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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총잡이 님의 서재입니다.

유명 버튜버가 내 집에 얹혀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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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총잡이
작품등록일 :
2022.06.12 10:24
최근연재일 :
2022.07.25 06:0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846
추천수 :
17
글자수 :
70,341

작성
22.06.20 06:00
조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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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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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편집일

DUMMY

"커튼? 완벽, 공유기 완벽, 편집자 완벽."

"왜 저까지 포함 시키는 거죠?"


린네씨는 방 이곳저곳을 손으로 가리키며 나름의 체크를 했다.


"우리 원룸의 중요한 요소인데 빼먹을 수 없지."

"제 원룸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고작 커튼이랑 공유기랑 동급이라는 건가요?"

"에이 당연히 아니지."


기분이 아~주 기묘했지만 아무튼 린네씨가 가져온 짐은 모두 풀었다. 이제야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갈 최소한의 공간이 마련된 것이었다.


"이렇게 우리들의 비밀기지가 완성됐다."

"제 원룸이라니까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 거에요?"


진짜 언제부터 내 집이 공공재가 됐는지. 주인이 못나니까 집도 두동강 나는구나, 미안하다 집아.


"방송 시간까지는 아직 남았는데 혹시 뭐 할 거 있어?"


확실히 저녁까지는 시간이 널널했다.


"편집일 구해야죠."

"또?"

"편집해야죠."

"또?"

"그거 말고 또 무슨 대답을 원하는 데요?"


당연한거 아닌가. 린네씨가 나에게 더이상 돈을 줄 수 없다면 내가 일을 찾아 나서야했다. 거진 입이 한 개 더 늘었으니 당장이라도 급했다.


"편집밖에 안 해?"

"그럼 지금 상황에 나가서 술이라도 마시게요?"

"그건 그런데..."


아주 논리적인 반박이 상대방의 의견을 묵살했다.


지금은 어떻게 살아남을지 궁리할 때다. 일단은 편집자 구인 사이트를 하나하나 뒤질 생각이었다. 3년간 린네씨의 편집자를 한 탓인지 다른 사람들 편집 일거리를 물어올 수 있을 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3년동안 편집자 커뮤니티를 등한시한건 아니었다. 가끔씩 급전이 필요하거나 부탁받은 일이 있으면 도와주기도 한다.



문제는 린네씨만한 고용주를 찾는 것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준대도 나와 니즈나 비전이 맞지 않으면 얼마 못가 그만둘테고


또 어중간하게 받자니 지금 살림이 감당안 될 거 같고.



한 번 남의 아래에 들어가면 못해도 한 달 정도는 하고 그만두든해야지 도리가 맞는 거다. 즉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는 법이다.


내가 눈이 높은 걸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꺼려지는 부분도 있었다.


"뭐 봐?"


모든 일의 원흉, 세상의 모든 악.


절대 닮아서는 안 되는 인간 1위가 내 옆에 있는데 뭐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대충 보듯이 편집자 커뮤니티요."


대충 린네씨 편집자 경력대면 안 뽑아줄 사람은 없는 듯했다. 거기다가 내 편집경력만 대면 안 넘어올 사람은 없을 터.


"흐음 보여줘봐."



린네씨는 내 곁에 바짝 붙었다. 이건 이거대로 너무 가까운데.



"흐음 일이 많구나."

"그야, 편집으로 가장 유명한 사이트니까요."


어느새 의자를 가까이 붙여 안 그래도 좁은 모니터화면을 둟이서 차지하게 되었다.


"흐음, 어떤 걸 원하는데?"

"그야 돈 많이 주면 베스트죠."

"그럼 저기 어때?"


린네씨는 마우스를 뺏어들어 이곳저곳 모집 공고를 클릭했다.


"10만 너튜버에 게임 영상이래."

"제가 게임을 잘 안해서..."

"요리채널은 어때?"

"여기는 자막 스타일도 그렇고 손이 많이 들어가는 데 비해 페이가 적어요."

"그럼 고양이 채널."

"글쎼 동물 채널은 처음인지라."

"그럼 대체 할 수 있는게 뭔데!"


사실 나도 할말없었다. 워낙 버튜버만 보고 버튜버 영상만 편집하다보니 다른 거는 성에 안 찬다.


"그럼 대체 누구 편집할건데?"

"버튜버요."

"설마 나 때문에?"

"100%는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인정하긴 싫었지만 난 린네씨의 그 애간장타는 편집점을 버릴 수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편집하기 싫다고 하면서도 린네씨의 애드립을 편집할 떄면 나모 모르게 피식하거나, 생방송에서 본 장면을 꼭 넣어야겠다고 결심하던 순간까지.


아무튼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지 않던가. 이미 나는 파블로스의 개가 돼버린 셈이다.


"버튜버? 걔네들은 너튜브 가야 있을텐데."

"뭐 그렇긴하죠."


린네씨의 말을 들으며 멍하니 사이트 페이지를 스크롤했다. 이 사이트의 특성상 버튜버같은 서브컬쳐 분야는 들어올 틈이 없었다.


"그러면 이제 너튜브 가서 한 명 한 명 찾아보면..."

"잠만 편집자 멈춰봐."

"네?"


린네씨의 목소리에 맞춰 스크롤을 멈춰보니 한 모집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 신생 버튜버 편집자 구합니다.


"이건..."

"이거네."


린네씨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마우스를 클릭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신생 버튜버 리나라고 합니다. 이번에 너튜브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편집자를 구하려고 합니다.


시급도 꽤 높고

일주일 작업영상도 꽤 되는데

뭐니뭐니 해도 버튜버다.


"어때 할 거야?"


솔직히 구미가 당기는 모집공고긴하다. 다만 한가지 눈에 띄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애들은 언제 말바꾸고 튈지 모른다고요."


신생, 즉 아직 규모가 크지 않는 너튜버는 금방 말바꾸고 잠적하기 마련이다. 뭐, 돈만 주면 그만이다만 내키지 않는다고야 할까?


"아 자꾸 이래서 싫다. 저래서 싫다. 나보고 어쩌라고."

"신중한거라고 해주실래요?"


린네씨는 못 마땅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봤다.


"이번에도 내가 나서야하나?"

"응?"


린네씨는 내 손에서 마우스를 뺏어들었다.


"나선다니 그게 무슨..."

"편집자 넌 잠자코 있어."


무언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컴퓨터를 움직이는 린네씨의 모습을 눈으로 따라가기 힘들었다.


"자 다 신청했어?"

"네?"

"편집자말야."


아니, 그거 누가 신청해달라고 그랬나?


"왜? 어차피 너 편집일 구할려고 했잖아."

"아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하지만 이미 보내진 메일. 어쩔 수가 없었다.


"미안, 이미 보냈어."


하, 이미 엎질러진 물, 되돌릴 수도 없고.


"뭐 어때, 조건은 완전 너랑 판박이었잖아."

"그렇긴 하지만 막무가내에도 정도가 있죠."


이미 지원해버린 거 어쩔 수 없긴했다.


나중에 거절하든지 말든지 해야겠다.


"어때, 편집자. 나 없으면 너 어떻게 살았겠어?"

"으으, 악덕 사장 같으니라고."


그뒤로도 몇 번 스크롤을 내려봤지만 마음에 드는 공고는 없었다.


즉 어차피 지원할만한 공고였다는 사실.


그게 분했다. 막무가내로 하는데 무언가 잘 풀리고 있었다.


"이제 좋겠네 편집자, 악덕사장 밑에서 안 일해도 되고."


물론 린네씨는 지독한 악덕사장이다. 그동안 수두룩한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뭘까. 산전수전 고생했지만 더이상 안 해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아니라 아쉬움이 남는 건 뭘까. 왠지 마음에서부터 다른 사람의 편집자를 거절하고 있는 느낌은 왜 들까.


"스스로를 악덕사장이냐 뭐냐 하는 건 이제 그만하시죠."

"응? 왜?"

"혼자만의 망상이었을 수도 있으니까오."

"뭐, 그럴 수도 있지."



린네씨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


카페를 정리하던 나영은 멍하니 카페 입구만 바라봤다. 한바탕 손님들을 응대하고 약간 숨 돌릴 시간이 주어쥐자 나영은 여느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핸드폰에 시선을 옮겼다.



원래는 안되지만 가끔 연락 확인하는 정도라면 봐주는 분위기였다.



대부분은 카톡과 문자 정도였지만 나아가서 메일이나 소식통 같은 것도 겸사겸사 봤다.


'오호, 오늘도 새로운 버튜버가 데뷔했구나.'


나영이 주로 보는건 버튜버들의 정보영상이었다. 여러 채널을 돌아다니며 가장 최신의 버튜버들의 정보와 팁에 대해서 주워듣곤 했다.


최근에는 여러 버튜버들이 우후죽순처럼 데뷔를 하는 이른바 개나소나 버튜버를 하는 시대였다.


그런 세상에 나영은 기쁘면서도 한 편으로는 불안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나도 빨리 데뷔해야하는데.'


핸드폰 화면을 돌리자 나온 몇 장의 버튜버 사진. 만들어준다는 기한을 이미 일주일이나 넘겨있었다.


아무튼 바쁜 건 알겠는데 애꿎은 것도 사실이었다.


이미 모델비로 수백만원이 들었는데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다.


그래도 이미 95%는 완성됐다는 소식은 들었기에 조금더 기다리기로 했다. 모델 같은 경우는 한 번 사면 몇년은 써야했기에 재촉하기보다는 퀄리티를 우선시하는게 중요하다고 나영은 생각했다.


물론 그만한 퀄리티가 이미 나왔기에 믿고 기다릴 수 있는 면도 있었다.


'좀 있으면 나도 버튜버라니.'


아무튼 오랫동안 준비한 면도 있으니 나영에게는 큰 이벤트로 다가왔다. 꼭 돈을 번다는 게 아니라 나영이 하고 싶은 일에 돈을 쓰는 거였기에 아깝지 않았다.



'편집자는 어떻게 됐지?'



물어물어 편집자 사이트를 찾아내어 어제 올려두긴 했는데 아직까지는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었다.


페이는 높았지만 아무래도 신생 버튜버를 편집하려는 사람이 적어서 그럴 수도 있다. 이왕이면 이번주 내로 구했으면 좋겠다는 게 나영의 생각이었다.


이쪽은 별로 기대는 안 하고 있었다. 없으면 없는대로 자신이 편집을 할 수도 있었으니까.


'메일함, 메일함.'


생각없이 들어가본 메일함에는 몇 통의 메일이 와 있었다. 대부분은 광고성 스팸이었지만 눈에 띄는 메일 하나가 있었다.


버튜버 편집자 지원


'오 왔나?'


나영은 주섬주섬 메일을 확인했다.


안에는 간단한 인적사항과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어디보자. 이름은 이권우, 연락처는..."


그렇게 읽어보던 나영은 무언가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이 이름에다가 전화번호 너무나도 익숙했다.


생각해보니 권우씨의 이름과 전화번호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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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버튜버가 내 집에 얹혀산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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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나의 첫사랑 22.06.24 32 1 10쪽
14 듀얼 - 3 22.06.22 31 1 10쪽
13 듀얼 - 2 22.06.21 31 1 10쪽
12 듀얼 - 1 22.06.20 39 1 10쪽
» 편집일 22.06.20 33 1 10쪽
10 우당탕탕 집꾸미기 22.06.20 34 1 10쪽
9 폿몬빵 22.06.19 44 1 10쪽
8 서로 도와도와 +1 22.06.18 46 1 10쪽
7 두근두근 방송사고 - 2 +1 22.06.17 64 1 9쪽
6 두근두근 방송사고 +1 22.06.16 78 1 10쪽
5 아슬아슬 방송 설정 +1 22.06.16 61 1 10쪽
4 규칙 +1 22.06.15 59 1 10쪽
3 계획대로 22.06.14 62 1 11쪽
2 집 청소 22.06.13 69 1 10쪽
1 옆집인데요? +1 22.06.12 13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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