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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총잡이 님의 서재입니다.

유명 버튜버가 내 집에 얹혀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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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총잡이
작품등록일 :
2022.06.12 10:24
최근연재일 :
2022.07.25 06:00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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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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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수 :
70,341

작성
22.06.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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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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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규칙

DUMMY

"뭐 그런 관계로 이 집에서 머물 수 밖에 없게 됐어."


대충 린네씨가 설명해준 건 이랬다. 50만 너튜버로서 번 돈을 전부 코인에 꼴아박았고 결국 결과는 떡락. 그리고 방송계 큰 손들중 몇 명이 갑자기 잠적을 감추자 집 월세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쫓겨났다. 이젠 나한테 줄 월급도 없고 어찌저찌하다 내 집이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수작을 부렸다고.


"사실은 고깃집은 내가 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자를 갚아야할 일이 생겨가지고 그만."


그런 일로 내 카드까지 빌리게 됐다는 게 결론이었다.


"그런 의미로 조금만 신세 질게."


이제야 모든 상황이 이해갔다. 나에게 그렇게 접근했던 이유도 갑자기 회식을 잡은 것도. 전부 교묘히 준비된 미끼였단 소리였다.


지금 나의 상황에서는 한마디로 폭탄이 넝쿨째 굴러온 셈이다. 그것도 짜르봄바급 수소폭탄이 말이다.


진짜 어이가 없어가지고 말이 나오지 않았다. 살다살다 코인하다가 편집자 집 털어먹는 버튜버가 어딨는가.


"걱정마. 돈만 벌면 이자까지해서 톡톡히 갚을테니까."

"왠지 린네씨한테 들으니까 믿음이 안 가요."

"좀 믿어!"


뭐 이제는 난 린네씨의 편집자도 아니지만 말이다. 받을 돈이 없으면 편집이든 뭐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한마디로 추락한 버튜버와 백수가 된 편집자 듀오가 돼버린 것이다.


"그래도 조금만 방송 열심히 하면 돈 모을 수 있으니까 걱정마."

"빚이 얼만데요?"

"흐음 2억정도?"


와! 2억!


정말 너무 부럽다. 나도 2억단위의 무언가를 갖고 싶었는데 그게 빚은 아니잖아.


물론 50만 버튜버의 수입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빚은 또 빚대로 늘어나는 법이었다. 한달에 천만을 번다쳐도 몇 년을 갚아야 갚을 수 있는 금액.


한마디로 갱생가능성 제로에 수렴하는 버튜버다 이 말이었다.


평범한 사람은 갚을 수 없는 금액. 그건 린네씨라고 별반 다를 건 없었다. 수입을 전부 이자를 막는데에만 집중해도 간당간당한 판이었다.


"그래서 편집자."

"네?"

"돈 조금만 빌려주면 안 될까?"


하, 이러니 빚이 2억이지.


많이 번다고 펑펑 써재끼면 이렇게 된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인물이었다.


"저도 돈 없어요."

"왜에?"

"만약 돈이 있었다면 이런 집에선 안 살았겠죠 유우명 버튜버씨?"


따끈따끈한 팩트에 린네씨도 무어라 할 말은 없는 듯했다. 그저 무릎꿇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고개만 조아렸다.


"하아, 이제 어떡하실건데요?"

"그, 신용상담도 받고 돈도 모아야지."

"어떻게요?"

"역시 방송?"


뭐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이거밖에는 없는 것도 맞았다. 하지만 당장 집이 없는데 어떻게 방송을 하고 돈을 벌거란 말인가.


"그러니까 제발 나좀 도와줘라 편집자. 정말 일생일대의 부탁이야."

"아니, 안 그래도 저도 힘들다니까."

"알몸 에이프런 입어줘? 아니면 도게자 박아? 아니면 더 큰거?"

"아니 몸까지 팔 생각인 거냐구요?!"

"그 정도 각오는 했어."


뭐 빚이 2억이면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린네씨의 몸에는 관심이 없었다. 물론 몸매 아주 좋고 얼굴도 훌륭하지, 그치만 넘지 말아야할 인간성이란게 나한테는 존재했다.


"제발 부탁이야 나 큰 부탁도 아니야 인터넷만 쓰게해줘 제발 부탁이야."


이제는 거의 울상을 지으며 땅을 기는 린네씨가 가엾기는 했다. 하지만 나라고 능력이 있는게 아니었다.


"친척은요? 부모님은? 아니면 지인이라도."

"나 가출했어."

"아."


그 한 마디에 모든 상황이 정리가 됐다. 한 마디로 사고무친에 빚 2억 가진거라곤 막무가내 성격하고 50만 너튜브 구독자뿐.


진짜 앞날이 막막하다 막막해.


"혹시 자격증이라든가 있으세요?"

"아니."

"알바 경력은?"

"흐음, 편의점 알바?"

"하고 있는 주식은 아, 이건 다 망했지."


진짜 이래서 코인을 하지 말라는데엔 이유가 있다. 사람 하나 나락보내는게 무슨 손바닥 뒤집듯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는 주제에 믿을 구석이라곤 전 편집자밖에 없다니."


내가 제일 불쌍한 인간인 줄 알았는데 틀렸다. 세상에는 나보다 망한 인생이 수두룩빽뺵한걸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었다.


"제발 어떻게 안 될까 편집자, 응?"


이건 애교로 넘어갈수 있는 선이 아니었다. 어느 자선업자가 와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악랄함인지라 갱생은 불가능해보였다.


진짜 허리띠 졸라메고 몇십년은 방송해야 할 각오는 해야될 터였다.


"아무리 저라고 해도 갑자기 린네씨를 받아들이는 건 문제에요. 거기다가 우리는 그냥 남남이잖아요."


남남.


솔직히 3년을 일했어도 나는 린네씨를 한 번도 친인척처럼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냥 편집해주면 돈을 받는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제발."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예요."


나라고 누구를 받아들일 형편이 안 됐다. 구태여 받는다면 받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기엔 나에게 오는 이득이 일절 없었다.


"정 그러면 어쩔 수 없지."


린네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현관문으로 걸어갔다.



"어디 가시게요?"

"흐음 아직 한강물 온도는 차갑겠지."



순간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저 농담이겠거니 생각하겠는데 왠지 빚 2억 가출 소녀가 말하니까 신빙성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아, 내가 죽으면 다 편집자 책임이니까. 그럴 줄 알아."



이걸 나한테 책임 뒤집어씌우기하네. 정말 세상이 억까한다 진짜.


"억울하네요 진짜."

"뭐가 억울한데?"

"그냥 태어난게 억울하네요."


진짜 부모님은 왜 몇 억분의 1의 확률로 나를 낳아주셨을까? 아니 억울해해야하는건 린네씨인데 왜 내가 부모님 타령을 하고 있지? 진짜 세상이 날 억까한다니까.


"그러니까. 그러지 못하도록 책임져"

"어째 왜 대사 선택이 오해할만한 소지가 있는거죠?"

"에이 기분탓이야."


그래, 나도 기분탓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짜라란 모든게 꿈이었답니다하고 치부할 수 있었으면 그냥 인생 날로먹는거지.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게요?"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었다. 이제부터 계획을 잘 세워야 남은 10년이 덜 고통스러울 것이었다. 여차하면 30년 고통스러운거고.


"흐음 방송하고."

"그리고?"

"알바뛰고?"

"그리고?"

"코인?"


진짜 린네씨가 여자만 아니었으면 대가리 오목해질때까지 꿀밤을 먹여줬을텐데. 주먹이 운다 울어.


"일단 방송 시간표부터 짜시죠."

"응?"

"이제부터 방송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알바뛰셔야죠."


진짜 이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호의였다. 더 이상은 뭐 해줄 것도 없었다.


"그러면 도와줄 거야?"

"이자까지 톡톡히 받을테니까 두고봐요."

"만세!"


무슨 태도 바뀌는게 모게임 우모씨 급이다. 진짜 나 호구 잡혀버렸는지도 몰랐다.


"고마워 편집자, 이 은혜 잊지 않을게."


진짜 보면 볼수록 답답해 죽을 거 같았다. 이런 사람이 몇십년간 일을 해낼 자신이 있을 지가 문제였다.


일단 정해야할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


그날 우리는 몇가지 규칙을 정했다. 거진 내쪽에서 다 정해준것이지만 린네씨또한 묵묵히 잘 따라와주었다.


첫째. 우리의 생활공간은 각각 나눌것.


방안의 컴퓨터를 기준으로 왼쪽은 나 오른쪽은 린네씨가 머무르게 될 거였다. 원룸이라서 좁아 터지겠는데 거기다가 분단선마냥 선을 그어놓으니 거진 원룸은 고시원으로 변해버렸다.


둘째. 월세는 현재 월세의 반절을 내서 나중에 반드시 낼 것. 못내면 스스로 파국으로 몰아가도 할 말이 없다.


셋째. 방송과 알바를 병핼할 것.


넷째. 이 규칙들은 얼마든지 축소, 확장이 가능하다.


일단은 이거 네개만 만들어놨다. 나머지는 차차 정하면 될 터였다.


규칙을 정한 뒤 우리는 급히 방을 치우기 시작했다. 아직 정리가 덜 된 것, 린네씨의 사생활이 보장되는 공간, 컴퓨터를 놓을 자리등을 세팅하느라 진이 다 빠졌다.


이제 커튼치고 공유기 설정하고 대충 컴퓨터 놓으면 작업은 끝이었다.


문제는 그게 오늘 끝날 거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최소한 공유기도 사야하고 봉과 커튼 그리고 대충 필요한 것들 사면 정말이지 어마무시한 돈이 깨질 예정이었다. 그거 또한 린네씨가 천천히 갚는다고는 했다만 언제 돈이 들어올지는 의문. 지금은 그저 절약하고 또 절약하는게 답이었다.


대충 청소도 끝마무리 단계고. 진짜 이제는 린네씨가 여기서 살 일만이 남았다.


뭐랄까. 묘한 기분도 생길법한데. 전혀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쓸모 없는 짐더미 하나가 더 늘었는데 어찌 이걸 기뻐하냔 말인가.


"맞다. 곧 있으면 방송해야하는데."

"아."


그러고 보니 린네씨의 방송 시간은 대충 퇴근 시간 이후다. 여러가지 트러블로 조금 늦긴 했어도 지금이 딱 방송시간 안착할 시간이었다.


"근데 어떡하죠? 아직 컴퓨터 연결을 안 했는데."


그러고보니 린네씨가 가져온 컴퓨터 본체는 지금 방 한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었다.


"저거 듀얼 모니터에다가 오디오 카드, 마이크까지 세팅하면 한세월 걸리겠는데?"

"오늘은 그럼 휴방때리죠."

"안돼. 하루하루 방송 쉬는거 얼마나 치명적인거는 너도 알잖아."


그렇긴하다 너튜브를 쉬더라도 방송을 쉬는건 치명적인 문제였다. 거진 시청자 몇 백명을 꽁으로 날리는것과 같은 이치.


"어떡하게요?"


물론 시간이 걸리더라도 컴퓨터를 연결해줄 순 있지만 린네씨는 좋은 생각이 있다는듯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그럼 편집자 컴퓨터로 방송해볼까?"


응? 애꿎은 내 컴퓨터는 갑자기 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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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서로 도와도와 +1 22.06.18 46 1 10쪽
7 두근두근 방송사고 - 2 +1 22.06.17 64 1 9쪽
6 두근두근 방송사고 +1 22.06.16 78 1 10쪽
5 아슬아슬 방송 설정 +1 22.06.16 61 1 10쪽
» 규칙 +1 22.06.15 59 1 10쪽
3 계획대로 22.06.14 61 1 11쪽
2 집 청소 22.06.13 6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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