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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랑전(極狼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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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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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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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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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63화. 인과의 칼날 (3)

DUMMY

‘이상하다.’


아파라지타는 들었다. 누가 말하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들려야 할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털썩, 이라든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핏방울의 약간 미지근한 감촉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기 위해 몸을 돌리려던 아파라지타는 문득, 시야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곳으로 기울어짐을 느꼈다.


털썩!


아파라지타는 발로 땅을 지탱하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엎어지고 말았다. 몸을 지탱하려고 손을 뻗었을 때, 그녀는 제 손에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바즈라가··· 쿨럭!”


말을 내뱉다 핏덩이를 토한 아파라지타는 그제야 현 상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짐승 냄새가 나던 그 소년이 아파라지타의 검을 파훼하고 되치기를 시전한 것이다.


“아수라 멸천앙을 파훼··· 쿨럭! 파훼하다니···.”

“그런 이름이었나? 시우십결이랑은 다르네.”

“훔친 것으로··· 쿨럭! 욕보이지 말지어다···!”

“훔친 것이라··· 흠.”


소년, 득구는 씩 웃으며 손에 든 검을 이리저리 휘둘러 보았다. 붉은 혈조가 파인 금강저 손잡이의 검, 바즈라다.


“바··· 즈라를···.”

“바즈라? 이 칼 이름인가?”


득구는 뚱한 표정으로 검에 파인 혈조를 흘겨보았다. 칼날에 흐르는 반사광은 마치 뱀의 비늘이 그렇듯 번들거리는데, 붉은 혈조는 마치 그 뱀의 눈이나 입 속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기괴하다.


으엑, 질색하며 눈을 뗀 득구는 땅에 널브러진 아파라지타 쪽으로 눈을 돌렸다.


“허리가 두 동강이 났는데, 아프지도 않은 건가?”

“인육의 고해가··· 쿨럭! 영을 해칠쏘냐···.”


득구는 눈살을 찌푸렸다. 말 그대로 괴물이다. 두려움의 대상이란 뜻이 아니라, 괴이하다는 뜻으로 말이다. 생각해보면 왕태하의 몸을 차지한 쿤달리도 그랬다. 폐가 망가져 쌕쌕 숨 새는 소리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폐를 혹사하는 귀음신후를 계속 발하지 않았던가? 백련교의 귀신들은 전부 차지한 육신을 마치 꼭두각시 인형처럼 다뤘다.


“그지 같은 놈들이네, 진짜.”

“한 소협!”


제갈민이 달려와 득구를 재촉했다.


“빨리 찾아요!”

“뭘?”

“약왕서!”

“···아하?!”

“아하는 무슨 아하예요?! 핏물 번져서 글자 다 지워지면 어쩌려고!”


득구는 서둘러 아파라지타의 품을 뒤져 약왕서를 꺼내 들었다. 다행히 핏물이 번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약왕서를 꺼내 들고 그것을 제갈민에게 건네려던 득구는 갑자기 실눈을 뜨고 물었다.


“···근데 왜 날 시켜요? 급하면 소저가 직접 꺼낼 수도 있는 거지.”

“그러다 피 묻으면 어쩌려고?”

“···나는 묻어도 되고?”

“소협은 깨끗한 거 안 좋아하잖아요.”

“이씨, 나도 깨끗한 거 좋··· 아하진 않는구나.”

“그 봐요.”


핀잔을 준 제갈민은 득구의 손에서 낚아채듯 약왕서를 빼앗아 들었다.


“줘봐요. 진짠가 보게.”

“보면 뭐, 알아요?”


득구가 툴툴댔지만, 이미 약왕서에 집중하고 있던 제갈민은 건성으로 대답했다.


“뭐, 기본적으로 의서라고 했으니까, 진본의 내용은 몰라도 완전히 터무니없는 소리가 나오진 않을 테니까···. 음···.”


잠깐 사이에 완전히 몰입한 제갈민을 쳐다보던 득구는, 책을 읽는 그녀의 모습이 배경과 너무나도 이질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근데 뭐, 이 아가씨는 사람 몸뚱아리가 두 동강이 나서 피바다가 철철 넘치는데 이 상황에서 책장이 넘어가나···?”


황당한 득구의 혼잣말에 대답한 이는 도종인이었다.


“그녀는 제갈세가의 신산 아닌가.”

“음, 전부터 궁금했는데, 만날 뭐 신산, 신산 그러더만. 신산이 대체 뭐길래 그러는 거유?”

“그것도 몰랐단 말인가? 아니, 자네 성격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겠군.”


도종인은 고개를 주억거리고서 득구의 질문에 답을 주었다.


“제갈세가의 신산이라는 호칭은 말하자면, 제갈 씨의 전설적인 영웅이자 촉한의 승상 제갈공명의 이름을 이어받은 자라는 증표일세.”

“그 부분은 알고 있는디.”


대체 그게 뭐냐고 물어볼 때마다 사람들이 노래를 불러대니 모를 리가. 근데 그게 대체 뭐 하는 자리냐, 이거지. 득구의 표정에 담긴 이야기를 알아들은 도종인이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물론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하지만··· 제갈세가의 신산은 군문에서 작전 참모를 소집할 때 거기에 응해야 할 의무를 갖는다네. ‘신산’이란 호칭이 벼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네만. 전대의 담하신산(潭荷神算)께서는 여진족의 준동을 철저하게 진압한 군공을 바탕으로 내각대학사의 자리까지 오르셨던 것을 생각해보면 관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지.”

“군···? 뭐 그러면 저 제갈 소저도 막 전쟁에 나가고 그랬다는 거요?”

“글쎄, 아무래도 나이가 있고, 장군 중에는 여인을 괄시하는 자도 많으니 실제 전장에 부름을 받은 일은 없을 테지만··· 산적이나 수비 토벌에는 꽤 여러 번 참여했겠지.”


득구는 슬쩍 혀를 내둘렀다. 어쩐지 강심장인 이유가 있었구만. 책을 읽는 모습만 봐도 묘하게 기품이 흐르는 건 알겠지만 아무리 봐도 온실 속 화초라기에 너무 거칠다 싶은 면이 많았는데, 그게 다 험하게 굴러먹어서 그런 거였다니.


득구의 머릿속에서 제갈민의 인상이 기묘하게 글러 먹은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을 때, 제갈민이 탁 소리를 내며 책을 덮었다.


“아무리 봐도 특별히 이상한 구석은 없네요. 일단 가져가서 무허 그 자식에게 다른 한 권을 얻어내어 대조를 좀 해봐야···.”


그때, 간드러지는 목소리가 들렸다.


“진짜 맞다니까요? 정말 의심이 많으시군요.”


손에 달린 방울이 짜르르 소리를 냈다. 방울 소리를 낸 교랑은 마치 뱀이 똬리를 틀고 쉭쉭대는 것처럼 말했다.


“덕분에 좋은 구경을 했어요.”



* * *



첨벙!


두 명, 아니 적어도 세 명은 족히 들어갈 것 같은 커다란 목욕통의 물이 크게 출렁였다. 한 사람이 몸을 담갔다고 하기엔 지나칠 정도의 무게감이 수면을 일렁이게 했다. 물속으로 들어간 사내는 목욕통의 테두리 위로 양팔을 걸치고 등을 기댄 후, 마치 묵은 때를 입으로 토해내기라도 할 것처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불편함은 없으십니까, 대인.”

“아, 그야말로 새로 태어난 기분이오.”


사내는 씩, 이를 드러내고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달까.”

“그렇사옵니까.”


목욕통 곁에 시립해 있던 여인은 팔에 걸치고 있던 수건을 벽에 달린 사슴뿔 장식에 걸어 놓고 말했다.


“그럼 물러나겠사옵니다. 혹, 필요한 것이 있다면 여기 이쪽의 종으로 호출해주시길.”

“잠깐···.”


나른한 목소리로 여인을 멈춰 세운 사내는 잠시 뜨끈한 물의 온도를 느끼며 침묵했다. 그에 따라 여인도 덩달아 한일자로 입을 굳게 다물고 사내의 말을 기다려야만 했다. 조금 지나쳤나 싶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다른 용무가 없다면 물러나겠다는 말이 입술까지 도달한 시점에 사내의 입이 열렸다.


“우미관뿐인가?”

“···예?”

“우미관뿐이냐 물었소.”


사내의 질문에 여인은 움찔, 어깨를 떨었다. 몇 차례나 입을 열었다 닫은 여인이 마침내 말을 꺼내려 했지만, 이번에도 사내의 입이 먼저 열렸다.


“무슨 말씀이냐고 못 알아들은 척을 할 거라면 그냥 계속 입을 닫고 있는 걸 권하도록 하지. 무슨 질문인지 모르지는 않을 터. 내 입으로 직접 짚어주길 원하시오?”


사내는 이빨을 드러내고 낮게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하오문의 ‘도피처’ 말이오.”

“···우미관뿐입니다.”

“그러한가?”

“···.”


사내는 씩, 웃었다.


“방금 침묵은 마음에 드는군.”

“···그러십니까.”

“거짓부렁을 했다면 나올 수 없는 침묵이거든. 뭐랄까, ‘침통함’ 말이야. 감히 속이려 들 수조차 없다는 그 사실을 절절히 깨닫고 얌전해진, 어쩔 수 없이 발휘되는 현명함 같은 거.”


여인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러나 곧 표정을 다스린 여인은 허리를 곧추세우고 자세를 바로 한 후 말했다.


“따로 분부하실 일이 없다면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평안한 시간 보내시기를.”

“연지라고 했던가?”


다시 불러 세우는 사내의 말에 여인은 주먹을 꽉, 틀어쥐었지만 조금 전처럼 답을 미루지는 않았다.


“예, 대인.”

“그거 알고 있소?”

“무엇을 말입니까?”

“사람은 말이오, 누구나 태어나면 한 번은 죽음을 마주해야 한다오.”


‘죽음’이란 단어에 여인의 표정이 얼어붙은 것은 단지 생리적인 반응만은 아니었다. 이 여인이 짊어진 목숨은 단지 한두 사람의 것이 아니었으니.


“···그렇지요.”

“그렇게 민감한 반응은 되도록 보이지 마시오. 여러 가지 욕구를 통제하기 힘들어지니까. 뭐, 나야 어느 쪽이든 즐거운 일이지만, 당하는 쪽에서까지 즐거운 일은 아니지 않겠소?”

“···주의하지요.”


사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말을 이었다.


“사람은 말이오, 그럴 때가 있소. 스스로 죽음 앞에 서고 싶을 때가. 모두가 피하려 하고, 모두가 피하고 싶어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그것을 도리어 두 팔 벌려 맞이하려고, 그 앞으로 나설 때가 말이오.”


사내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던 여인은 가만히 침묵했다. 사내는 굳이 한 번 더 지적했다.


“내 말하지 않았소? 그대의 침묵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그렇습니까.”

“그렇소.”


사내는 목욕통 안에서 발을 쭉 뻗고 기지개를 켰다. 발을 다 뻗고도 공간이 남는 목욕통에서 여유를 즐기던 사내는 나른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여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거라오.”

“···무엇인지요?”

“사람은 말이오, 죽음과 마주하고도 죽지 않을 때가 있다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죽지 못할 때가 있지. 그러면 말이오, 죽음을 마주하고도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그 사람은···.”


사내의 눈이 천천히 가늘어졌다. 마치 톱니 같은 속눈썹이 서로 맞물리며, 그 사이로 톱날 같은 눈이 섬뜩한 빛을 발했다.


“다른 사람이 된다오.”


사내─ 천중은 아주 상쾌한 표정으로 목욕통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얼굴만 봐서는 온몸 곳곳에 온갖 흉터로 빽빽하게 가득 차 있을 것만 같은 인상인데··· 의외로 마치 백면서생처럼 깨끗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오직, 딱 하나. 오른쪽 가슴팍으로부터 명치를 가로질러 복직근이 시작되는 왼쪽 갈비뼈까지 얇지만 긴 흉터가 하나 있을 뿐이다.


“이 상처가 어떻게 생겼는지, 혹시 궁금하시오?”

“···글쎄요.”

“아주 흥미로운 시선이 느껴지는군. 그렇다면, 내 이 상처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겠구려. 한 번 들어보시오. 아주 기가 막힌 사연이라오.”


우미관의 루주(樓主)이자, 이곳─ 하북성 천진에서 하오문의 지부장을 맡고 있는 연지는 멋대로 지껄이는 천중의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멋대로 말하려는 천중을 막을 방법도 없지만··· 혹여, 천중의 이야기 속에서 무언가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니까.


특히나 저 하남성 정주에 있다고 알려진 천중이, 도대체 어떻게 이곳 하북성 천진까지 아무런 흔적도, 소식도 없이 찾아왔는지─ 적어도 그것만이라도 알아내야만 했다.


정주에서 천진까지는 무려 1,600리(약 643km) 길이다. 배를 타든, 말을 타든, 단시간 내에 쉽게 주파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그런데 천중과 천가방은 그야말로 앗, 하는 사이에 나타나 이곳 우미관을 접수해버렸고, 그 과정에서 그 누구도 천중과 천가방의 움직임을 눈치챈 자들이 없었다.


그래, 하오문과 개방만 천중을 놓친 게 아니라, 심지어 정천맹에서도 천중의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현보의 일에 천중이 얽혀있다는 것을 정천맹도 알고 있으니, 정천맹의 입장에서도 천중은 요주의 인물이다. 당연히, 정천맹도 천중에게 사람을 붙여두었다.


그런데, 그 누구도 천중이 사라진 것을 알지 못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것일까? 연지는 답답한 한숨을 억지로 가슴 안에 움키며 천중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어느 세도가에, 아주 멍청한 도련님이 한 명 있었다오. 어찌나 어리석은 자인지, 타고난 혈통만을 믿고 그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지. 무가(武家)의 자손으로 태어났으면서 무예도 익히지 않았고, 병법을 공부하지도 않았으며, 오직 주색잡기에 빠져 술과 여자만 즐기는 방탕한 삶을 살았다오.”


천중은 마치 전래동화를 읊듯이 서두를 읊었다. 잠시 자신이 내뱉은 말을 음미하듯, 눈을 감고 목욕통의 물을 찰박, 찰박 두드리던 천중은 목욕통에서 나와 바닥을 밟고 섰다.


“여느 오래된 이야기들과 달리, 그 멍청한 도련님은 그렇게 살아도··· 그냥 충분했다오. 그의 핏줄이, 그가 가진 혈통이··· 그의 나태함과 방만함을 담보했으니까. 그는 자신의 인생을 얼마든 낭비해도, 아무 빚도 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축복받은 존재였다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천천히 다가오는 천중을, 연지는 외면하지 않았다. 외면하고 싶었지만, 만약 그녀가 천중을 외면하면 그 대가를 그녀가 지키는 사람들이 치르게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전력으로 삶을 낭비하고, 자신을 망가뜨렸다오. 그리고 그가 짊어져야 했던 모든 의무는 다른 이가 대신 짊어지게 했지. 어떤 노비 소년에게 자기 이름을 주고 무과를 치르게 하고, 군역에 복무하게 한 거요. 노비는 그 도련님의 이름으로 무예를 익히고, 병법을 공부해 시험을 치르고, 무과에 급제해 군의 지휘관이 되었다오.”


연지에게 다가간 천중은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멈춰 섰다. 그는 자신의 가슴팍에 있는 흉터를 조심스럽게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


“어느 날, 노비는 생각했지. 만약, 이대로 계속 도련님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만 한다면···.”


천중의 눈이 희번덕거리며 빛을 발했다. 톱날처럼 맞물린 속눈썹 사이로 창광(猖狂)한 빛이 새어 나왔다.


“어차피 계속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면···. 이대로 죽을 때까지 도련님을 대신해서 살아야만 한다면─ 아니. 죽어서도, 도련님의 이름으로 땅에 묻힐 거라면!!”


갑자기 큰 소리를 내는 천중 때문에 연지는 움찔, 어깨를 움츠렸다. 천중은 그런 연지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그렇다면, 그냥 진짜 도련님이 되어 살아도 되지 않을까?”


연지는 숨이 막히는 표정으로 천중을 올려다보았다. 천중은 그런 연지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이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 흉터는, 그때 그 인과의 칼날이 빚어낸 상처라오.”

“···설마, 그 노비가···?”

“그렇소. 바로 나요.”


천중은 붙잡은 연지의 어깨를 천천히 뒤로 밀었다. 연지는 속절없이 뒤로 밀려났다. 천중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제부터 그가 할 행위에 말은 딱히 필요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작가의말

벌써 며칠 전 이야기지만, 드래곤볼의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님께서 작고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건 3월 8일 쯤이라고 들었는데, 저는 어젠가 그 소식을 유튜브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늦게 알아버렸네요.


드래곤볼의 팬으로서,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드래곤볼만이 아니라,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님의 여러 저작은 제게도 아주 큰 영향을 미쳤고, 또 많은 영감을 주셨습니다. 늘 위기가 넘치지만, 또 늘 밝고 즐거운 드래곤 월드처럼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님의 다음 여정이 희망차고, 즐거우시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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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66화. 정진(正進) (2) 24.03.25 211 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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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화. 인과의 칼날 (3) 24.03.12 213 8 15쪽
206 63화. 인과의 칼날 (2) 24.03.11 228 8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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