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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만세 님의 서재입니다.

에스트라다 나이츠 사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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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복만세
작품등록일 :
2012.09.04 10:29
최근연재일 :
2012.09.04 10:29
연재수 :
121 회
조회수 :
84,447
추천수 :
643
글자수 :
422,102

작성
12.06.26 23:21
조회
533
추천
4
글자
10쪽

#case 07# 비덴에서(6)

DUMMY

기차는 중간중간 몇몇 역에서 정차를 하기는 했지만 시간을 오래 지체하지는 않았다. 테시오는 실신한 상태에서 6시간이 지나서야 깨어났다.

“으으으음....”

“깼냐?”

테시오가 신음을 흘리면서 깨어날 기미를 보이자 이벨만이 말을 걸었다.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던 테시오는 자신이 베고있는 부드러운 것이 유리아의 허벅지라는 것을 깨닫고 벌떡 일어났다.

“이제 앞으로 1시간 정도 가면 우리의 목적지인 니든에 도착할거다.”

“얼마나 쓰러져 있었던거야?”

“6시간 정도?”

“으윽.....”

테시오는 배가고파서 인상을 찡그렸다. 점심때가 한참 지나있었다.

“뭐 먹을 것좀 없어?”

“이거라도 먹으려면 먹던가.”

그렇게 말하면서 이벨만이 던져 준 것은 반쯤 먹다남은 빵이었다. 별로 먹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배가고프니 이벨만이 먹다남은 빵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않는 양이었기에 순식간에 다 먹어치운 테시오가 쩝쩝 입맛을 다시면서 아쉬워 하고 있는데 객실 문 너머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도시락 있습니다~”

테시오가 객실문을 벌컥 열었다. 통로에는 도시락을 수북하게 쌓아올린 작은 수레를 끌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테시오는 도시락을 하나 사서 다시 객실에 앉았다. 도시락이라고 해봐야 샌드위치인 정도였지만 그래도 허기를 달래기에는 충분했다. 그렇게 때늦은 점심을 마치고 바깥의 풍경을 구경하다보니 목적지인 니든에 기차가 멈췄다.

“내리자.”

이벨만의 뒤를 따라서 기차에서 내렸다. 기차는 승객들을 태운 뒤 바로 출발했다. 멀어져가는 기차를 뒤로하고 역을 나오자 몇 명의 경찰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니든은 작은 규모의 도시는 아니었지만 기사단이 주둔할 정도의 규모는 되지 않았기에 경찰들이 이벨만과 테시오를 마중나와 있었다.

“이벨만경이신가요?”

“내가 이벨만이다.”

“여기 지도와 말입니다. 길을 따라서 1시간 정도를 달리시면 메롤라인에 도착하실 수 있을 겁니다.”

경찰은 경례를 하고선 이벨만에게 지도와 말의 고삐를 넘겼다. 안장의 뒤에는 간단한 짐을 싣을수 있는 공간도 있었기에 각자의 트렁크를 싣고 단단히 묶은 뒤에 바로 출발했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기에 말을 전속력으로 달렸다. 보통의 장거리 여행에서 그렇게 말을 달렸다가는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말이 쓰러져버렸겠지만 지금은 그 정도로 멀리 가는 것이 아니었다. 말을 타고 한시간 정도를 길을 따라서 달리자 멀리로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늘을 찌를 것처럼 솟아오른 푸른색의 탑과 그 탑을 둘러싸듯이 세워진 도시의 뒤편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저기가 메롤라인이야?”

“성벽이 없는거 보면 모르냐.”

테시오의 질문에 이벨만이 한심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이벨만의 말 대로 보통의 도시라면 바깥을 성벽으로 둘러쳤겠지만 이곳 메롤라인은 성벽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곳 메롤라인을 병사들을 이끌고 점령하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바로 저 높이 솟은 푸른 마탑에서 살고 있는 마도사 라이언 메롤라인의 존재가 바로 성벽이나 마찬가지였다. 영주도 성벽도 없는 곳인만큼 검문이나 경찰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벨만과 테시오, 유리아는 바로 메롤라인의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도시안에서는 말의 속도를 줄여서 천천히 걷게 하면서 항구 쪽으로 향했다. 항구 근처의 적당한 여관에 들어갔다. 여관방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기사는 커녕 경찰도 없는 이 도시에서 기사의 제복은 너무나도 눈에 띄는 것이었다. 평범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아직 저녁때가 되지는 않았지만 출출했기에 조금은 이른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세 명은 항구로 향했다. 항구에는 많은 수의 배들이 정박하고 있었다. 여객선이나 수송선, 어선들같은 평범한 배가 대부분이었지만 항구의 끝부분에 있는 배들은 그렇지 않았다. 정박하고 있는 해적선들 가운데 단연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배가 보였다.

“저 배가...”

“힐데가르트 해적단의 유일한 해적선 윈드 블라스터호지.”

다른 해적선에 비해서 2배 정도 긴 선체에 훨씬 높은 갑판, 선측에는 포문이 수십문 자리잡고 있었다. 다른 해적선들은 마스트가 많아야 3개인데 만해 윈드 블라스터호는 마스트가 4개였다. 해적선이라기보다는 군함같은 분위기의 배였다.

“이건 해적선이라기보단 군함이네.”

“이런 무식한녀석. 군함 맞다.”

“으엑?!”

테시오가 감탄하면서 한말에 이벨만이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벨만의 말 대로 윈드 블라스터는 원래 제국 해군의 군함이었다. 건조가 완료되고 해군이 인수를 하기 전에 힐데가르트 해적단이 배를 탈취해서 자신들의 모함으로 삼아버린 것은 유명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당연하잖아. 힐데가르트 해적단의 모함, 윈드 블라스터호지!”

“뭐엇!!!”

이벨만의 뒤를 따라가던 테시오는 이벨만이 걸어가는 방향에서 불길한 예감이 들어 질문을 했다.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이벨만의 말에 테시오는 비명을 질렀다. 아무리 급한 임무라고는 해도 이건 너무 빠르지 않은가.

“자..잠깐!!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그런건 필요없어.”

“응?”

“어차피 닥쳐보면 어떻게든 되게 되어있다니까?”

“이 미친놈아!!!!”

테시오는 절규하듯이 외치면서 이벨만을 걷어찼지만 이벨만이 맞아줄 리가 없었다. 이벨만은 당당하게 걸어서 윈드 블라스터호가 정박하고 있는 곳에 도착했다. 현문의 양옆으로는 해적으로 보이는 덩치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벨만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성큼성큼 걸어서 해적들에게로 다가갔다.

“뭐야?”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당연히 아니까 왔지 병신들아.”

“이 새끼가!!”

이벨만이 대뜸대고 욕을 하자 해적들도 거리낄것 없다는 듯이 칼을 휘둘렀다. 해적들이 휘두른 칼은 허공을 갈랐고 이벨만의 주먹이 해적들을 후려쳤다.

풍덩 풍덩

“침입자다!!!!”

두 해적들은 이벨만의 주먹에 얻어맞고 허공을 갈랐다. 동료들이 바다에 빠지는 것을 본 현문의 다른 해적이 종을 치며 침입자가 있음을 외쳤다.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이런 짓을!”

“어떻게든 되겠지.”

“이 대책없는 놈아!!!”

이벨만은 거침없이 현문을 넘었고 종을 치며 시끄럽게 굴던 해적도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바다에 빠졌다. 하지만 그 사이에 갑판에는 해적들이 무기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군대를 방불케하는 모습이었다.

“흐음..확실히 최강이라고 불릴만큼 훈련이 잘되어있어.”

“대체 뭐하는 놈들이냐! 우리가 누군지 알고도 감히!”

아마 갑판장 정도 되는 위치에 있는 녀석인지 갑판에 오른 침입자들에게 적의를 불태우며 이벨만에게 고함을 쳤지만 이벨만은 시큰둥했다.

“병신아, 당연히 알고 왔지.”

“지금이라도 사죄를 하고 돌아간다면 용서해주겠다!”

“그럴거면 오지도 않았어 임마.”

이벨만은 그렇게 말하면서 가운데 손가락을 쭉 폈다. 그런 이벨만의 태도에 해적들이 흥분했다.

“쳐라!!”

“죽여버려!!!”

테시오와 유리아는 이벨만이 대놓고 해적들을 도발할때부터 무기를 뽑아들었다. 그리고 해적들이 달려들자 등을 맞대고 해적들과 싸울 수 밖에 없었다. 이벨만과 유리아에게 달려드는 해적들은 피를 뿌리며 쓰러졌지만 이벨만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양떼에 뛰어든 늑대처럼 해적들을 헤집으며 미친듯이 검을 휘둘렀다. 자신들은 상대가 되지 않는 것을 깨달은 녀석이 부하에게 명령했다.

“부선장님을 모셔와!!”

“예!!”

옆에 있던 해적이 선실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그 전에 2층 선실의 문이 열리며 푸른 머리칼의 사내가 나타났다.

“이게 무슨 소란이냐!!”

“부선장님! 침입자입니다!!”

부선장인 호마리노의 등장이었다. 호마리노는 갑판에 쓰러진 부하들을 보고는 인상을 쓰더니 검을 뽑으며 외쳤다.

“모두 물러나라!!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이렇게 분탕질을 쳐!!!”

그렇게 말하며 갑판으로 뛰어내린 호마리노는 바로 앞의 침입자의 얼굴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오랜만이야? 그동안 해적질은 꽤 몸에 붙었나보네?”

“다...당신은!!!”

“일단 한 대 맞자.”

피칠갑을 한 이벨만이 섬뜩하게 씨익 웃으면서 주먹을 날렸다. 호마리노는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하고 이벨만의 주먹에 얼굴을 맞고 바닥을 굴렀다. 그러자 해적들이 비명을 질렀다.

“부선장님!!!”

“이 자식이!!!!”

“물러나라! 너희들의 상대가 아니다!”

해적들이 달려들려고 했지만 호마리노가 일어나면서 부하들을 제지했다. 그리고는 이벨만을 보면서 말했다.

“어째서 여기에..?”

“닥치고 선장한테로 안내해.”

“.....따라오시죠.”

이벨만의 말에 호마리노는 잠시 망설이는 것 같았지만 등을 돌리며 말했다. 그런 그의 뒤를 이벨만이 거리낌 없이 따랐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테시오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지만 해적들이 득시글 거리는 갑판에 남아있을 수가 없어서 이벨만의 뒤로 다급하게 따라붙었다. 호마리노의 뒤를 따라서 선장실의 앞에 도착한 호마리노가 선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뭐야?”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 무슨 놈의 손님?”

선장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벨만이 앞에 서있던 호마리노를 밀치더니 선장실의 문을 뻥 하고 걷어찼다.

“나다 이 새끼야.”

쨍그랑

“헉!”

이벨만의 난입에 금속술잔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테시오는 도대체 왜 그러나 싶어서 다급하게 선장실로 들어갔다. 선장실에는 반나체의 여성 두 명과 술을 마시며 질펀하게 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해적황자가 이벨만을 보고 새파랗게 겁에 질려서 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해적황자의 얼굴을 본 테시오의 눈이 커쳤다.

“어...어째서.....여...여기에...”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 해적황자, 가르티안의 질문에 이벨만이 흉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게 5년만에 보는 형님에게 할 소리냐?”


작가의말

눈치챈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벨만은 황자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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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case 08# 백수 형제의 활극(3) +1 12.07.05 394 5 6쪽
84 #case 08# 백수 형제의 활극(2) +1 12.07.04 425 5 5쪽
83 #case 08# 백수 형제의 활극(1) +2 12.07.02 459 4 5쪽
82 #behind story - 5 years ago# 황자의 난(2) +2 12.07.01 484 5 17쪽
81 #behind story - 5 years ago# 황자의 난(1) +1 12.06.30 472 4 8쪽
80 #case 07# 비덴에서(8) -사건종결 +3 12.06.28 542 5 15쪽
79 #case 07# 비덴에서(7) +4 12.06.27 546 5 8쪽
» #case 07# 비덴에서(6) +3 12.06.26 534 4 10쪽
77 #case 07# 비덴에서(5) +1 12.06.25 514 4 8쪽
76 #case 07# 비덴에서(4) +3 12.06.24 517 4 5쪽
75 #case 07# 비덴에서(3) +1 12.06.22 513 4 6쪽
74 #case 07# 비덴에서(2) +1 12.06.21 516 5 5쪽
73 #case 07# 비덴에서(1) +3 12.06.20 474 4 5쪽
72 #Before case# 테시오의 귀향 +1 12.06.19 542 4 5쪽
71 #case 06# 어둠의 준동(19) - 사건종결 +3 12.06.18 478 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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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case 06# 어둠의 준동(11) +2 12.05.27 517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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