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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총잡이 님의 서재입니다.

유명 버튜버가 내 집에 얹혀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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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총잡이
작품등록일 :
2022.06.12 10:24
최근연재일 :
2022.07.25 06:00
연재수 :
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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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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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수 :
70,341

작성
22.06.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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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슬아슬 방송 설정

DUMMY

"일단 방송 프로그램을 깔고, 버튜버 프로그램 깔고, 이 프로그램도 깔고 깔고."


린네씨가 알려 준 프로그램만 하더라도 3개였다.


obs, v튜버 스튜디오, 보이스미터.


이것도 기본중의 기본이라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 깔다 보면 컴퓨터가 많이 힘들 거라고 했다.


"항상 최상의 방송 설정을 유지하는 건 방송인으로서의 기본 자세지."


그렇게 말하는 린네씨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만지며 조절을 시작했다.


"obs 출력 고급에 비트레이트는 5000부터 시작하고 대충 아시아 서버 잡으면."


아무튼 내가 모르는 단어들을 입에서 뱉는 거 보니 한 두 번한 솜씨는 아닌 가보다.


"뭘 그리 뻔히 보는 거야?"

"대단하다 싶어서요."


아무리 나도 컴퓨터로 먹고산다고는 했지만 방송은 정말 하나도 몰랐다.


"방송하면 이 정도는 기본이야."


뭐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아무래도 신기한 건 신기한 거다. 원시인한테 성냥하나 쥐어 줘 봐라, 놀라서 소리치고 난리날걸.


"아 그리고 브이튜버 스튜디오를 쓰려면 잠깐만."


린네씨는 싸 온 짐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카메라.


"일단 캠이 있어야 해."


들은 적은 있다. 인터넷에서 내 버츄얼 캐릭터를 움직이려면 캠이 있어야 한다고.


"일단 이 캠을 컴퓨터에 연결하고 브이튜버 스튜디오에서 이 웹캠을 잡아야지."

"아."


나는 멀찍이 뒤에서 린네씨의 행동을 구경했다.


"아 여기 화면에 나오네."


린네씨의 말대로 정말로 화면에 우리 둘의 얼굴이 띄워졌다. 방글방글 웃고 있는 린네씨와 무뚝뚝하게 서 있는 나.


"이거를 v튜버 스튜디오에 연결하면."


린네씨의 클릭 몇 번에 화면에는 린네씨의 버츄얼 캐릭터가 떴다. 초록색 배경에서 서서 이쪽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준비 완료. 이제 움직여보자."


린네씨가 화면을 응시하자 이윽고 버츄얼 캐릭터는 눈을 깜빡이기 시작했다.


"에, 이런 거군요."


린네씨의 행동을 따라 버츄얼 캐릭터는 입을 벌렸다.


"어때? 신기하지?"


매일 보던 거였지만 아무래도 흥미가 일었다. 실제로 버튜버가 버츄얼 캐릭터를 움직이는 걸 봐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이리 가까이 와봐."


린네씨는 내게 손짓 했다. 그 손길을 따라 나는 린네씨의 옆에 쪼그렸다.


"이렇게 눈을 감으면 알아서 눈도 감는다."

"오..."

"숫자키를 누르면 얼굴 표정도 바꿀 수 있고."

"오..."

"이런 표정도 지을 수 있어."


린네씨가 키보드를 누르자 이윽고 린네씨의 캐릭터는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아헤가오!"


그 표정은 말이지. 눈동자가 까발려지고 눈은 하트모양에다가 입은 떡하니 벌려져 있는.


뭐 그렇고 그런 표정있지 않은가.


"거기다가 혀도 내밀 수 있어."


린네씨가 혀를 내밀자 버튜얼 캐릭터또한 혀를 날름거렸다.


"앙, 주인님 거긴 너무 자극적이예요."


린네씨가 살짝쿵 위아래로 몸을 움직이자 컴퓨터 화면 속에서는 가히 범접할 수 없는 기괴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게 그 이상성욕인가 뭐시긴가 싶었다.


"하하하하하하핳하. 어때? 재밌지?"


글쎄.


평소 텐션은 높아도 점잖은 린네씨만 봐온 나에겐 나름 신선한 충격이긴했다. 하지만 버튜버 시청자 3년지기로서 가히 단언컨대 이건 새 발의 피다. 인간 지네를 언급하며 상당히 미친 작품들이 쏟아지는 버튜버판에서 이건 이젠 자극적이지 않으려나.


"뭐 재밌네요."

"뭐야? 그 재미없다는 말투는."

"그야 아헤가오가 아헤가오지 뭐 더 있나요?"

"이 녀석 이 정도 자극으로는 성이 안 차나 본데. 비장의 카드를 써야겠네."


린네씨는 캐릭터 설정 창에 들어가 무언가 다른 모델을 찾았다.


"이걸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나 보자."


린네씨가 캐릭터 아이콘을 클릭하자 몇 초의 로딩끝에 새로운 모델이 나왔다.


"어때? 죽이지?"


엄...


눈은 하트 눈동자에 홍조를 띠고 옷은...


홀딱 벗었다?!


아니 애초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캐릭터가 왜 떡하니 서 있는데?!


"뭐...뭐지?"

"후후훗, 이름하여 린네쨩 타락버전."


근데 정말 퀄리티가 대단하다 뽀얀 피부하고 뒤로 땋은 머리에 부끄러운 듯 사타구니를 두 손으로 가린 모습은 영락없는


꼴림이었다.


진짜 이런 내가 싫은데 진짜 절묘한 부분에서 각선미를 주고 애로틱한 분위기를 잘 살린 모델이었다.


"어때? 어때? 최고지? 이거 500만주고 만들었어."

"500만이요?"

"응, 얼마 안 들었지?"


아, 이게 린네씨였지.


어이가 없다가도 지난날의 종적을 생각하니 또 납득이 가는 기분이었다.


"어때? 좀 꼴려?"

"그야..."

"크으 맘에 들어할 줄 알았어."


아직 한 마디도 안 했습니다만? 하지만 린네씨는 뭐가 좋은지 마냥 웃고만 있었다.


"어때? 좋지?"

"그게..."


여기서 좋아요라고 말하면 100% 변태 새끼, 그러니까 모솔아다자식이지 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 내가 산 주식은 떡락하는 꼴만큼 뻔하므로 그냥 입을 다물었다.


"좋아? 싫어?"

"그게 싫다고는 말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좋다고도 할 수 없는."


척.


그때 린네씨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흠칫 놀라 몸이 움츠린 순간 린네씨는 귓가에 입을 갖다 댔다.


"좋다고 말하면 더 대단한 거 보여 줄 수도 있는데?"


대...단한 거?


그...그그그그 그러니까 설마 이것보다 더 대단한 거라면 대체 얼마나 야하고 또 음탕한 걸지 상상이 가는듯하면서도 안 가지만 어쨌든 뭐랄까 여기서는 그러니까 네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아니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네..."

"뭐라고 안 들리는데?"

"보여주세요."

"꺄하하하하하하."


폭소를 터트리는 린네씨. 정작 나는 창피해 죽을 거 같지만 말이다.


"우리 작은 편집자가 이 거대한 미드를 보면 솔직해질 줄 알았다니까."

"싯팔. 안 말해도 아니까 그만 하세요."

"크크, 알겠어 알겠어."


어쨌든 그 더 대단하다는 걸 보면 된 거다. 아무튼, 그런거다. 내가 이긴 거다. 아무튼 이긴 거다.


"눈 감아봐."

"네?"

"잔말말고."


뭐 보여준다니까 눈을 감아야지.


"다 감았지?"

"네 감았어요."


대체 무슨 대단한걸 보여주려고 이 난리를 떠는지 모르지만 뭐 큰일이라도 있겠는가.


"야옹."

"응?"


귓가에 들려오는 린네씨의 야옹소리. 아 무언가 익숙하다. 왠지 고양이 한 마리도 없을 거 같은 이 기분. 귓가에서 린네씨의 입김이 멀어져갔다.


"눈 떠봐."


그 말을 따라 살짝 눈을 뜬 내게 보인 건.


"어...음."

"이게 바로 린네 타락 버전. 암컷 육변기 버전 린네!"


어....


어....


린네 씨가 보여준건 그러니까 린네 타락버전의 모션 부분이었다. 그러니까 뭐라 형용하면 좋을까.


왼손 브이자에


오른손으로는 길쭉한 무언가를 쥐고있고


얼굴은 아헤가오.


다리를 벌려 쭈구려 앉은 자세.


입으로는 또 무언가를 물고 있고...


다리에 써진 바르고 바른 한자까지.


그만 알아보도록 하자.


싯팔 내가 뭘 본거지.


"오 섹스 이게 섹스지."


배꼽 잡으며 웃는 린네씨를 보는 나는 뭐랄까.


인생의 현자타임이 찾아왔다.


내가 알던 버튜버가 조금 매운맛이라고 한들 실제로까지 매운맛일줄은 감히 상상의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떄 죽이지?"

"내가 이러라고 편집자했나 자괴감 들고 괴롭습니다."

"하하, 무언가 하야할 거 같은 대사다 야."


그래도 뭐.


꼴리는 건 엄청 꼴렸다. 이렇게 적나라하게 여성의 타락을 볼 수 있다는건 남자로서 포상이고 말고.


그치만 왠지 웃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웃으면 인간이 아니게 될 거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편집자 너 진짜 모솔아다구나."

"놀리지 말아주세요."

"티가 나는데 어떡하자고."


뭐 내가 너무 진지하게 반응한 것일 수도 있다. 뭐 그래도 린네씨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은 똑똑히 알 수 있어서 나름 유용했다고 해야하나.


이미 3년을 굴리면서 나의 대한 건 빠삭하게 알아챈 모양이다. 나는 뭐라 못하고 고개만 숙였다.


"그렇게 부끄러워?"

"아뇨, 그런 건 아니고."

"흐음 이 누나한테 다 말해봐."

"됐고 방송 설정 안 해요?"

"아 맞다 방송."


설정하고 떠든다고 이미 30분은 잡아먹은 거 같았다.


"흐음 그냥 휴방때릴래?"

"네? 아까까지는 방송인의 자세 뭐시기 하신거 아니에요?"

"갑자기 귀찮아졌어."

"..."


내가 왜 그 고생을 한건지 모르겠다. 그냥 말을 말자.


"알았어 미안해 미안해 방송 하자."


괜히 시간만 날렸다. 이럴 줄 알았다면 그냥 나가서 공유기나 사올 걸 그랬다.


뭐 린네씨의 성격은 대강 파악됐다. 어느 상황에서 어느 말이 나올지는 눈치껏 때려맞힐 수 있었다.


"편집자."

"네."

"좀 웃어봐"

"웃다뇨?"

"너무 진지하잖아. 자 이렇게."


린네씨는 양 입꼬리를 잡아올렸다.


"자 이렇게 웃어봐."

"지금 웃을만한 상황은 아니거든요."

"맞아, 그건 미안하게 됐어."


이렇게 순순히 사과하면 나는 또 뭐가 되는가.


"후 알았어요. 이렇게요?"


나는 린네씨를 따라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도 웃는 얼굴이 나름 나쁘지 않는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어색하긴했다.


"오케이 좋았어. 앞으로 그 표정으로 있는 거야."

"별로 하고 싶지는 않은데요?"

"아니 하게 될 거야."


그 같잖은 포부를 뭐라 받아들일 지는 몰랐다.


"자 그럼 방송을 시작해 볼까."


린네씨는 방송 시작 창에 마우스 커서를 올렸다.


"잘 봐 이 프로의 모습을 말이야."


그러고보니 실제로 버튜버가 어떻게 방송하는지 본 적이 아예 없었다. 거기다가 린네씨의 골수팬이었던 내가 실제로 린네씨의 방송모습을 보게될 줄도 몰랐고.


"네, 네. 즐거운 방송 되십셔."


그 뒤 방송 시작 버튼이 방송중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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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서로 도와도와 +1 22.06.18 47 1 10쪽
7 두근두근 방송사고 - 2 +1 22.06.17 64 1 9쪽
6 두근두근 방송사고 +1 22.06.16 79 1 10쪽
» 아슬아슬 방송 설정 +1 22.06.16 62 1 10쪽
4 규칙 +1 22.06.15 59 1 10쪽
3 계획대로 22.06.14 62 1 11쪽
2 집 청소 22.06.13 6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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