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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티아 & 그라티아

꿈 속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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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티아94
작품등록일 :
2012.11.23 04:09
최근연재일 :
2014.11.29 07:32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2,458
추천수 :
77
글자수 :
133,197

작성
12.11.23 11:08
조회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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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4쪽

Ch.1 세라흐의 바다

DUMMY

이른 아침, 조금은 한산한 해변가에 마차 한대가 멈춰섰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문이 열리고 젊은 청년 하나가 뛰어내렸다. 간단하게 착지한 그는 돌아서서 한 손을 마차를 향해 내밀었다. 그 손을 잡고 소녀가 조심스레 마차에서 내렸다. 길다란 머리를 단정하게 땋아 내린 소녀는 땅에 두 발을 내딛고 서자 고개를 들어 정면에 끝 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홀린 듯 걷기 시작하는 소녀를 보고 뒤이어 마차에서 내리던 두 소녀 중 하나가 소리쳤다.


"아이레 아가씨! 모자요! 모자부터 쓰셔야지요!"


그리고 그제서야 그녀는 제 손에 들린 모자의 존재를 기억해냈다. 잠시 멈춰서서 새하얀 커다란 챙모자를 머리위에 눌러썼다. 하얀 바탕에 푸른 줄무늬가 얇게 그려진 폭 넓은 리본이 그녀의 드레스와 썩 잘 어울렸다. 하늘색 줄무늬의 드레스자락이 종아리 근처에서 선선한 바닷바람을 따라 부드럽게 나부꼈다. 허리깨에 비스듬하게 매어진 새하얀 리본 또한 세련되어 보였다.


하지만 아이레는 자신의 아름다운 드레스는 안중에도 없는 듯 했다. 그녀의 시선은 오직 저 새파란 바다에 고정되어 있었다. 잠시 바다에서 눈을 때고 뒤를 돌아보았다. 훤칠한 키의 청년, 기사 에렌 필리어는 마부와 함께 마차의 뒤에서 몇 가지의 짐을 내리고 있었고 그 옆에서 집사 카를키얀이 소개해준 제일린와 베르타가 그를 거들고 있었다. 짐을 다 내린 후 마부는 인사를 하고 마차를 몰며 떠났다.


에렌 필리어와 두 시녀가 짐을 나누어 들고 제 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고는 아이레도 몸을 돌려 새하얀 모래사장 위를 걷기 시작했다.


얼마간 걷다가 물가에서 적당히 떨어진 곳에 짐을 내려놓고 베르타와 제일린이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아이레는 물가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등 뒤로 에렌 필리어가 따라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드디어 모래사장쪽으로 밀려들어온 파도의 끝자락이 그녀의 발끝에 닿았을 때, 아이레는 조금의 망설임 후 신고있던 상앗빛 샌들의 끈을 허리 굽혀 풀어내고 맨발을 젖은 모래위에 올려 놓았다. 벗어둔 신발 두 짝을 한 손에 쥐고 몸을 일으켜세웠다. 시원한 모래위를 천천히 걸으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꿈 속에서나 보던 바다를 두 눈으로 보고, 상상속에서나 걷던 길을 두 발로 지금 걷고 있다는 사실이 쉬이 믿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발바닥에 닿아오는 촉촉한 모래는 그 현실성을 부정하기에는 지나치게 생생했다. 그리고 눈 앞의 바다는 눈이 아리도록 새파래서 그녀의 망막조차 쪽빛으로 물들어 버릴 것 같았다. 규칙적으로 시원한 파도소리와 함께 밀려들어와 발끝을 적시고 가는 파도도 사랑스러웠다. 드넓은 바다의 잔잔한 물결위로는 옥색 배가 몇 척 떠있었다. 그 옥색이 멀리서도 참 곱게 느껴졌다.


맑은 하늘아래 넘실거리는 새파란 바다가 너무도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한 편으로는 굉장히 역동적이기도 했다. 온 세상이 파란 물결로 가득 찬 듯한 기분에 가슴이 벅차왔다. 치맛자락을 조금 들어올리고 찰랑이는 바닷물에 발을 한 발씩 조심스레 담가 보았다. 하얀 발 위로 투명한 바닷물이 차오른다. 천천히, 한 걸음씩 앞으로 걸어갔다. 등 바로 뒤의 호위기사도 잊고, 세상도 잊고, 걱정도 잊어 버렸다. 그저 그 순간은, 그녀 안에 바다와 그녀 자신만 존재했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파도가 구르며 밀려들어올 때 마다- 자신의 몸에 달라 붙은 온갖 고민이 하늘로 날아가고, 새파란 파도는 제 마음속까지 밀고 들어오는... 그런 기분에 젖어들었다. 바닷물이 종아리까지 차올랐을 때, 느릿느릿 이어지던 발걸음을 멈춰세웠다. 한참 동안을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파도가 차올랐다가 다시 쓸려나가기를 끝 없이 반복하는 것을 느꼈다. 시린 발처럼 마음속 깊은 곳까지 시린 물이 차올랐다. 가끔은 조그마한 물고기들이 다리 사이를 스쳐 지나가기도 했고, 투명한 바닷물 아래 작은 게들이나 조개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했다. 그렇게 가만히 서 있다가 이내 한 발자국씩 물에서 걸어나왔다. 더 이상 발에 물이 닿지 않게 되었을때, 뒤돌아서 베르타와 제일린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황금빛 햇살을 반사해서 하얗게 반짝이며 빛나는 모래 위로 질 좋은 천이 깔려 있었다. 하얀색의 커다란 파라솔 밑에는 안락한 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고, 음식이 든 바구니도 몇 개 눈에 띄였다. 그리고 한 옆에는 미술용품들이 가득 들은 상자도 있었다. 커다란 스케치북도.


"아가씨, 무엇 좀 드시겠어요?"


"아.. 아니, 괜찮아."


가까이 다가가자 마자 하얀 수건을 들고 다리에 묻은 모래와 물기를 닦아주며 묻는 베르타에게 사양하고 보니 몸이 조금 서늘한 것이 느껴졌다. 드레스의 끝단이 조금 젖어있는 것도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체온이 조금 낮으시네요.. 이 것을 잠깐 덮고 계세요."


건네지는 담요를 순순히 받아들며 의자에 앉았다.


"고마워, 베르타. 그런데 스케치북하고 연필 좀 가져다 주겠어?"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아가씨."


잽싸게 스케치북과 연필을 가지러 가는 제일린의 싹싹함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아직 18세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역시 카를키얀이 추천해준 이유가 있었다.


"이것들이 맞나요?"


제일린이 내민 손에는 스케치북과 스케치용 연필이 세 자루 들려있었다. 덤으로 미술용 지우개 하나까지-


"그래, 맞아. 고마워, 제일린."


스케치북을 아직 쓰지 않아 새하얀 페이지로 넘긴 뒤 무릎 위에 올려두었다. 오른손에는 연필 한 자루를 느슨하게 쥐고서 잠시 가만히 앉아 있었다. 마음속에 가득한 바다의 어느 부분부터 시작할지, 곧바로 알 수가 없어서-


하지만 고민도 잠시, 곧 손이 매끄러운 선들을 만들어 가며 하얀 도화지 위를 빠르게 마음 가는대로 누비기 시작했다. 때로는 진하게, 때로는 연하게-


그리고 몇 장의 스케치가 완성되었을 즈음, 스케치북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들 표정이 어쩐지 조금 멍한 듯도 했다.


"..이제 돌아가시게요?"


"응. 그리고 내일은, 이젤도 가져와야 겠어."


"네."


베르타와 제일린이 자리를 정리하는 동안 벗어두었던 샌들을 챙겨 신고 하얀 모래위에 서서 기지개를 길게 켰다. 그러고 보니 사람이 꽤 많아졌네. 바다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는 사람도 여기저기 보였다. 모래를 가지고 신나게 노는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쾌활한 기분에 젖어서 살짝 웃다가 문득 강한 공복감을 느꼈다. 어서 저택에 돌아가서 뭐라도 좀 먹어야 겠다.


여전히 새파란 바다는, 해안가에 와서 투명한 거품과 함께 잘게 부서지는 파도가 매혹적으로 넘실거렸다.








그 후로 며칠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바다에 나왔다. 나오고 들어가는 시간은 그 날마다 기분에 따라 달랐지만 매일 하루에 몇 시간씩 바닷가에 나왔었다.


그 동안 스케치북과 노트는 온통 바다와 그 안에 사는 생물들로 가득 채워졌지만 마음속은 날이 갈 수록 점점 텅 비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외로움과 흡사한 감정이었다.


어머니와는 식사시간들 이외에는 만남이 없었다.


오늘은 도화지에 씁쓸한 마음과 함께 바다의 노을을 잔뜩 담아서 돌아간다. 불그스름하게 빛나는 하늘 아래의 바닷물은 오늘도 맑고 투명했다.








어제는 저녁식사를 하고 나와서 아름다운 노을을 그려보았지만 오늘은 늦은 오전에 바닷가에 도착했다. 일찌감치 파라솔 아래에 이젤을 세우고 그 위에 널찍한 캔버스를 올려놓았다. 옆에 작은 간이 테이블을 펴놓고 그 위에 물감들과 팔레트, 헝겁과 물컵등을 올려두었다. 마지막으로 상자에서 붓이 든 통과 연필을 꺼내서 테이블에 내려놓고 하얀 앞치마를 펼쳐 들었다. 앞치마를 허리에 두르고 등 뒤에서 매듭을 지은 다음, 치렁치렁한 머리를 붉은 리본으로 단정하게 묶었다.


한 손에는 연필을 쥐고 이젤 앞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변함 없이 아름다운 바다와 그 앞에서 자연의 축복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똑 같은 바다지만 하루 하루가 다른 풍경이었다. 지금 이 순간 바다의 한 없는 푸르름과 그 파도가 몰고오는 감격을 그려내고 싶었다. 달콤하게 귓가를 때리는 저 파도소리도.


잠시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쉰 후 다시 눈을 떴다. 정면을 직시하며 캔버스에 연필을 대고 스케치를 시작했다. 얼굴을 간지럽히는 바람을 느끼며 손을 움직이다 보니 어느 정도 스케치가 끝났다 싶어서 연필을 내려놓고 팔레트를 집어들었다. 몇 개의 물감을 팔레트 위에 짰다. 특히 푸른 계열의 물감은 듬뿍 짜내었다. 적당한 붓을 하나 골라서 물에 살짝 적셨다. 붓 끝에 파란 물감을 뭍히고 캔버스에 가져다 댔다. 손이 움직이는 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눈 앞의 바다를 본따서 가슴속에 잔뜩 고인 바다에 생명을 불어 넣기 시작했다. 조금씩, 천천히, 푸르게 살아나기 시작하는 바다가 보였다.


"-아가씨! 아가씨, 뭐라도 좀 드셔야지요! 벌써 점심시간이에요!"


"아, 알았어!"


순간 깜짝 놀라서 하마터면 붓을 쥔 손이 흔들릴 뻔했다. 약간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붓을 내려놓았다. 마지막으로 캔버스를 한 번 더 쳐다보고 몸을 돌렸다.


오늘 점심이 아마 닭고기 파스타 샐러드에 새우요리였지? 이 곳 요리사의 솜씨가 예상보다 뛰어났다.








그리고 그 바다의 그림은 며칠이 걸려서야 완성되었다. 며칠 전과 똑같은 자리에 서서, 조심스러운 손길로 붓을 이젤 옆의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눈을 들어서 묘한 마음으로 방금 완성되어 아직 채 마르지 않은 그림을 바라보았다. 머릿속의 상상했던 바다와 완벽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 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그저 자신이 세라흐의 바다에서 받은 감동을 이 그림을 통해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전해줄 수 있다면...


"-어어어!! 거기 조심하세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자 이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공이 눈에 확대되어 들어왔다. 피하려고 했지만 당황해서 그런지 발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슈우웅- 팡!


공이 이젤을 치기 일보 직전에 필리어경이 민첩하게 나서서 한 팔로 공을 튕겨냈다.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천만 다행이었다. 만일 그가 막아내지 못했다면 겨우 완성한 작품이 망쳐져 버렸을 것이다. 아직 다 마르지도 않았는데!


"-이런,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괜찮으십니까?"


바다쪽에서 두 사람이 황급히 뛰어와 사과하기 시작했다. 귀족 남매로 보이는 남녀였다. 나와 나이가 비슷한 것 같은데-


"아, 괜찮아요.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괜찮습니다. 피해도 없고요."


"그러시다면 다행이네요- 그래도 너무 죄송한데, 저녁식사라도 대접 할 수 없을까요?"


"네?"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로 갑작스러운 초대다.


"아아- 저는 세레나이데 기라 시에블렌이고 여기는 제 쌍둥이 오라버니인 세이드리히 기라 시에블렌이에요. 소개가 늦어서 죄송해요- 오늘의 무례를 사죄하고자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은데.. 곤란하신가요?"


시에블렌이라면 첼리비타 차로 굉장히 유명한 백작가문이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작게 끄덕여주었다.


"...정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영애의 호의를 받아들이도록 하지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아이리엘라 율리안트 비첼렌입니다."


"아! 비첼렌 백작영애셨군요! 개인적으로 비첼렌산 만년필을 굉장히 좋아한답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군요.. 그나저나, 곧 식사시간인데 혹시 지금 출발 가능하세요?"


음- 잠시 스스로의 차림을 흝어 보았다. 아직 앞치마를 입고 있지만 그 밑의 드레스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였다. 무릎을 덮는 길이의 하얀 드레스에는 붉은색 계열의 꽃 무늬가 작게 그려져 있었다. 허리에는 커다랗고 빨간 리본도 하나 달려 있었다. 쇄골이 들어나는 네크라인과 부풀려진 짧은 소매. 가슴부근에 달린 프릴과 군데 군데 조금씩 달린 레이스가 꽤 귀여운 드레스였다. 연분홍빛의 단화도 그럭저럭 저녁식사에 어울릴 것 같았다.


뭐, 이 정도면 괜찮겠지?


"...예. 저의 마차가 도착하는 즉시 출발하도록 하지요."


"아, 저희 저택이 바로 여기 근처인데 아마 그냥 걸어가셔도 될 겁니다. 저희도 오늘 마차를 타지 않고 왔습니다."


영애보다 조금 더 차분한 목소리로 시에블렌 영식이 끼어들었다. 그의 손에는 아까의 그 공이 얌전하게 쥐어져 있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제일린, 너는 여기서 기다렸다가 마차를 타고 돌아가렴. 짐은 마부가 들어다 줄거야. 돌아가서 어머니께 내가 오늘 조금 늦게 들어간다고 전해드린 다음에 마차와 함께 시에블렌 가문의 저택으로 찾아와줘."


"예. 알겠습니다."


"..캔버스 옮기는 방법 잘 알지?"


"예."


"그래- 그럼, 갈까요?"


"그러지요, 영애."


친절한 시에블렌 남매의 샛노란 레몬빛 머리카락이 참 유쾌해 보였다. 조금은 옅은 풀빛으로도 보이는 특이한 빛깔이었다.


마지막으로 캔버스에 그려진 바다와 현실의 거대한 바다를 힐끗 쳐다본 다음, 물감으로 조금 얼룩진 하얀색 앞치마를 벗어서 이젤 옆의 테이블 위에 올려 두었다. 그러고서 망설임 없이 베르타와 필리어경과 함께 시에블렌 남매를 따라나섰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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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공지 14.11.29 177 2 1쪽
25 Ch.2 황도 아란셰르타 14.02.27 202 2 15쪽
24 Ch.2 황도 아란셰르타 +2 13.04.27 303 3 24쪽
23 Ch.2 황도 아란셰르타 13.02.20 450 2 19쪽
22 Ch.2 황도 아란셰르타 13.01.05 383 2 12쪽
21 Ch.2 황도 아란셰르타 12.11.23 521 3 21쪽
20 Ch.2 황도 아란셰르타 +2 12.11.23 465 2 9쪽
19 Ch.2 황도 아란셰르타 12.11.23 359 2 12쪽
18 Ch.2 황도 아란셰르타 +4 12.11.23 395 2 14쪽
17 Ch.2 황도 아란셰르타 12.11.23 458 2 9쪽
16 Ch.2 황도 아란셰르타 +2 12.11.23 632 3 17쪽
15 Ch.1 세라흐의 바다 +2 12.11.23 394 3 14쪽
14 Ch.1 세라흐의 바다 +4 12.11.23 257 2 14쪽
13 Ch.1 세라흐의 바다 +4 12.11.23 437 2 13쪽
12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479 2 8쪽
»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434 2 14쪽
10 Ch.1 세라흐의 바다 +2 12.11.23 675 2 7쪽
9 Ch.1 세라흐의 바다 +2 12.11.23 578 3 13쪽
8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592 4 7쪽
7 Ch.1 세라흐의 바다 +2 12.11.23 619 7 8쪽
6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495 4 11쪽
5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396 3 5쪽
4 Ch.1 세라흐의 바다 +2 12.11.23 610 5 10쪽
3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565 5 8쪽
2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773 3 6쪽
1 Prologue. 꿈 12.11.23 810 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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