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취리니 님의 서재입니다.

환생한 얀데레가 너무 강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취리니
작품등록일 :
2021.05.12 23:18
최근연재일 :
2021.05.28 19:01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839
추천수 :
46
글자수 :
50,714

작성
21.05.13 20:59
조회
305
추천
11
글자
10쪽

재회

DUMMY

“안느양 오늘 머리 묶은거 잘 어울리네요. 남자들이 눈을 못 떼겠어요.”

“어머 정말요? 리온씨한테 보여주려고 묶어봤는데 하길 잘했네요! 어때요 잘 보이나요?”


안느가 머리를 한 쪽으로 넘기며 뽀얀 목선을 드러냈다. 저런 유혹적인 몸짓이 자연스러운 여자는 독처럼 치명적이다.


‘이게 천국이지.’


“하핫 그랬어요? 어쩐지 멀리서도 안느양만 보이더라. 제가 요정의 눈물 한 잔 서비스로 드려야겠네요.”

“아이 그건 제가 싫어요. 빨리 등급이나 특급으로 올려서 리온씨랑 둘이서 마실거에요오.”


풍성한 금발에 푸른 눈으로 바닷빛을 뽐내는 아름다운 여인이 애교를 부린다. 그래 이 맛에 술 장사를 하지.


“그럼 기대하고 있을게요. 전 정리해야 할 게 있어서 잠깐 갔다올게요 안느양.”

“네에. 천천히 놀고 있을게요.”


최근들어 떠오르는 신흥 상단이 있다. 이름은 이오른 상단.

각종 약초들과 귀금속들을 필두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콧소릴 내며 교태를 부리는 저 여자는 이오른 상단주의 딸이다.


‘매출을 톡톡히 올려주고 있지. 너무 이뻐.’


심지어 머리도 똑똑하다. 그녀가 열 네 살이 되던 해에 상단주가 회계를 맡길 정도니 말 다했다. 사람들은 그런 안느를 이오른의 머리라 부른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이명이 있다.


‘마성의 안느.’


색기를 품은 푸른 벽안과 허리까지 내려온 윤기나는 금발. 잘록한 허리에 풍만한 둔부까지. 그런 둔부에 비해 비교적 작은 가슴을 두고 어떤 이는 조금 아쉽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모르는 소리에 배부른 소리다.


‘저 분위기에 저런 하체인데 아쉽다고? 미친거지. 거울이나 보고와. 여자든 남자든 하체가 짱이야.’


나 혼자 가상의 누군가와 쉐도우 복싱을 하며 내 보물 창고로 들어섰다.

거대한 철문으로 입구를 세운 창고에는 거대한 마법진이 새겨져있었다.


“눈물의 주인이 여기 왔노라.”


-우우웅.


오글거리는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철문에 새겨진 마법진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넝쿨처럼 꼬이고 꼬였던 기하학적인 문양들이 서로의 몸을 하나 둘 풀어갔다.


욱씬-!


순간 일렁이는 마나에 내 심장이 공명하며 통증이 일었지만 익숙하기에 가볍게 무시했다.

차분히 기다리길 몇 초가 지났을까 하나의 작은 원형 모양의 문양이 만들어지고 문이 스르르 열렸다.


‘여기에 들인 돈이 얼마더라. 맞다 100골드였지.’


본래 이 정도 수준의 마법진을 펼치려면 최소한 경지가 4서클에 이른 마법사가 필요하댔다. 그것도 마법진 클래스에 특화된 마법사.

다행히도 그런 마법사중 내가 꼬실만한 여자가 있었다.

무려 5서클에 달하는.


‘정말 순수했는데.’


마법에만 빠져 남자라곤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여인이었다.

장미꽃처럼 붉은 입술과 머리카락이 매력적이었는데 왜 남자가 꼬이지 않았나 의문이었다.

자신의 입술색을 닮은 플라시아 꽃 선물에 글썽이는 눈망울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녀가 내게 빠지게 꼬시는건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시세가 수백 골드에 달하는 마법진을 공짜로 해준다는걸 극구 말렸다.

제값은 절대로 받지 않겠다는 말에 100골드라도 주었다.

그냥 받으면 돈은 굳겠지만 어떤 것이든 대가없이 바라는건 내 신념에 어긋나는 일이다.


‘어리석은 짓이지.’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듯 누군가에게 주는 호의에는 그만큼 바라는 대가가 있다.

그녀가 내게 건넨 호의도 같은 맥락이다.

내가 그걸 곧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녀와 나 사이에 호의라는 명목으로 선이 하나 생기겠지.

그게 하나 둘 쌓이면 호감, 사랑 뭐 이런 감정의 명목하에 기대감이 심어져 얽매이게 된다.


‘그건 안되고 말고.’


그렇게 되면 적어도 100명의 여자와 교제를 하겠다는 내 위대한 꿈이 어긋난다.


달칵.


열린 철문들 사이로 고급스러운 진열장들이 보인다.

그 위에는 탐스럽게 빛나는 수백 개의 병들이 자태를 뽐내며 나를 반겼다.

마법으로 열처리까지 된 이 창고는 술을 보관하기 위한 최상의 장소이다.


“무럭무럭 숙성되거라 프흡.”


저 병들 안에 담긴 술들은 아무데서나 공수할 수 없는 특별한 술이다.

내가 셀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명한 비법. 그리고 운좋게 구한 엘프를 꼬셔 얻어낸 엘프의 명주 제조술 등 여러 가지가 총망라된 내 정수의 결정체들이다.


“보기만 해도 배부르네.”


각종 방어와 경보 능력이 새겨진 창고이기에 안전은 걱정 없다.

다만 주기적으로 내가 봐줘야 마음이 편했다.


“으으. 이제 다시 장사하러 가볼까.”


나는 기지개를 쭉 피며 씨익 웃으며 발길을 돌렸다.


13살의 나이에 내가 환생한걸 깨달았다.

고아였기에 고아원에서 유년기 시절을 보냈다.

무일푼인 고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헬조선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이지훈’의 26년치 전생을 깨우친 ‘리온’이기도 했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헬리오스 제국에서 이름난 술집의 주인이 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정말 대견하다 리온아.’


내가 생각해도 너무 대단하다.

평민 고아로 태어나 이 자리에 이르는 건 하늘에 별 따기인걸 뼈저리게 느끼며 살았기에.


“사장님, 손님 오셨어요.”


우리 술집 종업원 에밀리다.

싱그러운 느낌의 이 소녀는 면접 볼 때 미소를 짓자마자 내가 바로 뽑은만큼 매력적인 아이였다.


에밀리가 가르킨 방향을 보니 덩그러니 탁자 앞에 앉은 여인이 보였다.

함부로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고급진 소재의 옷과 허리춤에 달린 기다란 검 때문만은 아니었다.

무언갈 감지하는 특히 위험을 감지하는 감은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나다.


‘위험해. 조심히 행동해야겠어.’


이 바닥에서 생활하며 위험했던 상황 절반 이상은 내 기이한 감 덕분에 피해갔다.


“에밀리 미안한데 네가 대신 응대해줄래?”


부드럽고 조용히 말하는 내 모습에 에밀리가 얼굴을 붉힌다.


“네 알겠어요.”


에밀리가 똑같이 소곤거리곤 걸어갔다.

그때 기사로 추정되는 그 여인과 눈이 마주쳤다.

당연히 스쳐지나가는 눈길인줄 알았다.

그런줄 알았는데 시선이 잠시 머물렀다 가는 것이 느껴졌다.


-두근.


심장이 두근대며 식은 땀이 삐죽 솟아나기 시작했다.


‘왜 이러지. 이런 적은 없었는데.’


거의 죽을 위험에 처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어디가서 기세 싸움으로 져본 적이 없던 나인데.


‘불안하다.’


무언가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내가 이상하다고 하듯 에밀리가 여기사에게 다가가 자연스럽게 응대를 했다.


‘피곤해서 그런가.’


“왜 이제 왔어요 리온! 리온만 오길 기다렸잖아요.”

“아! 미안해요. 정리할게 많아서요. 많이 기다렸죠?”


불안감을 애써 무시하며 눈웃음치며 다가온 안느와 대화를 이어갔다.

다행히도 불안감은 금세 가라앉는 듯 했다.

그런 줄 알았는데......


‘갑자기 왜 또 쳐다보지?’


여기사의 시선이 느껴진다. 관심은 끈 줄 알았는데 왜?

탐색하는 시선은 곧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나하나 살펴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날카로움과 약간의 끈적함이 더해졌다.


“...지훈씨? 하...아니겠지.”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여기에서 아니 이 세상에서 들릴 이름이 아니었다.

그래선 안됐다.


“리온씨 갑자기 왜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애써 표정관리를 하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내게 꽂힌 시선이 더욱 강렬해지는게 느껴졌다. 나를 부르는 안느의 목소리가 작고 희미해져간다. 머리에 망치를 한 대 얻어 맞은 것만 같았다.

공황상태 뭐 그런건가.


‘잠깐만. 침착하자. 놀랄 일이긴 하지만 이 정돈 아니잖아.’


그때,


쿵-!!!


바닥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풍압이 얼굴을 거칠게 쓸어올렸다.

여기사가 거리를 좁히며 일으킨 것이었다.

얼음장 같이 차갑던 얼굴에 옅은 열락이 피어올랐다.

달아오른 홍조가 어린 두 뺨이 움직였다.


“지훈씨...? 맞는거야? 정말 맞는거야? 내가 알던 그 이지훈 맞아? 이지훈인거야? 맞지? 제발 맞다고 해줘. 아니면 난 정말인지...”


아.

어쩐지 너무 심장이 벌렁거리더라니.

이거였구나. 이래서였어.

하아......


“맞아.”


피부로도 느껴지는 저릿한 기세에 달그락거리던 탁자가 서서히 가라앉는다.


‘하긴 나만 환생하란 법은 없지.’


“아아...... 정말이야? 맞는...거야?”


숨 막히게 내 멱살을 꽉 틀어쥔 여기사의 두 손이 파르르 떨린다.

손 안에 담긴 경악할만한 우악스런 힘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건 너무하잖아.’


“아아...! 아하하!!!”


전생 이지훈 시절, 나만 따라다니던 지독한 스토커가 있었다. 말하는걸 보니...


“지연이구나.”


한지연이다. 안 봐도 비디오지.


“응! 맞아!!!”


숙여져있던 고개가 불쑥 올라온다.

검은 생머리에 눈길이 가는 무쌍의 두 눈 그리고 오똑한 콧날이 보인다.

큼지막한 눈에 맺혀진 눈물이 반짝인다.

모르는 이가 본다면 간이라도 빼줄 아름다운 미모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같은 환생자를 만난 감동이 아니다.

너무 아름다워서도 아니다.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

.

.

.

.

엿 됐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환생한 얀데레가 너무 강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공지...... +1 21.06.02 56 0 -
공지 4화 내용 설정 수정 공지. 21.05.19 15 0 -
공지 연재 주기 및 잡설. +1 21.05.16 61 0 -
10 철혈의 공작 +1 21.05.28 81 1 13쪽
9 얀데레. +1 21.05.25 106 1 13쪽
8 자운 그리고 일상. 21.05.22 108 1 14쪽
7 재구성 그리고 재회 +1 21.05.20 122 2 10쪽
6 재회 그리고 여정. +2 21.05.19 145 2 11쪽
5 두 번째 여자. +3 21.05.18 164 6 16쪽
4 마나 부조화 +1 21.05.15 209 5 14쪽
3 재앙의 시작. +5 21.05.14 240 7 11쪽
» 재회 +2 21.05.13 305 11 10쪽
1 라고 끝났으면 좋았을텐데. +1 21.05.13 340 10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