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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랑전(極狼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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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최근연재일 :
2024.07.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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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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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6쪽

64화. 엇갈림 (2)

DUMMY

“놓쳤다!”

“아니, 놔준 거야.”


구정삼은 북서쪽 어딘가를 갸우뚱 고개를 기울여 쳐다보고 있었다. 다른 이들과 달리, 그만은 교랑의 행적을 놓치지 않았던 게다.


“어디로 가는지를 알았으면 잡아야지! 왜 그걸 놔주고 그러쇼?!”


득구가 분개하며 소리를 질러댔지만, 구정삼은 대꾸도 귀찮다는 듯 설렁설렁한 어조로 대답했다.


“거래를 제안한 건 니눔이잖냐.”

“거래는 거래고! 그···! 에, 거래는 거래지.”

“그 뒤에 별말은 없었지만··· 거래 조건에는 니눔들의 목숨도 포함이 되어 있었던 게지.”

“우리 목숨? 할배가 있잖수?”

“내 목숨 말고. 니눔들 목숨 말야.”


구정삼의 말속에 담긴 뼈를 알아차린 득구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할배, 무슨 천하에서 세 손꾸락 뭐시기 아녔어?”

“맞어.”

“근데도?”

“나는 천하에서 세 번째지만, 그 여잔 천하제일이잖어.”


득구의 입이 콱 다물어졌다. ‘공공의 적’이란 단어를 붙여야 하긴 하지만, 천하제일이긴 하지.


“그 여자의 살상 능력을 우습게 보는 건 아니겠지? 네놈이 몇 차례 대적하고도 살아남았던 거, 그리고 제대로 한 방 먹여줬다는 점은 인정하고 넘어가자고. 그렇다고 그 여자를 우습게 보고 있다면, 정신 차리는 게 좋을걸? 그 여자는 너를 못 죽인 게 아니야. 안 죽인 거지.”


담담한 구정삼의 말에 득구는 자존심이 걸레짝처럼 구겨지는 것을 느꼈지만, 그의 말에 반발하지는 않았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었으니까.


“네놈을 살려둬야 한다는 점은 둘째치더라도, 지금까지 그 여자에겐 방심해도 될 만한 여유가 있었어. 그렇지만··· 이젠 아니지. 명심해둬라. 방심하지 않는 상대를 우습게 보면 반드시 한 방 걸지게 처맞을 테니까. 그게 누가 됐든 말야.”

“···새겨 두겠수.”

“아아.”


구정삼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어딘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아무 설명이 없었지만,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이 곧 교랑이 사라진 방향임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우선은 시신을 수습하고, 이걸 어떻게든 좀 풀어봐야겠어요. 서두르죠!”


제갈민이 득구의 팔을 잡아당기는데 구정삼이 손을 들었다.


“잠깐.”

“왜요? 지금 한시가 급한데?”

“아니, 그렇겐 안 될걸.”


구정삼이 왜 그러는지, 제갈민은 잠시 후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구정삼의 시선이 향한 곳에서 민머리의 사내가 날듯이 경공을 전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호법 놈인가?!”


득구가 이를 갈며 소리치자, 제갈민은 이맛살을 찌푸리고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 제갈민이 비수를 뽑아 듦과 동시에 도종인은 이를 악문 채 왼손으로 검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구정삼은 시큰둥한 태도로 말했다.


“그건 아니야.”

“아니라고요?”

“그럼, 뭔데요?”

“저 몸놀림은 소림인데.”


구정삼의 말에 제갈민은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소림?”

“확실해. 저 밟고 뛰어오르는 수법은 능공천상제(凌空天上梯)야. 아마도 나한당(羅漢堂)에 속한 놈이거나··· 그보다 윗줄 되는 놈이로군.”


소림의 나한당 소속의 승려라면 무승(武勝)으로서는 가장 높은 항렬에 속한다. 소림은 입실제(入室制)를 둔 문파다. 스승의 항렬이 곧 제자의 항렬이 되는 여느 문파들과 달리, 소림의 내제자가 되면 철저하게 재능과 성취의 순서로 항렬을 재배정받는다.


나한당에 속한 무승을 사사(師事)할 수 있다면 여타 문파의 항렬로는 2대 제자의 대우를 받는다. 실제 법명도 방장의 항렬인 종(宗), 1대 제자의 항렬인 법(法) 아래, 2대 제자의 항렬인 보(普)를 받는다.


만약 그 스스로 나한당 소속의 무승이라면? 물론 1대 제자인 법(法)의 항렬에 속한다. 즉, 원종대사가 금분세수를 하여 강호에서 은퇴한 다음이라면, 차기 소림사의 대권을 놓고 다툴 수 있는 위치의 무승이란 뜻이다.


“일단, 경거망동하지 않는 게 좋겠어.”


제갈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소림이 이 일에 깊게 개입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공의현에서 있었던 소요와 정주에서의 소요까지 침묵하다가 느닷없이 천하지회를 선포한 행보를 생각해볼 때, 그리고 천하지회에서 들려온 소식을 생각해볼 때, 간신히 손에 넣은 약왕서를 소림에 넘기는 건 그다지 현명한 선택은 아닐 듯싶었다.


‘물론, 아직 원종대사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제갈민은 속으로 웅얼거렸다. 아무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무고할 수도 있는 원종대사를 의심하는 것 같아, 괜히 송구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약왕서는 우리 쪽에서 어떻게든 해야 해. 그냥 넘겨줄 수는 없어!’


제갈민은 그렇게 결단을 내렸다. 마침 마음이 통한 모양인지 힐끗, 뒤를 흘겨보는 구정삼과 눈이 마주쳤다. 제갈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구정삼에게 책을 넘겼다. 구정삼은 책을 넘겨받자마자 바로 발을 굴렀다.


쾅! 구르르릉!


위협적인 진동음이 울려 퍼지고, 저 멀리서 경공을 전개해 달려오던 민머리 사내가 멈칫,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 순간, 구정삼의 신형이 살짝 흔들렸다. 그러고 난 뒤의 구정삼의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았다. 구정삼은 크게 숨을 들이켰다.


“거기 멈춰! 적당히 거리를 두고서 천천히 와라!”


화통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득구는 귀를 감싸 쥐고 자빠지고 말았다.


“으악?!”

“으이그, 뭐해요, 진짜! 딱 봐도 소리 지를 것 같으면 공력으로 귀를 보호해야지!”


제갈민은 자빠진 득구를 잽싸게 일으켜 세워서는 귀 뒤편과 목 근처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점혈을 통해 기를 순환시키자 고통이 좀 덜어졌는지 득구는 머리를 붙잡고 구정삼을 노려보았다.


“아, 진짜. 이 할배는 정도란 걸 몰라···.”

“소협 정도는 아니죠.”


제갈민이 핀잔을 주든 말든, 구정삼의 시선은 여전히 민머리 사내를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사내는 구정삼의 말대로 속도를 낮출 생각인지, 지붕에서 길가로 훌쩍, 뛰어내렸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서 일행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소림이 제대로 키운 놈이로군.”

“왜요?”

“걸음걸이를 봐.”


구정삼의 말마따나 사내의 걸음걸이에는 힘이 담겨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당당하고 힘 있게 내딛는 그 걸음걸이에서 사내의 기백이 느껴질 정도였다. 무인들은 발을 내딛는 법만 보아도 그 수준을 알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저런 사내가 아직까지 강호에 이름을 떨치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다.


‘언젠가 보았던 그 호랑─ 아니, 괭이새끼 걸음걸이를 닮았는데.’


득구는 사내의 보폭과 발을 떼는 법을 보며 과거 사냥했던 범을 떠올렸다. 첫 번째 놈 말고, 두 번째 놈. 그 숫놈 말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물려본 적이 없는,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몸을 가졌던 그 범처럼 저 사내의 걸음, 걸음은 힘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입니다. 저 정도의 사내가 아직도 강호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리가 없는데 말입니다.”


감탄이 섞인 도종인의 말에 구정삼은 픽, 코웃음을 쳤다.


“당연히 처음 보는 얼굴이지.”

“무슨 이유라도 있습니까?”

“인두겁을 뒤집어썼는데, 알아보면 이상한 거 아냐?”

“···?!”


그때 마침 일행과 목소리가 닿는 거리에 당도한 사내가 걸음을 멈추었다. 사내는 포권을 올리고 음성을 돋우어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걸협 어르신.”

“걸협?”


소림의 제자가 걸협이라? 십이본의 제자들은 하나같이 구보신개라는 무명을 고집해 부른다. 격이 떨어지는 이름으로 천하삼절의 일각을 호칭하면 그와 동격인 원종대사와 현현진인의 격이 떨어질까 봐서다.


“소림의 제자 놈이 아니더냐?”

“맞습니다, 소림의 제자 놈.”

“한데 왜 인두겁을 뒤집어쓰고 지랄이냐? 뭐가 그리 켕겨서?”

“이런, 역시 걸협 어르신을 속일 수는 없는 노릇이로군요. 송구스럽게 되었습니다.”


사내는 자신이 인피면구(人皮面具)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그런 사내의 태도에 구정삼의 눈살이 더욱 찌푸려졌다.


“너, 뭐 하는 놈이냐?”


구정삼의 질문에 사내는 잠시 고민하다 제 얼굴을 몇 차례 매만졌다. 그리고 마치 변검술이라도 하듯 머리 가죽을 슥, 벗었다. 가죽 안에서 한 치 정도 자란 짧은 머리가 드러났다.


“저는 소림의 제자이자 정천맹 소속으로서 비밀 임무를 수행하던 자입니다. 인피면구를 쓴 이유는, 혹시 모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혹 기분이 상하셨다면 부디 노여움을 풀어주십시오.”

“정천맹?”

“그렇습니다.”

“무슨 임무?”


사내는 원하던 질문을 받은 것처럼 씩, 웃었다. 웃음을 지은 건 찰나지간이었고, 이내 웃음을 지우는 것을 보아서는 그것이 사내의 습관인 듯싶었다.


“송구하오나, 임무의 내역을 밝히는 것은 불가하옵니다. 정천맹에서 극비리에 진행하는 임무인지라, 제 권한으로는 그것을 드러내어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극비의 임무라···.”


구정삼은 픽, 코웃음을 쳤다.


“이 새끼가 어디서 혓바닥을 놀려? 방금까지 여기에 누가 있었는지 알고는 있냐? 짜고 치는 골패 판마냥 딱 각 잡고 나타나서는 뭐? 극비임무?”

“하하하···.”

“웃어?”


구정삼의 얼굴이 일그러지는데도 사내는 대범하게 웃었다. 득구를 비롯해 다른 이들의 표정도 점차 딱딱하게 굳어가는 와중에 사내는 뚝 웃음을 끊더니 정색하고 말했다.


“의심받기 전에 의심하라. 과연, 천하삼절에 이름을 올린 노련한 강호인다우십니다.”

“뭐, 뭐라?”


구정삼의 황당함이 다 끝을 맺기도 전에 사내는 재빨리 말을 이었다.


“금번 천하지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걸협 어르신께는 아직 소식이 닿지 않은 모양입니다. 천하십이본의 일각이었던 당문이 천하지회의 입회권을 박탈당하고, 그 대표로 참석했던 쌍비인은 지금 참회동에 구금되어 있습니다.”

“뭐···?”

“뭐라구요?!”


사내의 말에 일행 모두가 입을 쩍 벌리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당문이 천하지회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아예 입회권을 박탈당하고 심지어 쌍비인은 참회동에 구금을 당했다니?


제갈민은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했다.


“백련교와의 내통 ‘혐의’였던 것 아니었나요?”

“맞습니다만··· 누구시죠?”


제갈민은 평소처럼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대꾸하려다가 뜨끔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현재 신기천성의 연화신산으로서 자칭하고 있는 이는 연화다. 제갈민이 스스로 연화신산이라 자칭한들, 믿어줄 리가 없다. 아니, 믿어줘도 문제다. 자칫했다가는 연화의 신분이 탄로 나고 입지가 크게 위험해질 수도 있다.


“신기천성의 대 스승이시자 선향문의 문주이신 담하 제갈찬 대인의 제자인 연화라고 해요.”


기왕에 이렇게 된 거 에라 모르겠다 하고 던져 놓은 제갈민이었지만, 의외로 상대방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담하 대인의 제자분이셨군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포권례까지 취하는 사내의 반응에 제갈민은 떨떠름하면서도 헤벌쭉 웃었다.


“도대체 뭐가 영광인데?”


구정삼이 콧방귀를 뀌었지만, 제갈민은 눈살만 한 번 찌푸리고는 재빨리 포권을 받았다.


“저야말로 태산북두로 이름 높은 소림의 제자분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법명을 좀 일러주실 수 있으실지요?”


사내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짓고는 손가락을 딱 튕겼다. 약간 과장스러운 태도가 마치 연기를 하는 사람 같았다.


“이런, 이런. 천하삼절의 일각을 맨눈으로 직접 뵙게 되어서 그런지, 제가 너무 흥분한 모양입니다. 이런 실례를 저지르다니, 그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하, 이 죄를 어찌 갚아야 좋을지, 무슨 좋은 방법이 있다면 제게 귀띔이나마 알려주십사─”


그 뒤로도 한참이나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가며 사죄의 말을 붙이는데, 일행 중에서 가장 인내심이 깊었던 도종인마저도 질린 표정을 감추기 어려운 시점이 되어서야 사내는 자신을 소개했다.


“제 이름은 주규입니다. 얼마 전까지 홍륜이란 법명을 쓰고 있었습니다.”



* * *



“정주에 사독파파가 나타났대요!”

“뭐어?!”


호들갑을 떨며 소리치는 홍덕의 말에 홍광은 펄쩍, 뛰었다. 정수리까지 소름이 쫙 끼치는 것이, 홍광의 온몸은 털 뽑은 닭마냥 닭살로 뒤덮여 버렸다.


“세, 세상이 뭐 이리 흉흉해졌다냐···? 사독파파가 두 번이나 나타났다고?”

“그뿐이 아녜요! 이번엔 사독파파가 백련교의 뇌신과 함께 나타나서는 저잣거리 하나에 벼락을 내리쳐서, 거리 하나를 기냥 통으로 갖다 구워버렸다는데요?”

“뭐어?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왜 있잖아요, 백련교의 대호법이···.”

“백련교의 대호법이면 불이지! 넌 그것도 모르냐?”

“에이, 씨! 불이든 벼락이든! 벼락도 내고, 불도 내고 했겠죠!”


멍청하기 그지없는 홍덕의 말에 흥분해서 빽, 소리를 지르려던 홍광은 잠시 주춤, 말을 멈췄다. 가만, 이 자식이 이걸 어떻게 알았지?


“야.”

“왜?”

“너 설마 또 본산에 올라가는 전서구 훔쳐봤냐?”

“엉? 그··· 그게 뭔 소리래요.”

“그거 아님,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 그게···.”


우물대던 홍덕은 돌연 태도를 바꾸어 성을 내기 시작했다.


“에이, 씨! 그게 뭐 큰 잘못이라고 그래요?! 어차피 올라가면 다 볼 건데! 내가 좀 먼저 본다고 닳기라도 해요?!”

“이게 진짜 미쳤나···.”


홍광은 한숨을 폭, 내쉬었다.


“야. 홍륜이··· 아니, 주규 님 건으로도 우린 지금 찍혀도 제대로 찍힌 신세야. 너는 아직도 그걸 모르겠니?”

“뭐, 어쩌라고요! 사부님들이 말 안 해준 건데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압니까? 그 홍륜이 그 자식도 응? 완전 능구렁이처럼 사람을 쏙여먹은 건데! 그게 왜 우리 잘못이냐고요?”


의외로 정론을 펼치는 홍덕의 말에 홍광은 답을 하지 못하고 어버버, 혀를 내둘렀다. 사실 홍덕의 말대로다. 애초에 사제라고 신분을 속인 쪽은 홍륜이고, 사부님들이다. 홍광과 홍덕의 잘못이 있다면,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것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상일이라는 게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주규는 황자(皇子), 그것도 전대 천자의 유일한 친자로서 거대한 정계의 암투를 피해 소림에 몸을 의탁한 ‘고귀하신 분’인 셈이다. 그런 분을 동네 똥강아지 대하듯 막 대해 먹었으니···.


모르긴 몰라도 홍륜이는 아마 별러도 단단히 벼르고 있을 것이다.


“야, 홍덕아. 세상일이란 게 말이다. 그런 식으로 돌아가는 게···.”


그때, 거친 말발굽 소리가 삼황채를 울렸다. 홍광과 홍덕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전서각의 난간으로 달려갔다. 난간에서 문쪽을 내려다보자, 거기에는 얼마 전 소의당주에 취임한 한현보의 소가주가 말 위에 앉아 있었다.


“본인은 소의당주 한설총이라고 합니다! 여기 일행은 같은 소의당 소속의 양성진 소협입니다! 정주에 백련교도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있어 급히 달려가는 길이니, 문을 열어주십시오!”


홍광과 홍덕은 서로의 얼굴을 한 번 마주 보았다. 서로의 얼빠진 표정을 잠시 비웃던 둘 중에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홍광이었다.


“지, 지금 내려가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호다닥, 홍광은 계단을 거의 구르듯이 내려갔다.


작가의말

저는 커피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대학교 때 커피 동아리 활동을 한 이후로 바리스타 생활도 1년 정도 했었고, 커피와는 이런 저런 인연과 추억이 잔뜩 있습니다. 그런데 우울증 진단을 받고, 불면증에 시달린 이후로는 커피를 못 먹겠더라고요. 사실, 몸에 안 좋단 걸 알면서도 억지로 꾸역꾸역 하루에 한 잔, 이틀에 한 잔 정도는 마시기도 했었는데... 참.


몸 건강이든, 정신 건강이든 건강한 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부디, 독자 여러분들께선 건강히 환절기 보내시길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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