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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bird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 달이 뜨는 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nightbird
작품등록일 :
2012.09.06 15:30
최근연재일 :
2012.09.06 15:3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7,887
추천수 :
112
글자수 :
205,320

작성
12.07.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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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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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푸른 달이 뜨는 날 - 5장 수검 최종 장(3)

DUMMY

“영민님은 많이 피곤하셨나 보군요.”


“그런 것 같아요.”


수진은 곤히 자고 있는 영민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지난 일주일간의 일을 떠올렸다. 영민이와 추억을 많이 만들어 두고 싶기에 이것저것 했었지만 별로 남긴 것이 없었다.

추억을 조금이라도 남기기 위해 내일 있는 학교 축제도 갈 생각이었지만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영민이가 자고 있을 때 라임과 단 둘이 얘기를 하려했다.


“영민이가 깨지 않도록 밖에 좀 갔다 올까요? 할 얘기도 있고.”


“그러시죠. 저도 드릴 말씀이 있었습니다.”


수진과 라임은 곧 집 밖으로 나왔고 가까운 공원으로 천천히 걸었다. 꽤 늦은 시각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공원에 도착했을 때도 역시나 조용해서 얘기를 나누기 좋았다. 수진은 근처에 있는 자판기에서 음료수 두 개를 뽑아 하나를 라임에게 건네주고 다른 하나를 딴 뒤 한 모금 마셨다.


“수진님부터 말씀 하시지요.”


“후. 지금 영민이를 노리고 있는 그 녀석의 정체를 아시나요?”


수진의 말에 라임은 자신이 보았던 것 들을 떠올렸다. 최근에 잠깐 본 것 말고는 집적 적으로 본 적이 없었기에 뭐라 단정 짓기 힘들었지만 한 가지 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름 없는 악마 같지는 않았습니다만... 알고 계신 것이라도?”


“그자는 1급 마족으로써 연금술에 능통한 자에요. 그리고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는 걸 보면 꿍꿍이가 있는 것이 분명하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 나타나 일을 벌이는 걸 좋아하죠.”


라임은 그녀의 말을 듣고 무얼 얘기하려는 것인지 어렴풋이 짐작 할 수 있었다. 내일 학교 축제가 열리면 분명 그곳은 북적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그 자는 아마 나타날 것이고 자신의 계획을 진행시킬 것이 분명했다.

그것을 생각한 라임은 짧게 한숨을 내 쉬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영롱한 푸른빛을 띠는 달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을 잠시 바라본 라임은 수진을 향해 말했다.


“그렇습니까... 골치 아프군요.”


“그런 셈이죠. 그런데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셨는데.”


“아. 월님이 지원군을 불러 오신 것 같습니다. 아주 든든한 지원군 말입니다.”


“지원군 말인가요?”


“예. 오후쯤 월님에게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렇군요.”


라임은 수진에게 말을 하고 나서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달을 올려다보며 자신을 언니라고 칭하며 잘 따르던 그녀를 떠올렸다. 인간인데 천사가 되어 운명을 바꿔버렸던 한 소녀를. 그녀를 떠올리니 왠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시기가 별로 좋지 않았다.

부디 보지 않고 이 이변이 끝을 맺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었지만 라임은 그것이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언제나 좋지 않은 일은 모조리 다 일어난다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저도 혹시 몰라 엘의 열쇠에 도움을 청해뒀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면 급히 달려 올 수 있도록 말이죠. 이런 말도 있잖아요.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들어맞는다는 말. 믿기 싫지만 그것이 언제나 그렇게 되어버리니. 후우...”


수진은 한숨을 내쉬고는 얼마 남지 않은 음료수 캔의 내용물을 다 마셔버린 뒤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을 향해 던졌다. 쓰레기통을 향해 날아가던 캔은 갑작스럽게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들어가질 못 했고 그걸 본 수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캔을 줍고 다시 쓰레기통에 넣었다.


“아마 이번 이변은 위험 할 것 같습니다만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영민님이 이번 일을 계기로 성장을 하실 수 있으면 좋겠군요.”


“그러길 빌어야죠...”


라임의 말에 수진은 왠지 가슴 한 구석이 아련하게 아파오는 걸 느꼈다. 확실히 이번 이변으로 인해 영미이가 조금이나마 성장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미 충분하게 성장을 했지만 아직 영민이의 마음은 너무나도 여렸다.

자신의 죽음을 아직까지도 잊지 못한 채 자신을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부디 자신을 잊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그것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이뤄지지 못할 꿈에 불과 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수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리에 다시 앉은 뒤 라임을 향해 말했다.


“후우... 라임님. 부탁 하나 해도 될까요?”


“제가 들어드릴 수 있는 범위 안에서라면 얼마든지 말씀 하시지요.”


라임의 말을 듣고 수진은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곧 그녀의 눈을 바라보고 말을 하려던 찰나 목에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마치 무언가에 막혀버린 것처럼 말을 하려해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왠지 모르게 수진의 눈에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왜 눈물이... 멈추질 않아... 흑... 제가,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건... 영민이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전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해 주실 수 있으시죠? 그 아이가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더 이상 저를 그리워하지 않게 해 주실 수 있으시죠? 부탁드릴게요...”


수진은 말을 끝마치고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계속 닦아내었다. 그런 수진을 본 라임은 말없이 일어서고는 그녀를 껴안았다. 그녀의 품속에서 수진은 마치 어린애처럼 계속하여 눈물을 흘렸다. 멈춰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도무지 멈추지 않았다. 라임은 그런 수진의 등을 가볍게 토닥거려주며 말했다.


“그런 것이라면 염려치 마십시오. 영민님은 달의 계약자. 저는 월님의 종. 그렇기에 영민님 또한 제 몸과 같이 여기며 그분을 섬기고 지키겠습니다. 그분이 더 슬퍼하지 않도록, 그분이 과거에 연연치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저는 달의 정령 라임. 저 빛나는 달에 맹세하겠습니다. 제 모든 것을 걸고 그분을 지키겠습니다. 그러니 염려치 마십시오.”


“흑...흑...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라임님...”


라임의 품에 안긴 수진은 목매인 소리로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계속 하였고 라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 줄 뿐이었다.


다음날 아침, 영민이는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눈을 떴고 역시나 수진과 라임이 요리를 하고 있었다.

벌써 일주일이 넘은 시간, 저렇게 매일 요리를 하고 있는 둘을 보고 있으면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아 조금 어색한 감이 있는가 하면 매일 이랬으면 하는 생각도 갖곤 했다.


“영민아, 씻고 와.”


“응. 누나.”


평소와 같이 영민이는 욕실로 가서 씻으러 들어갔고 그 모습을 수진은 지그시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수진과 라임의 요리는 완성되었고 세 명은 식탁에 앉아 즐겁게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있었기에 영민이는 수진과 라임과 함께 느긋이 차를 마셨다. 차를 마시며 세 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그것이 흐르고 흘러 축제에 대한 얘기로 번졌다.


“그런데 영민아. 학교 축제는 어떤 걸 하는 거야? 중학교하고 격이 다르다는 건 알고 있는데 보러 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거든.”


“에... 음... 여기.”


“이게 뭐야? 응? 축제 안내장? 호오? 이런 걸 용케 숨겨두고 누나한테 안보여 줬구나?”


“아, 아냐. 그런 거 아냐. 그냥 그거 읽어봐.”


말을 더듬으며 아니라고 부정하는 영민이의 모습이 귀여웠는지 수진은 웃으며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안내장을 펼쳤다. 안내장에는 학교 곳곳에서 하는 여러 가지 행사들과 함께 시간과 그 상세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음. 고등학교에는 기타부도 있구나? 문학부도 있고. 이야. 이제 보니 여기 무슨 부가 이렇게 많아? 정말 격이 다르긴 다르구나.”


수진은 안내장의 내용을 하나하나 천천히 살펴보고는 감탄했다. 중학교 때 까지는 그냥 반별로 한 개 이상의 장기자랑을 준비하여 보여주는 형식이었는데 지금 이 고등학교의 축제는 그것이 전혀 아니었다.

반별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어 학교에서 지원을 받아 그것을 하는 식이었는데 각종 부서들이 그들만의 특징을 살려서 행사에 참여했고 각 반별들로는 다양한 것 들이 있었다. 거기에 운동장에는 반별마다 각기 다른 음식들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이러한 것 들을 빠짐없이 읽은 수진은 마치 동경에 가득 찬 눈빛을 띠었다. 그런 수진을 본 영민이는 느낌이 안 좋다는 걸 한 번에 깨달을 수 있었고 라임은 살며시 미소를 띠었다.


“자, 그럼 가자. 여러 가지 행사에 참여 하는 거야 영민아. 알았지?”


“학교 애들은 다 날 싫어하는데...”


“걱정 마. 이 누나가 같이 있으면 아무도 너에게 그런 티를 내지 못해. 후후. 기대되는 걸?”


“그래도...”


“자, 그럼 가볼까?”


수진은 들뜬 어린애마냥 밖으로 먼저 나갔고 그 뒤를 영민이가 한숨을 쉬며 따라 나갔다. 마지막으로 라임은 잊어버린 것이 없나 집안을 살피고 문단속을 한 뒤 나섰다.


“자, 그럼 출발!”


수진의 힘찬 목소리에 영민이는 한숨을 내쉬었고 그렇게 그들은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이였는데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럼, 재미있게 즐기십시오. 전 다른 곳에 가 봐야 하기에. 그리고 영민님. 무슨 일이 생긴다면 반드시 월님을 부르십시오. 지난번처럼 그러시면 절대 안 됩니다.”


“으, 응. 알겠어요.”


영민의 확답을 들은 라임은 한 번 도약하더니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그 모습에 영민이는 멍하니 있었고 수진은 영민의 손을 잡아 이끌고 학교 안으로 들어섰다.


“정말 사람 많네. 우리 뭐부터 하러 갈래?”


“별로...”


“그러지 말고. 어, 그래. 일단 점을 보러가자. 이런 거 재밌잖아.”


“엑? 누나? 누나!”


영민이는 수진을 불렀지만 그녀는 듣지도 않은 채 소년의 손을 잡아 이끌고 다른 한 손으로 축제 안내장을 보며 길을 찾았다. 그런 수진의 행동에 영민이는 그저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분명 근처에 수상한 기운이 느껴져.’


한편 라임은 몸을 투명하게 하는 마법을 쓴 뒤 학교의 이곳저곳을 재빠르게 돌아다니며 느껴지는 불길한 기운을 찾아 헤맸다. 분명 일전에 봤던 그 악마의 기운이 느껴지지만 어디에 있는 건지 도통 발견 할 수가 없었다.

아마 이대로 꼭꼭 숨어서 무언가 음모를 일으킬 것 같았다. 그자의 계획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목적은 단 하나. 영민이를 데려가 그의 몸에 있는 펜던트를 빼낸 뒤 그것을 이용하여 바실리스크를 이곳에 소환하는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기에 한시라도 빨리 그자를 찾아야만 했지만 도통 보이지 않기에 속만 타가는 그녀였다.


“저희 점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어서 오세요.”


영민이와 수진은 3층의 한 반 앞에 멈췄고 그 앞에 있는 한 소녀가 가볍게 인사를 하며 두 사람을 맞이했다. 만화에서나 나올 법 한 마법사의 전형적인 보랏빛의 망토와 고깔모자를 쓰고 있는 소녀를 보며 수진은 너무 귀엽다는 생각을 했고 영민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문득 영민이는 이곳의 위치가 많이 본 곳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뭔가 찝찝해하고 있는데 수진이 영민이의 손을 잡아 이끌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안에 있는 애들은 그 두 사람을 보며 고운 시선이 아닌 불쾌한 시선을 보냈고 그것을 느낀 영민이는 한숨을 내쉬며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 반 이잖아. 하아...’


작가의말

후으... 너무 덥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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