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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휴거게임 in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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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2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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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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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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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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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8. 내 손녀를 좀 찾아주시오!

DUMMY

루보는 뭔가 조금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주받은 신기 아퀴로우를 미국 선수들이 국가간 데스 매치에 반입하는 것을 묵인하는 조건으로 상당한 코인을 받았다.

그는 그 코인에 자신의 코인을 더해서 지인을 통해 미국 팀의 승리에 배팅을 했다. 그런데 절대 이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한국 팀이 승리를 하고 말았다.

예상외의 결과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잃어버린 코인을 생각하니 속이 답답해서 미칠 지경인데, 한국 팀의 승리를 선언하려니 답답한 속이 이젠 쓰리기까지 했다.


그래도 전문 진행가답게 얼굴에 억지로 미소를 그리며 입을 열었다.


“축하, 축하! 국가간 데스 매치 최종 승자는 한국 팀입니다······!”


지오는 LA 다저스의 홈구장 창공에 떠 있는 루보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저놈과 붙으면 이길 수 있을까?’


정말 죽여야 할 놈은 미국 선수들이 아니라 바로 저놈이고, 저놈의 뒤에 있는 그 안드로메다인들일 것이다.

아무 원한도 없는 인간들을 야구장에 밀어 넣고, 서로 죽이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든 나쁜 놈들!


지오는 강렬한 시선으로 루보를 쳐다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내가 이 휴거게임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안드로메다로 간다면, 반드시 이 게임을 만든 놈들을 모조리 죽여 버릴 것이다!’



***



국가간 데스 매치가 끝나고 대한민국의 위상은 완전히 급변했다.

명실공히 세계 최강의 전투력을 가진 국가로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산 두 가지 대단한 사건이 대한민국에서 발생하였다.


하나는 태백산에서 발견된 마나석 광산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5월 15일에 태백산에서 대량의 마나석 광산이 발견되었다고 공식적인 브리핑을 했다.

이는 국가간 데스 매치에서 우승한 보상으로 루시퍼가 지오에게 광산의 위치를 알려준 걸 지오가 정부에 알려줘서 발견하게 된 것이다.

사실 정부가 한 일은 광산의 위치를 확인한 것밖에 없지만, 정부는 대대적으로 이 사실을 홍보했다.


어쨌든 마나석이다!


게이트에서 얻는 물질 중 가장 값어치 있는 물건이 바로 마나석이다. 물론 메인 스톤도 있지만 이건 획득하기가 너무 어려운 물질이라 연구용으로만 사용되고 실제 활용되지는 않았다.

새로운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는 마나석은, 변전소에 간단한 에너지 추출 기계만 갖추면 바로 막대한 전기를 뽑아낼 수 있다.

마나석을 대량으로 구하기 힘들어서 신에너지로 지정을 못하고 있었지만, 이미 그 효용성은 검증이 완료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이런 마나석이 수천 톤이나 매장된 광산이 발견되었으니 대한민국 전 국민이 만세를 부를 일이었다.


정부는 마나석을 채취하여 일반 가정집에 무상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산업용 전기료도 대폭 인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들은 물론이고 기업들도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모든 상품의 생산비용에서 전기료를 대폭 줄일 수 있고, 그러면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에 기업들도 엄청난 기대를 가졌다.


국방부는 마나석을 활용한 대몬스터 무기 개발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직도 4년을 더 버텨야 하는 휴거게임에서 국민을 몬스터로부터 지키기 위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착수되었다.


또 하나의 대단한 사건은 루보가 약속했던 황금마차가 명동에 나타난 것이다.

황금마차는 명동성당사거리에 평일에만 나타나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만 영업을 하고 하늘로 날아갔다.

각성자들과 헌터들은 성지 순례를 하듯 명동의 황금마차를 찾아와 아이템과 스킬을 구매하고, 재료 아이템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었다.

엘프를 보기 위해 일반인들이 엄청나게 몰려오는 바람에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일반인의 접근을 막아야 했다.


한편, 국대로 데스 매치에 참가하여 끝까지 살아남은 47명의 한국 선수에게는 정부에서 무공훈장과 보국훈장을 수여했고, 포상금 각 1억 원과, 마나석 광산의 이익금 3%를 선수들에게 나누어 연금 형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헬칸 길드는 전원이 이런 혜택을 받게 되었고, 게다가 우승 상품까지 받았다.

지오는 전설 등급의 아이템인 락셀브라는 목걸이를 받았다. 이것은 보관용 아이템이라 그냥 인벤토리에 넣어 두었지만, 다른 길드원들은 새로 받은 스킬과 아이템에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헬칸 길드는 개명산 길드 관광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효능 검증이 완료된 생명의 구슬로 만든 목걸이 판매 사업도 시작하기로 했다.


안철용과 방소희를 비롯하여 목걸이를 착용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몸이 젊어졌다고 말했다.

생명의 구슬 1개로 만든 목걸이를 착용한 사람은 10년은 젊어진 것 같다고 했고, 3개로 만든 목걸이를 착용한 안철용과 방소희는 청춘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지오는 빨리 개명산 게이트에 들어가서 아코네를 만나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 생명의 구슬을 얻어서 대량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팔 생각이었다.

중년만 되어도 흔히 ‘내가 10년만 젊어서도!’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런데 정말 10년 젊어지는 목걸이가 있다면, 수백만 원을 줘서라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지 않겠는가?


목걸이 이름도 정했다.


‘Minus Ten Years!’



***



맑고 파란 하늘에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의 노을이 파도처럼 펼쳐져 있다.

그 아래 너무 깨끗해서 물고기가 훤히 보이는 에메랄드빛의 바다가 출렁인다. 황금빛 모래사장을 향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밀려온 파도가 주르륵 되돌아간다.


바다에는 비키니를 입은 아리따운 아가씨와 젊고 잘 생긴 청년이 수영을 하다가 일어서서 웃으며 해변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국가 대표 헌터인 안유미, 천송이, 차미나 그리고 나하윤과 채윤이었다.


어느덧 해변에는 밤이 찾아오고, 하늘에는 커다란 별들이 오색찬란한 보석처럼 신비로운 빛을 내며 반짝거리고 있다.

한적한 해변, 텐트 앞에서 중년 부부가 모닥불을 피워 놓고 앉아 있다. 두 사람은 밤바다 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고 있다.

두 사람은 50대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한국 국가 대표 헌터 안철용과 방소희였다.


안철용은 통기타를 치며 추억의 노래를 흥얼거렸고, 방소희는 주황색 과일을 깎아 먹으며 행복한 미소를 환하게 지었다.

너무나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한적하게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의 행복한 얼굴이 클로즈업되었다.


그리고 화면에 큼직한 자막이 떠올랐다.


[개명산 게이트 글램핑! 새로운 세계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헬칸 길드가 여러분을 안전하게 모십니다.]


광고가 끝이 나자, 보고 있던 길드원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입을 댔다.


“또 가고 싶다! 개명산 게이트!”

“난 저 아네메로스 행성에서 살고 싶다!”

“다음에 가면 망고베리 좀 따서 가져와야겠다. 그게 자꾸 생각나네!”

“좀 조용히 하세요! 뉴스 나옵니다!”


TV 화면에 곤색 양복에 파란색 넥타이를 맨 중년의 앵커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화면에는 온통 처참하게 파괴된 세계 각국의 도시들의 모습이 차례로 나왔다.


“휴거게임 3주년 기념 이벤트가 벌어진 지 한 달이 지난 오늘, 도시를 지켜라 이벤트가 발생한 전 세계 200여 개 도시 중 현재까지 71%인 142개 도시가 대형 몬스터에 의해 붕괴되었습니다. 그리고 각 대륙에서 발생한 왕국 건설 이벤트는 유럽의 체코 리베레츠에 등장한 켄타우로스 종족만 섬멸했을 뿐 나머지 5대륙에 등장한 종족들은 점점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TV를 보고 있던 하윤이가 갑자기 큰소리로 말했다.


“선배, 우리 아버지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치국까지는 했으니 이제 평천하를 하러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길드 사무실에 모여 함께 TV를 보고 있던 지오는 하윤이의 뜬금포에 기가 막혔다.


“하윤아, 방금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했는데, 넌 수신은 제대로 했냐?”

“하하하하, 저는 매일 아침에 샤워를 하고 있습니다. 자, 한번 밀어보십시오! 때가 나오는지?”


하윤이가 자신의 팔뚝을 불쑥 내밀었다.


“야, 이 자식아! 수신이 몸을 씻는 게 수신이냐? 그럼 온 가족이 함께 목욕하면 제가겠네?”


하윤이와 지오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 대해 논쟁을 벌릴 때 누군가 길드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똑똑, 똑!


미나가 문을 열어주자 금테 안경을 끼고 목에 스카프를 맨 노신사가 지팡이를 안으로 들어왔다.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는 세련된 노신사가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나는 최두섭이라는 사람이오!”


최두섭!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지오와 솔미, 수진, 하윤이는 화들짝 놀라서 경기를 일으킬 뻔했다. 네 사람뿐만 아니라 안철용과 방소희도 그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이름은 바로 네 사람이 몸 담았던 아이제이 그룹의 회장 이름이었다.


최두섭은 앉지도 않고 선 자세로 바로 본론을 꺼냈다.


“내 손녀를 좀 찾아주시오! 어제 납치를 당했는데, 믿고 부탁할 데가 여기밖에 없습니다!”

“혹시 최혜원 이사가 납치를 당한 것인가요?”

“그렇소! 그 어린 것이······!”

“회장님, 일단 여기 좀 앉으시죠!”


솔미가 최 회장을 응접실로 안내했다.

최혜원의 부모도 있는데, 그들을 제쳐두고 최 회장이 직접 온 걸 보면 그의 손녀 사랑이 각별한 것 같았다.


길드원 모두가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최 회장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최두섭은 전혀 개의치 않고 상황을 설명했다.


“납치범은 우리가 연구하고 있는 건강음료의 제조 비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걸 주고 손녀를 무사히 돌려받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겠는데, 그놈들의 말을 믿을 수 없어서 내가 여러분을 찾아온 것이요.”


지오는 건강음료라는 말에서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혹시 그게 비아그라니를 원료로 해서 만드는 음료입니까?”

“아니, 자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가?”


최두섭의 표정이 갑자기 무섭게 변했다.


“하하, 그걸 영등포공장 게이트에서 채집해 온 게 바로 접니다. 저도 한 달 전에는 아이제이 경보실 소속이었습니다.”

“아, 그래. 헬칸 길드가 우리 회사에 있다가 나간 직원들이 만든 길드라고 나도 들어서 알고는 있네.”


지오는 거상 연구소에 잠입했던 일이 생각났다.


“회장님, 혹시 이런 짓을 벌린 놈들이 G사라고 생각하십니까?”

“맞네! 그놈들일 게야! 실력도 없는 놈들이 욕심만 많아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사고를 치고 다니지!”


지오는 자신의 손가락에 끼여 있는 보라색 보석이 박힌 반지를 쳐다봤다. 지난번 최혜원의 의뢰를 완료하고 선물 받은 아이템이었다.

아무리 헬칸 길드가 요즘 바쁘다고 해도 최혜원이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최 회장이 직접 찾아와서 이렇게 부탁을 하는데 어떻게 외면을 하겠는가?

그리고 아무래도 재벌의 의뢰면 비용도 상당히 줄 것이고!


“알겠습니다. 최 이사님과 관련된 일이니 저희 길드가 의뢰를 안 받을 수가 없겠네요. 그런데 저희 길드의 인지도가 많이 올라서 비용은 좀 주셔야 합니다.”


최두섭이 재밌는 농담을 들은 사람처럼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나 최두섭일세! 내 앞에서 돈 이야기를 하려는가? 돈 걱정은 말고 내 손녀만 찾아주게. 네가 여러분이 원하는 만큼 돈을 주겠네!”


최두섭이 안주머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더니 사인을 해서 지오에게 건넸다.

자기앞수표란 글자 아래 한국은행이란 글자가 보이고, \ 뒤에는 아무런 숫자가 적혀 있지 않았다.


“헉, 이건 말로만 듣던 바로 그 백지 수표!”


안철용은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백지 수표를 쳐다봤다.


“자, 이거 한 장 주고 가겠네! 금액은 내 손녀 찾아주고 마음대로 쓰게나!”


역시 재벌 총수다운 당찬 기세였다.

어느 틈에 옆으로 다가선 하윤이가 최두섭을 향해 90도로 꾸벅 절을 했다.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지금 바로 최혜원 이사님을 찾으러 출동하겠습니다!”


작가의말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좀 더 올릴 예정입니다.

월요일부터는 연재 시간을 오후 7시 40분으로 변경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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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6. 쓰바, 1분이네! 24.06.25 22 5 13쪽
105 105. 이번 보스 몬스터는 길드장과 상성이 좋네요! +1 24.06.24 21 5 13쪽
104 104. 용산 전쟁기념관에 게이트가 요? +1 24.06.23 27 5 13쪽
103 103. 내 아까운 피! 24.06.23 23 5 13쪽
102 102. 네가 순혈의 뱀파이어란 말이지? +1 24.06.23 23 7 13쪽
101 101. 저거 지오 선배 아니야? 24.06.22 27 7 12쪽
100 100. 뱀파이어 잡으러 가자! +1 24.06.22 26 7 12쪽
99 99. 좀 있으면 그곳이 폭발할 거야 +1 24.06.22 25 5 13쪽
» 98. 내 손녀를 좀 찾아주시오! 24.06.21 32 7 12쪽
97 97. 선배, 이건 스틸이야, 스틸! 24.06.20 31 8 13쪽
96 96. 신발 좀 바꿔 신어요! +1 24.06.19 35 6 13쪽
95 95. 보스 몬스터가 한 마리가 아니고 두 마리네! +2 24.06.18 40 6 13쪽
94 94. 삐삐삐 삐삐시여!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24.06.17 37 6 12쪽
93 93. 이렇게 까만 엘프도 있나요? 24.06.16 42 8 12쪽
92 92. 고맙다는 말은 조금 있다가 하겠습니다! +1 24.06.16 45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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