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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랑 서재

그래도 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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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랑
작품등록일 :
2019.01.03 21:07
최근연재일 :
2019.02.10 22:48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622
추천수 :
16
글자수 :
68,229

작성
19.01.3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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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P] 승자들의 연회 -4-

DUMMY

앞으로 약 1주일, 팀원들이 머물러야 할 숙소에 도착한 팀원들은 자신들을 압도하는 숙소의 규모에 저절로 입이 떡- 벌어졌다.


1경기가 시작하기 전 대기했던 대기실은 마치 미식축구 대기실과 같은 라커룸의 규모였다.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텅 빈 룸에 그저 커다란 방에 벤치 몇개만 배치되어있는 수준으로, 많은 참가자들이 불쾌하게 몸을 부딪히며 종종 시비가 생길 정도의 규모.


그런데, 2경기 전에 팀원들이 대기하게 될 숙소는 앞으로 경기를 펼쳐나갈 참가자들에 대한 예의 때문인지, 그 규모가 남달랐다.


먼저, 팀원들이 다함께 전략을 구상할 응접실엔 팀원들이 전략을 함께 말해볼 수 있도록 커다란 소파와 함께 간단한 다과를 주문할 수 있는 주문진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전 연회장에서 자동으로 연회 음식이 생성되었던 것처럼, 정해진 음식들 중에서 선택을 하면 곧바로 제공이 되고 이를 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


더하여 높은 천장에서 빛나는 샹들리에에 장식된 크리스탈들은 빛에 반사되어 화려하게 빛나고 있다.


말 그대로 연회장이라는 단어에 걸맞는 화려한 숙소였다.


응접실에 들어선 직후, 그 사이 배가고파졌는지 어느샌가 발록이 주문진에 찰싹 들러붙었다.


연회장의 음식에 비해 메뉴가 화려하진 않았으나, 그래도 십수가지 되는 메뉴를 보더니 고민할 것도 없이 위에서 아래로 주르륵 선택한다.


어느샌가 응접실 한 가운데 테이블을 가득 메운 음식들.


자리에 앉아 우걱우걱 음식들을 먹기 시작한 발록을 위시하여, 나머지 팀원들도 자연스럽게 자리에 착석했다.


발록이 정신차리지 못하고 음식을 탐하는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신이 진지한 표정으로 반도를 바라보았다.


그 표정엔 무언가 큰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


자신은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해답에 대한 기대감.


이신은 분명, 지금의 팀원들의 견적으로는 도저히 우승이라는 출구를 찾아낼 수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판단.


게이트 내엔 말도 안되는 수많은 세계들이 존재하고 있다.


어떤 세계에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음식들이 바닥을 굴러다니는가하면, 또다른 세계에선 나무껍질조차 없어서 못먹을 정도로 굶주리는 세계도 존재한다.


또 어디에선 수많은 자들이 밤낮으로 몬스터와 혈전을 벌이기도 하고, 또 다른 곳에선 자신이 몬스터가 되어 그저 학살을 반복하기도 한다.


물론, 자신의 세계인 클투에 대한 자부심은 있었다. 1라운드에서도 분명 자신이 생각한대로 필드의 흐름을 주도하였고, 덕분에 이렇게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수많은 변수들이 발생하였었다.


마지막엔 결국 운에 기대어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던가?


덕분에, 이제 막 만난 반도가 해답을 제시하겠다는 모습에 순순히 따르게 된 것이다.


팀원들이 각자 자리에 착선한 것을 확인한 후, 반도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모두 코스트가 1이지. 다음에 치뤄질 2라운드에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분명해."


코스트 1. 코스트 상점에 얼마나 굉장한 아이템들이 있을지 모르나, 작은 변수로 인해 생사가 결정되는 생사대전임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작은 변수일지라도 분명 어마어마한 차이였다.


하지만, 반도는 이것이 오히려 자신들의 생로가 될 것이라고 확신이라도 하듯 말을 이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한다면 우린 코스트 1을 받은 만큼 나머지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것이 검증된 것이기도 하지."


"... 그게 무슨 말인가요?"


이신의 의문섞인 물음에, 반도가 싱긋 웃이더니 허공에 가상의 스크린을 띄워서 그래프를 표시하였다.


다른 팀들과 자신의 팀 전투력을 비교하는 그래프. 코스트 수치를 반영한 만큼, 반도의 팀은 당연히 다른 모든 팀들에 비해 굉장히 낮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지금 팀들이 1라운드에서 킬을 얼마나 했느냐를 기준으로 배정된 것이라면 우린 다른 팀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의 전투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지."


"...?"


"잘 봐. 이전 1라운드는 분명 수많은 변수들이 부딪히는 혼전의 양상이었어. 아마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뛰어난 몇몇도 있었을 것이고, 반대로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뒤떨어지는 참가자들도 있었지."


마치 추풍낙엽처럼 하데스에게 쓸려나가던 몇몇 참가자들을 잠시 떠올린 반도가 재차 입을 연다.


"그런데, 이런 혼전들 속에서 10킬, 20킬을 해서 높은 코스트를 받은 참가자도 있는 반면, 우리는 전부 1코스트를 받았어. 이게 의미하는게 뭘까?"


반도가 확신하듯 그래프를 가리켰다.


반도의 손가락에 반응이라도 하듯 그래프가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각 팀의 전투력을 표기한 막대그래프의 막대들은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나뉘어지더니, 어느샌가 반도의 팀 그래프에선 푸른 부분이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반면, 다른 팀들은 들쭉날쭉 하였으나 대부분 푸른부분보다 붉은 부분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즉, 우리는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했던 1라운드에서 온전히 실력으로 1 코스트를 받은 참가자들만 모인 팀이란 것이지."


"...하. 한명만 죽인게 그렇게 대단한 겁니까?"


뭔가 놀라운 전략을 들을 거라 생각했는데, 반도가 전혀 뜬금없는 말을 늘어놓기 시작하는 통에 어이가 없어졌는지 이신이 한숨을 내쉰다.


그런데, 오히려 반도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클투에서 왔다고 했나? 그 세계에선 밸런스란게 없는건가?"


"아니 그게 무슨..."


"들어봐."


이신의 말을 끊으며 반도가 말을 잇는다.


"1라운드는 분명 변수가 있었어. 전투력이 강한 자와 약한 자. 나름 밸런스를 맞춰서 배치했겠지만, 결국 어느정도 위아래가 나뉠 수 밖에 없었지. 내가 있던 필드전에서만 해도, 한 참가자가 나머지 참가자 상당수를 홀로 몰아붙이기도 했지."


"아하!"


무언가 알았다는 듯 상고가 호쾌하게 웃는다. 다시 말을 잇는 반도.


"그 난전을 뚫고 나온 이들은 저마다 생존 이유가 있어.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참가자도 있을 것이고, 엄청난 능력으로 나머지 참가자들을 모조리 죽여버리며 살아남은 참가자도 있을 것이지. 그런데, 이런 모든 변수들 속에서 단 한명만 죽이고 올라온 참가자들만 모인 팀이 바로 우리다."


"코스트를 제외하면,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우리가 훨씬 높은 전투력을 갖추고 있다는 말인거죠?"


발록이 슬슬 먹는 속도를 줄여가는 와중에 여유가 생겼는지, 슬그머니 팀원들이 나누는 대화에 끼어드는 초선의 말에 반도가 웃어보인다.


"코스트 변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 우리가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겠지. 압도적으로 높은 코스트를 받은 사람들끼리 모인 팀을 제외하면, 우린 분명 상당히 강한 팀이다."


"그런데, 그 전투력의 갭을 메우는게 코스트 아닌가요? 저희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코스트라는 변수를 갖게 되는데, 결국 어떻게 이겨낸단 거죠?"


"그렇지. 그 갭을 메우는게 코스트지.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고. 다음 라운드에서 우리는 가장 약한 팀으로 알려질거야. 누구든지 쉽게 잡을 수 있는 팀이지."


그 말에 상고와 발록을 제외한 나머지 둘, 이신과 초선이 분통이 터질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표정을 의식했는지, 반도가 다시 입을 연다.


"이건 외적인거야. 어린아이와 여자가 포함된 팀. 누가 봐도 약하잖아? 자신들이 큰 손실을 본 것이 아니라면, 분명 마지막에 손쉽게 처리할 생각을 하겠지. 결론을 말하자면, 우리는 다른 팀들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 이상, 먼저 공격당할 일이 없다는 말이야. 그런데 실상은 우리가 다른 이들에 비해 코스트를 제외하면 훨씬 전투력이 높을거란 말이지."


"아...!"


이제서야 무언가 깨달았는지, 초선이 감탄사를 내질렀다.


초선의 감탄사를 들었는지, 클투에서 온 전략의 귀재 이신만이 불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이신을 이제 마치 바보라도 쳐다보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반도.


"자, 생각해봐. 어려운 시험에서 만점받기 어렵지? 그런데, 반대로 시험에서 완전한 빵점 받는거는? 쉬워?"


"...아."


반도의 말에, 마침내 이해한 것처럼 이신이 고개를 끄덕인다.


"자, 이게 일단 우리가 가진 이점이야. 다른 팀들에게 코스트 1만 가진 참가자들로 이뤄진 팀이라니. 저런 참가자들로 이뤄진 팀은, 당연히 마지막에 잡는게 좋지 않겠어? 우린 전력을 온전히 유지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포지션이란 말이지.


데스매치? 100명 중에 살아남으려면, 나머지 99명을 혼자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최고지.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반도가 확신이라도 하듯 눈을 빛낸다.


"우린, 상급의 전투력을 가지고 있지만 나머지 팀들에게 견제를 받지 않을 포지션에 위치해 있는거지."


"아아... 이해...는 했습니다."


이제야 이해했는지, 왠지 어정쩡하게 대답하는 이신을 잠시 의심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던 반도가 확정하듯 마지막으로 말했다.


"난전에서, 타겟팅을 피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안해도 알겠지. 우선, 코스트라는 변수를 제외하면 우린 어마어마한 포지션의 이점이 있는거야. 코스트?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지만, 우린 그 코스트라는 변수가 갖는 힘이 약할수록 엄청난 승률을 갖는 막강한 팀이 되는거다!"


그리고, 그런 반도의 확신어린 모습은 응접실에서 팀 미팅이 끝난 후 개인룸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깨져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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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P] 승자들의 연회 -3- 19.01.27 3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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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P] 승자들의 연회 -1- 19.01.24 3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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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P] 다윗들과 골리앗 -4- 19.01.17 34 1 10쪽
6 [P] 다윗들과 골리앗 -3- 19.01.13 47 0 12쪽
5 [P] 다윗들과 골리앗 -2- 19.01.12 3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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