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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총잡이 님의 서재입니다.

유명 버튜버가 내 집에 얹혀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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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총잡이
작품등록일 :
2022.06.12 10:24
최근연재일 :
2022.07.25 06: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844
추천수 :
17
글자수 :
70,341

작성
22.07.25 06:00
조회
32
추천
1
글자
10쪽

DUMMY

"그게 끝?"

"흐음 그런데요?"


물론 그 노력은


수능 3등급, 수도권대 합격이라는 결과를 나았다. 무언가 판을 벌려놓고 초라해보이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처음으로 나라는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가진 계기니까.



"그러니까 좋아하는 사람이란 게 너?"

"좋아하는 '사람'이잖아요."


솔직히 난 사람이란 것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게 여자든 남자든. 난 첫사랑 얘기를 해달라고 해서 해준 거 뿐이다.


"그래, 사람은 사람인데. 너 첫사랑의 의미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는 거 아냐?"


오해라니.


아예 이해를 못하는 거다.


"흐음 그럼 그 여학생이랑은 더이상 접점은 없었고?"

"응? 없는데요."

"그럼 그 얘긴 왜 했는데...?"


그렇게 내가 잘못 했나? 아니 나는 내 느낌그대로 사실만을 전달했을 뿐이다.


나는 사람을 좋아한 적이 없다. 그뿐이었다.


"하, 정말 그른 인간이구나 너."


그게 그렇게 글러먹은 인간이란 건가? 그러면 글러먹지 않은 인간이란건 대체 뭐란 말인가.


"정말 너 재미없는 인간이구나."

"그렇다고 몇 번을 말해요."


오히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눈이 돌아버린 사람들이 비정상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 적있다.


하지만 그거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미안, 오늘은 진짜 재미없는 인간인거 같다 야."

"뭐, 그게 맞는 말이죠."


더는 이 주제에 대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아픈 기억 건드려서 좋은 일 없지 않은가.


"그럼 다음 질문은요?"


빨리 대답하고 끝내자. 이 정도 말했으면 린네씨도 뭔지 잘 알고 있겠지.


"흐음, 별로 생각은 없었는데 네 얘기 들으니까 하나 생각났어."

"뭔데요?"

"너 왜 그렇게 부정적인데?"


흐음.


그러게 말이다. 나는 왜 이렇게 부정적인 인간이 됐을까.


그 뿌리를 찾고 들어가면 밑도 끝도 없는 인생사가 뻔히 나올게 분명하다.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단 하나.


"그냥요."


그냥.


모든 상황에서 써먹을 수 있는 마법의 단어이자 금기시되는 단어.


아무튼 그냥 밖에는 해 줄 말이 없다.


"짐작되는 것도 없고?"

"네."

"막 괴롭힘을 당했다든가."

"직접적으로 당한 적은 아마 없을걸요?"


일단 완전히 없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진짜로 직접적으로 왕따를 당한다거나 그런 적은 없었다.


"그럼 부모님은?"

"음? 잘해주셨는데요?"

"그럼 대체 원인이 뭔데?"

"몰라요."


무언가 앞뒤가 안 맞는 말인거 같았지만 일말의 거짓도 없는 진심이었다.


그냥 우울해서


그냥 짜증나서


그냥 남이 싫어서


그 말이 실존할 줄은 나도 몰랐다.


"뭐, 이 정도면 답변이 됐을 거라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나의 문제.


그러고보니 이렇게 털어놓은 적도 오늘이 처음이었다. 왠지 말해도 소용없을 거 같긴했는데 이거 은근 기분 나쁘지 않았다.


"어... 답변 고마워."


푸핫.


얼탱이가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린네씨의 얼굴을 보니 괜스레 미안하면서도 웃기기도 했다.


아 자존심 상해.


이런 거 가지고 웃어도 되나 싶은데 괜히 웃겼다. 뭔가 대단한 게 있는 줄 알고 물어봤더니 실상은 별 거 없다는 이 배덕감이라고 말하면 좋을라나.


"뭐가 재밌다고 웃어?"

"아니, 린네님 반응이 너무 재밌어서 그만."


간만에 웃었다.


그러고보니 웃은 게 언제였더라.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칫, 나 기분 상했어 잘 거야."


아.


이불을 챙기고 커텐 너머로 사라지는 린네씨의 뒷모습을 보니 괜스레 미안한 감정이 앞섰다.


너무 나만 즐가웠나?


그래도 명색에 나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준건데 너무 쌀쌀맞게 대했나 싶기도 했다.


"흐음 그래도 고마워요."

"응?"

"덕분에 웃었네요."


여기선 감사인사는 전하라고 독학했다. 나는 그래도 상식이란게 박혀있는 찐따니까.


"특이하네 너."

"저한테서 특이점을 뺏어가면 시체죠 뭐."


아무튼 이걸로 사건은 일단락난듯 했다.


일단은 말이다.


**


한바탕 소동이 지나간 뒤에는 고요가 찾아왔다.


나랑 린네씨는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 할 일만 하고 있었다.


아무튼 서로서로 아무 말도 없이 쉬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처음으로 린네씨와 같은 방에서 자는 날이었다.


여자와의 동거, 그 첫날밤은 분명히 두근거리는 일이기도 하나. 나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그렇고 그런 이벤트는 일어나지 않을게 뻔했기 때문이다.



무얼 상상하든 무조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나! 아주 멋있어. 이러니 내가 나한테 반할 수 밖에.



이런 나르시즘적인 대사도 한 번 날려주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11시를 지나고 있었다.


아무튼 무료했다.


할 거 없으면 슬슬 잘까라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이 봐 편집자."



칸막이를 들추며 린네씨가 나를 불렀다. 무슨 일인가하고 쳐다보니 린네씨는 부엌쪽을 가리켰다.



"네?"

"저거 가져다 줘 저거."



쭉 뻗은 손 끝에는 싱크대가 있었다.


"뭐요? 물이요?"

"웅."

"직접 떠 마셔요."


아무리 그래도 심부름꾼은 사절이다. 여긴 엄연히 내 집이고 내가 주인이다.


"귀찮은데."

"그거조차 귀찮아하면 어떻게 살려구요?"

"칫, 안 통하네"


그래요.


세상은 그렇게 호락하지 않다니까요 강도씨.


"고작 몇 발자국인데 움직이세요."

"나를 죽일 셈이야?"

"네, 그래주면 고맙고요."


이게 진짜 며칠만에 만난 사이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진짜 나도 어떻게 된 듯하다. 이런 데에다가 장단이나 맞춰주고.



뭐, 그래도 물 한 잔 정도는 괜찮으려나. 나도 마침 목 말랐고.


그런 생각을 한 뒤로는 몸이 먼저 나가 있었다. 큰 컵에 한잔, 보통 컵에 한 잔 물을 따랐다.



오해하지 말자.



그냥 나도 목 마른겸 같이 따라준 것이다. 그거뿐이다.



"하, 여기요."

"땡큐."



뭔가 누나가 생긴 기분이다. 뭐 생물학적으로 누나는 맞긴한데 아무튼 그렇고 그런게 있지 않은가.



"조금 움직이며 사세요."

"흐흐, 미안."



큰 컵을 줄까하다가 왠지 다 못 마실거 같아 중간 컵을 내밀었다.



아무튼 나 없으면 어떻게 살아나갔을까 이 사람.



아마 또 새로운 남자 찾아서 얹혀 살았을 거 같긴한데. 나랑 상관없는 일이긴한데.



왠지 꺼려진다. 썩 내키지 않았다.


까도 내가 깐다?


그런 알량한 자존심이 앞선 탓이었을까.


아무튼 무슨 오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


"아 그러고 보니 혹시 편집자, 재떨이도 치워줬어?"

"응? 그런데 왜요?"

"어., 별 건 아니고 고맙다고."


흐음.


여기선 어떤 대사를 쳐야하지? 그냥 별말씀을 한 마디면 되려나.



"네."



너무 튀지 않는 선에서 대답을 이어간다.


이 정도면 될 것이었다.


나서지 않는다. 늘 뒤로 물러 선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방식으로는 이렇다.


"편집자."

"네."

"편집자는 꿈 같은 거 없어?"

"갑자기?"


어...


갑자기 훅 들어오는 질문에 조금 당황했다,


이 나이 먹고 꿈이랄 것도 없지 않은가. 그냥 잘 먹고 잘 살면 그만 아닌가. 장래는 풋풋한 10대들한테나 어울리는 단어고,


"별로? 굳이 있다면 린네님이 나가주는거?"

"자꾸 그 말 한다 너?"

"그야, 지금 떠오르는 거가 그거밖에 없는데..."


어렸을 적 꿈이야 내 성격상 없는게 뻔하고.


어른이 돼서도 꿈 있이 생활하면 이 모양 이꼴은 안 됐지.


그냥 최근 꿈이라는 단어 자체를 잊어버린 느낌이다. 애초에 없었을 수도 있고.


"그럼 린네씨는 꿈이 있어요?"

"나?"


그건 미처 생각 못 했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린네씨.


"흐음 그렇네. 굳이 따지자면 좋은 엄마가 되는거?"

"응?"


의외다. 그것도 엄청.


이렇게 바람 잘 피고 남자 관계 문란한 사람이 좋은 엄머가 된다니. 굳이 따지자면 내가 성공해서 대기업에 취직하는 정도의 이야기?


"너 의외라고 생각했자."

"그걸 어떻게?"

"딱 보면 알지."


린네 씨는 고개를 돌린 채 중얼거렸다.


"다들 그런 반응이더라고."


뭐, 나라도 이해는 간다.


이 남자 저 남자 옮겨타던 여자가 현모양처를 자처하다니 내가 봐도 안 웃을래야 안 웃을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괘씸하게도 느껴질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왠지 린네씨의 옆모습을 보니 그럴 수 없었다. 그 굳은 표정에서는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뭐랄까 어렸을 적부터 막 이런 꿈을 가진건 아닌데 가출하다보니 갑자기 생겼어."

"안정적인 가정을 얻고 싶다는 의지가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지."



지금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을 갈망하는 것. 그것이 꿈이라고하는 사람도 있다. 그 관점에서 본다면 린네씨의 꿈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어째 사람들 반응은 어떤데요?"

"물론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아닌 사람도 있는데 뭐랄까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사람은 없었어."

"뭐, 남의 꿈을 생각해줄 여유있는 사람은 드무니까요."


뭐, 꿈이 꿈인만큼 악의를 품고 접근하는 남성들도 있을 테지만 린네씨 성격상 얼마 안 가 떨어졌겠지.


"그렇지만 한명쯤은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말야."

"애초에 꿈이 좋은 엄마니까요."


아무튼 나로서는 상상하지 못할 꿈이다.


제 몸 건사하기도 바쁜데 남과의 화합을 꿈꾸다니. 절대 불가능이다.


"언젠간 이뤄지겠지?"


흐음.


여기선 어떤 말을 해줘야할까. 꼭 될거에요? 아니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긍정의 말을 해줘도 무언가 마음속에 미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지? 그냥 쿨하게 받아치면 되는 거 아닌가.



그냥 이렇게 입을 열고. 목소리를 내면 된다. 아주 간단하고 어렵지 않다.



"좀 힘들긴 하겠네요."



잠만,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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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나의 첫사랑 22.06.24 32 1 10쪽
14 듀얼 - 3 22.06.22 31 1 10쪽
13 듀얼 - 2 22.06.21 31 1 10쪽
12 듀얼 - 1 22.06.20 39 1 10쪽
11 편집일 22.06.20 32 1 10쪽
10 우당탕탕 집꾸미기 22.06.20 34 1 10쪽
9 폿몬빵 22.06.19 44 1 10쪽
8 서로 도와도와 +1 22.06.18 46 1 10쪽
7 두근두근 방송사고 - 2 +1 22.06.17 64 1 9쪽
6 두근두근 방송사고 +1 22.06.16 78 1 10쪽
5 아슬아슬 방송 설정 +1 22.06.16 61 1 10쪽
4 규칙 +1 22.06.15 59 1 10쪽
3 계획대로 22.06.14 61 1 11쪽
2 집 청소 22.06.13 6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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