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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 님의 서재입니다.

Hand Man (모험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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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an.D
작품등록일 :
2015.07.20 21:31
최근연재일 :
2015.09.06 09:25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8,355
추천수 :
207
글자수 :
233,603

작성
15.07.28 23:03
조회
102
추천
5
글자
10쪽

5.5 그들이 습격을? [variety]

DUMMY

5.5 그들이 습격을?



난 살아갈 의미를 잃었다. 내가 미켈마을로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 보석상을 다시 운영할 필요가 있을까?

난 지금 무엇 때문에 이들과 같이 미켈마을로 향하고 있는 거지?


“이봐! 괜찮아? 왜 그래 다 죽어가는 사람처럼.”


내가 드래곤의 손톱을 선물로 준 배달꾼 녀석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녀석은 그 선물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그 이후부터 나에게 친한 척을 한다.

평소대로라면 녀석의 일시적인 친한 척에도 ‘역시 보석상의 제프리’라는 기질을 발휘해 보석을 하나라도 더 팔아보려는 노력을 했겠지만, 난 지금 그럴 기분이 아니다. 난 녀석이 그냥 귀찮을 뿐이다.


“어? 아니... 그냥 좀 생각할게 있어서 그렇다네.”

“허허!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가냔 말이야.”

“자네가 관여할 일이 아니네. 그냥 갈길 가시게나.”

“아니, 우리가 보통사이인가?”


엄밀히 따져보자면 정말 아무사이도 아니다. 우연히 나에게 말을 걸어와 내가 드래곤의 손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그것을 단지 주었을 뿐인 그런 관계. 그런데 이 녀석은 계속 내 옆에서 날 귀찮게 했다.


“자, 사양 말고 그냥 말해보시게.”


하지만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던 걸까? 정말 남자 취향은 아니다. 난 단순히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 녀석에게 나와 그녀의 관계, 그리고 지금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 입을 떼려하고 있었다.


“그게 말일세...”


그 순간 배달꾼과 하이만 마을 경비대가 따라오던 뒤쪽이 소란스러워 졌다.

사람들의 비명, 내가 뒤를 돌아봤을 때. 그들은 이미 나를 비켜가며 분주하게 달리고 있었다.

정확히는 무엇인가에 쫒기 듯 도망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사람들의 겁에 질린 표정. 소란이 시작된 곳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충격을 받은 듯 날아다니고 있었다.

뭐지? 뭐 때문에 그러는 거지?

하지만 이런 세계에서 그리고 이런 대륙에서 그들이 겁에 질려 달아날만한 상황. 핸드맨과 소드맨이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경비병들이 죽을 각오로 창과 검을 들고 비명을 지르며 결투를 벌일만한 상황. 그건 하나밖에 없었다.


“드... 드래곤이다!!”


누군가의 외침을 신호탄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물건을 끌고 가던 말들 역시 겁에 질려 혼란스러운 사람들 사이로 질주하기 시작했고, 그런 말들에게 치어 상처를 입고 쓰러져 도망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내 옆에서 날 귀찮게 굴던 녀석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난 패닉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넋을 잃고 경비병들과 드래곤의 전투를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도망쳐야 한다. 나 역시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내 발은 바닥에 달라붙은 것처럼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제... 젠장!”


드래곤의 공격을 받은 누군가 내 쪽으로 날아왔다.

하이만 마을의 경비병이다. 내 발 바로 앞으로 날아온 경비병은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죽은... 건가?”


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그리고 내 앞에 미동조차 하지 않는 경비병의 모습을 보며, 내 미래를 예감했다.

난 죽을 거다. 저 드래곤 녀석들에게 죽임을 당할 거다.

잠깐만, 녀석들? 그러고 보니...

스무 명쯤 되는 경비병과 혈투... 아니, 일방적으로 공격을 하고 있는 드래곤은 두 마리.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건가? 그 자존심 강한 드래곤이라는 존재가 같이 행동을 한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난 지금 생사의 갈림길. 엄연히 말하자면 죽음을 직면하고 있다.

그 순간 내 앞으로 주마등이라고 할 만한 것이 스쳐 지나갔다.


내 어린 시절. 어머니의 품. 그리고 아버지의 미소. 학교에 다닐 만큼 어렸던 그 시절. 클락과 함께 뛰어 놀던 그 마을. 아... 미켈마을 그리고 수업시간이건 쉬는 시간이건 가리지 않고 괴롭혔던 켄트... 새삼스럽게 이제 와서 지만 미안하다.

그리고 내 첫사랑. 힐러리... 지금은 내 마음속에 다른 여인이 들어와 있지만, 정말 좋아했소.

덕분에 드래곤의 손톱을 구하기 위해 빌어먹을 클락에게 속아 핸더가 만든 장비를 사들고 마을을 벗어나 만난.

내 인생 최고의 아름다운 그대. 제르민... 그대를 만나서 행복했소.

그래,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비록 그 사랑은 연정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지만... 빌어먹을 코린 녀석!


“이 망할 코린 새끼야!”


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그 한마디를 진심을 담아 외쳤다.


“뭐? 제프리 내가 어쨌다고?”


환상? 환청? 그래, 난 이미 요단강을 건너고 있는 건가? 그 안에서 내가 듣고 싶은 것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아니,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듣고 싶은 것은 망할 코린 녀석의 목소리가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다시 듣고 싶은 목소리는...


“제프리 영혼이 나간 녀석처럼 왜 그러고 있는 거야! 어서 일어나!”


그래, 바로 이 목소리야. 이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아름다운 그녀의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운 목소리 바로 제르민. 그대의 목소리가 듣고 싶... 었...

난 주마등의 끝에 요단강에 발을 담그기 전에 전해져 오는 뺨의 고통으로 인해 눈을 떴다.

그리고 그 눈앞에 환상이나 환청이 아닌 그녀의 얼굴이 있음을 확인했다.


“아니... 그대가 어찌 이곳에?”

“코린이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든다고 해서. 마지막 배웅이나 좀 해줄까 하고 와봤는데. 역시, 코린의 직감은 잘 들어맞는단 말이야.”


그녀의 옆에서 위액이 역류할만한 표정을 짓고 서있는 코린이 나에게 윙크를 날렸다.


“웩!”

“제프리 임마! 나와 제르민이 몸소 이렇게 구하러 와줬는데 그런 반응은 좀 심한 거 아니야?”


네가 왔다는 시점에서부터 심하다.

그런데... 정말 어째서 그들이 이곳에? 분명, 어제 제르민은 말했다.


‘다음 마을의 의뢰가 급해서.’


그리고 그녀의 말에 코린이 덧붙였다.


‘어쩔 수 없어. 우린 여기서 헤어지는 거다.’


하지만 내 눈앞에 있는 이 둘은... 그런 의문을 품고 있자. 다 알고 있다는 듯 코린이 그 빌어먹을 입을 놀려댔다.


“소드맨과 핸드맨의 호위 없이 출발하는 게 어째 좀 불길해서 말이야. 마을 촌장과는 이미 얘기가 끝난 상태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너를 보내는 게 좀 마음에 걸려서. 정말, 너 봐서 큰 결심하고 무보수로 우리가 호위를 하기로 했단 말이야.”


아, 대충 무슨 말인지 알겠다. 대륙의 각 마을마다. 특산품이나 특산물을 그것이 필요한 마을에 납품을 해야 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그것을 운반하기 위해서 험난한 길을 가야하는데, 그 험난한 길에 드래곤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그 드래곤을 상대할 수 있는 소드맨과 핸드맨의 수는 한정돼 있고, 또 그 한정된 그들 모두가 호위 의뢰를 받는 것은 아니다.

턱없이 부족한 소드맨과 핸드맨들의 호위 의뢰를 받지 못하는 마을은 어쩔 수 없이. 그 마을의 경비병들을 동행하여 배달꾼들을 호위해야 한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어느덧 대륙의 마을들은 소드맨과 핸드맨들 호위 쟁탈전이라는 보이지 않는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때로는 엄청난 돈을, 때로는 엄청난 조건을 내걸며 그들의 호위를 받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인데...


운이 좋게 하이만 마을에 들린 제르민과 코린이 납품일 전에 나와 함께 마을에 들른 것이고, 또 전날 그들을 만난 하이만 마을의 촌장의 부탁에도 단호하게 거절했던 그들이 오로지 나를 생각해줌으로서 꿈에도 상상도 하지 못할 무보수 호위라는 것을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젠장! 이럴 거면 처음부터 그럴 마음을 먹었으면 됐잖아!


“그럼, 이쯤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려봐.”


망할 코린은 역시 망할 코린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런 미친 소리를 해대다니.


“아무튼, 코린... 고맙다.”


이유야 어찌 됐든, 그 망할 코린. 빌어먹을 코린. 나의 그녀를 뺏어간 녀석이든. 지금 그런 건 집어 치우고 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말을 나도 모르게 내뱉었고, 그 말을 들은 코린 녀석은 다시 재수 없이 윙크를 날리고는 제르민의 옆에 섰다.


“자, 그럼... 제르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코린, 지금 그런 고민할 시간이 어디 있어. 당장 경비병들을 도와줘야지.”

“음... 하지만 한 번에 두 마리라... 이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상황인데.”

“어, 확실히 그러네. 사실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못 잡겠다.”

“그리고 그 두 마리가 뒤에서 습격을 해왔다... 이거 뭔가 느낌이 좋지 않은데.”

“코린,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온 거 아니야?”

“아니, 내가 말하는 건 지금의 상황이 아니라 전체적인 부분으로 느낌이 좋지 않다는 거야.”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데?”

“불길하다. 대륙이 전체적으로 불길해졌다고 표현해야 할까?”

“또, 그런 이해하지 못할 소리 한다. 아무튼, 지금 그런 걸 신경쓸 게 아니라.”

“그래, 저들을 도와줘야지.”

“드래곤 두 마리라... 확실히 힘들겠지만, 그래도 낙인을 믿는 수밖에...”


제르민이 코린을 향해 손을 뻗자 코린은 등에 매고 있던 장비더미 안에서 대검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 둘은 그렇게 경비병들 틈으로 들어갔고, 그들의 모습을 본 경비병들은 환호를 지르며 사기를 높였다.


난 그 순간 그들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그래... 소드맨 그리고 핸드맨 그들만큼 잘 어울리는 콤비는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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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번외 편 (조사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야. 전편) 15.08.18 52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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