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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빌런

귀환한 천마가 힘을 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피아노빌런
작품등록일 :
2023.03.19 20:46
최근연재일 :
2023.05.26 11:20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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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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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298

작성
23.05.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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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선계로

DUMMY

#043화. 선계로






중국 무인회의 실질적인 지배자이자,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를 뒤에서 조종하는 신선.


그 대단한 신선 중 한 명인 종학은, 늘 인간을 하찮게 여기고 살았다.


- 할 줄 아는 거라곤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밖에 없는 머저리들!


딱 이 정도가 종학이 인간에게 가진 감상의 전부.


그리고 그건, 세상이 멸망에 가까워지며 수없이 많은 각성자가 생겼어도 같았다.


일반 각성자든 귀환자든 간에, 그 각성자들의 무력이 좀 셀 수는 있더라도 ‘관리자’인 자신이 상태창을 관리할 수 있는 이상, 감히 그에게 고개를 뻣뻣이 들 수 있는 녀석은 없었기에.


- 열등한 인간 종족의 생존을 위해서는, 고귀한 우리 신선들이 그들을 이끌어야만 한다!


그러니, 그 광오할 정도로 견고하고 높아진 자아 덕에, 저런 사상이 머릿속 깊이 박힐 수밖에 없었는데.


“네놈은··· 저승사자? 이놈들! 감히 소국의 관리자와 귀환자 따위가 대국의 신선을···!”

빠악-!

“커, 커헉!”


오늘은 좀 상황이 달랐다.


“이제 네 잘못을 알겠느냐.”

“아니, 다짜고짜 때리기만 해놓고 그딴 질문을 하면 내가 어떻게 알···!”

빠각-!

“크아아악!”


상대가 보통 인간이 아니었기에.


“내, 내가 잘못한 거 같소.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잘못한 거 같소!”

“뭐? 이렇게 맞아도 잘못한 일이 없다고?”

퍼버버벅-!

“끄, 끄아아악!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다니까!”


오늘은, 평소에 그리도 하찮게 보던 인간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잘못했다고 비는 것에 더해.


“아직도 반말을 쓰는 것을 보니, 진심이 안 느껴지는구나.”

빠각-!

“서,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그만 때리십쇼··· 파, 팔뼈가 부러진 거 같습니다··· 흐윽···.”


눈물 콧물까지 짜내며 존댓말을 썼으니까.


“새끼··· 엄살은. 팔이 부러진 거지, 목이 부러진 건 아니잖아?”

“히, 히끅!”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규온이, 왠지 모를 서늘한 느낌에 뺨을 쓰다듬었다.


‘와이씨··· 앞으론 무슨 일이 있어도 저놈에겐 깝치지 말아야겠다.’


성현에게 뺨다구 좀 맞아본 저승사자로서, 지금 저 신선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기에.


“왜 그랬냐.”


성현이 잠시 구타를 멈췄다.


뚝-뚝-


신선의 피로 범벅된 그의 주먹에서 떨어진 검은 덩어리가, 집무실을 붉게 물들인다.


덜덜덜-


그 핏방울을 보며, 신선이 극도의 공포감에 질린다만.


“무, 무엇을···?”


공포감에 질렸다고 해서 갑자기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 같은 게 생길 리는 없다.


“발뺌할 셈이냐.”

스윽-


하지만 주먹을 드는 성현이 너무 무서웠다.


쿵-!쿵-!

“제가 지은 죄가 많아 대협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부디 제 아둔함을 깨쳐 주시옵소서!”


적학이 재빨리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선수를 쳤다.


주륵-


깨진 이마에서 피가 흘렀지만, 성현의 주먹에 맞는 것보다는 덜 아팠기에.


“차원의 근원, 왜 훔쳐갔어?”


하지만.


“그, 그걸 어떻게··· 아니··· 차원의 근원이란 이름을 어떻게 아시는···.”


그는, 결국은 더 맞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으니.


“그건 중요치 않아. 네놈들이 그걸 왜 훔쳐갔는지가 중요하지.”

“그, 그것만큼은 말씀을 드릴 수가···. 그걸 말씀드리면 상제님께 갈 것도 없이··· 마선님께 제가 죽습니다요!”


성현이 한 질문이, 신선들의 ‘대계’와 관련된 민감한 질문이라, 쉽사리 대답할 수가 없었거든.


“오호라? 상제를 향한 네 충성심이 갸륵하구나.”


물론.


“그, 그럼 용서해주시는···.”

뻐억-!

“커, 커헉! 거, 거긴 제발 그만 좀 때리라고···.”


신선 놈들 덕에 다시 인간이 되어 열심히 빈둥거려야 할 시간을 망쳤으니, 성현이 그런 사정을 봐줄 리가 만무했지만.


빠악-! 퍼버버벅-!

“흐흐흐, 아직 말할 생각이 없느냐?”

“그것만큼은··· 커헉!”

“기개가 있는 놈이구나.”

“마, 말하겠습니다!”

빠각-!


그래도.


“으하하하! 네놈이 잘 버티니 나도 때릴 맛이 나는구나!”

“아흐흑···! 마, 말하겠다고 했···!”

“네 입이 무거운지 내 주먹이 무서운지 어디 한번 해보자꾸나!”

빠아악-! 뽀드득-! 빠각-!

“아니, 아까부터 말한다고 했··· 끄, 끄아아아!”

‘나, 나는 왜 때릴 곳이 많은 걸까···.’


장장 십 분이 넘는 구타가 이어지고.


끼이익-!

“지, 지존이시어···! 지존을 위해 적군을 모두 물리···.”


밖으로 나갔던 마보국이.


“쳤는지 다시 확인해보고 오겠나이다!”

끼이익-

- 지, 지존? 왜 다시 나오십···.

- 야야야, 다, 닥쳐! 앞에 봐. 어, 그냥 걸어. 그냥 걸어 나가! 뒤돌아보지 말고!


사색이 되어 다시 집무실을 뜰 때쯤에는.


“흐흐흐, 이제 말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느냐?”

“흐흐흑···. 마, 말하겠습니다··· 선생께서 원하신다면, 뭐든 말하겠습니다!”


상제를 향한 충성심도, 마선을 향한 두려움도. 성현의 주먹 앞에 모두 흐려졌으니.


“그래서, 차원의 근원은 왜 가져갔어? 그러면 게이트가 엄청나게 열리는 걸 잘 알 텐데.”


성현의 질문에, 종학이 재빨리 대답했다만.


“그, 그 정도 숫자의 게이트가 열리면, 소국··· 아니, 한국과 같은 나라는 게이트를 제대로 막지 못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아마 급히 막으려다 각성자도 좀 죽을 거고요.”

“그래서?”

“그러면··· 저희가 한국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각성자를 보내어, 한국을··· 저희의 영향권 아래 두려고 했사옵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불안했다.


“왜?”

“하, 한국의 정부와 헌터 관리국을 저희 손아귀에 넣을 수만 있다면··· 그쪽을 관리하는 저승사자들도··· 저희 쪽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얻는 게 뭔데?”

“저, 저희 신선들이 세계의 질서를 선도하는 하, 하나의 선계를···.”

“···하나의 중국? 이 새끼들이.”

“주, 중국이 아니라 선계···.”

“그게 그거 아냐!”


혹시라도 성현이 마음을 바꿔 자신을 때릴까 걱정하고 있었기에.


“히, 히익! 저, 저는 죄가 없습니다! 선배 신선들이 다 시킨 겁니다! 저는 오히려 그러지 말자고 말렸습니다!”

“지랄하네. 아까 하찮은 인간 놈이 어쩌구 하던 건 누구였더라?”

“그, 그것도 선배 신선들이 협박을··· 에잇, 이건 모두 그놈들 탓입니다! 그놈들을 단매에 쳐죽이십시오!”

“이 새끼가 이젠 진짜 미쳤나···.”


당황한 종학이 내뱉은 아무말 대잔치에 성현의 표정이 굳자, 그가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제, 젠장! 뭐라도 더 뱉어서 관심을 돌려야만 한다!’


이대로 가다간, 아까의 끔찍했던 구타가 지속될 게 뻔했기에.


“그, 그리고 차원의 근원에 관련해서라면, 이유가 더 있습니다요!”

“뭔데?”

“마, 마선 그분··· 아니, 그 죽일 놈이 차, 차원의 근원 수급을··· 늘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왜? 쭝국은 게이트 클리어가 꽤 안정적인 나라일 텐데.”

“그게···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마선. 그놈이 상제의 밀명을 받고 게이트 발생 안정화 말고도 다른 곳에 차원의 근원을 꽤 쓰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종학의 생각은 맞아떨어졌다.


“흠··· 혹시 그거. 앨리스와 관련된 거냐?”

“애, 앨리스라 하심은···?”

“북한에 있던 리치.”

“그, 그런 거 같았습니다. 그놈들, 뭔가 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아낌없이 내뱉은 선계의 기밀이, 성현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으므로.


“넌 그게 무슨 실험인지는 모르고?”

“저, 저는 그 정도 급의 간부가 아니라··· 그냥 일반 간부라서···.”

“쓸모없는 놈.”

“죄, 죄송합니다!”


다만.


“그러면 어쩔 수 없지···.”


문제는, 성현이 진짜 원하던 정보가 방금 종학이 내뱉은 ‘실험’에 관련된 것이었으니.


“가자.”

“예? 어딜···?”

“선계.”

“서서서서서 선계는 왜···?”

“네놈 윗사람도 좀 보고, 니들이 가져간 차원의 근원도 다시 받아야지.”

“허억!”


한시라도 빨리 선계의 모든 기밀을 유출하고, 어떻게든 성현과 떨어지려던 종학은.


“하, 하지만 거긴 신선들로 바글바글합니다. 저보다 강한 신선도 엄청나게 많지요.”

“그래서?”

“그, 그게··· 혹시라도 어떤 성질 더러운 신선 놈이 선생님의 목에 줄이라도 하나 그을까 걱정되어···.”

“오··· 지금 나 걱정해주는 거야? 이거, 기분이 아주 좋은걸.”

“그, 그러니까 선계는 가지 않으시는 게.”

“그, 그러니까 네가 안내해야지. 성질 더러운 신선 놈들이 최대한 적은 곳을 경유하는 루트로, 차원의 근원을 보관하는 곳으로 날 데려가도록.”


성현과 떨어지기는커녕, 자신의 손으로 직접 현관문까지 열어주게 생겼다.


‘···인간에게 쳐맞은 걸로도 모자라 저놈이 선계의 창고를 털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까지 했다간··· 난 아마 선배 신선들에게 맞아 죽겠지?’


그 위기상황에, 종학의 머리가 빠르게 돌았고.


‘내,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저런 어린 인간 놈 때문에 내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곧,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선계에는 정말 강한 신선이 많지. 그중에서도 오선(五仙)은 정말 강해. 난 오선과 비교하면 그냥 따까리 수준.’


어쩌면, 그를 이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수도 있는 생각 말이다.


‘그래. 이놈을 오선이 계시는 곳으로 데려가자. 인간 놈 하나에게 맞았다고 구박받을 수는 있겠지만, 저놈은 저승사자 놈과 함께 있어. 대충 저승사자 핑계를 대자. 소국 놈들이 떼로 몰려와서 날 두들겼다고 하는 거야. 그러면 난 살 수 있다!’


생각을 정리한 종학이, 독한 마음을 먹었다.


“워, 원래대로라면 인간을 선계로 들이는 건 천인공노할 짓이지만··· 선생님은 제가 존경해 마지않는 분. 그런 선생님께 선계를 소개해드릴 수 있다면야, 기쁜 일이겠지요.”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한없이 온화한 표정을 지었다만.


‘에휴, 뻔하지 뻔해.’


문제는, 성현이 겉모습처럼 어린 놈이 아니라 산전수전 다 겪은 노고수(老高手) 중에서도 노고수였다는 거니.


“야, 신선아.”

“하명하십시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옙!”

“네가 날 창고로 데려가는 척, 함정에 빠트리기라도 한다면 어떨 거 같냐?”


속마음을 그대로 들킨 종학이 입만 어버버-하며 할말을 잃었다.


스윽-

히죽-


그에, 종학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성현.


“신선아.”

“예··· 옙!”

“그렇게 되면, 넌 반드시 죽어.”

“허, 허억!”

“내 검이 네 목을 날리는 게 빠를지, 신선 놈들이 ‘내 옆에 딱 붙어있는’ 널 구해주는 게 빠를지를 잘 생각하도록 해.”


그 미소와, 부드러운 말에.


끄덕-끄덕-


종학은 너무 얼어서 제대로 대답도 못 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무··· 무서운 놈···. 이놈 말이 맞다. 오선에게 이놈을 데려간다 해도, 오선이 이놈을 제압할 수 있다 해도··· 나는 반드시 죽는다!’


그래도 효과는 탁월했으니, 종학의 마음 한구석에서 피어오르던 반항심이 연기처럼 사라졌다.


“여,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하도 겁을 먹어서 그런지, 이제는 어째 성현에 대해 진짜 존경심이 드는 거 같기도 했고.


“그래, 내가 널 믿어도 될까?”

“저는 믿음 빼면 시체인 놈입니다. 믿어주십시오!”

“그래. 진짜 시체가 되기 싫으면 알아서 잘 하겠지.”

“히, 히익!”


그렇게, 신선과의 이야기를 끝마친 성현이.


털썩-

오도독-


다시 과자를 씹으며, 사마중랑의 앞에 앉았다.


꼴깍-

“흐, 흐끅!”


그러자, 무인회 무사들 앞에서는 하늘 같은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사마중랑이, 딸꾹질을 시작했고.


‘무, 무섭다··· 놈이 뭘 원하든, 그대로 해주자. 시, 신선이니까 저만큼 맞아도 버텼지, 난 저놈의 구타를 버틸 수 없을 거야.’


마보국이 지근지근 밟힌 것부터, 신선이 피떡이 될 때까지 쳐맞은 것까지. 그걸 모두 핏방울이 얼굴까지 튀는 초고화질 4D로 관람했기에, 겁을 먹은 것.


“내가 뭐 하라고 했지?”


사마중랑이 즉시 대답했다.


“한국에서 손 떼라고 하셨습니다.”

“잘 할 수 있겠어?”

“저는 처음부터 중국 같은 대국이 주변국을 마구 위협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었습니다. 무인회 무사들에게, 앞으로 한국이 하는 일은 뭐든 찬성만 하라고 일러두겠습니다.”


평소 무인회의 총군사로서 한국을 고깝게 보던 사마중랑이지만, 그런 마음은 이제 눈곱만큼도 남지 않았다.


“널 믿어도 될까?”

“그, 그게··· 반한 감정이 있는 녀석들이 꽤 있어서, 사실 조금 힘들 수···.”

“그러면 널 살려둘 이유가 없는데.”

“···도 있지만!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진짜 믿어도 되지?”


그 하늘 같던 신선이 피떡이 됐다.


“이 사마중랑! 평생을 신의(信義) 하나로 살아온 남자입니다. 믿어주시옵소서!”


마보국을 피떡으로 만든 거야 그럴 수 있다 치는데, 신선이 피떡이 된 건 다르다.


“근데··· 생각해 보니까 내가 중국에서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수지타산이 안 맞네.”


그리고 사마중랑은 중국이 낳은 불세출의 천재.


“불행한 일이 벌어진 데 대한 위로금 명목으로, 대한민국 정부와 헌터 관리국에 섭섭지 않은 지원을 약속드립니다.”


무인회가 가진 전력이 얼마나 대단하든, 각성자가 얼마나 많든 간에.


“고생하는 건 난데?”

“물론 대인께도 섭섭지 않은 보상금을 챙겨드리겠습니다.”


관리자들마저도 우습게 패고 다니는 눈앞의 남자와 척을 져봤자 자신들만 손해라는 걸, 빠르게 깨달은 것.


“그리고 하나 더 있는데··· 장량아, 이제 박쥐 좀 불러라.”

“예, 대협!”


성현의 부름에, 이마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마보국이 재빨리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신선이 피떡이 된 채 숨을 헐떡이는 걸 보고는, 기합이 잔뜩 들어간 마보국.


“니들 셋은 이제 날 위해 일한다. 불만 있는 사람은 문서나 이메일로 불만사항을 제출하도록. 네놈들의 목을 벤 뒤에 읽어보겠다.”


세 사람이 즉시 고개를 숙였다.


“저는 처음부터 대협의 편이었습니다.”

“무림에서 못다한 충성을 할 수 있게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무인회가 싫었습니다.”


그에, 피식 웃으며 규온에게 손을 내미는 성현.


“전음부 세 개만 주라.”


잠시 멈칫하는 규온.


‘이거 하나 만들기가 얼마나 빡센데···.’


하지만 성현이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자, 즉시 품에서 전음부를 꺼내 들었다.


“여기 있습니다, 수호자님.”

“갑자기 웬 존댓말?”

“그, 그러고 싶었습니다.”


전음부를 만들기가 아무리 어렵든 간에, 목숨을 잃는 것보단 나았기에.


“자, 받아라. 전음부라는 건데, 그냥 통신 아티팩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성현이 내민 전음부를 소중하게 받아드는 세 사람.


“물론 내 연락을 씹는 놈은 나와 진검으로 대련해보고 싶다는 뜻으로 알겠다.”

“핸드폰 대신 전음부를 들고 다니겠습니다.”

“잘 때도 이 전음부를 품에 안고 자겠습니다!”

“제 몸보다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그 대답에 만족한 성현이.


“배신하고 싶은 놈은 해라. 내가 반드시 죽여줄게.”

“헛!”

“네놈들이 무인회에 얼마나 꽁꽁 숨어있든 간에, 내가 네놈들을 찾아 죽일 수 있다는 건 니들도 잘 알 테니까.”


마지막 경고를 내뱉자, 몸을 떠는 세 사람.


“야, 신선아. 이제 가자. 선계로.”

“편하게 모시겠습니다!”

일렁-


할 말을 마친 성현이, 규온과 종학과 함께 선계로 떠나자.


“···하아, 내 인생에 어쩌다 이런 일이···.”

“···할 게 없어서 다른 사람 신분 도용이나 하니까 이런 일이 생기지.”

“뭐라?! 말 다 했소, 군사? 죽고 싶은 게요!”


그들 사이에 약간의 소란이 일었다만.


“그만들 하십쇼. 그래도 당신들은 사지라도 멀쩡하지 않소.”

“내 이마에서 흐르는 피가 안 보이···.”

“내 팔은 진짜 안 보이오. 잘렸으니까.”

“···.”

“그놈에게 잘못보이면 당신들도 이렇게 되겠지.”


그들에겐 이미 남은 선택지 같은 건 없었으니.


“···그냥 운명을 받아들입시다.”


무인회의 심장부에, 성현의 노예 셋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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