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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랑 서재

그래도 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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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랑
작품등록일 :
2019.01.03 21:07
최근연재일 :
2019.02.10 22:48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617
추천수 :
16
글자수 :
68,229

작성
19.01.12 22:00
조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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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P] 다윗들과 골리앗 -2-

DUMMY

하데스의 눈 앞으로, 1경기의 필드인 몽상가의 사막이 그 광활한 모습을 드러냈다.


하데스는 필드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오아시스에서 꽤 떨어진 외곽 부분에 떨어지게 되었다. 필드의 경계부분은 반투명한 장막으로 막혀있어 쉽게 알 수 있었는데, 외곽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것으로 보아선 외부에서 내부로의 이동은 가능한듯 보였다.


또한, 사막이니 당연히 더울 것이라 생각한 것과는 달리 이미 한 밤 중이었던 사막은 예상한 것과는 다르게 차갑기 그지없었다.


물론, 하데스에게 날씨가 춥든 말든 상관은 없었지만.


"흐흐흐... 슬슬 시작해볼까?"


- 쾅-! 쾅-!


두 주먹을 맞부딪히자,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아닌 망치로 쇠를 두드리는 듯한 금속 마찰음이 대기를 진동시켰다.


그리고 그런 하데스를 반기기라도 하듯, 바로 앞으로 3명의 부상 입은 인간 무리가 나타났다.


"... 인간놈들이 왜 필드 안에 있는거지?"


고유 이름이 없는 것을 보아하니, 저들은 인간들이었다. 검사로 보이는 인간의 허리춤에 매달려있는 검은 어디서 뚜드려 맞았는지 검날이 잔뜩 손상되어 마치 오래 된 톱과도 같은 꼬락서니를 하고 있었고, 궁사로 보이는 인간의 등엔 이미 두동강이 나버린 활대가 더 이상 제역할을 못하는 모습으로 간신히 매달려 있었다.


그런 둘이 낑낑거리며 들고 있는 들것엔 인영 하나가 있었는데, 큰 부상을 당했는지 얇은 천 하나만 덮은 채로 간신히 숨만 헐떡이고 있었다.


"... 뭐 상관없지."


- 히죽-.


하데스의 입꼬리가 하늘 끝까지 올라갔다.


하데스의 입에 잔혹한 미소가 맺히기 무섭게, 거칠 것 없이 한달음에 넝마같은 몰골을 하고 있는 인간들의 곁으로 다가섰다.


육중한 하데스의 움직임은 당연 숨길래야 숨길 수 없었다.


- 쿵! 쾅! 쿵! 쾅!


2M를 상회하는 무언가가 다가오는 소리에 검사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이미 지척에 다다른 하데스의 어마어마한 모습을 발견하고선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뭐...뭐...아아악!!!"


- 빠드드드득-.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순식간에 날아든 하데스의 강철 주먹은 상대적으로 가냘픈 검사의 무방비한 옆구리에 꽂혔다.


대비를 했더라도 순식간에 가루가 되었을텐데, 불시에 기습을 당한 검사는 순식간에 피떡이 되어 저 멀리 구석에 날아가 처박혀버렸다.


"쿠...쿨...럭..."


사람 머리통만한 무쇠 덩어리가 옆구리에 꽂힌 덕분인지, 검사는 이미 더이상 인간이라고 부르기엔 미안한 몰골이 되어 있었다.


그러한 검사의 몰골을 봤기 때문일까? 바로 뒤편에서 힘들게 들것을 들고 있던 궁사는 들것을 손에서 놓치며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들것에 실려있던 자에게도, 궁사에게도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닥쳤다.


- 턱!


"끄르륵..."


들것이 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들것에 타고 있던 인간은 순식간에 로그아웃 되어버렸고,


"뭐...뭐야 이 개...커억!!!"


- 뿌드드드득-!


활대는 이미 쓸 수 없는 상태였기에 다급히 허리춤의 단검을 더듬어가던 궁사는 그 모습 그대로 하데스의 솥뚜껑만한 손에 목을 잡힌채 단숨에 졸려져 그대로 졸도해버렸다.


- 푸쉬이이익-.


한 손으로 궁사의 목을 잡아 집어든 후, 이리 저리 흔들어대는 하데스의 어깻죽지까지 이어진 강철 팔에서 증기가 치솟았다. 그리고 이와 반대로, 두 인간을 조각내버렸음에도 하데스의 얼굴에는 짙은 실망감이 내비쳤다.


너무 쉬웠다.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이 곳은 아델이라는 세계에 유희를 즐기러 온 인간들 중에서 이제 막 초심자를 벗어난 정도의 인간들이 있는 곳이다.


아델에서 만큼은 가히 입지전적인 인물로 자리잡고있는 하데스의 입장에선 그저 어린이 장난감 같은 난이도일 뿐.


하데스가 누군가?


보급을 위해 가끔 최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아델의 항구도시 리아에 들어서기라도 하는 날엔, 수많은 인간 유저를 비롯해 항구에 있는 모든 존재가 두려움에 부들부들 떠는 사상 최고의 해적이 아니었던가?


그런 하데스에게, 인간이냐 NPC냐는 상관이 없었다. 그저, 자신의 눈에 거슬린다면 피떡으로 만들어 상어밥으로 던져주면 그 뿐.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궁사의 시신을 휙휙 흔들어보던 하데스는 흥미가 떨어진 듯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아마 하루 정도 지나서야 다시 접속할 수 있으리라.


곤죽이 된 두 인간들의 시체는 어느샌가 회색 가루가 되어 사라져 있었고, 하데스의 눈이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



- 끄아아아아악!!!


- 제...제발 아악!!!


"비...비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흠칫 몸을 떨던 참가자 몇몇은 감히 대적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다급하게 도망치기에 급급했다.


대기실에서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뿜어내던 하데스, 그 괴물이 이미 예견했던대로 마구잡이로 학살을 자행하고 있었다.


인간? 참가자?


하데스에게, 이미 그런 구분따윈 없었다. 이제 하데스는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아닌, 눈 앞에 거치적거리는 생명체는 모조리 죽여버리는 살인병기였다.


토마토 으깨듯이 손으로 잡아 으깬 후 뒤로 집어던지면 그대로 끝.


그러기를 한참.


- 뚝-,


마지막 남은 인간의 목을 분질러 버린 하데스는, 채워지지않는 갈증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분명 실력있는 참가자들도 몇몇 될 터인데, 잔챙이같은 것만 두엇 인간들과 뒤섞여 갈려나간 후로 보이질 않았다.


덕분에, 오아시스 바로 한켠에 위치한 마을은 이제 개미새끼 한마리 존재하지 않는 유령마을이 되어버렸다.


마을을 깨끗하게 청소한 하데스의 눈이 곧이어 사막 주변을 배회하는 거대한 공룡처럼 생긴 존재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존재 하나가, 노란 모래색의 거대한 코를 들어 하늘을 향해 치켜 세우며 울어댄다.


- 뿌오오오오-.


일반 코끼리의 10배에 가까운 덩치를 지니고 있는 사막코끼리의 코에서 먹고 있던 엄청난 양의 모래가 뿜어져나왔고, 이 모래들은 사막에 불어닥친 바람과 순식간에 뒤섞여 흩날렸다.


거의 7~8m에 가까운 신장을 가진 덕분인지, 코끼리의 코에서 뿜어진 모래는 올려다보던 하데스에게 그대로 흩뿌려졌다.


그런 코끼리를 올려다보는 하데스의 눈에, 코끼리 등 한켠으로 삐죽이 나온 몇몇 머리통이 들어왔다.


'아아, 저기 숨어들 있는 것이었나?'


놀랍게도, 다른 참가자들 몇몇은 연합을 하여 코끼리 위에 숨어있었다.


어차피 서로 죽고 죽여서 결국 하나가 남을 때까지 싸워야하는데, 하데스의 무력은 도저히 혼자만으로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 판단된 참가자들.


그들이 선택한 것은 결국 임시 연합이었다.


자신과 엇비슷한 참가자들이 열댓명씩 모였다. 하데스가 무차별로 인간들을 학살하며 요란스럽게 다닌 덕분에, 하데스의 위치는 누구나 파악하기 쉬웠다.


하데스의 등장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인간들은 대부분 쓸려나갔지만, 그 틈에 참가자의 연합들은 코끼리 위에서 삼삼오오 모여 있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다는 듯 코끼리 위를 쳐다보던 하데스가, 곧이어 흡족한 대소를 터뜨렸다.


- 카하하하하하!!!


배까지 잡고 웃어대던 하데스의 웃음이, 돌연 뚝 멈추었다.


'그래, 이래야 재미있지.'


하데스는 거칠 것 없이, 바로 앞 사막 코끼리로 다가섰다.


- 웅성웅성-.


그런 하데스의 움직임 때문일까? 코끼리 위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더니, 약 7명의 참가자들로 이루어진 연합 하나가 급하게 코끼리 위에서 하데스를 향해 낙하하였다.


"이 개새...큭!!!"


- 카앙! 카앙! 카앙!


참가자들이 어설프게 기습을 흉내내며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 하데스를 노렸지만, 그런 어설픈 공격은 당연히 통하지 않았다.


코끼리에서 내려온 참가자들과 하데스는 자연스럽게 대치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연합체 중 대장으로 보이는 자, 스팍의 얼굴에 근심이 어리었다.


'젠장... 하필 왜 우리부터냐. 젠장...젠장!!'


처음 필드가 열린 후, 스팍은 곧바로 하데스를 피해 도망다니는 참가자들 몇몇을 설득해 자신의 연합으로 끌어들였다. 모두 자신보다 약한 자들만으로.


스팍을 제외한 6명은, 모두 제대로 된 성장석 투자도 하지 못한 어중이 떠중이들.


다른 연합체들이 하데스와 싸워서 적당히 데미지를 입으면 자신의 연합체로 기회를 엿보다 어부지리를 노릴 심산이었는데, 이건 숫제 자신들이 다 뒤집어 쓸 모양새이다.


'아 씨발... 다 버리고 도망칠까?'


하지만, 다른 연합에 들어가기엔 이미 자리가 너무 확고히 굳어버렸다. 혼자서 다니다 다른 연합체를 만나면 역으로 사냥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스팍의 묘한 눈빛과, 스팍의 뒤에 자리잡은 연약해보이는 몇몇 참가자들의 몰골을 본 하데스의 입에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영약한 놈. 살아보려면 제대로 된 정예로 뭉쳤어야지. 어이가 없네. 더 볼거도 없다. 그냥 한꺼번에 들어와라."


- 까딱- 까딱-.


도발적인 하데스의 손짓에, 결국 참지못한 스팍의 연합원 몇몇이 동시에 찔러들어갔다.


그리고 짙어지는 하데스의 미소.


"씨발!!!"


"뭐야 저...개새끼가!!!"


스팍의 연합원 6명 모두, 동시에 경악했다. 어느샌가, 슬그머니 뒤로 빠지던 스팍이 연합원들을 미끼로 내던지고선 내뺀 것이었다.


"야 이 지옥에나...커억!!!"


잠시의 빈틈은 순식간에 연합원 중 하나의 목숨을 앗아가버렸다.


6명이나 되는 인원을 상대함에도 하데스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여유가 있었다.


잔챙이같은 인간들보단 나았지만, 애초에 급의 차이가 어마어마했다. 게다가, 이들은 스팍이 엄선해서 뽑은(?) 인재들이었다.


- 끄르륵...


창졸지간에, 오합지졸처럼 되어버린 연합원 모두를 정리한 하데스가 또다른 코끼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직, 7마리나 남았다. 분명 다른 연합들은 더 큰 재미를 줄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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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P] 다윗들과 골리앗 -4- 19.01.17 3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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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다윗들과 골리앗 -2- 19.01.12 3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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