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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총잡이 님의 서재입니다.

유명 버튜버가 내 집에 얹혀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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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총잡이
작품등록일 :
2022.06.12 10:24
최근연재일 :
2022.07.25 06: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841
추천수 :
17
글자수 :
70,341

작성
22.06.22 06:00
조회
30
추천
1
글자
10쪽

듀얼 - 3

DUMMY

그렇게 게임이 시작됐다.


총 일곱장의 카드가 뒤집어지고 4장의 패가 손에 들어왔다.


"룰은 5판 3선승제 어때?"


3판 2선승제든 10판 8선승제든 아무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억지로 참가하는데 뭔 판 수에 의의를 두는가.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빨리 끝내죠."


어차피 카드게임이라는 건 운빨에 맡기는 식이니까. 내가 뭐라한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일단은 패를 확인했다.


"하트 7, 하트 8, 다이아 k, 클로버 3"


하나같이 짝이 안 맞는다. 족보가 없다.


만약 여기서 이기려면 같은 숫자 2개가 나오는 트러플이 답이다.


하지만 같은 숫자 2개가 더 나오리난 보장도 없고 나온다해도 트리플이다.


"어때? 패는 잘 나왔어?"


저렇게 물어보는 거보니 지는 뭐 잘 나온듯 했다.


"아 참고로 동전 5개를 다 소비하면 끝이야. 한 판 한 판 신중히 하라고."


네, 네. 잘 알겠습니다요.


그러니까 제한된 동전을 놓고 머리도 굴리면서 내기까지 한다 이 말이다.


뭐, 이게 재미라면 재미인가.


사람이 늘 쉬운 길로 가지 않을 수도 있고 그렇긴 한데. 뭐, 잠깐 어울려주는 건 괜찮겠지.


"일단 기권이요."

"엥? 벌써?"


1패


패가 너무 꼬인 탓이 크다. 자연스럽게 린네씨의 승리가 가까워졌다.


"이거 너무 식상한데?"


뭐 지금은 그렇겠지. 하지만 아직은 동전도 하나도 날리지 않았고 다음판부터 진짜다.


"잔말말고 다음 카드나 주세요."

"네, 네."


다시 한 번 손에 쥐어지는 카드가 최소 투 페어만 돼도 승기는 확실하다.


한 장, 두 장, 세장, 네장.


카드를 돌리는 린네씨의 손길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마치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는 듯한 저 당당함.


"자, 확인해봐."


손에 쥐어진 4장의 카드. 조십스럽게 문양을 확인했다.


하트 6, 다이아 6. 스페이드7, 다이아7.


투 페어.


거기다가 6이나 7이 나오면 풀하우스다.


이건 이겼다.


질래야 질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투 페어니까 비비기도 좋고. 풀하우스 싸움 가기도 좋다.


"어때? 패는 좋니?"

"뭐, 말해드릴 순 없죠."


하지만 침착하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얼굴에 다 드러나면 안되니까.


"일단 한 장 뒤집을게."

"그러시죠."


린네씨는 가장 왼쪽부터 카드 세장을 뒤집었다.


하트 3, 다이아 j, 스페이드j.


원 페어다.


아직까지는 내 패가 더 유리한 상황.


다만 린네씨의 표정에서도 여유가 흐르고 있었다.


'뭐지? 왜 저렇게 웃는거지?'


그렇다면 분명 린네씨또한 투 페어라는 말인가? 아니라면 패가 꼬였는데 그냥 웃는 척 하는거 뿐인가?


아무튼 알 수 없는 여자였다.


"고? 아님 스탑?"


나는 동전을 이불 가운데에 올려놓는 식으로 긍정의 신호를 보냈다. 린네씨 또한 동전 한 개를 던지며 진행의 의미를 보였다.


하트 3, 다이아 j, 스페이드j, 클로버 k.


공개된 카드는 이렇고. 다시 한 번 카드가 돌려지고 총 다섯장의 카드가 내 손에 들어왔다.


하트2, 하트 6, 다이아 6, 스페이드7, 다이아7.




아쉽다.


저 숫자가 6이나 7이었으면 완벽할 텐데 말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우세다.


"어째 흥미진진해보인다?"

"엥? 제가요?"

"응, 엄청 집중한 얼굴인데?"


그렇게 보였나? 숨긴다고 숨겼는데 그게 잘 안됐나 보다.


"됐고 다음 카드나 돌려요."


나는 동전 한 개를 더 던졌다. 린네씨또한 웃으며 동전 한 개를 더 걸었다.


이로서 배팅된 동전은 4개.


다시 한 번 패카드가 돌려졌다.


하트 3, 다이아 j, 스페이드j, 스페이드8, 클로버 k,


아직까지는 원 페어. 그리고 내 패는.


하트2, 하트 6, 다이아 6, 스페이드7, 다이아7, 클로버 9.


초반에 투 페어 나온거까진 좋은데 어째 가면 갈수록 짝이 안 맞냐.


"어때 잘 나왔어?"

"그 말 세번째네요."

"좋은 말은 하면 할수록 입에 붙는 법."


여기서 인생의 정론을 가져와봤자 나는 모른다고. 아무튼 저 헤실헤실한 얼굴은 뭐 변함이 없다.


어쨌든 냉철하게만 보면 공개된 카드보단 내 카드가 아직은 우세하다.


즉 승산이 있다는 것.


더 걸어도 된다. 그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300원째.


어느새 경기는 후반을 바라보고 있었다.


"편집자, 너무 승리를 확신하는거아냐?"

"그야 이정도 자신도 없으면 게임 어떻게 해요."


내가 말해도 놀라운 말이었다. 게임 시작까지 내키지 않아했던 사람이 어느새 자신감을 운운하다니 말이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이 말이 맞는지 아닌지는 결과가 증명해주겠지.


뽑아라 카드라는 이름의 검을.


"자 여기 카드."


게임의 여신은 분명 내게 미소를 지어줄 것이다.


하트2, 하트 6, 다이아 6, 스페이드7, 다이아7, 클로버 9.


그리고 대망의 다음 카드가 될 것은.


하트2, 하트 6, 다이아 6, 다이아7, 스페이드7, 클로버 9. 클로버 3.


?



클로버 3?


또 안맞네 싯팔.


공개된 카드는


다이아3, 하트 3, 다이아 j, 스페이드j. 스페이드8, 클로버 k,


투 페어다.


본능적으로 느꼈다.


아 엿됐구나.


투 페어 vs 투 페어


결국 비겨버렸다. 여기서 무를 수도 없고.


"마지막 고?"


이미 300원을 날려버렸고 남은 기회는 두번뿐.


어떡하냐 나 자신. 여기서 나아갈 것이냐 아니면 계집애처럼 도망칠 것이냐.


여기서 마지막 카드가 답을 정해줄 것이다.


"후훗, 어서 카드를 뽑아들어라."


결국 400원 투하.


이 카드 한장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다. 분명 듀얼의 여신은 내게 미소 지어줄 것이다.


'제발.'


뒤집어진 카드를 바라보는 마음은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이게 그 이집트산 어둠의 카드게임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기분인가. 거기는 영혼까지 걸고 게임한다든데.


하지만 틀림없다.


저 카드에는 분명 나를 웃게해줄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나를 맞이해줄 위대한 한 턴이 바로.


하트2, 하트 6, 다이아 6, 다이아7, 스페이드7, 클로버 9. 클로버 3, 클로버 j.



싯팔.


**


"하얗게 불태웠어."


결과는 0승 3패.


진짜로 하얗게 불태웠다.


마지막판은 동전이 떨어져서 졌다. 결국 린네씨의 대승.



망연자실한 채로 멍하니 패뭉치를 들여다볼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좋은 카드 나올락 말락 하다가 진 건지.


이건 진짜 억까를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 사실 린네씨가 전문 타짜여가지고 내 덱을 전부 바꿔치기했을수도 있다. 아니면 이 여자 로또 맞을 운을 달고서 살아가는 초인적인 행운아일수도 있고.


"하하, 어때 재밌었지?"

"재미는 무..."


여기서 반박하려다가 방금까지 재밌게 카드게임을 하고 있던 나 자신이 떠올라 부끄러워졌다.


"어쨌든 게임은 게임. 벌칙 받을 준비는 됐지?"


하. 뭔가 져도 상관없었던건 맞는데 막상 지니까 또 부당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대체 무슨 질문을 할 건데요?"


눈 딱 감고 남자답게 말하자.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니겠지 끽해봐야 이상적인 연야라든가 그런 거겠지.


"흐음, 뭐가 좋을까?"

"그것도 안 정해두신거에요?"

"그럼."


그럼은 무슨 그럼이야.


대체 무슨 정신나간 질문이라도 준비한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아무튼 린네씨다운 대답이긴하다.


"그럼 내기를 한 이유가 없잖아요."

"흐음 그렇네."

"어떻게 하게요?"

"그럼 생각날떄까지 한 판 더 할래?"

"그건 좀..."


아무튼 무슨 대단한 거라도 있는 줄 알았는데 까놓고 보면 별 것도 아니라 김 샌다.


"모처럼 얻은 질문권인데 잘 써야지."

"겨우 질문에 그렇게 깊은 의의를 두는 건 별로 안 좋다고 생각하는데."

"겨우 질문이라니. 내겐 중요한 문제야."



중요한 문제를 그냥 내뱉고 아무생각 안 했는데라고 답하는 건 무슨 심보인지. 앞뒤가 맞는 소리를 해야 듣는 사람도 최소한 예, 예하고 들어준단 말이다.



"어째 넌 좋은 생각 없어?"

"그걸 저한테 물으면 어떡해요?"


정말 답이 없다 답이 없어.


애꿎은 카드뭉치만 만지작거리는 린네씨의 모습을 보니 답답함이 가슴언치까지 올라왔다. 정말이지 이 여자 어떨 때엔 나사가 빠져있다.


"대체 무슨 대답한 질문을 하게요? 그냥 아무거나 막 하세요."

"안돼. 아직 너에 대해서 잘 모른단 말야."

"그만하세요."

"감동 받으라고 한건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흨."

"..."


이젠 아예 피해자 코스프레다. 아주 그냥 쓰레기 만들기에는 일가견이 있는 듯하다?


"난 그냥 편집자 너를 위해서 한 말인데."

"알았어요. 제가 죄송해요."

"정말? 그럼 질문 두개."

"..."


나 진짜 뭐하는 거지? 왜 여자 하나한테 이렇게 붙잡혀서 어쩔줄을 몰라하는가 말인가.


"저는 그럴 마음이 추호도 없는..."

"좋았어 그럼 우리 편집자의 첫사랑 얘기라도 들어볼까?"

"..."


내 의견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건지. 무슨 내 첫사랑 얘기가 강아지 재롱잔치냐고. 그렇게 싸게 먹혀들어갈 얘기는 절대 아니란 말이다.


"오 기대된다."


린네씨는 이미 자리까지 잡고 내 입에서 무언가 튀어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칫국도 적당히 마셔야지. 물론 벌려놓은 일에 휘말린 건 난데 최소한 양심이란게 있지 않은가.


"저는 그런 약속 안 했는데."

"고마워."

"저기 제 말은 듣고 있으세요?"

"응, 물론."

"애초에 약속은 한 개 뿐이었어요."

"그래서?"

"..., 대신 듣는동안 질문 생각하시는거에요."

"응! 당연하지."


진짜 자기주장 하나는 대단한 여자다. 어떻게 가출 소녀로서 살아왔는지 대충 감잡힐 정도였다.


하.


대체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된건지. 생각하면 할수록 분하고 짜증났다. 집까지 뺏긴 것도 모자라 이젠 광대 노릇까지 해야하는가.


그렇다면 보여주지. 나의 숨기고 숨겨왔던



저세상 첫사랑 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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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나의 첫사랑 22.06.24 32 1 10쪽
» 듀얼 - 3 22.06.22 31 1 10쪽
13 듀얼 - 2 22.06.21 31 1 10쪽
12 듀얼 - 1 22.06.20 38 1 10쪽
11 편집일 22.06.20 32 1 10쪽
10 우당탕탕 집꾸미기 22.06.20 34 1 10쪽
9 폿몬빵 22.06.19 44 1 10쪽
8 서로 도와도와 +1 22.06.18 46 1 10쪽
7 두근두근 방송사고 - 2 +1 22.06.17 64 1 9쪽
6 두근두근 방송사고 +1 22.06.16 78 1 10쪽
5 아슬아슬 방송 설정 +1 22.06.16 61 1 10쪽
4 규칙 +1 22.06.15 58 1 10쪽
3 계획대로 22.06.14 61 1 11쪽
2 집 청소 22.06.13 69 1 10쪽
1 옆집인데요? +1 22.06.12 13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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