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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랑 서재

그래도 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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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랑
작품등록일 :
2019.01.03 21:07
최근연재일 :
2019.02.10 22:48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621
추천수 :
16
글자수 :
68,229

작성
19.01.2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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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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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P] 승자들의 연회 -3-

DUMMY

본격적인 연회가 시작되자, 각 팀의 팀원들이 저마다 그룹을 지어 테이블에서 급조된 팀원간의 팀워크를 향상시키기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


가필드가 연회 초기에 안내한 바에 따르면, 연회의 기간은 총 1주일.


1주일 간 참가자들이 머무를 이 연회장은 거대한 원형 돔의 형태를 하고 있었는데, 연회장 외부로 나가는 복도를 따라가다보면 돔을 한바퀴 도는 복도가 그 옆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하였다.


그 복도를 따라 총 20개 각 팀의 팔찌색과 같은 색의 문이 존재하고 있고, 그 문을 따라 들어가면 다시 커다란 응접실이 나오고 이 응접실을 기준으로 팀원들에게 배정된 5개의 방문이 존재한다 하였다.


방 내에선 개인 프라이버시가 지켜지고, 커다란 응접실은 사실상 각 팀원이 자신들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덕분인지, 좀 더 행동력이 빠른 팀들은 연회장의 음식은 대충 요기만 하는 정도로만 섭취하고 곧바로 자신들의 방을 찾아 이동하고 약 15개 팀 정도만 연회장에 남아서 좀 더 얘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그리고, 반도의 팀은 후자에 속해있었다.


- 와앙!


며칠은 굶은 것처럼 꼬맹이, 발록이 음식을 흡입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팀원들과 만난 후 잠시동안 초선의 품에 찰싹 붙어있던 발록은 품에서 나온 후부턴 마치 흡입기처럼 연회장의 음식들을 볼에 한가득 집어넣은 채 음식들을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찌나 잘 먹는지, 테이블에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음식들의 리젠속도가 먹는 속도와 비슷한 수준.


마치 처음 음식을 만난 것처럼 양껏 스테이크를 물어뜯는 발록과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고있는 초선, 그리고 이들을 묵묵히 바라보던 3인 중 이신이 결국 무언가 총대를 맨 표정으로 초선에게 다가가 살며시 말을 건넸다.


"... 초선씨?"


"... 아, 네?"


"저... 일단 꼬맹... 아니 발록은 차지하고, 우리라도 뭔가 얘기를 해야지 않을까요?"


"아, 맞다! 그래요 그럼."


마치 별로 안 중요한 일을 잊고 있었던 것처럼, 초선이 세 사람을 향해 몸을 돌려앉는다.


그런 모습에 세 사람은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대화를 시작할 자리는 마련되었기에 각자의 정보를 팀원들과 공유하기 시작했다.


"우선, 이번 라운드에선 다른 팀들이 서로 전력을 깎도록 유도하는게 가장 중요할 것 같네요. 아무래도 저희가 가장 약해보이니까 말이죠."


"아, 그렇긴한데... 일단 평균 전력이 어떤지 좀 알아봐야하지 않을까? 나를 아무리 알아도 상대를 모르면 제대로 된 전략이 나올 수 없으니까 말이지."


이신의 말에 상고가 의문을 표하자, 이신이 그럴줄 알았다는 듯 스크린 창을 띄워보인다. 이신이 띄운 스크린 창엔 필드전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각 팀의 정보가 적혀있었다.


"우선, 가장 조심해야 할 팀은 이 팀입니다. 방금 전까지 저희와 같은 테이블에 있었죠? 궁극. 이 사람이 속한 팀, 편하게 노랑팀이라고 부를게요. 노랑팀의 팀원 중 잔영이라는 사람은 제가 속해있던 세계에서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참가자입니다."


잠시 무언가를 회상하는 듯 말을 아끼던 이신이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있던 세계는 클투입니다. 생소하시겠지만, 아바타로 대리 싸움을 하는 세계입니다. 저희 세계에선 NPC들도 아바타를 부릴 수 있는데, 이러한 아바타들을 잘 구성해서 상대방의 진지를 격파하면 자원을 약탈하고 랭크를 올릴 수 있는 세계입니다."


"아바타?"


"네. 아바타라고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인간을 비롯한 NPC들이 자신의 진지를 지속적으로 자원을 사용해 발전시키고, 그 자원으로 다시 아바타들의 레벨을 올리거나 하는 식으로 전력을 보강하는 세계입니다. 그리고... 저희 세계에서 잔영은 랭크 2위였습니다."


다시 한 번 말을 멈춘 이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팀원들을 한번 둘러보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잔영의 실질적인 전투능력은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저희세계에선 스스로 몸을 쓰는 경우는 잘 없으니까요. 대신, 자신이 승리할 수 있는 포지션을 잡는 능력과 구도를 만드는 능력만큼은 이 연회장에서 가히 최고라 말할 수 있습니다. 개인전이었던 1라운드에서도 살아서 올라왔으니, 2라운드가 팀전이라는 소리를 들었을때 누구보다 좋아한 사람일거라 생각되네요."


가만히 이신의 말을 듣고있던 반도가 살짝 손을 들었다.


"... 그럼 이신, 당신은 그 클투라는 세계에서 몇위였던 겁니까?"


"... 3위였습니다. 잔영에겐 5전 5패, 모두 졌었습니다."


그 말에, 상고가 호쾌하게 웃으며 박수를 친다.


"하하하! 이거 재밌겠네. 만년 패배자를 승자로 만들면 되는건가? 아, 이신씨를 뭐라 하는건 아니에요. 어찌됐든 우리는 한 배를 탄 상황이니까."


상고의 말에 잠시 침음을 삼키던 이신이 애써 웃어보였다.


"...네. 이제 다른 분들도 각자 아는 바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이신의 말에 나머지 팀원들이 잠시 주변을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이 반응에 뭔가 불쾌한 기색을 보이려는 이신에게 반도가 손사래를 치며 입을 열었다.


"아, 오해하지 마세요. 전 정말 다른 팀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서 이런거니까."


반도의 말에 이신과 발록을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도 나쁜 뜻은 없다는 듯 손사래를 쳐보였다.


그런 모습에 불쾌한 기색을 지우고 한숨만 한번 더 내쉰 이신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일단 저희 팀의 전력은 다른 팀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불리합니다. 공개된 정보만으로 판단해 봤을 때, 후원금으로는 전체 팀 중 15위입니다. 저희들의 모든 전력을 볼 수 있는 인간들이 베팅한 금액인 만큼 아마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겠죠."


마치 반도를 책망하듯 의미심장하게 힐끔 바라본 이신이 다시 입을 연다.


"일단 공개된 정보를 정리하자면 이정도인 것 같네요. 아, 이제 팀원 각자가 얼마의 코스트를 받았는지 한번 말해볼까요? ...저는 코스트 1을 배정받았습니다."


이신이 자신의 코스트창을 띄워서 팀원들에게 보여준다. 코스트창의 자원란엔 1이라는 숫자가 커다랗게 타이핑되어 있었다.


이를 바라본 반도와 상고, 초선이 동시에 멋쩍게 웃어보인다.


그리곤 잠시 후...


"뭐어?! 아니, 그 악랄한 살인마 반도가 하나밖에 안죽였다고????"


"... 그러는 너야말로 그렇게 피칠갑을 하고 나타난거 치곤 너무 적은거 아니냐? 한명?"


상고가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발끈했는지 반도도 지지않고 말했다.


그런 그들의 다툼을 바라보며 초선이 한숨을 내쉬며 이마를 짚었다.


"...잠깐만요. 그렇다면 저희 지금, 전부 코스트가 1인건가요? 아니... 애당초 팀원이 이전 라운드에서 획득한 코스트를 기준으로 짜진건가?"


초선의 말에, 어느샌가 잔뜩 배를 불렸는지 빵빵한 배를 쓰다듬으며 자리에 합류한 발록이 축 처진 모습으로 훌쩍인다.


"네..."


"아, 아니야! 탓하는게 아니에요!"


눈물이 그렁그렁한 발록을 잽싸게 무릅에 앉히고선 달래기 시작하는 초선.


상고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 코스트가 1밖에 없단거지? 나머지 팀들은 평균 10정도는 되고 있는데?"


상고의 확인사살.


팀원이 랜덤하게 배정된 줄 알았는데, 사실은 아니었던 것이다. 분명한 기준, 팀을 배정하는 척도가 된 것이 바로 코스트였다.


코스트가 앞으로 많은 부분에서 필드전의 향방에 영향을 줄거라는 베아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팀전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에서, 코스트를 기준으로 팀을 나누다니?


말 그대로 적게 가진 사람들은 적게 가진 자원으로 많은 자원을 가진 자들에게 대적해보라는 것이었다.


"하하하하하!"


이러한 비보에 팀원들이 의기소침한 가운데, 유독 한명은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린다.


초선이 한숨을 내쉬며 웃음을 터뜨리는 팀원, 반도를 째려본다.


그런 초선의 질타섞인 눈빛엔 아랑곳하지 않은채 한참 웃음을 이어가던 반도가 정말 해맑게 미소짓는다.


"뭐, 어떤 이유가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 최소한의 킬을 한 사람들이란 거잖아? 그게 너무 좋아."


"오오... 좀 의욕적으로 하는건가?"


반도의 말에, 어안이 벙벙한 나머지 사람들 가운데 상고만이 쾌재를 내질렀다.


"아아, 개최한 자들이 어떤 의미로 우리를 이렇게 모았는지는 알겠어. 그러니까... 낮은 코스트로 싹 다 탈락하라는 거잖아?"


상고의 말에 싱긋 웃어보이는 반도.


"그럼 더욱 우리가 죽어줄 수 없지. 좀 제대로 전략이라는 걸 짜볼까? 이봐, 이신. 아까 그 잔영인가 잔상인가 하는 애가 속한 팀은 됐고, 나머지 팀들의 팀원들이 어떤 세계에서 왔는지 자료 좀 찾아볼 수 있겠어?"


갑작스럽게 적극적으로 변한 반도의 태도에 잠시 멍을 때리던 이신이 뒤늦게 화들짝 놀라며 반도에게 다가섰다.


"네? 아... 네 잠시만요!"


이신이 서둘러 반도에게 나머지 팀들의 정보를 보여주고, 이를 스캔하는 반도의 입가에 점차 미소가 지어졌다.


알겠다. 이 2라운드가 어떤 취지에서 설계되었고, 어떤 식으로 돌파해야할지.


큰 숙제를 푼 표정으로, 반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나머지 얘기는 안에 들어가서 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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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P] 승자들의 연회 -4- 19.01.31 33 1 10쪽
» [P] 승자들의 연회 -3- 19.01.27 34 1 10쪽
11 [P] 승자들의 연회 -2- 19.01.26 35 1 10쪽
10 [P] 승자들의 연회 -1- 19.01.24 32 1 10쪽
9 [P] 다윗들과 골리앗 -6- 19.01.20 32 1 12쪽
8 [P] 다윗들과 골리앗 -5- 19.01.19 34 1 10쪽
7 [P] 다윗들과 골리앗 -4- 19.01.17 34 1 10쪽
6 [P] 다윗들과 골리앗 -3- 19.01.13 47 0 12쪽
5 [P] 다윗들과 골리앗 -2- 19.01.12 35 0 10쪽
4 [P] 다윗들과 골리앗 -1- 19.01.10 38 1 9쪽
3 [P] 후원자 -2- +1 19.01.06 43 1 9쪽
2 [P] 후원자 -1- 19.01.05 5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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