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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빌런

귀환한 천마가 힘을 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완결

피아노빌런
작품등록일 :
2023.03.19 20:46
최근연재일 :
2023.05.26 11:20
연재수 :
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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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859
추천수 :
4,365
글자수 :
386,298

작성
23.05.18 11:20
조회
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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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글자
16쪽

자, 이제 누가 악마지?

DUMMY

#049화. 자, 이제 누가 악마지?






한국에 헌터 관리국과 명계가 있고 중국에 무신회와 선계가 있다면, 일본은 유신회(維新會)와 원산계(怨山界)가 있다.


그리고 이 원산계는 음양사(陰陽師)들의 관리 아래, 제법 평화를 누리는 곳이었는데···.


“패~는 게 제일 좋아~.”


그 평화로운 곳에.


“샌-드백 모여라~”


재앙이 나타났으니···.


“언제나 즐거워~”


그 재앙의 이름은.


“수, 수호자님···?”


강성현이다.


“이 새끼가 한창 즐겁게 노래 부르고 있는데··· 왜?”


성현의 눈빛이 날카로워지자, 마선이 곧바로 허리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그래서 왜 불렀냐고 묻잖아.”

“그, 그게··· 아무래도 목소리를 조금 낮추시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내 취미 생활을 방해하겠다는 거냐?”


마선의 허리가 더 숙여졌다.


“그게 아니라···! 아, 아무래도 저희가 원산계에 몰래 잠입한 거다 보니···.”

“아, 그렇지? 음양사라는 애들은 아직 한 번도 못 패봐서··· 내가 좀 흥분했었네.”

“하, 하하··· 그러실 수도 있지요. 그나저나 이쪽입니다, 수호자님.”


그래도 일단 길 안내 하나는 제대로 했다.


“원산계에 많이 와 봤어? 길을 잘 아네.”

“흐흐흐, 제가 좀 쓸모가 많은 놈입니다. 지금이 경비 교대 타이밍인 것도 압니다요.”


믿었던 상제가 피떡이 되는 걸 지켜봤기 때문이다.


“근데, 길을 너무 잘 아네? 관리자들 교대 타이밍도 알고.”

“예···?”

“니들, 혹시 일본도 털어먹으려고 했었냐?”

“허, 허억!”

“에휴··· 이놈아.”


물론.


“차원의 근원이 필요하면, 니들이 열심히 게이트를 돌아다니며 모을 생각을 해야지. 막 훔치고 그러면 어떡하냐? 그게 강도질이나 도둑질하는 거랑 뭐가 달라? 관리자 모양 빠지게.”


성현의 이어진 훈계에는.


‘이 미친놈아··· 너도 음양사 애들 창고 털러 온 거잖아.’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죄, 죄송합니다···!”


그렇다고 자살할 수는 없는 법이니.


“잘못을 안다니 다행이구나.”

“역시, 수호자님 덕분에 오늘 크게 개안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로 좀 유명했긴 해.”


일단은 사과하고 봤다.


‘좋은 영향은 무슨. 이제 그냥 아무 말이나 다 던지는구나?’

“하, 하하··· 저, 저기로 가시면 됩니다.”


어차피, 창고는 금방이었기에.


“음?”


그때, 표정이 변하는 성현.


‘저, 저놈이 내가 속으로 욕한 걸 눈치채기라도 했나?’


마선이 화들짝 놀랐다.


“야, 우리 혹시··· 이 길 왔다 간 적 있니?”

“없습니다만?”

“그럼··· 쟤들은 내가 때린 거 아니지?”

“누구를 말씀하시는··· 허, 허억!”


성현의 손끝이 향한 곳을 본 뒤엔, 경악했고.


“맙소사··· 음양사들입니다!”


그곳에는, 음양사들의 시체가 가득했으니까.


“어?”


그때, 성현의 눈에 이상한 시체가 보였다.


“저건 음양사가 아닌 거 같은데?”


그 시체는 붉은 피부에 날카로운 이빨. 머리에 돋아난 뿔에, 삼지창까지 가지고 있었으니.


“악마···?”


누가 보더라도 ‘악마’를 떠올릴 법한 모습이었는데.


“이거··· 아무래도 약탈자들의 짓인 거 같습니다.”


그 시체를 본 마선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약탈자?”

“···차원의 종말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다른 차원이 가진 ‘차원의 근원’을 약탈하는 녀석들입니다.”

“약탈? 그럼, 저 악마들이 다른 차원에서 온 놈들이란 말이냐?”


그 시체의 정체가 심상찮았기에.


“네. 아무래도 마계의 관리자들로 보입니다.”

“근데 약탈을 왜 해? 종말을 막으려면 게이트를 막아야 하지 않아?”

“게이트를 클리어하며 종말을 막는 것보다는, 약탈로 얻은 근원으로, 약해진 자신들 차원을 ‘단번에’ 보강하는 쪽이 차원 유지가 훨씬 쉬우니까요.”


그 말에, 성현의 얼굴에 분노가 서렸다.


“아니, 어떻게 그런 짓을···!”


진심이 느껴지는 분노에, 마선이 살짝 감동했고.


‘이놈이 평소에는 피도 눈물도 없이 잔인한 놈처럼 보여도, 약탈자들처럼 비열한 놈들에게는 분노하는구나.’


그간 자신이 성현을 잘못 보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놈, 사실은 정정당당한 놈일까? 따지고 보면 오늘 훔치려던 차원의 근원도 일단은 빌리는 거라고 하긴 했잖아.’


물론.


“이 개새끼들이 나보다 선수를 쳐?”

“에···?”

“음양사들이 가진 차원의 근원은 내가 점찍어둔 건데!”

“···.”


그 감동도 그냥 오해였지만.


“그보다··· 마선아!”

“예, 옙!”

“너는 대체 뭐 하는 놈이냐?”

“예?”

“약탈같이 좋은 방법이 있었으면, 나한테 진작 말해줬어야지! 이걸 계속 몰랐으면 병신처럼 여기저기 게이트만 막고 다닐 뻔했잖냐!”


애초에 성현은 신놈이 ‘착쁜놈’이라고 할 정도로, 별로 착한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그나저나, 이럴 때가 아니다.”

스릉-


성현이 곧바로 절아검을 꺼내 들었다.


“이곳에 있는 음양사들의 시체는 스무 구. 그에 반해 악마 놈의 시체는 한 구다.”


그의 눈에 결연함이 서린다.


“악마 놈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몰라도, 음양사 놈들 힘으로는 막아내지 못할 게 분명해! 그렇게 둘 수는 없지 않으냐!”


마선이 다시 살짝 감동했다.


‘그래도 명색이 수호자라고, 관리자들의 목숨은 소중히 여겨 주는구나!’


물론.


“마선아, 더 늦으면 안 된다! 더 늦었다간 우리가 도착도 하기 전에···!”

“음양사들이 전부 당해버릴 수도···!”

“악마 새끼들이 ‘내’ 차원의 근원을 다 빼돌릴지도 모른다고!”


그것도 오해였지만.


“···에?”

“젠장, 빨리 가자. 악마 놈들이 차원의 근원을 다 빼돌리기 전에, 우리가 먼저 빼돌려야지!”


초조한 표정의 성현을 보며, 마선이 생각했다.


‘사탄도 그건 좀···.’


원산계를 침입한 악마들과.


“늦기 전에 가자꾸나!”

탓-!


눈앞의 수호자.


“진짜··· 저놈은 여러 의미로 무시무시한 놈이로구나.”


그 둘 중에 누가 진짜 악마인지 모르겠다고.


***


“빨리 옮겨 담아라! 후위대가 음양사 놈들을 막는 동안, 조금이라도 더 많은 파편을 빼돌려야 해!”


성현과 마선이 창고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을 때는.


“부대장, 이 상자가 마지막인 거 같습니다.”


악마들의 작업이 거의 끝나갈 때였으니.


“흐흐흐, 양이 꽤 많구나? 수고했다.”


그러면 근처의 음양사들도 모두 정리됐고, 창고에 있던 근원도 모두 모았겠다···.


“좋아, 네놈은 대장에게 가서 일이 끝났다고 일러라. 나는, 마계로 통하는 포탈을 열어 상자를 넘길 터이니.”

“옙!”


이제는 창고를 털 시간을 벌던 악마들을 후퇴시키고, 상자에 담은 차원의 근원만 마계로 넘기면 끝이었는데···.


“나 안 늦었지?”


성현이 창고에 도착한 건 그때.


“헛!”

“기, 기척을 느끼지도 못했는데?”

“네놈은 누구냐!”


막 포탈 생성 장치를 가동하던 악마들이 놀라는 동안.


“집에 갈 준비를 하는 걸 보면···.”


성현은, 창고 한가운데 열린 포탈과.


“흐흐, 창고에 있던 건 저게 다구나?”


악마들이 열심히 모아놓은 차원의 근원을 봤으니.


“짜식들. 수고했다.”

히죽-


성현의 입이 길게 찢어졌다.


“잘 먹을게.”


악마 놈들이 고맙게도 차원의 근원을 모아준 덕분에.


일렁-


근원이 담긴 상자들을 인벤토리에 넣는 게 쉬웠으니까.


“크으···! 취한다.”


그걸 본 악마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 이놈! 그게 어떤 건데!”

“당장 내놓지 못하겠느냐!”


그들이 원산계에서 피땀 흘려가며 약탈한 차원의 근원이, 웬 허여멀건한 놈에게 모조리 넘어간 상황이었으니까.


“이놈들, 뭣들 하느냐!”


그래도 부대장은 상황 판단이 좀 빨랐다.


“어서 저놈을 제압해라! 저놈이 훔쳐간 우리 물건을 토해 내게 해야 할 거 아니냐!”


곧바로 내려진 공격 지시.


“머리가 잘 돌아가는 놈이네.”

히죽-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악마들을 보며, 성현이 입꼬리를 올렸다.


“이놈, 죽어라!”


원산계에 오기 전에 기대했던 것처럼 음양사들을 팰 수는 없더라도.


서걱-!

“네가 죽었는데?”


음양사들보다 훨씬 강한 악마들의 피를 볼 수 있게 됐으니.


“흐랴아압!”

“오, 제법 빠르구나!”


흥이 올랐거든.


“합!”


사방에서 날아드는 삼지창을 맞아.


빙글-


성현이 유려한 동작으로 몸을 한 바퀴 돌렸다.


푸욱-!

푹-!


그러자, 악마들의 삼지창이 성현을 찌르는 대신 자기들을 서로 찌른다.


“커, 커헉···!”

“왜··· 나를···.”


서로에게 박아 넣은 삼지창에, 악마 둘이 순간적으로 무방비한 상태가 될 때.


서걱-!


둘의 목을 동시에 자르는 성현.


“니들은 피가 검구나!”

히죽-


검은 피를 뒤집어쓴 채 웃는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당파의 무공, 태극혜검이었다.


“내가 또 검은색을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고?”


피 색깔에 신이 난 성현이, 악마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이, 이놈!”


당황한 악마들이 창을 내지르지만.


챙-!


대부분은 성현의 검에 의해 방향이 틀어져.


푸욱-!

“커헉!”


서로의 몸을 꿰뚫었으니.


“이, 이런 미친놈들이!”


그걸 본 부대장이 입을 떡하니 벌렸다.


“왜 저놈은 놔두고 니들끼리 죽이고 있는 거냐!”


그가 보기에는 성현이 악마들의 공격을 틀어버리는 게 아니라, 악마들이 스스로 서로를 찌르는 것처럼 보였으므로.


“제, 젠장! 모두 물러서라! 보통 놈이 아니다!”


그래도 그는 꽤 유능하긴 했다.


“창고 밖으로 나가서, 날개를 펼쳐라! 이대로는 못 당해!”


성현의 실력은 제대로 몰라도, 지금 상황에서 그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내리긴 했기에.


“우와! 이 새끼들. 날 수도 있었어?”


물론.


“흐, 흐흐흐. 이제 네놈이 아무리 강해봤자다. 날아다니는 우리를, 땅에서 어떻게 상대할 것이냐?”


그냥 그 선택이 최선이었다 뿐.


“나도 날 수 있는데?”

“···허세 부리지 마라!”

“내가 허공답보를 좀 하거든.”


성현에게 통할 선택은 아니었지만.


“그렇다면 올라와 보지 그러느냐?”


무력도 무력이지만.


“근데 내가 왜? 니들, 딱 봐도 공중전이 특기 같은데.”

“겁이라도 먹은 것이냐!”

“그렇게 상상하는 거야 네 자윤데··· 니들. 다시 내려와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그럴 이유라도 있느냐?”

“저 장치. 내가 저거 파괴하면, 니들 집에 못 돌아가는 거 아냐?”


성현은 바보가 아니거든.


“허, 허억!”


성현의 말에, 그나마 상황 판단이 빠르던 부대장도 당황할 때.


“쯔쯧. 좀 똑똑한 놈인 줄 알았더니, 순 맹탕이구나.”


성현이, 그들에게 절아검을 날린다.


쌔액-


이기어검의 수법으로 하늘로 솟구친 절아검이.


쩌정-!


두 자루로 나뉘어.


쌔액-!

서걱-!

“크, 크헉!”

서걱-!

“크아악!”


악마들 사이를 휘젓는다.


“이, 이럴 수가!”


날개가 있다는 장점을 이용해, 넓은 공간에서의 기동전을 펼치려던 노림수가 순식간에 파훼되는 순간.


“으, 으아아아! 이노옴!”


죽어가는 수하들을 본 부대장이,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성현에게 달려들었다.


“죽어라-!”

쌔액-!


일반 악마들과는 달리, 강한 힘이 실린 삼지창이 정묘하게 날아든다만.


“그래도 넌 좀 하네?”

휘릭- 텁-!


성현은, 아주 손쉽게 그 삼지창을 빼앗아 들고는.


쌔액-


그 창끝을 부대장에게로 틀었으니.


‘이, 이럴 수가···!’


부하들을 잃은 분노에, 전속력으로 성현에게 달려들던 부대장 또한.


‘내 창이··· 저렇게 컸었나?’

푸욱-


자신의 삼지창에, 가슴이 꿰뚫리며.


털썩-


악마들이 전멸했으니.


‘미, 미친···.’


그 모습을 지켜본 마선이 경악했다.


‘저, 저놈이 강하긴 강하구나···.’


일반 악마만 해도 자신과 비등한 실력을 지닌 놈들인데··· 그렇게 강한 놈들이 불과 5분도 안 되어 정리됐으므로.


‘역시, 저놈한텐 무슨 일이 있어도 깝치지 말아야겠다.’


성현을 향한 공포심과 경외심이 동시에 자라는 순간.


“흐음···.”


성현은 악마들의 시체와 창고 한가운데 열린 포탈을 번갈아 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겼다.


“마선아.”

“예, 옙!”


성현의 무위에 겁을 먹은 마선의 목소리 톤이 올라갈 때.


“내가 저기 들어가면, 저 악마놈들 세상에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럼 그놈들이 가진 차원의 근원을 빼앗을 수 있을 텐데.”


포탈을 보며 입꼬리를 올리는 성현.


“허, 허억!”


그의 의도를 눈치챈 마선이, 헛숨을 들이켰다.


“가, 갈 수야 있겠지만···.”

‘네놈이야 저길 가도 문제가 없겠지만, 나는 5분도 못 버티고 죽을 거라고!’


둘이서 다른 차원을 공격하는 건, 자살행위라 생각했기에.


‘저놈의 관심을 어떻게든 돌려야 한다!’


마선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가시면 아니 되옵니다!”

“왜?”

“저야 지옥 끝까지라도 수호자 님을 보필할 수 있지만··· 저희 둘이 저 세상으로 넘어갔다가, 이 원산계에 남은 악마들이 저 장치에 손이라도 댄다면···.”


목숨이 걸린 상황이라 그런지, 그럴듯한 변명도 빠르게 생각났고.


“아, 우리가 저쪽 세상에 갇힐 수도 있겠구나?”


다행히 말이 통했다!


“거기다 저쪽 세상에도 저런 장치가 있을 겁니다. 수호자께서 저 비열한 약탈자들의 근거지를 습격하실 때··· 혹, 어느 불손한 녀석이 저쪽 세상의 장치를 건드리면 어떡합니까!”


그 상황에, 마선이 쐐기를 박기까지 했으니.


“그것도 그러네.”


이대로 성현의 위험한 계획이 끝나는가 싶어, 왈칵 눈물이 나려는 찰나.


“그럼, 이쪽이랑 저쪽에서 포탈을 지켜줄 놈만 있으면 되겠네?”


뒤이어진 말에, 마선의 심장이 내려앉는다.


“악마들은 강합니다! 그런 놈들을 상대로 저 장치를 지키려면··· 한두 명 부르는 정도로는 안 될 겁니다!”


그는 살고 싶었다.


“그런데, 명계와 선계는 지금 긴급상황으로 인해 그만한 병력을 뺄 여유가 없지 않습니까? 부디···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그래서, 성현의 마음을 돌리고자 눈물의 똥꼬쇼까지 했지만···.


“그렇지, 명계와 선계는 바쁘지.”

“제 뜻을 알아주시는 겁니까!”

“근데, 걔들만큼 안 바쁜 애들이 여기 잔뜩 있잖아?”


그딴 게 통할 리가 없었다.


“하, 하지만 음양사들은 지금도 악마들과 싸우고 있을 텐데··· 그놈들이 수호자님을 따라 저 세상으로 넘어가겠습니까?!”

“내가 그 악마놈들을 죽여주면? 그땐 넘어갈걸?”

히죽-

“비열한 약탈자. 악마새끼들이 차원의 근원을 다 자기 세상으로 빼돌렸잖아? 그거 되찾아야지! 아니면 일본이 ㅈ될텐데.”


눈앞의 이 무시무시한 놈은.


‘미친놈아··· 원산계가 가진 차원의 근원은 방금 네놈이 빼돌렸잖아!’


역시, 수호자라는 호칭보다는.


“흐흐흐, 그런 상황에서··· 지들 목숨을 살려준 ‘수호자’가 원산계를 위해 한 몸 던지겠다고 말하면? 감동의 눈물까지 흘리면서 날 따라올걸?”


악마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녀석이기에.


‘따라오겠지··· 음양사들 입장에서, 네놈은 자기들 물건을 빼돌린 도둑놈이 아니라 자기들을 위해 목숨까지 던지는 성인(聖人)처럼 보일 테니까···.’


망연자실한 표정의 마선이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이래 봬도 명색이 ‘수호자’인데, 위기에 처한 우리의 음양사 친구들을 어떻게 그냥 지나치겠냐?”

“···지나치는 정도가 아니라, 물건까지 빼돌리···.”

“뭐라고?”

“불쌍한 음양사들을 돕겠다니, 역시 공명정대하십니다!”


그가 성현을 따라 악마들의 세상으로 건너가는 건,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마선! 동지들을 구하러 가자!”

주륵-


마선의 눈에 한줄기 눈물이 흐른다.


‘신이시여···.’


저 악마놈이 차원의 근원을 빼돌린 범인이란 사실도 모른 채, 그놈을 찬양할 음양사들이 너무 불쌍했기도 하고.


‘이놈은 수호자가 아니라 악마입니다, 악마.’


이런 날강도 같은 놈에게, 강도니 도둑이니 하는 얘길 들었던 자신의 신세가 처량했기에···.


하지만 그 눈물이 무색하게, 이것이 음양사들 사이에 ‘구원자’의 전설로 자리 잡을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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