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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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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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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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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글자수 :
479,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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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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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갈등의 시발점[7] 레라지에vs우리엘

DUMMY

꽃은 이목을 끌만큼 아름다우나······ 곧 고개를 꺾고 기품의 상징을 곁에 떠나보낸다. 시들시들해져가는 녀석을 보는 심정은 그 어떤 희생보다 값진 일이다. 자신은 모르겠지. 그거 후손을 남기고 싶어 꽃을 만개하고 수술을 생성해내어 벌들에게 등가교환을 시키고 끝내 죽음을 맞이하는 그대여.


그럼 꽃만이 죽음에 다가가는가? 아니다. 그것은 바위도, 나무도, 인간도 거스를 수 없는 인과다. 주신교국의 사死가 3장 4진殄에 적힌 한 문장이 있다.


‘세계를 창조한 주신 하메리움은 인간을 사랑하시나 그에 따른 조건이 있다. 세계를 창조한 것은 주신 하메리움이지만 인간을 창조한 신은 전쟁의 신이자 적신 아카리움이다.’ 라고. 단순 한 문장이며 신을 소개하는 문구다.


주신교국은 한 남자에 의해 태어났고 성장하고 어느새 제국을 집어 삼킬 정도로 미쳐버린 광신이 깃들어 멸망했다. 허나, 그것이 오히려 성장에 도움을 준 격이다. 천설란데가 파악하고 재해석한 그 문장은 사실 이걸 뜻했다.


‘세계를 창조한 건 주신 하메리움. 인간을 창조한 건 적신 아카리움. 그리고 미지의 신 주카리움. 각자 관장하는 영역이 있으며 항상 비극을 불러오고 갈등을 초래하는 건 사실 하메리움이다. 그러한 이유? 그도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사랑하는 두 명의 신. 남겨진 한 명의 신. 서로가 갈등하는 삼각 구도가 형성되었다.’


“어느 한 곳이라도 최상을 이룬다면 신의 힘을 가진다!! 그게 천설란데가 주신교국을 예찬하는 이유다!!”


라고 외쳐봤자 누구에 귀에도 닿지 않았다.




“죽으면 그만? 어디 나머지 말도 더 해보시지?”


흙먼지가 자욱했지만 티베리우스는 모든 걸 간파한 듯이 멸신의 창을 자신의 품 쪽으로 끌어 당겼다가 검은 아우라가 창에 달라붙어 아지랑이를 형성했을 때 사악한 미소는 덤, 하단에서부터 상단까지 부드럽게 먼지를 베어내었다.


그때와 똑같았다. 심지어 공격 반경까지. 게다가 살기를 품어버린 검은 폭성신화는 하라탄 공국의 성벽 높이 따위는 간단히 씹어 먹을 정도로 커지고 남자의 사지를 절반으로 갈라놓았다. 대지를 갈라버리고 거주 지역마저 반듯이 베어버린 여파는 쉽게 가라않지 않을 것이고 그러지 않았다.


본 성에서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어찌나 큰지 거주 지역에서 한 참 떨어져 있는 우리엘이 서있는 곳 까지 미약하지만 너무나 잘 들렸다. 필시 몇 백 명은 몸이 반으로 갈라져 버린 남자와 비슷한 죽음으로 세상을 떠나거나 팔 다리가 잘리는 큰 중상을 입었을 게 뻔했다.


아니, 이미 벌어진 일을 우리엘이 신경 쓰진 않는다. 과거로 돌아와 역사를 바꾸는 방법을 사용해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한 번의 시간 축을 소모했고 재차 동일한 시간 축으로 돌아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티베리우스를 데리고 중세에 온 것은 최후의 작전이다. 다시 한 번 도전이 안 된다는 이유 덕분에.


다급히 티베리우스의 전신을 눈으로 관통해 확인했다. 하얀 기운이 아닌 검은 기운을 이끌어낸 티베리우스는 이윽고 전신에서 검은 기운이 바이러스처럼 맴돌다 창에 이끌려 나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성력이 압박에 실패해서 폭주하는 거구나. 신의 성력을 부술 만큼 더럽고 강한 건······ 레라지에뿐. 정신을 지배하게 둘 순 없어.”


즉시 자세를 취한다. 우리엘의 성력을 일종의 무기의 모습으로 형상화 시켜 성력의 발생 근원지인 단전을 찔러 짧은 시간 봉인을 시킬 생각이었다. 그리하여 일전에 시도했던 성력 주입보다 질기고 많은 양의 성력을 주입하기 위해서였다. 검은 불꽃이 우리엘 앞에 나타나 화살의 모습으로 변했다.


“어이 우리엘. 나보다 약한 천사가 악마를 짓누를 수 있을 거 같아? 자만하지 마라!!”


번개처럼 순식간에 나타나 천둥처럼 창으로 심장을 찌르려는 티베리우스를 지배한 레라지에의 공격이 화살을 부수고 닿기 직전이었다. 레라지에는 두개골에 느껴지는 위협을 감지하고 창의 방향을 돌려 바닥을 쓸어버리고 얼굴을 뒤로 눕히며 피했다.


흙덩이에 얼떨결에 쓸려간 단검은 바닥에 나뒹굴었다. 레라지에는 자신을 위협의 경지까지 몰아 놓았던 단검을 쳐다보고 보는 것만으로도 형태를 부셔버렸다.


“네년이냐. 날 위협한 존재가. 그저 인간이군.”


“하? 그 말투는 뭐야. 닥쳐. 죽여 버릴 거니까.”


레라지에는 단검을 던진, 정확히는 성력을 품은 단검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두개골 속 급소 부분을 노린 투척을 보고 적개심을 우리엘 쪽에서 여성으로 바꾸었다. 같은 신급의 우리엘을 우려해야 하긴 하나 아무쪼록 공격 방식이라든지 범위라든지 지식에 박혀있는 한해선 손바닥 안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따라서 새로운 적을 보다 우선적으로 악으로서 인식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레라지에는 뛰어난 두뇌와 전략을 구사하는 지략가 겸 귀족 악마다. 그러나 티베리우스의 영향으로 자유스런 성격이 첨부됐는지 이성보다는 본능적으로 움직이려고 했다.


“우리엘! 지난번에 날 억눌렀지만 이번만은 안 될거다.”


“눈 돌리지 마라! 상대는 나라고!”


죽은 남자의 동료로 보이는 여성은 장검을 뽑아 성력을 불어넣고 무작정 달려들었다. 리치가 긴 창을 상대하는 법을 익힌 걸 알 수 있었지만, 지략가 레라지에가 아무리 본능적으로 발을 움직이고 팔을 휘둘러도 고작 인간의 공격 패턴 따위를 모를 리가 없었다.


오히려 상대가 파고들기를 기다렸다가 왼 손에 검은 악력을 일으켰다. 검과 주먹의 싸움? 천설란데 문장이 그려진 왼쪽 눈가가 움찔거렸다. 이대로 손을 반으로 쪼개도 적이니까 상관없다. 아니다. 일단 완만하게 살리고 정보를 캐낸 뒤, 잔인하게 죽이자의 의견이 분분했다. 저깟 눈속임 따윈 베어주겠어.


“그 눈동자. 기고만장한걸 보니 베려고?”


그녀의 힘이 실린 검격은 일절 흔들림이 없었으나, 레라지에의 속삭임에 한 순간 심장이 반응했다. 그걸로 패배. 전투의 승패는 힘이 좌지우지하는 세계다. 악력이 미약해진 성력을 분쇄시키고 가슴팍을 꿰뚫었다.


“크하하하! 고작 인간이라고! 너는 랜서와 적으로 싸워본 적도 없냐? 가까이 가서 사정거리를 압박하면 승리라고? 애도 안 속는 전략이다! 성력 사용자라서 기대했는데 판단부터가.”


“닥쳐!”


말을 했다. 가슴을 건틀릿을 낀 팔에 관통을 당했음에도 기어이 목을 조여 대며 처절한 음성을 꺼냈다. 그리고 꿈틀거리던 손가락들이 최후의 성력으로 감싸이며 팔뚝을 모으며 레라지에의 팔을 꽈악 붙잡았다.


시험 차 잡아당겨본 레라지에는 잘 빠지지 않는 걸 느끼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뭐하는······.”


순간 창을 들고 있던 오른 손에 무게감이 사라진 걸 깨닫고 고개를 돌렸을 때, 우리엘의 왼 손이 자신의 오른 손을 붙잡고 있는 걸 보았다. 그대로 검은 불꽃이 일어나 손바닥을 뚫고 땅 속까지 파고 들어가 격하게 흔들거리더니 사슬의 형태로 바뀌었다.


“우리엘!!! 인간을 희생시켜 날 제압할 생각이냐? 그러고도 천사냐? 악마보다······.”


“닥쳐라 악마······ 내 희생, 내 영혼을······ 써주세요 천사······.”


레라지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외관은 바뀌지 않아 티베리우스가 짜증을 내는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레라지에는 일그리며 빠져나갈 궁리를 했다. 그러나 비책을 떠올리는 것마저도 우리엘은 허락하지 않았다.


“그녀의 영혼을 써서 내 힘을 증폭시키겠습니다. 레라지에. 당신은 더 깊은 동면에 빠지세요.”


우리엘이 손가락을 구부지게 펴서 레라지에의 갑옷 위 단전 부근에 손을 대었다.


“내 성력이 악력보다 약할지언정 희생에 따른 영혼을 무기로.”


눈동자가 일렁이더니 불꽃으로 바뀌었다.

“한 없이 악한 악마에게 자애로운 영혼을.”


우리엘의 등 뒤에서 드레스의 일부가 불꽃으로 변화하며 길어지더니 검은 불꽃의 날개가 되었다.


“죽어 마땅한 악마에게 봉인을!”


레라지에의 시선이 뒤로 향했다. 인간의 몸으론 뒤까지 돌아가진 않지만 밝게 빛나는 마법진에 기시감을 느끼고 우리엘이 지금부터 무엇을 하려는지 파악했다.


“limitazione. 바티칸 성자 나부랭이들이 만든 퇴마술이잖아. 천상의 존재답구만. 날 봉인하시겠다! 뭐 어디 맘대로 해봐. 이번 싸움은 졌지만 다음은 어떨지 모르잖아? 낄낄.”


비열하게 웃어대는 레라지에는 몸 주위로 일렁이는 악력이 서서히 약해져 가는 게 눈에 훤히 들어났다. 줄어드는 힘 앞에서 레라지에는 정신이 아찔해지는 걸 끝으로 우리엘이 만든 힘의 감옥 안에 수감되었다.


의식을 잃은 티베리우스의 몸뚱아리는 무릎부터 차례로 굽히며 쓰러지는 걸 우리엘이 두 손으로 품을 껴안으며 멈춰 세웠다.


“수고했어요 티베리우스. 그리고 당신도요.”


날개가 사그라지고 눈동자가 형태가 갖춰지며 피부가 하얗게 바래지는 시체를 보고 말했다. 고통을 억누르고 운명을 다할 때 까지 절대로 놓지 않고 있던 두 팔을 우리엘은 천천히 떼어주었다.


작가의말

오늘 분량은 여기까지. 애매하게 길어짐으로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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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눈 뜨고 보아라, 붉은 기사의 진격을[7] 16.07.19 99 2 9쪽
83 눈 뜨고 보아라, 붉은 기사의 진격을[6] 진정한 꿈/책임을 쥔 사령관 16.07.18 146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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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눈 뜨로 보아라, 붉은 기사의 진격을[4] 격돌하는 신념[1] 16.07.16 11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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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눈 뜨고 보아라, 붉은 기사의 진격을[2] - 붉은 기사의 기사도 16.07.15 151 2 12쪽
78 눈 뜨고 보아라. 붉은 기사의 진격을[1] 16.07.14 223 2 11쪽
77 갈등의 시발점[8] 16.07.13 75 2 7쪽
» 갈등의 시발점[7] 레라지에vs우리엘 16.07.12 90 2 10쪽
75 갈등의 시발점[6] 16.07.12 80 2 11쪽
74 갈등의 시발점[5] 천설란데 16.07.11 100 2 12쪽
73 갈등의 시발점[4] - 격돌 직전! 혼란의 땅 16.07.11 113 2 13쪽
72 갈등의 시발점[3] 16.07.05 109 2 8쪽
71 갈등의 시발점[2] 테레오 네크로비오시스와 무법자 16.07.04 125 2 12쪽
70 갈등의 시발점[1] - 16.07.02 108 2 10쪽
69 나는 마녀다[7] 16.06.30 80 2 8쪽
68 나는 마녀다[6] 깨어난 괴물 16.06.23 159 1 10쪽
67 나는 마녀다[5] - 해골 가면의 진가[2] - 16.06.21 85 2 13쪽
66 나는 마녀다[4] - 해골 가면의 진가[1] 16.06.15 100 1 10쪽
65 나는 마녀다[3] - 티베리우스를 좇는 가면의 남자 16.06.12 172 2 11쪽
64 나는 마녀다[2] - 하라탄 공국으로의 여행 16.06.11 165 2 10쪽
63 나는 마녀다[1] - 꽃은 아름답다. +2 16.06.10 166 2 11쪽
62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9] - 슬픈 우정의 끈 - 16.06.02 198 3 9쪽
61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8] -인디라 바레타- 16.05.30 154 2 7쪽
60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7] 16.05.28 174 2 9쪽
59 다음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6] +4 16.05.25 201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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