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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오크에게 국밥을 끓여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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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4.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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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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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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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요리사의 자급자족

DUMMY

무기도 잃고 힘에서 밀린 고블린은 당황한 듯 나에게서 떨어졌다.


“죽어!”


놈이 겁에 질린 것을 놓치지 않고 손도끼를 휘둘렀고.


쿵.


고작 손도끼에 고블린의 목이 떨어졌다.


아무리 날이 잘 선 도끼라지만···


[ “오크의 샘물” 추과효과가 사라집니다. ]


드레이니에 온 후.

매일을 마셨다.


그간 특별히 힘 쓸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게 샘물 효과라는 거지?”


주먹을 꽉 쥐었다.

고블린을 죽이는 그 순간만큼은 아니지만 새삼스레 강한 힘이 느껴진다.


“이럴 때가 아니지.”


다시 발자국을 따라 길을 나서려는데.


부스럭-!


근처 풀숲에서 소리가 들렸다.


“크룰크?”


부스럭. 부스럭.


“케륵! 케르륵!”

“또야..?”


풀 숲에서 고블린 무리가 나왔고, 그들은 눈 앞에 쓰러진 동료의 사체를 발견했다.


“케르륵!!”


흥분한 고블린들이 날뛰었다.


“이길 수 있을까···”


방금 고블린 한마리는 어렵지 않게 이겼지만..

대충 봐도 대여섯마리는 되어보인다.


거기다 ‘샘물의 추가효과’도 사라져 버렸으니···


“케륵케륵! 케르륵!”


놈들은 고민할 틈도 주지않고 달려들었다.


머리로 날아오는 몽둥이를 피하고 고블린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케륵..!”


동시에 옆구리 쪽으로 작은 단검이 찔러들어 왔다.

하지만 피하지않고 한발 더 파고들어 겨드랑이 안쪽으로 고블린의 팔을 붙잡았다.


촤악-!


그대로 내리찍은 손도끼에 고블린의 팔이 너덜거렸고.


“케르륵!!”


고블린의 비명이 이어졌지만 여유는 없다.


나머지 세 놈이 동시에 달려들어 무기를 휘둘러 대는 탓에 피하기도 벅찼다.


“케륵! 케르륵!!”


동료들이 당하자 잔뜩 화가 난 고블린들의 공격은 매서웠다.

세 놈이 각자 무기도 달라 대응하기가 벅찼고..


촤악-!


“읔!”


미처 피하지 못한 공격에 얕지만 상흔이 하나 둘 늘어갔다.


‘이대로는 당하고 말겠어..’


고블린 두 놈은 상태가 좋지 않다.

지금 떨쳐내야 할 건 세 놈.


“튀어!”


고블린 놈들 발자국이 뒤섞여 더 헷갈리지만..

오크 발자국의 진행방향으로 냅다 튀었다.


“케륵!케륵!”


나보다 다리가 짧은 고블린들의 보폭은 넓지 않다.

그 안에 오크들과 합류하기만 한다면..


“살 수 있어! 안 죽어!”


정신없이 뛰었다.

이쯤하면 고블린과 거리가 꽤나 벌어졌···


“케륵케르르!”


을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바로 뒤쪽에서 고블린 소리가 들렸고,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 보폭이 좁은 녀석들은 네발로 뛰었다.


덕분에 엄청난 속도로 따라붙은 녀석들이 덮치기 직전.


“으아악!!”


전력질주 한 덕에 숨은 한계까지 차올랐다.

저 괴물 세 놈을 상대할 힘도 없는데..


‘죽더라도 해보자..’


숲길이 좁은 덕에 놈들은 일렬로 뛰어왔다.

가장 앞에 있는 놈의 연골 부분을 노린다.


“죽어!”


뒤로 급회전하여 바로 뒤 고블린에게 몸통을 부딪혔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고블린은 무기를 떨어뜨렸고, 뒤에 오던 놈들도 제 속도를 못이겨 자빠졌다.


콰직!


때를 놓치지 않고 손도끼를 들어 놈의 사타구니를 내리찍었다.


“케르륵!!”


그리곤 다시 달아났다.

한쪽 다리를 잃은 고블린은 더 이상 나를 쫓지 못했고.


“케륵!케륵!”


뒤늦게 두 놈이 따라왔지만 거리가 벌어졌다.


“허억..헉.. 죽을 것 같아.”


한참을 달린 탓에 폐가 찢어질 것만 같다.


고블린도 똑같은 수법에 당하진 않을거다.

남은 체력으로 고블린보다 빠르게 반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


‘그래도 해야지.’


이대로 뛰기만 하면 지치기만 할 뿐.

고블린이 눈치채기 전에 뒤로 돌아 무기를 든 손을 막고 손도끼로 놈의 대가리를 찍어버렸다.


“허억..허억..”


더 이상 뛸 기력은 없다.

바로 뒤에 있는 놈과 대치했고, 모든 동료들이 죽자 마지막 고블린도 움찔거렸다.


섣불리 먼저 달려들 수 없다.


“허억..헉..”


아직 숨 조차 돌리지 못했으니까.


“케륵!케륵!케르륵—!!”

“갑자기 왜 소리를 지르는거야. 기합이라도 넣는거야?”


힘들어 죽겠는데, 저 놈은 아직 체력이 남아도나..

놈에게 눈을 떼지 않은 채 최대한 시간을 벌었다.


숨을 고르고 틈이 생기는 순간 달려든다.


샘물 추가효과는 사라졌지만, 단순 힘만으로는 고블린보다 내가 우위.


‘마지막 한 놈이야.. 할 수 있어.’


“케륵!케륵!케르륵—!”


고블린은 반복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너만 소리 질러?! 취익! 취익!! 취이익—!”


오크들이 소리를 지를 때를 따라했다.

고블린과 대치하는 사이 호흡이 돌아왔다.


겁을 먹은 고블린은 빈틈이 많았고, 덕분에 망설임 없이 달려드려는데..!


부스럭-!


“케륵!”

“케륵!”


여기저기서 고블린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십여마리 고블린이 나를 에워쌌다.


“케륵!!”


당황한 내 모습에 대치하고있던 고블린이 승리한 듯 비웃는다.


“이런 개 같은..”


도저히 빠져나갈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

살아남을 수 없다.


“오크들한테서도 살아남았는데··· 고작 고블린 놈들한테 죽는다니.”

“케르르륵.”


신이 난 듯 비웃는 고블린을 보니 울화가 치밀었다.


휘리릭- 퍽!


남은 힘을 모두 짜내 손도끼를 던졌고.

도끼는 앞의 고블린 대가리에 꽂혔다.


고블린이 쓰러지자 주위 녀석들이 전부 달려들었고.


털썩.


힘이 빠져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케륵!”


십여마리 고블린이 날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되었고···

죽음을 받아들였다.


휘리릭! 퍽!

촤악-!

퍽!퍼버벅!


“취익! 취이익!”


크룰크의 소리다.

돌아 온 다섯의 오크가 고블린 십수마리를 순식간에 학살했다.


“잘 따라오라고 하지 않았나!!”

“미안해요.”

“저 고블린은 준우 자네가 사냥했나?”

“네.. 덕분에 살았어요.”


크룰크는 단호하게 말했지만, 그저 살았단 안도감에 기운이 빠졌다.


“이제 볼 일은 끝났다. 드레이니로 돌아간다.”


크룰크는 고블린 사체 몇구를 살피더니 이내 바닥에 팽기치고는 오크들을 향해 소리쳤다.


“이 고블린 고기는 안 챙기나요?”

“살점은 커녕 뼈 밖에 없지않나. 짐만 많아질 뿐이야. 곰고기는 충분히 얻었다.”


다른 오크들이 이미 세마리의 곰을 잡아 등에 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갈빗살도 뼈에 붙은 부분을 좋아하고, 닭도 살이 많지 않지만 부드러운 목 부위도 사랑한다.


“인벤토리.”


크룰크 몰래 인벤토리에 가장 상태가 좋은 고블린을 넣었다.


“자 빨리빨리 움직여라.”


드레이니에 없는 과일과 채소 몇가지를 구해 돌아왔다.


“준우 괜찮나?”

“어.. 오크 친구들 덕분에 살았지.”

“내가 말하지 않았나 다신 혼자 다니지 말라고!”

“아··· 잘 따라가고 있었는데.. 산삼 가져오느라고.”

“산삼?”


산삼을 꺼내 야그나르에게 보였다.


“으윽!! 이게 무슨 냄새냐.”


산삼의 쌉싸레한 향을 맡은 야그나르가 코를 막고 뒷걸음질 쳤다.


“이상해? 아직 어색해서 그럴거야.”

“맡아본 적 있는 냄새다. 숲을 다니다보면 땅에서 이런 향이 새어나오곤 했지.”


역시 오크들은 개코다.

그냥 근처를 지나는 것만으로 산삼 냄새를 맡았다니..


‘오크 하나 데리고 심마니로 활동하면 좋겠다..’


하지만 야그나르는 이 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이걸로 맛있는거 해줄테니까 기다려.”


숲에서 야생 오가피도 꽤나 챙겨왔고.


“시간이 너무 늦었네, 서둘러야겠어.”


마을 근처에서 야생 닭 스무마리를 잡느라 시간이 지체됐다.


오크들 먹이기엔 한참 부족한 양이지만..

곰고기를 같이 조리하면 되겠지.


“큰 솥이 필요한데..”


오늘 저녁은 삼계탕이다.

하지만 나한테 닭 스무마리와 채소들까지 넣을 만한 큰 냄비는 없으니..


결국 가장 큰 냄비 두개에 나누어 끓였다.


“인벤토리.”


삼계탕이 끓는동안 집에 들어와 고블린 고기를 꺼냈다.


“손발은 전혀 쓸 데가 없겠어.”


닭발이나 족발처럼 쫄깃하다거나 살이 많지도 않다.

지방은 커녕 살코기도 거의 없는 팔과 다리를 제외하고 몸통을 부위별로 해체했다.


“갈빗대가 꽤 나오네. 가슴살은.. 킁킁!”


특별히 잡내가 심하진 않다.

조금 질겨보이긴 하지만···

삼계탕 냄비 빈 공간에 고블린 가슴살을 채워 넣었다.


“푹 삶아보자.”


일반적인 삼계탕과는 다르겠지만, 통후추와 가시오가피.

한방 삼계탕이면 좋겠지만, 부족한 재료는 밭에서 가져 온 당근,양파,감자로 채워넣었다.


“양이 너무 적긴한데.. 이 정도 향이면.. 괜찮겠지.”


엄청난 크기의 산삼은 회복이 덜 된 내 후각에도 느껴질 정도였다.


‘분명 향이 엄청나겠지.’


마지막으로 숲에서 구해 온 산삼을 두 냄비에 나눠 넣었다.


나머지 고블린 고기는 핏물을 제거 후.

화로 옆에 임시로 작은 화로를 만들어 석쇠에 올려 천천히 익혔다.


“제발 맛있어라.”


석쇠에서 익어가는 고기를 바라보고 있으니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마치 캠핑장에 온 기분.

불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니 한국에서 생활이 떠오른다.


“좆같네..”


그저 요리가 좋았다.

하지만 주말 없는 삶에 과도한 노동과 조리시간.

심지어 막내 때는 형들의 갈굼과 텃세에 지쳤다.


10대때의 수상경력 등은 오히려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었다.


“조창현만 그런 것도 아니긴 했지..”


부족한 재료와 기구들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지구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인간도 아닌 오크들에게 선보인다.


“묘하게 두근거린단 말이야.”


일반적인 레시피의 한식을 내놓는 것만으로도 오크들의 반응은 상상이상.

작은 고기조각 조차 남기지 않고 모든 걸 비워냈다.


품위를 생각하는 인간들과 달리 오크들은 커다란 혓바닥으로 그릇은 물론 구운 철판을 핥기도 했다.


“뜨거!!”


덕분에 몇몇 오크들은 혓바닥을 데이기도 했지만..


열마디 말보다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내는 것.


요리사에게 그만한 극찬은 없다.


다른 요리사도 없기에 괴롭힘 당하거나 시기질투의 대상이 될 일도 없는 이 세상에 점차 적응이 됐다.


“이제 뒤집을까.”


해가 뉘엿뉘엿 주황빛 노을을 보며 은은하게 타오르는 숯불을 보며 희미하게나마 삼계탕 속 산삼의 향이 느껴졌다.


“후각만 더 돌아왔으면 좋았을텐데..”


희미하게 느껴지는 냄새에 후각회복에 대한 갈망이 더욱 강해졌다.


“고기나 굽자.”


고블린 고기는 양이 많지않다.

모든 오크들에게 맛 보여줄 순 없는데..


“야그나르나 족장님한테만 줘야하려나..”


석빙고를 짓느라 고생하는 오크들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그러기에도 양이 부족했다.


“신기한 걸 쓰고있군.”

“뭐야, 네가 왜 여기있어.”


드워프 놈이었다.


“어차피 마을 밖에는 나갈 수도 없다. 잠깐 허락을 맡고 마을 구경을 하고 있었네.”

“포로라고 할 수도 없겠네.”

“그 조잡한 것들은 뭐지?”

“그래 얘기 나온 김에 묻자 너희 드워프들은 음식 해먹지? 이런 냄비는 안쓰나? 어디에다 음식을 해 먹어?”


갑자기 궁금해졌다.

드워프라면 오크보다는 음식조리에 있어서 일가견이 있을 것 같은데..

대장장이들이라면 그만한 조리도구도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우린 이것보다 훨씬 커다란 솥을 수도 없이 많이 만들 수 있지.”

“에이- 너 이런 것도 못 만들 것 같은데? 이거보다 큰 걸 만든다고?”

“이런 무식한 인간을 보았나!”


드워프는 자신의 실력을 의심받자 꽤나 흥분했다.


“전혀 못 만들 것 같은데?”


흥분한 모습에 조금 더 도발을 했을 뿐인데..


“어이가 없군! 내 당장 보여주지!”


걸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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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1) 24.05.13 82 3 11쪽
30 하룻강아지가 된 무라그. 24.05.12 79 2 11쪽
29 대족장의 막내아들. +1 24.05.11 84 5 12쪽
28 늙은오크 회춘하다(1) 24.05.10 100 6 11쪽
27 늙은 오크 회춘하다. +1 24.05.09 99 6 11쪽
26 늙은 오크의 고충. 24.05.08 104 6 12쪽
25 요리보조 오크1,2,3. +1 24.05.07 113 6 11쪽
24 쌀밥이 최고야. 24.05.06 126 7 11쪽
23 고추 먹으니 쌀밥이 땡겨. +1 24.05.05 133 8 12쪽
22 오크에게 고추먹이기. 24.05.05 127 6 11쪽
21 요리하는 오크. 24.05.04 143 8 12쪽
20 최초의 S급도구. 24.05.04 151 9 12쪽
19 전염병에 걸린 오크들. 24.05.03 154 9 12쪽
18 드워프가 좋아하는 음료. 24.05.02 159 9 12쪽
17 드워프와의 대결 24.05.01 167 9 11쪽
16 한국에서 온 요리술사. 24.04.30 181 9 12쪽
15 드레이니에 온 추가 병력 24.04.29 187 9 12쪽
14 드워프 꼬시기 24.04.28 192 9 11쪽
13 두번째 정착민 24.04.27 193 9 11쪽
» 요리사의 자급자족 +1 24.04.26 199 9 11쪽
11 최고의 보리음료. 24.04.25 205 7 11쪽
10 최초의 음료 만들기 +1 24.04.24 207 8 12쪽
9 내가 너를 구해줄게. 24.04.23 212 5 13쪽
8 석빙고를 부탁해! 24.04.22 228 10 14쪽
7 오크족 단체급식. 24.04.21 244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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