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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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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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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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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글자수 :
479,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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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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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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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갈등의 시발점[6]

DUMMY

이른 오후 붉은 로브를 뒤집어 쓴 한 사람이 종종걸음으로 소리를 발생시키지 않고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여러 방들을 창을 통해 기웃거리거나 이참에 확 열어버리면서 샅샅이 살피고 있었다.


천설란데의 규율은 절대 중요한 정보를 아군에게조차 발설하지 않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감추기 스킬이 있다. 오늘 자 회의가 있고 소집을 위해 성으로 모이면 각자 회의 주최자가 뿌려놓은 힌트들을 수거해 위치를 찾아 가는 특이한 방법으로 모인다.


라고 해도 천설란데라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그간의 경험적 힌트라서 혹시 모를 방해자만 없다면 보고 찾아갈 수 있다. 개수는 회의 참석에 필요한 인원들만큼 준비되어 있고 찾는 자 또한 인원을 넘지 않는다.


개인적인 활동이 주 무대 시스템으로 변화한 천설란데이나 애초부터 조직적으로 매우 단합력이 높고 인간 네크워트가 풍성하게 커진 만큼 잘 돌아가기 때문에 차질은 생기지 않는다. 종종걸음으로 정처 없이 떠돌며 각 방들을 열어보는 행위에 대해서 이렇게 말 할 수 있다.


“초대 받지 못한 자.”


명료하다. 그저 그런 이유만으로 그는 회의 장소를 모르는 것이고 찾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독 한 건물을 고르고 고생하는 이유는 부동적인 회의 장소를 나타내는 일침이기도 한다. 티치니아 성은 매우 넓고 상업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갖가지 다양한 즐길 거리가 발달한 하라탄 공국과는 다르게 군사도를 재정비하여 특정 구역으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대부분의 상업 상인들도 공국으로 강제 이동 되었고, 티치니아 성에 남은 건 소수의 거주주민들과 대다수의 병사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작은 시장 2개뿐이었다.


하라탄 공국 무기창고에 있던 물자들과 관련 물품들도 전부 티치니아에 옮겨 절반 이상의 영토는 창고로 쓰이는 신세이다. 그래서인지 귀족들이나 간부급 병사들은 카이산 아르텔이 있는 에이다이 성에 산다.


티니아 성을 통과해 하라탄 공국으로 진입할 순 있지만 에이다이나 티치니아 성으로 입성 하려면 반드시 정문을 통과해야 한다. 과거 통치자 후안 가의 형제도 우수한 정치가였지만 자기주장이 강하고 황제가 추친 하려던 연결 다리 계획도 민심의 우화를 동조하는데 실패, 미약한 발달을 초래했다.


그에 비하면 현재의 티치니아는 잘 발달된 성이다. 군사적이라는 특수한 목적을 지닌 건 아쉬운 부분이나, 하라탄 공국에 건설된 민간 단지는 모자란 문제점을 보완해주었다. 그 중에서도 벚꽃이 활짝 펴 바람을 타고 춤추는 아름다운 장면 속 나들이를 나온 다람쥐 부부의 걷기와 같은 평온함이 감도는 장소 - 시장.


천설란데와 비슷한 무력 집단이 활개를 치기엔 유일하게 어울리지 않는 무대다. 도적 길드처럼 너저분한 것들이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세력을 성장시킬 수는 없을 테고 아울러 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애당초 도적 따위가 티치니아 성에서 숨을 쉴 수 있을 거란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주민이 곧 병사다. 도적에겐 곧 전부가 적이다. 티치니아는 에이다이에 병합되기 이전에 한 왕국으로서 왕국민을 다스리고 왕가의 자손이 운영하던 성이다. 어치리트의 속국이 되고 후안 가가 성주로서 통치를 시작하고 나서 사람들은 어치리트를 부정했다. 개인의 의식이 높다 보니 치안율은 높고 범죄율은 낮으며 오로지 대항하자는 힘을 모으기만 했었다.


30년이란 긴 시간이 투자된 만큼 많이 나아졌지만 당시엔 시장이 합일접이였다. 그러다보니 시장을 중심으로 상권과 거주지역이 발달했으며 천설란데는 이를 조사한 뒤 두 개의 시장 중 한 곳에서 건물을 세우고 상인들을 설득해 같이 쓸 수 있는 공공의 의미를 두었다.


다른 의미론 민간인을 몰래 이용하여 정체를 숨기려는 계략이지만 통상적으로 보자면 서로가 윈윈인 관계가 되는 것이다.


총 5층에 방이 층 당 5개가 있는 큰 규모 안에서 회의 장소를 일일이 찾기란 쉽지 않았다. 간혹 문을 열었을 때.


“잘못 찾아왔군요? 죄송합니다.”

란 말을 10번도 넘게 해야 빠져나온다. 또 잘못된 선택 때문에 사과를 했다. 3층까지 올라오면서 아직까지 사람의 인적이 들지 않은 방도 있었으나 다른 지역에 일을 하러 갔는지 차갑게 식은 빈 방이 8개나 있었고 다정한 기분이 물씬 풍기는 사람이 있던 방, 방금 전 문 안에서 젊은 여자 3명이 작업을 하려는 건지 작업복으로 갈아입는 장면을 포착했다.

그렇지 않아도 들키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 아래 움직이는 이들이 정규복을 입고 가리기용으로 로브까지 하나 더 걸쳤거늘 이런 사단이 나고야 만 것이다. 완전히 수상한 사람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급히 사과하고 빠져나왔지만 얼마 안 있어 지역의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공문이 올라온다거나, 건물 안에 이상한 놈이 어물쩍거린다는 소문이 날 가능성이 있었다. 남자가 아니라 젊은 여자라면 특히나 위협을 받았을 경우 과거 전적을 통달하자면 그럴싸한 이야기다.


게다가 얼굴을 공개했다 해도 이 사람을 알아보진 못했을 것이다. 일부 천설란데는 주변 파악이나 건물 소유를 주장하기 위해 일부로 얼굴을 공개해 정치질을 하고 있다는 비즈니스 상 가리지 않고 있으나, 순위가 높은 사람에 한해서다.


‘나 같은 말단이······.’


얼굴을 봐 봤자지. 혼잣말로 궁시렁 거리며 투덜대봤자 급한 건 뒤처리가 아니라 당장 회의실을 찾는 게 급한 일이였다.


3층까지 전부 확인을 마치고 뒤이어 4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왼쪽 끝 계단으로 향했다. 한숨을 쉬어가며 천설란데의 구조 시스템을 복잡하게 해놨는지 떨떠름한 비판 시늉을 작게 표현했다. 그것에 대해서 비난할 여지는 없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개인 활동으로, 거기에 쓸데없이 디테일하고 복잡하게 구조를 변경시켰는지는 이미 과거의 사건이다. 언급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기에 누구도 발언하지 않는 것이다. 가끔 혼자 욕할 때 도 있지만 적어도 비난은 하지는 않는다.


정규복에 달린 마크, 손가락으로 허공에 그리며 떠올렸다. 하는 일은 그리 나쁜 일도 아니고 방법이 잔인한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무분별한 타겟팅도 아니며 정화라는 청소 목적은 변함없다. 제국을 보다 백으로 만드는 게 사명으로 삼는 천설란데는 그 누구도 아닌 천설란데가 자체가 정의가 된다.


그만큼 적이 많다고 생각한 천설란데들은 회의 시스템조차 누구나 쉽게 들어올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범위 안에 팀이 있다 해도. 방을 찾는데 한 세월이고 이 밖에도 난감한 일들이 자주는 아니더라도 일어나긴 한다.


그때마다 새로운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 착오가 생기고 일이 틀어질 확률은 점점 높아져 간다. 지금도 어느 방에서 회의 중인 선배들에게 말해야 한다는 책임을 떠안은 그는 심장이 초초해져만 가며 식은땀이 굵은 빗방울 떨어뜨리는 소나기처럼 줄줄 흘렀다.


“이봐, 신분을 밝혀라.”


4층 초 입구. 3층을 전부 돌아보고서 허탕을 친 그는 계단을 통해 막 올라온 참이었다.


“4층은 일반인 출입 금지 구역이다. 썩 돌아가.”


험상궂은 얼굴을 용감무쌍히 들어낸 사내가 서있었다. 사내의 얼굴을 그는 알고 있었다. 자주 보던 얼굴이었고 잘 지내자며 밥 한 끼를 거하게 지불한 사내였다. 로브를 걸치고 있어 얼굴과 정규복 상의가 가려져 로브를 눈치 챘지만 상식 상 질문한 것이다.


“접니다. 천설란데 17.”


천설란데에선 숫자는 강함이 아니다. 17이란 숫자는 실력과는 상관없이 이름 대신, 즉 기사가 된 순번을 말하는 거다. 막내라는 걸 잊지 않는다면 17번이 마지막 번호. 사내, 천설란데 13은 말했다.


“너라면 4층은 출입 가능하지만 이유가 뭐야? 회의에 초대 받은 거도 아니잖아 임마.”


13은 17을 유독 아끼는 편이지만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아는 게 천설란데의 수칙이다.


“7번 누님과 5번 형님께 연락받았습니다. 라지누아에서 엄청난 성력을 지닌 무언가를 발견했고, 돌아오려 했다가 근처에서 같은 반응을 느껴 일단 쫒아간다고······ ‘새 전갈’ 로 통보 받았습니다!”


“흠, 벌서 임무에서 복귀하는 날짜가 이틀이나 지났는데 오지 않는 이유가 그거였구나. 차질이 생기겠어. 일단 회의실로 가자.”


13번의 사내는 따라오라며 4층이 아닌 3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이동했다. 확실히 17번은 건물 계약서에 4층 이상은 개인적인 일로 쓰여야 한다며 합의를 보았었다고 기억했다. 4층부터 찾아볼까 하던 감은 결국 맞았던 거였다. 그런데 그게 맞는다면 3층 아래는 회의실이 없는 게 정답이다.


“아래쪽은 다 살펴봤는데 없던데요? 그보다 선배가 여기 있는 거면 4층 아닙니까?”


여기라고 하면 어딘지도 모를 회의실을 찾아 손으로 빙 둘러 모든 방을 스캔하듯 가리켰다. 1층부터 3층까지 헛수고로 모든 방을 탐색했지만 다 같은 디자인에 다르다 한다면 사람이 있던 방 빼고는 발견할 수 없었다.


‘발명도 못했습니다.’

나 홀로 개그 치며 키득거리다 웃음기가 싹 멎었다. 13번이 내려가는 걸 보고 17번은 뒤늦게 깨달았다.


‘벽지.’


일종의 눈속임 중 하나로 천설란데 9번, 호칭은 마술사라 불리는 자가 애용하는 침입 방법 중 하나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 사람을 찾을 때 까지 순서는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게 정설이다. 특이한 사람이 있다면 위에서 아래라고 할 수 도 있을지도. 허나 그건 상대가 침입자가 온다는 걸 배제한 가정 하에 그럴싸한 이야기다.


그러니 일반적인 방식으로 아래에서 위로. 당초 천설란데를 노리는 자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장사꾼이나 거주지역 사람들과는 급이 다를 게 뻔하다. 발상 역시 남다를 것이다. 5층 건물 옥상에서 공중 보법을 쓰거나 다른 건물로 도약이 허용되는 범위는 성력에 따라 차이가 나겠으나 기준은 천설란데로 잡는다.


결국엔 헛수고. 오직 빈 방뿐이고 선배를 따라 내려가면, 진정한 방이 등장한다는 진실을 따라간다. 그 너머엔 반드시 전해야 하는 사실이 있고 13번의 말에 따라 차질이 생긴다는 건 앞으로 무슨 일이 발생한다는 전제 하에 주력의 인원이 빠진 상태에선 무모하다, 혹은 이러다 완벽한 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와 같은 실패의 그림자가 깃드는 불운을 가지고 온다 라고 생각했다.


‘내가 5번 형님이나 7번 누님처럼 강하고 성력도 잘 쓰는 그런 천설란데의 일원 이였더라면 13번 형님의 말에서 차질이란 단어가 나올까? 하다못해 반에 반도 되지 않는 나라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게 아닐까.’


온갖 자의 비난을 하며 성장하지 않는다면 도움은커녕 일원으로서 역할을 이행하지 못한다는 압박을 가했다. 그렇더라도 차이를 메우기란 쉽지 않을 길일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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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8] -인디라 바레타- 16.05.30 153 2 7쪽
60 다음 길로 나아가는 옵타이오의 길[7] 16.05.28 173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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