 279 4 11쪽
22 살바토르 이야기[6] - 꿈 - +1 16.04.02 290 3 7쪽
21 살바토르 이야기[5] - 기묘했다 - +1 16.03.31 272 5 8쪽
20 살바토르 이야기[4] - 폭성신화 - +1 16.03.30 259 4 8쪽
19 살바토르 이야기[3] - 그들이 나타나다 - +1 16.03.30 270 5 8쪽
18 살바토르 이야기[2] - 그는 신세대다. - +1 16.03.29 283 4 7쪽
17 살바토르 이야기[1] - 붉은 머리 기사 - +1 16.03.28 327 5 9쪽
16 제국의 일[4] - 오스카의 분노 - +1 16.03.27 288 5 8쪽
15 제국의 일[3] - 술집 - +3 16.03.23 266 5 7쪽
14 제국의 일[2] - 입성 - +1 16.03.23 352 4 8쪽
13 제국의 일[1] - 마을 순찰 - +1 16.03.22 342 5 9쪽
12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3] - 결심 과 구 영웅 - +1 16.03.21 356 4 9쪽
11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2] - 이혼의 기사 티베리우스 - +1 16.03.19 330 6 8쪽
10 과거를 바꾸려는 노력[1] - 습격 - +1 16.03.18 390 5 7쪽
9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5] +1 16.03.18 486 7 16쪽
8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4] +1 16.03.18 431 5 8쪽
7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3] +3 16.03.17 611 5 8쪽
6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2] +1 16.03.17 765 7 10쪽
5 잔잔한 파도, 거센 바람[1] +1 16.03.16 1,066 9 8쪽
4 그때로 태어나다[4] - 결심 - +2 16.03.15 1,353 9 9쪽
» 그때로 태어나다[3] -현자 에드 - +3 16.03.15 2,105 18 11쪽
2 그때로 태어나다[2] ㅡ첫 번째 세계ㅡ +1 16.03.15 3,159 27 10쪽
1 그때로 태어나다[1] +9 16.03.15 4,113 32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