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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티아 & 그라티아

꿈 속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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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티아94
작품등록일 :
2012.11.23 04:09
최근연재일 :
2014.11.29 07:32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2,452
추천수 :
77
글자수 :
133,197

작성
12.11.23 11:03
조회
591
추천
4
글자
7쪽

Ch.1 세라흐의 바다

DUMMY

"..... 푸른 왕자.. 붉은 숲.. 그리고 황금 요정과 녹색 난장이. 어때? 내가 이겼지?"


장미덩쿨이 화려하게 그려 넣어진 카드 네 장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상대방에게 웃어주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아내시는 거예요?"


"훗- 베르타, 미안하지만 너는 얼굴에 다 보여."


"으읏, 아가씨는 평소에는 참 단순하신 듯 하다가도 게임만 시작하면 도저히 속을 알 수가 없어요. 계속 웃기만 하시고.."


카드를 정리하며 투덜대는 베르타에게 다시 한번 승리자의 미소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잠시 아직 밝은 창 밖의 숲 속을 바라보다가 이내 기지개나 한번 시원하게 켜주었다.


"..이젠 뭐할까나.."


지난 몇주 동안 마차안에서 베르타와 실컷 놀았다. 떠올릴 수 있는 온갖 게임과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슬슬 할 것이 떨어져가고 있었다. 하루종일 마차안에만 있어서 몸도 뻐근하고.. 빨리 파란 바다가 보고 싶었다!


똑똑-


그때 누군가 창 바로 옆의 벽을 정중하게 두드렸다. 창문을 살짝 열어주었다. 아마 이번 여행을 위한 호위의 책임자인 루센트경일 것이다.


"-아이리엘라님, 가브리크 루센트입니다. 이쯤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면 어떨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도록 해요, 루센트 경."


"알겠습니다."


루센트 경의 말이 마차를 지나쳐 달리는 소리가 들리고 곧 행렬의 선두에서 크게 '정지-' 를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차가 서서히 멈추는 것이 느껴지고 베르타가 접이식 테이블을 마차벽 속에 접어 넣었다. 그리고 마차문이 열리자마자 기사의 손을 잡고 재빨리 내렸다. 몸이 찌뿌등해서 미칠것 같았다.


뒤이어 베르타도 따라 내리고 우린 서로에게 피곤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저 앞에서 기사들에게 이것저것을 지시하는 루센트경이 보였다. 마차문을 열어준 기사에게 돌아서서 말했다.


"난 잠시 이 근처를 산책하고 싶어요."


"그러십니까.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그가 다른 기사에게 몇마디 하더니 베르타와 나에게 다시 다가왔다.


"이름이 뭐죠, 경?"


"에렌 필리어입니다, 아이리엘라님."


"그럼 잘 부탁해요, 필리어 경."


"예,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고마워요, 경."


필리어경의 단정하고 성실해 보이는 얼굴을 잠시 올려보다가 걸음을 옮겼다.


양 옆으로 늘어선 나무들과 꽃들을 구경하며 얼마간 걷다보니 긴장했던 몸이 조금 풀어지는 듯했다. 상쾌한 공기를 잔뜩 들어마셔 피로했던 정신도 금방 맑아졌다. 조금 더 걷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이제 돌아가 볼까요."


"안내가 필요하십니까, 아이리엘라님?"


"아니, 괜찮아요, 경."


이래뵈도 길눈은 꽤 밝았다. 필리어경의 도움을 거절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걸었다. 나무 사이로 일행이 보일때쯤,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푸른 나무잎사귀들 사이로 내비치는 하늘은 새파란 빛깔에 구름 한 점 안 보였다. 그런데 어딘가 묘한 구석이 느껴지는 것은 나의 망상일까..


"..아가씨?"


"...아이리엘라님, 곧 돌아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늘을 향하던 고개를 내려 앞을 보니 베르타와 필리어경이 뒤쳐지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살짝 무안해지는 마음을 정리하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가지요."


조금 더 걸어서 마차에 다다랐다. 문을 열어준 필리어경의 손을 잡고 마차에 오르는 와중, 하늘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바라보았다. 하늘은 여전히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이제, 일주일쯤만 더 가면 오셀렘에 도착한다.









지난 몇일은 물론이고 어제만 해도 하늘은 여전히 맑았다. 고작 새하얀 뭉게구름이 몇개 예쁘게 떠 있었을뿐. 그런데 오늘 오전부터 난데없이 시작된 폭풍우는 반나절이 지난 지금까지도 멈출 기색이 안 보였다.


기실 아무리 늦어도 오늘내에 오셀렘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잔뜩 기대했는데- 상황이 이래서 도무지 무리였다. 사실 지금 이동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지만 이런 곳에서 낙뢰라도 한다면 그때야말로 끝장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창문을 가려둔 커텐을 살짝 걷어내보자 쉴새 없이 흐르는 빗물로 뒤덮힌 창

문이 드러났다. 드문드문 작은 나무가지와 나뭇잎들이 거센 비바람에 날려 창문에 달라붙었다가 이내 빗물에 휩쓸려 사라져가길 반복했다. 심하게 내리는 비 때문에 창문 너머의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이따금씩 희미하게 들려오는 기사들의 고함소리와 말 울음소리 빼고는 위협적인 바람소리와 마차를 찌그려트려 버릴 듯 때려대는 빗소리밖에 안 들렸다.


착잡한 마음에 한 손으로 잡고 있던 커텐으로 창문을 다시 가려버렸다. 어두운 마차안을 조그마한 마법등 하나가 비추고 있었다. 수시로 심하게 흔들리는 마차가 마치 넘어질듯 불안했다.


순간 눈이 마주친 베르타와 나는 서로에게 힘 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우리, 무사히 도착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어제 비는 밤이 되어서야 그쳤다. 다행이게도. 흔들리는 마차안에서 그 긴 시간동안 앉아있어야 했던 우리도 무척이나 고역이었지만, 밖에서 고군분투해야만 했던 이들에게 비할바는 당연히 아니었다. 마차를 몰던 이들도 그렇고, 그 빗속을 말 위에서 버텨내고 일행을 이끌어낸 기사들이 참 존경스러웠다. 아무튼 그들의 수고로 그 폭풍우를 무사히 헤쳐나올수 있었다. 비록 얼굴은 모두 다 헬쓱해졌지만.


다시 깨끗해진 창문 너머로 젖은 숲이 보였다. 땅과 나무들이 엉망이었다. 여기저기 떨어진 나무가지들이 눈에 거슬렸다. 하지만 나뭇잎들 사이로 들어난 하늘은 오늘도 청명했다. 그 맑고 푸른빛이 어젯밤과는 지독히도 안 어울렸다.


"참.. 이상하지..? 비가 올 때가 아니라고 들었는데 말이야.. 안 그래?"


창 밖의 하늘에서 눈을 때지 않고 혼잣말하듯 말했다.


"네에-! 정말 그렇죠, 아가씨! 특히 아까 밖의 기사님들이 다들 그러시는데 그런 날씨는 또 평생 처음 보셨대요.."


".. 응.. 그러게..."


이제 몇 시간만 더 가면 오셀렘시에 입성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법진만 타면 순식간에 남부의 겔리젠에 도착하는 것이다. 어제의 폭풍은 정말 이상했지만 우선 도착해보고 조사해봐야 되겠다.. 생각도 그때 가서 더 해봐야겠어. 아무래도 분위기가 지나치게 가라앉아버렸다.


"베르타! 우리 도착할 때까지 그 동안 뭐할까?"


"....네?"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을 머리 한편으로 우선 밀어두고 약간 당황스러운 듯 보이는 베르타에게 살풋 웃어주었다.


"-또 카드 가지고 놀까?"


아직 앞으로 남은 몇 시간 동안 지루한 창문이나 들여다 보고 있을순 없지 않은가! 멀미라도 날 것 같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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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Ch.2 황도 아란셰르타 14.02.27 202 2 15쪽
24 Ch.2 황도 아란셰르타 +2 13.04.27 303 3 24쪽
23 Ch.2 황도 아란셰르타 13.02.20 448 2 19쪽
22 Ch.2 황도 아란셰르타 13.01.05 383 2 12쪽
21 Ch.2 황도 아란셰르타 12.11.23 521 3 21쪽
20 Ch.2 황도 아란셰르타 +2 12.11.23 464 2 9쪽
19 Ch.2 황도 아란셰르타 12.11.23 359 2 12쪽
18 Ch.2 황도 아란셰르타 +4 12.11.23 395 2 14쪽
17 Ch.2 황도 아란셰르타 12.11.23 458 2 9쪽
16 Ch.2 황도 아란셰르타 +2 12.11.23 632 3 17쪽
15 Ch.1 세라흐의 바다 +2 12.11.23 394 3 14쪽
14 Ch.1 세라흐의 바다 +4 12.11.23 257 2 14쪽
13 Ch.1 세라흐의 바다 +4 12.11.23 437 2 13쪽
12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479 2 8쪽
11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433 2 14쪽
10 Ch.1 세라흐의 바다 +2 12.11.23 675 2 7쪽
9 Ch.1 세라흐의 바다 +2 12.11.23 578 3 13쪽
»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592 4 7쪽
7 Ch.1 세라흐의 바다 +2 12.11.23 619 7 8쪽
6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495 4 11쪽
5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396 3 5쪽
4 Ch.1 세라흐의 바다 +2 12.11.23 610 5 10쪽
3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565 5 8쪽
2 Ch.1 세라흐의 바다 12.11.23 773 3 6쪽
1 Prologue. 꿈 12.11.23 808 5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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