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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랑 서재

그래도 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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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랑
작품등록일 :
2019.01.03 21:07
최근연재일 :
2019.02.10 22:48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647
추천수 :
16
글자수 :
68,229

작성
19.01.19 22:00
조회
35
추천
1
글자
10쪽

[P] 다윗들과 골리앗 -5-

DUMMY

먼지 구름 뒤로, 수없이 많은 인간들이 떼를 지어 달려오고 있었다.


단순히 구경을 위해 달려온 무리, 혹은 자신이 베팅한 NPC를 탈락시킨 하데스에 대한 분노로 달려온 무리 등 수많은 인간들이 뭉친 덩어리.


그들은 필드전이 펼쳐진 구역엔 관여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혈투를 바라보고, 혹시나 모를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경기에 개입하고자 달려온 무리였다.


그들의 규모는 약 1000명? 아니, 거의 1만명에 달하는 인간들이 달려오고 있었는데,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란은 이제 몇 남지 않은 참가자들에게도 큰 소란이었다.


모래폭풍을 일으키며 다가오는 인간들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어느 순간 그들의 접근이 벽이라도 만난 듯이 딱 멈추어졌다.


마치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있는듯, 오직 그들의 움직임에 일어난 모래폭풍만이 날리며 그들은 보이지 않는 벽 너머에서 무어라 소리치며 벽을 두드리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었다.


그런 소란 덕분에 잠시 정신을 빼앗겼던 하데스는, 그들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에 금세 흥미를 잃고선 다시 얼이 빠져있는 생존자 무리를 마무리 짓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천천히 자신들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하데스의 모습에 다시금 뜨뜻하게 바지를 적시기 시작하는 생존자들.


- 히죽-.


쥐새끼처럼 도망치던 반도를 상대하느라 기분이 한참 상해져 있던 하데스의 기분이 다시 고조되기 시작했다. 필드전이 펼쳐지는 오아시스 주변으로 수많은 인간들의 무리가 둘러싸고 있었고, 그들의 열광하는 모습은 하데스에게 다시 한 번 진한 투쟁심을 불러 일으켰다.


마치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들듯 하데스가 한 손에 하나씩 참가자를 집어들었다.


"아...아아...!!"


"사...살...살려주..."


바닥에 넘어진 채 부들부들 떨던 참가자들은 사람 허리통만한 굵직한 하데스의 무쇠팔에 흡사 나뭇가지처럼 아무 저항도 없이 가볍게 들리어졌다.


그들을 들고선, 필드를 둘러싼 수많은 관객들을 향해 나아가는 하데스.


- 쿵. 쿵. 쿵.


불과 10m도 안되는 거리까지 나아간 하데스는, 그대로 두 참가자를 있는 힘껏 하늘 위로 던져올렸다.


"아아악...!!"


하데스의 무지막지한 힘에 공중으로 던져진 참가자들의 입에서 맹수에게 목줄을 물린 초식동물과도 같은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약 3m정도를 공중으로 붕 떠오른 참가자들이 공중에서 만나는 순간, 바닥에서 무릎을 한껏 굽혔던 하데스가 두 손을 깍지 끼고선 바닥을 박차며 맹렬히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 쿠오오오오오!


어마어마한 소음을 발생하며 그들 지척까지 올라온 하데스는 깍지 낀 두 손을 머리 위로 힘껏 치켜들고선 바로 앞에 엉켜있는 두 참가자들을 단숨에 바닥을 향해 내리쳤다.


- 콰아아아앙!!


"끼엑...!"


"꺽...!"


단단한 무쇠 덩어리에 정타로 가격당한 그들은 단발마의 비명과 함께 마치 풍선이 터지듯 순식간에 피육 덩어리가 되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고, 그 몇몇 살점과 튀긴 피는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힌 관전하는 인간들에게도 흩뿌려졌다.


- 우와아아아아!!!


- 하데스! 하데스! 하데스! 하데스!


벽에 의해 소리까지 차단되어 있는지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지만, 벽 너머로 열광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하데스는 충분히 어떠한 열렬한 환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의 열광에 취했는지 피에 흠뻑 젖어 시뻘겋게 도배된 두 팔을 들어 주먹을 꽉 쥐어보이는 하데스.


잠시의 소란이 진정될 즈음, 뒤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하데스가 천천히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다.


그 곳엔, 하데스를 제외하고 남은 생존자 중 셋인 반도와 스팍, 그리고 불탁이라는 이름의 깡마른 남자 하나가 자세를 갖추고선 하데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날다람쥐처럼 도망치던 반도가 모습을 보이자, 하데스의 입에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날다람쥐처럼 잘만 도망 다니더니, 이제 몇 남지도 않은 어중이 떠중이들과 함께 나타나셨구만?"


이죽거리는 하데스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지, 반도는 묵묵히 품에서 길쭉한 대롱같은 것을 꺼내 장전하기 시작했다.


반도가 품에서 꺼낸 것은 마비 침을 날릴 수 있는 대롱 형태의 물건으로, 그 침에 맞으면 몇초 동안 움직임이 제약되는 물건이었다.


사실, 하데스가 분명 엄청난 괴력을 갖고는 있었지만 이정도로 학살을 자행할 수준은 아니었다.


참가자들 중 약 10%정도는 하데스만큼 충분히 성장석을 투자한 자들이었고, 그들이 힘을 모은다면 분명 하데스 또한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각 NPC마다 성장 기대치가 조금씩 차이가 난다해도, 결국 성장석으로 최대치까지 능력을 투자하면 분명 그 간극은 좁혀지기 마련이니.


하지만, 기습은 달랐다. 모두의 시선이 하데스에게 집중된 사이, 아무도 모르게 뒤에서 날아든 마비침은 그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이었다.


덕분에 하데스와 나머지 참가자들이 뛰고 있는 이 필드는, 다른 수많은 필드들에 비해 훨씬 빠른 전투로 그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고 덕분에 포츈에 참가한 수많은 인간들이 이렇게 열광하며 그들의 필드 주변으로까지 다가오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전투를 준비하는 반도와 마찬가지로, 반도의 곁에선 스팍과 불탁이 자신들이 든 무기인 검과 망치를 들어올리며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이전에 이미 무언가 약속이 있었는지, 전투를 준비하는 그들의 모습에선 어떠한 어색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가장 먼저 자신이 속한 연합체를 배신하고 홀로 도망친 스팍, 수많은 연합체들이 하데스를 향해 달려드는 동안 그들을 뒤에서 기습한 반도. 그리고 연합체들 속에서 크게 눈에 띄이지 않으며 적당히 활동한 불탁.


이들은, 대기실이 열린 후 가장 먼저 들어선 참가자 3인 이었다.


가장 먼저 대기실에 도착한 이들 3인은 처음엔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자신의 가진 패를 먼저 꺼내보이며 연합을 제안하기에도 껄끄러울 수 밖에 없었고, 더군다나 결국엔 단 한 명만이 살아남는 서바이벌 매치가 아니던가?


그렇게 서로 눈치만 보던 와중에, 가장 먼저 반도가 입을 열었다.


'내가 나머지 참가자들을 모두 정리하겠다. 대신, 마지막 남은 하나를 정리하고 우리끼리 끝을 내자.'


좀처럼 믿기 어려운 말이지만, 어차피 손해볼 것도 없는 일.


스팍과 불탁은 그 의견에 대해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한놈 정도는 나대며 판을 난장판으로 만들어주는게 자신들 입장에서도 이득이면 이득이지 손해는 아니니까.


그런데, 반도는 상상 이상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었다.


말한 그대로, 하데스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참가자는 정리된 상황이니까.


그런 반도의 능력 때문인지, 스팍과 불탁의 눈빛이 슬며시 교차했다.


하데스는 분명 강적이다. 하지만, 하데스의 무력 못지않게 반도 또한 엄청난 강적이다.


이런 둘을 맞부딪히게 하고 자신들은 그 둘이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도록 윤활제 역할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활로다.


"덤벼라 벌레새끼들아!!!"


많은 것들이 담긴 그 눈빛이 교차한 후, 곧이어 외쳐진 하데스의 함성을 신호로 3인의 연합과 하데스가 격돌하였다.


먼저, 앞에 서있던 스팍과 불탁이 검과 망치를 휘두르며 하데스의 공격을 견제하였다.


뒤편에서 대롱을 들고 자신들을 주시하는 반도를 의식한 덕분인지, 견제에 큰 힘이 실려있진 않았다.


이를 마주하는 하데스의 입장에선 당연 코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을 앞에 두고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니?


물론, 하데스 또한 그들의 내분을 막을 생각은 쥐뿔만큼도 없었다.


그 또한 날다람쥐처럼 잽싸게 도망치던 반도를 쉽게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진 않으니까.


- 카앙!


"제법이구나 애송이들아!"


하데스와 스팍, 불탁이 서로 어울려 합을 나누는 그 사이로, 어느 순간 반도의 마비침이 날카롭게 하데스의 굵직한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


- 쒜애애애애액!


눈에 빤히 보이는 곳에서 날아오는 공격은 당연히 하데스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


날아든 마비침을 마치 파리라도 쫓듯 팔을 휘둘러 쳐내는 하데스.


다시금 하데스와 스팍, 불탁이 합을 나누며 천천히, 마치 밀리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며 반도를 향해 서서히 움직였다.


그런 그들의 움직임에, 반도는 전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는 것처럼 쉼없이 하데스를 향해 마비침을 날리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마비침을 쳐내며 계속해서 점점 구석으로 반도를 몰아넣기 시작하는 하데스.


그러한 묘한 힘겨루기가 이루어진지 얼마나 지났을까?


하데스와 대치를 하며 서서히 밀리던 스팍과 불탁이,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한순간에 허리를 곧추세우며 한순간에 멈추었다.


- 후우웅!


- 퍼석!


"어?"


약 십여분 동안 이어진 공방으로 어느 정도 합을 맞춰가고 있던 스팍과 불탁이 갑작스럽게 움직임을 멈추자 미처 예상하지 못한 하데스의 무쇠팔에 그 둘이 피떡이 되어버린다.


죽은 이들보다 오히려, 하데스가 더욱 어리둥절했다.


피와 살덩어리가 잔뜩 붙어있는 자신의 팔을 바라보며 의문을 표하는 하데스를 씨익 웃으며 바라보는 반도.


"뭘 놀라냐 돼지새꺄."


"...뭐?"


갑자기 터져나온 반도의 욕지랄에 하데스의 정신이 순간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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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P] 역대급 베팅 -3- 19.02.10 25 1 9쪽
15 [P] 역대급 베팅 -2- 19.02.10 26 1 9쪽
14 [P] 역대급 베팅 -1- 19.02.07 2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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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P] 승자들의 연회 -3- 19.01.27 34 1 10쪽
11 [P] 승자들의 연회 -2- 19.01.26 36 1 10쪽
10 [P] 승자들의 연회 -1- 19.01.24 33 1 10쪽
9 [P] 다윗들과 골리앗 -6- 19.01.20 34 1 12쪽
» [P] 다윗들과 골리앗 -5- 19.01.19 36 1 10쪽
7 [P] 다윗들과 골리앗 -4- 19.01.17 37 1 10쪽
6 [P] 다윗들과 골리앗 -3- 19.01.13 48 0 12쪽
5 [P] 다윗들과 골리앗 -2- 19.01.12 35 0 10쪽
4 [P] 다윗들과 골리앗 -1- 19.01.10 39 1 9쪽
3 [P] 후원자 -2- +1 19.01.06 46 1 9쪽
2 [P] 후원자 -1- 19.01.05 51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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