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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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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7.07 16:30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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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26
추천수 :
1,011
글자수 :
645,893

작성
24.07.0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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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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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114. 아이씨, 넌 뭐야?

DUMMY

크룩 카운티에 있는 베스트 웨스턴 호텔에서 헬칸 길드원들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름은 호텔인데 생긴 건 꼭 한국의 펜션처럼 생긴 건물을 미국 정부에서 숙소로 내주었다. 도심이나 유명 관광지가 아닌 이 마을에는 제대로 된 호텔이 없었다.


갑자기 엄청난 권능을 발휘하고 정신을 잃었던 지오는 한숨 자고 나서 정신을 차렸다. 그는 침대에 누워 단어 하나를 떠올리고 있었다.


‘보디카미토!’


꿈인지, 주술에 걸려 환상을 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보디카미토란 단어는 지오에게 너무나 친숙하게 느껴지는 단어였다. 그런데 그게 무엇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자신이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했던 물건인 것 같기는 한데······?


“오빠, 깨어났어? 몸은 괜찮아?”


유미가 눈을 뜬 지오를 발견했다.


“그래, 여긴 어디야?”

“크룩 카운티에 있는 호텔이야! 뭐 호텔 같진 않지만!”

“뭐 하룻밤 잘 건데 이 정도면 괜찮지! 별일은 없었지?”

“그래, 모두 저녁 먹으러 내려 갔어. 밥 먹으러 가자!”


지오의 가족은 룸 하나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저녁 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으로 갔는데 지오가 기절해 있는 바람에 지오 가족은 아직 저녁을 먹지 못했다.


“그래, 국물이라도 좀 있으면 좋겠네!”


술을 마신 것은 아니지만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에 시원하고 얼큰한 해장국이 먹고 싶었다.


“오빠, 여긴 미국이야, 스프는 몰라도 국은 없을 걸?”

“스프에 뜨거운 물 좀 붓고, 소금하고 후추 좀 쳐서 먹으면 안 될까?”

“지오야, 일단 내려가서 물어보자.”


대답은 그새 지오의 침실로 온 방소희가 했다.

모두 배가 고팠기에 바로 1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조금 어두운 실내와 조용한 음악이 깔린 레스토랑은 카페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헬칸 길드원들은 식사를 마치고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오, 선배! 몸은 괜찮아요? 와인 한잔하세요. 여기 와인 맛이 괜찮아요!”


하윤이가 안으로 들어오는 지오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네 사람은 길드원이 앉아있는 옆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주문했다.

무난하게 야채 샐러드와 양송이 스프, 소고기 스테이크 그리고 와인 한 병을 주문했다.

파트리샤 그린 셀라에서 제조한 피노 누아라는 이름의 와인을 한 병 시켰다. 이 와인은 오리건주에서 직접 포도를 재배해서 제조한 것이었다.


하윤이가 와인 맛이 좋다고 적극 추천한 덕분이긴 하지만, 온 가족이 함께 미국에 와서 와인 잔을 들고 건배를 하니 마치 가족 여행을 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솔미도 그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테이블로 와서 가족 사진을 찍어 주었다.


지오 가족이 식사를 열심히 하고 있을 때, 창가 테이블에서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이래요? 우린 생각 없으니 그냥 가세요!”


미국 여자 두 명이 앉아서 맥주를 한잔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동네 건달 같은 아저씨 두 명이 다가와서 합석을 하자고 조르고 있었다.

여자 쪽에서 강하게 거절을 했는데도 두 아저씨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여자의 옆에 엉덩이를 들이댔다. 그러자 한 아가씨가 도움을 요청했다.


“도와주세요! 꺄악!”


이럴 때 나서는 인물은 꼭 정해져 있다. 나서기 좋아하는 하윤이가 위풍도 당당하게 문제의 테이블을 향해 걸어갔다.

지오는 스테이크를 크게 한 조각 잘라서 입안에 넣으며 하윤이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하윤이가 영어를 잘 하나? 통역 아이템은 안 산 걸로 아는데?’


여기가 낯선 미국 땅이라서 그런지 왠지 어린아이를 강가에 내 놓은 기분이었다.

남자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대화가 안 통하는 것인지,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인지 결국 두 남자가 벌떡 일어나서 주먹을 날렸다.


하윤이는 자신의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을 보고 속으로 땡큐를 외쳤다. 미국에도 정당방위는 있는 거니까 일단 한 방 맞아 주고 두 남자를 KO 시킬 생각이었다.


얼굴에 주먹이 닿으려는 찰나 고개를 획 돌렸다. 주먹이 그냥 스쳐 지나갔다.


“아이쿠! 당신이 먼저 때렸어! 모두 봤지요? 여러분이 증인이 되어 주세요!”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큰소리로 외친 후 주먹을 날린 남자를 향해 팔을 뻗었다. 그런데 하윤이의 주먹이 목표물에 닿지 않고 중간에 스톱을 해 버렸다.


“어!”

“하윤아, 한국에서 온 헌터가 미국 일반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소리를 넌 듣고 싶냐?”


지오가 하윤이의 손목을 잡고 잔소리를 했다.

여긴 한국이 아니다. 팔은 안으로 굽을 것이고, 헌터 대 헌터도 아니고, 어떤 이유든 헌터가 일반인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좋게 보도될 리가 없었다.

원정군의 총대장으로서 지오는 미국 여론에 신경을 안 쓸 수 없었다.


그런데 지오의 뒤에 있던 두 남자가 어딘가에 숨겨 놓았던 권총을 빼 들었다. 여기는 총기 소유가 합법적인 나라 미국!

그걸 본 하윤이의 눈동자에 경련이 일어났다.


“선배, 총!”


권총을 든 두 남자는 이빨을 드러내며 씩 미소를 지었다.


“헌터면 어쩌라고? 네놈 가슴에는 총알이 안 박히냐?”

“옐로우 몽키! 굿 바이!”


타앙, 탕!


“꺄악!”


두 발의 총성과 비명 소리가 레스토랑 안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날아오는 총알을 보고 있는 하윤이의 두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하윤이는 오늘 총구에서 튀어나온 총알이 나선으로 회전하며 날아오는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왜냐하면 총알이 마치 슬로우 비디오처럼 천천히 날아오고 있었으니까!


지오가 뒤돌아서며 금속 지배력으로 느리게 움직이도록 조정한 총알 두 개를 양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두 남자를 향해 그냥 던져 버렸다. 지오가 던진 총알에는 파란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끄아아악!”

“으아아아!”


총알에 맞은 두 남자는 제자리에서 몸을 부르르 떨더니 곧바로 도망을 쳤다. 그들도 느리게 날아가는 총알을 보고는 이 동양인들이 자신의 상대가 아님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들이 도망을 갈 수 있었던 건 지오가 미국에서 사고를 치지 않기 위해 뇌전의 기운을 총알에 조금만 실었기 때문.


두 사람에 도움을 받은 금발의 두 아가씨가 눈빛을 반짝이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지오는 식사를 마저 하기 위해 자리로 돌아갔고, 하윤이는 그녀들과 함께 앉아 콩글리쉬로 대화를 나누었다.


지오가 식사를 다 하고 일어서려 할 때 하윤이가 급하게 다가왔다.


“선배, 나랑 잠깐만 드라이브 한번 하고 오죠?”

“야, 뭔 소리야? 내가 왜 남자인 너와 드라이브를 해? 그리고 우린 차도 없어!”

“아니, 그게 아니고. 제가 구해 준 아가씨들이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숙소가 있는데 그곳까지 여자 둘이 가기가 무섭다고 좀 바래다줄 수 없냐고 하는데······!”


지오가 슬쩍 두 아가씨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금발 미녀 두 명이 윙크를 하며 손을 흔들었다.


‘이게 뭐지? 저 미국 여자들이 지금 나를 꼬시려는 건가?’


지오도 남자이다 보니 미녀의 미소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래, 알았다. 식사도 했으니 갔다가 올 때는 소화도 시킬 겸 걸어오면 되겠네!”


하윤이의 얼굴이 갑자기 환하게 변했다.


“땡큐! 선배! 역시 우리 길드장이 최고!”


하윤이는 두 명의 여자와 먼저 나갔고, 지오는 가족들에게 잠시 산책을 하고 오겠다고 말하고 호텔 밖으로 나왔다.

혹시 누가 볼까 봐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빨간색 스포츠카가 창문을 내렸다.


“헤이, 빨리 타!”


차안에서 미녀가 소리치며 손짓을 한다. 하윤이가 그녀의 옆에 앉아 있었다.

지오는 뒷좌석의 문을 열고 차에 탔다. 뒷좌석에도 금발에 파란 눈동자를 가진 아가씨가 타고 있었다.


“안녕, 나는 애나라고 해! 내가 하윤 씨에게 졸라서 당신도 함께 가자고 했어.”

“안지오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동방예의지국의 국민답게 지오도 반갑게 인사를 했다.


“지오 씨는 정말 잘 생겼네. 난 신비로운 동양 남자를 좋아해!”


미국 여자들이 다 이런 건지 아니면, 지오가 헬칸인 줄 알고 이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애나는 대놓고 꼬리를 치는 것 같았다.

운전을 하고 있는 여자는 리사인데 그녀는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손은 조수석에 놓여 있었다.

어찌 분위기가 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5km 떨어진 곳에 아버클 로지라는 노란색과 주황색 통나무로 지어 놓은 호텔이 나왔다.

지오가 보기에는 아무리 봐도 이건 호텔이 아니라 펜션으로 보였지만, 간판에 버젓이 호텔이라고 적혀 있었다.


차에서 내린 하윤이는 지오에게 윙크를 한번 날리고, 리사의 손을 잡고 호텔 안으로 먼저 들어가 버렸다.


“야, 나하윤! 거긴 왜 들어가?”


덜렁 혼자 남은 지오에게 애나가 다가와서 달콤한 목소리로 유혹을 했다.


“지오, 커피나 한잔 마시고 가!”


왠지 라면 먹고 갈래라는 대사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진짜 라면 먹을래하고 물었으면 지오는 바로 오케이를 했을 것이다. 얼큰한 라면 국물이 그리웠으니까.

어쨌든 결국 지오는 애나를 따라 그녀의 방으로 함께 갔다.

이건 어디까지나 길드장으로서 하윤이의 안전을 생각해서 혼자 두고 갈 수가 없어서 내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애나는 냉장고에서 시원한 캔 커피 두 개를 꺼내와서 지오에게 하나를 건네 줬다. 그리고 침대 위에 벌렁 누웠다.


“지오, 나에게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줄래?”


지오는 의자에 앉아서 한 손에 캔 커피를 들고 창가를 보며 대답했다.


“한국은 미국에 비하면 아기자기한 나라지.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기에는 굉장히 편한 나라야.”

“지오, 거기 있지 말고 여기, 내 옆에서 이야기를 해 줘!”


애나의 부탁에 남은 커피를 원샷으로 다 마시고 침대로 가서 걸터앉았다.


“어디서나 인터넷이 되고, 집 주위에 걸어갈 수 있는 편의점과 생활에 필요한 상가들이 모두 있지. 미국처럼 차를 타고 갈 필요가 없어.”


애나의 손이 지오의 어깨 위로 올라왔다.


“한국 남자는 미국 여자에 대한 로망 같은 거 없어?”


애나의 손이 지오의 등을 쓰다듬고 허리로 내려갔다. 지오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있었다.


“지오, 말해봐! 내가 너의 로망을 이뤄 줄게!”


애나가 지오를 당겨서 자신의 옆에 눕히고 상체를 일으켜 지오를 위에서 내려다봤다.

지오도 그녀의 파란 눈동자를 응시했다. 그리고 소리쳤다.


“아이씨, 넌 뭐야?”


지오가 애나를 밀어버리고 벌떡 일어났다.


“야, 너 정체가 뭐야? 인간이야, 리자드맨이야?”


지오의 검색창에 애나는 인간이 아니라 리자드맨이라고 정보가 떴다.


“지오, 왜 그래? 자, 봐!”


애나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고 있던 블라우스를 벗어 버렸다. 눈앞에 드러난 애나의 몸은 분명 인간 여자가 맞았다. 그것도 정말 멋진!

하지만 지오는 자신의 특성인 검색이 틀린 정보를 알려 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애나에게서 진실을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순혈의 뱀파이어 토슈카가 지오에게 걸었던 권능이 떠올랐다.

그리고 지오의 두 눈동자가 붉게 변했다.


“애나, 나에게 진실을 말해라! 너의 본 모습을 보여라!”


영혼을 속박하는 듯한 끈적한 목소리가 지오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이것은 바로 토슈카의 피에서 얻은 뱀파이어의 권능 중 하나인 구속의 언령이 발동한 것이다.


애나의 파란 눈동자가 변하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하얀 피부가 사라지고, 녹색의 비늘이 뒤덮인 리자드맨이 나타났다.

역시 지오의 검색 정보는 정확했다.


“애나,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왜 나에게 접근한 것이지?”


애나는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순순히 지오의 질문에 대답했다.


“나는 리자드맨족 대주술사 시에라의 딸 애나토키다. 국왕으로부터 너를 죽이라는 임무를 받고 왔다.”


참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리자드맨이 암살을 시도하다니!


“왜 나를 죽이려는 거냐?”

“넌 너무 강하다. 오늘 너로 인해 우리 종족이 8만이나 죽음을 맞이했다.”


듣고 보니 많이 죽이긴 정말 많이도 죽였다.

물론 지오가 혼자 다 죽인 것은 아니지만, 지오가 가장 많이 죽였을 것이고, 그 다음은......!


‘어, 하윤이!’


지금 이렇게 리자드우먼(?)과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하윤이가 이 호텔 다른 방에서 지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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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115. 핵폭탄이 여기 왜 떨어져? 24.07.04 23 4 13쪽
» 114. 아이씨, 넌 뭐야? 24.07.03 25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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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2. 리자드맨이 미사일을 쏜다고? 24.07.01 24 5 13쪽
111 111. 환영합니다. 미스터 헬칸! 24.06.30 26 5 12쪽
110 110. 넌 인간이냐, 돼지냐? 아니면 오크냐? 24.06.29 2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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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8. 영원군에 긴급 지원 좀 해 줄 수 있겠슴까? 24.06.27 30 4 12쪽
107 107.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지원해야 합니다 +2 24.06.26 32 6 12쪽
106 106. 쓰바, 1분이네! 24.06.25 28 5 13쪽
105 105. 이번 보스 몬스터는 길드장과 상성이 좋네요! +1 24.06.24 28 6 13쪽
104 104. 용산 전쟁기념관에 게이트가 요? +1 24.06.23 33 5 13쪽
103 103. 내 아까운 피! 24.06.23 26 5 13쪽
102 102. 네가 순혈의 뱀파이어란 말이지? +1 24.06.23 27 7 13쪽
101 101. 저거 지오 선배 아니야? 24.06.22 33 7 12쪽
100 100. 뱀파이어 잡으러 가자! +1 24.06.22 29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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