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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니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한 얀데레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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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니
작품등록일 :
2021.05.12 23:18
최근연재일 :
2021.05.28 19:01
연재수 :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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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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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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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재회 그리고 여정.

DUMMY

도화살이라는 양날의 검을 품고서 살았을 적.

이성과의 만남은 내겐 손바닥 뒤집는 것과 다름 없었다.


내 이별 통보 후에 라니아 그러니까 전생의 한지연에 대한 모든 소식이 끊겼다.

한때 사랑이란 감정에 가까운 호감을 알게 해준 첫 번째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집착으로 인해 헤어졌음에도 조금은 걱정이 됐었다.


그 후 공백기 동안 만났던 여자가 이연희라는 사람이었다.

뇌쇄적인 분위기가 모든 행동에서 흘러넘치는 매력.

그런 매력을 지닌 마성의 여자였다.


손짓 하나부터 시작해 목소리, 얼굴 그리고 성격까지.

1분이면 충분했다. 이연희란 여자에게 빠져드는 시간이.

안느조차 한 수 아니 두 수 정도는 접을 그런 여자였다.


처음으로 꽤나 쉽지 않은 이성이라고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와 비슷한 팔자를 타고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더욱 끌렸고 우리 둘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온 한지연이었다.

내 이별 통보의 이유를 충분히 말했음에도 착각했던 그녀였다.

그 이유를 경제력이나 외모의 부족함으로 탓했다. 더 나은 자신을 위해 잠시 떠났던 거였다. 원래도 부족함이 없었던 그녀는 더욱 빛났다.


하지만 이연희와 한지연은 당연히 만났고 그 결과는...


“예전에도 기생충 마냥 붙어있더니 여전하네 너는. 달라진게 전혀 없구나.”


나른한 어조임에도 그 안의 내용은 살벌하다.


“너야말로 더 싸가지 없어진 꼬라지가 가관이네. 머리에 칼침 한번 날려줄까?”


내가 옷깃을 잡고 있어서일까. 라니아는 자신의 기세를 온전히 드러내진 않았다.

다만 부들부들 떨리는 팔이 그 심정을 대신했다.


‘그랬으면 난리도 아니었겠지.’


“핀트 못 잡고 혼자 착각하는 멍청함은 좀 나아졌으려나 모르겠네. 리온 걔 데리고 다니기 귀찮지 않아?”


불똥이 나한테 튀었다.

높아진 언성에 시선이 하나 둘씩 몰리고 있었다.


“자 일단 여기서 벗어나서 얘기를 하든지 하자. 사람들 몰리잖아.”


다행히도 고조된 분위기가 조금은 가라앉았다.


'예나 지금이나 보자마자 으르렁 대는건 똑같구나.'




*




“라올리아 열매? 줄 순 있어. 대신 저 무식하게 힘만 쎈 짐 덩어리를 떼고 다니면.”


이연희. 지금은 세실리아인 여인이 검지 끝으로 라니아를 향해 가리켰다.


-스릉.


검이 뽑히는 소리와 동시에 검 끝이 세실리아를 향했다.


“다시 한번 지껄여봐. 이번엔 진짜 놔줄게 칼침.”


라니아는 씹어 삼키듯 나지막이 말했다.


“둘 다 적당히 하자. 나 머리 아프거든.”

“미안해 리온.”

“알았어.”


대답에서도 보이는 둘의 성격 차이.

감정적인 여자와 이성적인 여자는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


내 사정은 간략하게나마 말해주었다. 다행히도 지금 세실리아가 열매를 주겠다고 한 거고.


“세실리아. 다른 조건은 안돼? 재료들을 구하려면 라니아의 도움이 필요해.”

“도움? 내가 다 해줄게. 나 돈 많거든.”

“재수없어......”


세실리아는 라니아의 꿍얼거림을 가볍게 무시하곤 피식 웃었다.


“나 실베스터 상단주야.”

“뭐?!”


실베스터.

헬리오스 3대 상단 중 하나. 그리고 최근엔 더 치고 오르는 상단이기도 하다.


“아직 나이도 어린데 벌써... 아니지. 너라면 그럴 수 있겠다.”

“왜이래 나 머리 좋은거 알잖아.”


생각해보니 맞다. 세실리아는 머리가 정말 좋았다.


‘그 머리 좋은게 어딜 안 간 건가.’


전생의 이연희는 광고홍보학과를 전공했었다.

사람의 심리를 꿰뚫는 마케팅으로 23살의 나이에 대기업 팀장을 달았다.

그렇게 두 달이 흘렀다. 회사가 돌아가는 구조를 볼만큼 봤다는 말과 함께 퇴사. 그 후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다.


단 1년. 승승장구해서 여러 잡지와 인터넷에서 이연희를 보는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물론 성공한 CEO라는 이름으로 걸린 일이었다.


“그건 알고 있지. 그래도 실베스터 상단주는 생각도 못했는데.”

“어디가서 말하진 마. 대리인 한 명 세워놓고 내가 뒤에서 운영하고 있거든. 워낙 질투하는 사람이 많아서.”

“알았어. 바지 사장 뭐 그런건가.”

“그런 셈이지. 뭐 그래서 결론은?”


대답을 바라는 눈빛이 내게 물음을 건네온다.

머릿속에서 셈을 논해봤다.


지금 내 조력자는 소드 마스터.

소드 마스터 이상의 조력자를 구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세실리아는 지금 내게 짖궃은 질문을 던진거다. 의도적으로.


‘오랜만의 인사. 혹은 투정인가.’


환생 후에도 나를 먼저 만난 라니아에 대한 분통일 수도.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미안해. 이미 라니아랑 같이 구하기로 해서 그건 어려울 것 같아.”


나도 똑같이 나오는 수 밖에.

미끼는 던져졌다.


“저런 요물이랑 상대하지 마 리온.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볼게.”


세실리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내가 조금은 애원하길 바랬던 걸까.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그러면.”


바짝 날이 선 묘한 긴장감 끝에 정적이 깨졌다.


“그동안 너무 보고싶었어 세실리아. 다음에 나랑 꼭! 데이트 해줄래? 라고 말하면.”


세실리아의 나른한 눈매가,


“바로 열매 줄게.”


길게 휘어졌다.




*




귀가 축 늘어진 토끼가 옆에서 터벅터벅 걷는다.


“라니아 맛있는거 먹으러 갈까?”


세실리아가 요구한 걸 달성하고 열매를 받았다.

그렇게 돌아오는 길에 라니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네가 좋아하는 달달한 케이크 먹으러 갈까?”


케이크란 단어에 침울한 고운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내가 아는 괜찮은 곳 있는데 어때. 하루만에 열매도 구했는데 감사의 의미로 내가 살게.”

“리온이 구한 거잖아.”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네가 있어서 경매장도 온 거잖아. 덕분에 든든하게 왔어. 혹시 가기 싫어?”


좌우로 흔들리는 고갯짓에 흑단 같은 머리칼이 찰랑거린다.


“갈래......”


길게 불어온 한 줄기 따스한 바람이 볼에 머물렀다.

그와 동시에 라니아의 눈동자에 환희가 차올랐다.




*




짙고 어두운 밤이 찾아온 방 안.

에밀리를 비롯한 세 명의 인영이 발을 딛고 서있었다.


“경매장에서 라올리아의 열매를 얻었다고 들었다.”


듣기만 해도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라올리아? 그거 구하기 어려울텐데. 용케도 구했네.”


그와 반대되는 가벼운 음성.


“행여나 허튼 생각은 버려요. 내가 지켜보고 있으니까.”


에밀리는 나긋하게 말하며 고요한 눈으로 그들을 응시했다.


“이제서야 판이 시작되는 것 같은데 우리가 망칠 이유는 없지.”

“그치그치 에밀리 넌 우릴 너무 못 믿는 거 같아.”


곧장 에밀리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파이톤이면 몰라도 빅터 너놈한텐 그래도 돼요.”

“으 살벌해라. 알았어 무슨 말도 못하니.”


빅터라 불린 밝은 분위기의 사내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걱정하지 마라. 다만 나는 네가 품고 있는 생각을 아직도 모르겠다. 그래서 변수라고 생각해.”


파이톤은 진중한 눈빛으로 에밀리에게 무언의 의심을 보냈다.


“글쎄요... 제 마음은 저도 잘 모르겠어서요. 그래도 지금은 같은 마음이니 잘 지켜나 보죠.”


에밀리는 뜻 모를 말을 뱉으며 신형을 휙 돌렸다.




*




-너무 짓궂었어. 다음엔 자제해줘.


나름대로의 반가움을 표한 거였다. 그런 말을 들으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내가 줄 걸 알았으면서......’


금색으로 물든 눈이 자신을 응시해 온다.

금으로 성 한 채는 가뿐히 쌓아 올릴 수 있는 재력. 그런 막대한 자금을 젊은 나이에 얻어냈다.

돈이 돈을 부른다고 자금은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딱히 감흥은 없었는데.’


이전 생에서 이미 겪었던 부였다. 다른 이가 본다면 배부른 소리라고 화낼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 스스로가 느끼는 본인의 능력은 자격이 있었다. 이런 오만한 생각을 할 자격이.


체질에 대해서 얘기를 들었을 땐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았다. 평소와 같이 표정을 숨긴다고 숨겼는데 눈치 빠른 그는 이미 읽어냈을 것이다.


‘바보 같아.’


뭐가 됐든 즐거운건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이끌던 상단이 제국 제일가는 상단으로 인정 받았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그렇게 좋았지만 그는 달랐나 보다.

본인이 구할테니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내심 서운하긴 했지만 상관없었다.


‘돕고 안 돕고는 내 마음이지.’


그가 어디를 가든 자신의 막대한 부가 도움이 안 될리는 없다.

자신이 주머니에 몰래 넣어놓은 마법 처리된 종이 한 장은 그런 의미에서 준 서프라이즈였다.

실베스터 상단의 이름으로 돈을 지불해 준다는 일종의 만능 수표였다.

물론 만능 수표라는 이유는 그 돈의 값이 무한정이다.

오직 상단주만이 양도할 수 있는 보물이었다.


‘어떤 표정일지 궁금하긴 하네. 보고싶다’


그는 상상 이상으로 꽤나 뻔뻔한 사람이다.

이미 받은 건 돌려주지 않는 성격상 잘 써댈 것이 분명했다.


‘최대한 많이 썼으면 좋겠다. 파산할 만큼.’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상황이 꽤 재밌게 되리라.

나를 책임지라며 엄살을 피우는 장난을 칠지도.


‘잘 쓰길 바래 리온. 언제 어디서 사용하든 좋아.’


금안이 번뜩이며 그 끝을 알 수 없는 광기가 새어나왔다.


‘그때마다 네가 어딨는지 알 수 있으니까.’




*




케이크를 먹다가 갑자기 든 오한에 몸이 떨렸다.


‘뭔데 갑자기.’


“응? 리온 왜 그래. 추워?”

“아니야 괜찮아.”


‘뭐지.’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 라니아를 쳐다봤다.


“이제 어떤 재료를 먼저 찾을지가 관건인데......”

“우선 북부 지역으로 가자. 내가 아버지한테 바이칼 왕국으로 간다 했거든.”

“그런데 왜 북부 지역으로 가?”

“혹시나 따라올까봐 반대로 말했지.”


라니아는 악동처럼 킥킥대며 웃었다.


‘역시 단순하다고 해야하나.’


가까운 곳이 아닌 국경 밖에 있는 바이칼 왕국을 먼저 간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우선 의심부터 하고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셀티온이 가문이 빙다리 핫바지도 아니고.’


분명 먼 거리에서 우릴 추적할 기사들이 있을거다.


‘아니면 자운에 의뢰할 수도.’


어쌔신 길드의 이단아라고 불리는 자운.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의뢰 수락 기준은 이단아라고 불리기 충분했다.

들쑥날쑥한 임무 수행으로 인해 그 강함에 비해 돈에 쫓긴다는 소문도 돌았다.


‘뭐 때론 모르는게 약이니까.’


최소한의 짐을 꾸린 나와 라니아는 그렇게 길을 나섰다.

.

.

.

그렇게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작가의말

급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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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회 그리고 여정. +2 21.05.19 14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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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나 부조화 +1 21.05.15 209 5 14쪽
3 재앙의 시작. +5 21.05.14 240 7 11쪽
2 재회 +2 21.05.13 306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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