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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적장 서재

이계군단 소환술사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김동하
작품등록일 :
2021.06.12 15:14
최근연재일 :
2021.07.04 21:39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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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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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
글자수 :
107,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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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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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7_레드피아 (2)

.




DUMMY

7_레드피아 (2)








*


“놀랍군요. 이런 곳에 차원포탈이 있었다니. 이 사실을 어떻게 아셨······.”

“불필요한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납치된 사람들을 구출하는 데만 집중하도록 하죠.”


나는 차갑게 말했다. 일부러 차갑게 구는 건 아니었다.

예슬이를 생각하자니 마음이 초조했다.

내 예상이 맞다면 이번 구출작전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네 말은 여길 지나면 북한이란 거지?”


박주은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나 역시 그런 박주은을 향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정말 그거 다 들고 갈 거야?”

“그럼 어떡해? 보관할 곳도 없잖아.”

“일단 여기 두고 가지. 어차피 민간인 통제구역이라 아무도 안 들어와.”

“흠.”

“가방에 총구멍 생겨도 상관없다면 들고 가던가.”


결국 박주은은 쇼핑백들을 포털 옆에 내려두었다.

인벤토리라면 넉넉하겠지만 저 명품들은 아이템으로 인식되지 않는 탓에 넣을 수도 없었다.


“자, 이제 가볼까.”


나는 선두에 서 차원포탈에 진입했다.


차원포탈을 빠져나온 우리가 마주하게 된 건 거대한 공업단지였다.


“이곳은······.”

“개성공단입니다.”

“이곳에 유괴된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까?”


나는 민팀장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공업지구에서 무슨 목적으로 사람들을 유괴한 걸까요?”


나는 설명을 해주어도 될지 잠시 고민했다.

이런 상황에 박주은에게만 속닥이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말하기로 했다.


“마탄이라고 들어보셨죠?”

“마력이 실린 탄환을 말하는 겁니까?”

“네.”

“마탄이라면 제조와 유통 모두 불법일 텐데···설마!”


민경식이 눈앞의 공업지구를 보다 뭔가 알아차린 듯 놀란 표정이 됐다.


“불법이라고 해도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제조가 되고 있죠.”


마력탄환, 줄여서 마탄으로 불리는 대각성자 탄환은 각성자들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는 무기였다. 어찌 보면 비각성자가 각성자를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

문제는 이 마력탄이 불법무기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각성자들이 사회 전반의 주요보직을 꿰차고 있는 상황에서 대각성자 무기인 마탄 소지 및 사용이 불법이 된 건 당연했다. 그러나 마탄을 불법무기로 지정한 데는 더 본질적인 이유가 숨어있었다.


[마탄은 각성자의 마력을 착취해서 만들어진다.]


“설마 그 어딘가가······.”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죠.”

“하여간 북조선 이 새끼들은······.”


민경식의 추측처럼 마탄은 눈앞의 개성공단에서 불법으로 제조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마탄을 제조하는 자들이 북한사람이라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IHO 소속인 나도 모르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거죠?”

“아 됐고 빨리 사람들이나 구하자고. 누가 내 아가들 훔쳐가기라도 하면 어떡해.”


박주은이 적절한 타이밍에 민팀장의 궁금증을 차단해주었다.

그러자 민팀장이 질문을 바꿨다.


“작전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아니 일단 지원 병력부터 요청해야겠군요. 이놈들 프로입니다.”


나는 민팀장이 막 꺼내든 핸드폰을 가로챘다.


“지원요청은 하지 않습니다. 우리 셋이서 해결할 거니까요.”

“말도 안 됩니다. 우리 쪽은 상대의 정확한 수조차 모르지 않습니까. 거기다 놈들이 마탄이라도 사용한다면······.”

“죽을 수도 있겠죠.”


민팀장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걸 알면서 왜······.”


지원팀을 부르지 않는 이유라면 간단했다.


“거치적거리니까요. 그리고 지원군이라면······.”


나는 목을 좌우로 꺾으며 나직이 말했다.


“이미 확보했습니다.”


지금은 시나리오 상황이 아니었다.

따라서 관리국의 감시는 느슨해진 상태. 화신들의 모습이 신격들에게 방송되지 않는 중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관리국의 눈이 있으니 마냥 안심할 수는 없으나 여차 싶으면 군왕모드를 발동할 생각이었다.


“성동격서(聲東擊西)로 가겠습니다.”

“성동격서라···그럼 미끼는 누가 되는 겁니까?”


민경식의 물음에 나와 박주은이 동시에 그를 바라봤다.


“저요?”


나와 박주은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


“어떻게 보면 강철이보다 위험한 놈들이야. 마탄을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

“아, 알았다고!”


내가 거듭 주의를 주자 박주은이 신경질을 부렸다.


‘한 방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지.’


나라고 할 일 없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게 아니었다. 그만큼 마탄이 위험하기에 하는 당부였다.

꽤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마탄에 심장을 맞고 즉사한 A급 각성자의 이야기는 지어낸 찌라시가 아니었다. 제대로 맞추기만 한다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게 마탄인 것이다.


‘슬슬 시작될 때가 됐을 텐데.’


현재 개성공단에는 마탄을 제외하더라도 각종 무기류가 도처에 보관되어 있다. 나는 그중 화약고로 민경식을 보내뒀다.

나한테 구박을 좀 받아서 그렇지 민경식도 일단은 B급 각성자. 화약고 폭발 임무 정도는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박주은과 함께 수감소에 잠입할 태세를 갖추었다.

수감동은 총 A동, B동, C동 총 세 곳. 박주은과 흩어져 수색하는 편이 일행을 찾기에 빠를 테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버려진 세계에서 일 년가량을 함께 보낸 탓에 다솜이의 기운은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었다. 현재 다솜이의 기운은 B동에서 감지되고 있었다. 물론 세 친구가 떨어져 있을 가망성도 없진 않지만.


- 퍼어엉!


마침내 화약고의 폭발음이 들렸고 검은 연기가 솟구쳤다.


- 위이잉!

“폭발이다. 화약고가 기습당했다.”


사이렌이 울리면서 수감동에 있던 감시인원들이 화약고로 우르르 몰려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최소 감시인원은 남아있겠지만 그 정도는 직접 제거하는 수밖에 없었다.


“가자!”


나는 빠르게 B동 수감소로 파고들었다. 박주은이 그런 나를 바짝 뒤쫓았다.


“침입자다!”


긴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감시인원 한 명이 우리를 발견했다.


“박주은!”

“흥!”


내가 달리며 고개를 숙이자 박주은이 날린 화염구가 내 머리 위를 스쳐 감시인에게 날아갔다.


“되도록 화염계열은 쓰지 마. 수감동이라고는 해도 인화물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눼에.”


뒤이어 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감시인 두 명이 추가로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박주은의 전격공격이 내리꽂혔다. 나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멍충아, 전격도 인화물에 닿으면 폭발한다고.”

“아 눼에. 그럼 잘난 분이 직접 처리하시지요. 멍충아.”


아, 그런 방법이.

버려진 세계에 있을 때부터 잔챙이들은 다솜이와 박주은에게 맡기다보니 지금에 와서는 버릇이 되고 말았다.

박주은이 준 깨달음 덕분에 이후 마주친 감시인 둘은 앞선 놈들에 비해 덜 고통스럽게 쓰러졌다. 내 팔몽둥이에 머리를 얻어맞은 놈들은 게거품을 물며 의식을 잃었다.


다솜이의 기운은 지하에서 느껴졌다. 우리는 곧장 지하로 내려갔다.


“무슨 일이죠? 뭔가 폭발한 거 같은데.”

“전쟁이라도 난 거 아닐까요?”

“그럼 우린 어떡해요? 여기에 폭격이라도 떨어지면······.”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갇혀있는 철창을 본 순간 나는 분노와 당혹감을 동시에 느꼈다.


‘제길! 철창이 바르바듐인 걸 잊고 있었어.’


열쇠가 필요했다. 그러나 어떤 놈이 열쇠를 지니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 더군다나 감시인들 대다수는 화약고로 떠난 상황이었다. 그때 1층에서 지나쳤던 통제실 하나가 떠올랐다.


“박주은. 아까 1층에 있던 통제실 알지? 거기서 열쇠 좀 찾아와.”

“눼에.”


다행히 통제실에 비상키들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저 삐딱한 박주은을 믿고 혼자 보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대로 급한 볼일이 있었다. 세 고딩 아이들을 찾아내는 것.


“공명오빠?”


나를 발견한 다솜이 내 이름을 불렀다.


“다솜. 괜찮아?”

“네. 혜지도 같이 있어요. 둘 다 무사해요.”


뒤늦게 나를 본 혜지가 철창에 매달렸다.


“오빠, 저희 좀 빼내주세요. 엉엉.”

“걱정 마. 지금 주은이가 열쇠 찾으러 갔어.”


다솜과 혜지를 찾았건만 걱정은 도리어 커져만 갔다.


“애들아. 예슬이는? 예슬이도 같이 있는 거 아니었니?”

“그게······.”


다솜이의 표정에 그늘이 드리웠다.


“예슬이는 여기 없어요. 죄송해요. 제가, 제가 잘 지켰어야 했는데······.”


비록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해진 다솜이라지만 아직 여고생이었다. 다솜이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보며 나는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다솜, 네 잘못 아냐.”


‘굳이 잘못을 따지자면 예슬이 곁을 오래 비운 내 탓이지.’


나는 치미는 자책감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지금은 눈앞의 두 아이를 구한 뒤 서둘러 예슬이를 찾아나서야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박주은이 늦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애들아,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금방 다녀올게.”


나는 서둘러 관리실로 향했다.

다행히 박주은과는 계단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딘가 그녀의 상태가 이상해보였다.


‘이 자식은!’


동공이 풀린 박주은 뒤로 중년 사내 한 명이 나타났다.


“네가 조센징 쥐새끼 두목인가.”

“넌······!”


눈앞의 녀석은 외모만 보고도 단박에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양끝이 올라간 형태의 콧수염.

나카무라였다.

훗날 이토 히로부미의 화신이 될 작자.


‘이 게따(게다)나 질질 끌고 다니는 새끼가!’


내가 만들어낸 인물임에도 놈이 지열구 속에서 행했던 악행들이 떠올라 울컥 화가 치밀었다. 더군다나 예슬이가 붙잡혀 있는 상황. 나카무라의 악행이 상기되자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었다.


“나카무라 이 자식. 잘 만났다. 일단 좀 맞자.”


네가 앞으로 행할 악행에 대한 선이자로다가.


나는 당장 나카무라를 패대기칠 생각으로 놈에게 다가갔다. 나카무라라면 내 상대가 될 리 없었다.

그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박주은 비켜.”


내 명령에도 불구하고 박주은은 나와 나카무라 사이를 막아선 채 움직이질 않았다.


“공격해.”


이번 명령은 내가 내린 게 아니었다.


‘나카무라 이 자식 설마!’


순간 박주은의 눈동자에서 화염이 일렁거렸다.


- 화르륵.


나는 간신히 몸을 굴려 화염구를 피했다.


“꺄아악!”

“우왁!”


화염구가 감옥으로 날아들자 갇혀있는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젠장. 박주은 무슨 짓이야!”


나는 반사적으로 말을 내뱉고는 깨달았다. 지금의 내 말은 박주은에게 닿지 않는다.

그녀는 나카무라의 스킬인 <이간질>에 당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이간질 스킬이라면 놈이 이토의 화신이 된 이후에나 갖게 될 스킬인데······.’


내 기억이 잘못됐을 가능성은 적었다. 나카무라에 대해서라면 꽤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으니까.

이제 겨우 1단계 시나리오가 끝난 상태. 원래대로라면 화신과 배후신격의 계약은 최소한 3단계 시나리오가 끝난 시점부터 이뤄져야 했다.


“그거야. 계집 조센징. 계속해서 밀어 붙이거라!”


나카무라의 정신조종에 박주은이 보다 강한 마력을 실어 공격을 해오기 시작했다.


“젠장, 박주은 정신 좀 차려봐!”


역시 내 외침에도 박주은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시간을 끌수록 불리했다. 이대로 폭주라도 하게 되어 나와 약속한 이상의 힘을 사용한다면 화신모드의 나로서는 상대가 될 턱이 없으니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더 큰 문제도 남아있었다.


“꺄아악!”

“제발 그만둬요!”


박주은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애꿎은 인질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었다. 그 사실을 인지하고부터는 박주은의 공격을 마냥 피할 수만도 없었다.


- 쩌저정.


“크윽!”


빙계 공격을 팔로 막아냈지만 그로 인해 팔등이 얼어붙고 말았다. 젠장,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때였다.

특성 정보에 등재되고도 지금껏 용도를 알 수 없던 스킬이 구동되기 시작한 건.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구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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