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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귿 공방

버서사이-미소녀 천재 대마법사 전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디귿(D)
작품등록일 :
2022.05.12 14:41
최근연재일 :
2023.04.19 19:10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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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0
추천수 :
176
글자수 :
761,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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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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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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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1. 너무나 현실적인 판타지 세계의 교육방식

DUMMY

바기라를 따라 숲을 벗어나자 아현 일행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초현실주의 작가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기이한 건물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단순한 기이함 뿐 아니라 자연친화적이며 합리적은 구조를 유지하면서 뛰어난 미적 감각까지 두루 갖춘 신세계였다. 성문에서 봤던 모습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건물을 만들 수 있지? 건물 하나하나는 굉장히 독특한데 전혀 이질감 없이 조화로워.”


“나도 스승님 따라서 많이 돌아봤지만 이런 건 처음 봐.”


두 소녀의 감탄과 찬사가 끊이질 않았다.


“야, 넌 이런 장면을 눈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안 느껴지냐?”


“나도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해.”


성천의 대답은 기운이 빠질 정도로 심드렁했다.


“하여간 재미없는 놈이야. 감성이 없어. 감성이.”


“내 말이. 역시 오징어 따위가 인간의 아름다움을 이해할리 없지.”


“오징어. 오징어.”


얌전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던 아현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몸을 흐느적거리며 오징어 흉내를 내고 있는 피아의 영향이 확실했다. 라고 성천은 착각했다. 그러나 아현은 아직 본 모습의 반도 보여주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이 구역 미친년’ 타이틀은 거저 얻어진 게 아니었다.


“지금은 방학 기간이라 학교에 남은 학생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만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지금은 다소 삭막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학기가 시작되면 이곳도 활기가 넘치죠.”


평범했던 학교생활이 떠올랐다. 지각을 면하기 위한 달리기, 시끌벅적한 교실, 따분한 수업, 전투를 방불케 하는 점심시간, 삼삼오오 모여 학원, PC방,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까지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 모든 순간이 그리웠다.


“왜 그래?”


걸음을 멈추고 감상에 젖은 아현을 피아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봤다.


“응? 아, 아냐. 그냥 갑자기 고향 생각이 나서.”


“아······.”


도리어 피아의 표정이 더 시무룩해졌다.


“아냐, 아냐. 그런 거 아니야. 고향에서 다니던 학교 생각이 잠깐 났던 거야. 언니 진짜 괜찮아. 여기서 학교생활 다시 시작하는 거 엄청 기대하고 있어.”


“그치? 다행이다. 나도 엄청 기대하는 중. 사정이 있어서 학교를 다닌 적이 없거든.”


“사정? 머리가 나쁜 사정인가? 윽!”


성천은 배를 잡고 앞으로 쓰러졌다.


“요즘 좀 안 맞았지? 적당히 까불어라.”


“이 곳이 여러분이 생활할 기숙사입니다.”


바기라가 걸음을 멈추고 가리킨 곳엔 백설 공주가 살았을 것 같은 아름다운 성이 있었다. 두 소녀의 눈엔 다시 감동의 물결이 출렁였다.


“진짜요? 정말 이런 데 살아도 되는 거예요?”


“물론이죠. 이곳은 학부생 기숙사입니다. 따라 오시죠. 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바기라를 따라 들어간 내부도 눈이 부실 정도로 훌륭했다. 디뎌도 되나 싶을 정도로 깨끗한 대리석 복도를 지나 도착한 곳은 복도의 끝 방이었다.


“다른 방은 기존의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어서 지금 남은 방은 이 두 곳뿐입니다.”


두 문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었다.


“가급적 1인실을 제공하는 편이지만 당장 준비된 방이 없어 죄송합니다. 불편하시더라도 며칠만 기다리시면 다른 방을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전 피아랑 같이 쓰면 돼요. 피아도 괜찮지?”


“응. 난 언니랑 방 같이 쓰는 게 더 좋아. 괜찮아요. 바기라 님.”


“다행이군요. 방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말씀해 주세요. 오늘은 푹 쉬시고 내일 다시 뵙도록 하죠. 아, 그리고······.”


몸을 돌리려던 바기라가 멈칫하며 말을 이었다.


“학장님 말씀이, 내일부터 적응 교육이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편입이다 보니 다른 학생들과 편차를 생각해 결정하신 사항인 것 같습니다. 동틀 무렵에 종소리가 울리면 아까 보셨던 야외 교육장으로 나오시면 됩니다. 그럼 이만.”


“감사합니다. 내일 뵐게요.”


바기라는 환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고 몸을 돌렸다.


“역시 멋져. 여긴 정말 좋은 곳이야. 천국이야. 천국.”


아현은 사라져가는 바기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금방이라도 침이 흐를 듯 헤벌쭉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언니, 얼른 들어와. 방도 굉장히 좋아.”


먼저 방에 들어간 피아의 목소리에 정신 차린 아현은 흐르는 침을 훔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 * *


헉헉···


희미하게 동이 터오를 무렵 거친 숨소리가 야외 교육장을 맴돌았다. 당장이라도 넘어갈 듯 헐떡이는 숨은 아현의 것이었다.


“아직 두 바퀴 남았습니다.”


팔 다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잊은 지 오래다. 어두운 하늘도 노랗게 변했고, 아름다웠던 건물은 빙글빙글 돌았다. 두 바퀴라는 말은 들었지만 한 바퀴가 얼마나 되는지, 지금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감도 오지 않았다. 그냥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었다.


“언니! 힘 내! 거의 다 왔어!”


‘거의 다 와? 어딜? 저승에?’


마냥 귀엽게 보이던 피아의 목소리마저 신경을 거슬렀다. 천국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사실 지옥이었다.


‘무슨 학교가 이따위야?’


악이라도 마음껏 지르고 싶었지만 속으로 외치는 게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학교가 편입 다음날부터 학생을 이렇게 혹사 시킨단 말인가. 이건 적응교육이 아니라 학대다. 고문이다. 여긴 지옥이다.


저 멀리 손을 흔드는 게 피아인지 4년 전 돌아가신 큰할머니인지 구분이 안 됐다. 그 뒤로 보이는 빛이 천국의 빛인지 이제 막 떠오르는 태양인지 알 수 없었다.


‘몰라. 그게 다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죽을 텐데······.’


털썩


아현은 결국 쓰러졌다. 천국이든 도착지든 도착했다는 사실에 겨우 잡고 있던 긴장이 풀렸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 나오는 권상우의 대사가 귓가에 맴돌았다.


“카델 학교, ㅈ까라 그래!”


“언니, 언니. 정신 차려. 언니.”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피아의 얼굴과 낯익은 천장이 보이는 게 천국은 아니었다.


“괜찮아?”


대답할 기운도 없었다.


“어휴, 여독이 아직 안 풀렸나 보네.”


‘여독? 이게 여독 때문으로 보여?’


“살짝 탈수 증상이 있던 것뿐이야. 조금 쉬면 괜찮아질 거야.”


‘살짝? 이게 어딜 봐서 살짝이야?’


“밥 먹을래? 내가 식당에서 받아왔어. 아침 식사 끝나면 바로 교육이래.”


‘밥? 지금 밥이 넘어가게 생겼나? 왜 넌 아무렇지도 않은 건데? 사람 맞냐? 축구장보다 넓은 운동장을 열 바퀴나 뛰고 어떻게 괜찮을 수 있는 건데?’


아무리 발악을 해봐도 소리는 목을 넘지 못했다.


꿈에 그리던 마법학교 호그와트에 왔다.(무관학교 카델이다) 마법학부에 배정된 걸 보면, 천재 미소녀 대마법사가 될 운명은 확실하다.(누구 맘대로?) 이상형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상대방 입장도 생각하자)


이제 아름다운 미래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현실은 지옥이었다.


“피아야······.”


겨우 목소리가 나왔다.


“응? 왜?”


어떻게 된 년인지 다 죽어가는 언니를 보는 눈이 너무 순수했다.


“나 분명 마법학부라고 들었는데, 수하르 교수님이 잘못 안 거 아닐까?”


“그게 무슨 말이야?”


“마법을 배울 건데 왜 체력 훈련을 하는 거야?”


그 큰 눈을 끔뻑끔뻑 하며 의아한 표정을 짓던 피아가 갑자기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하. 무슨 소리야 언니. 체력 훈련이라니. 그냥 간단한 아침 운동이잖아. 그게 훈련이면 앞으로 하는 건 고문이게? 그리고 우리가 군인도 아니고 무슨 훈련을 해. 그런 농담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아현의 눈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피아는 그제야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진짜야? 이것보다 더 심한 게 남은 거야?”


“응? 으···응. 아마도······.”


피아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현을 눈을 피해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 * *


피아의 말은 사실이었다. 아침 운동은 몸 풀기에 지나지 않았다. 기초 이론 수업을 마친 뒤로 해가 질 때까지 끔찍한 고문은 계속 됐다. 몇 번이나 쓰러졌다. 수없이 토했다.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었지만 그럴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풀썩


침대에 쓰러졌다. 드디어 하루가 끝났다. 아현을 방까지 부축한 피아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봤다.


“언니, 고향에서 학교 다녔다고 하지 않았어?”


“다녔지.”


“근데 그렇게 힘들어? 너무 오래 돼서 그런가?”


“아니. 우린 안 해. 이런 거.”


“그럼?”


“공부해. 가만히 앉아서. 하루 종일.”


“엑? 그건 고문이잖아. 어떻게 하루 종일 앉아서 공부만 시켜? 미친 거 아냐?”


‘이게 고문이고, 너희가 미친 거야.’


“그나저나 큰일이네. 앞으로 매일 이럴 텐데 견딜 수 있겠어?”


“모르겠어. 죽을 것 같아. 마법 배우는데 도대체 이런 게 왜 필요한 거야?”


“움··· 나도 마법은 모르지만, 체력은 기본이니까. 그리고 여긴 무관학교고. 아무리 마법이 전공이라고 해도, 목적은 무관을 양성하는 곳이잖아.”


‘맞다. 호그와트가 아니구나.’


괜히 해리포터가 원망스러웠다. 그 수많은 웹소설과 웹툰이 미웠다. 너무나 현실적인 현실이 짜증났다. 체력은 몬스터를 사냥해 레벨을 올리거나 아이템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 *


바기라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찻잔을 학장과 수하르 앞에 놓았다.


“방학이라 교수들까지 떠나고 나니 자꾸 바기라님의 신세만 지는군요.”


“하하하. 괜찮습니다. 저도 혼자 있으니 심심했습니다. 자주 방문해 주십시오.”


“잘 따르던 학생들이 없어서 적적하셨겠습니다. 저는 늙은이라서 그런지 찾는 학생이 거의 없더군요. 하하하.”


“그럴 리가요. 늙은이라뇨. 학생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으시는 학장님께 어울리지 않는 표현 같습니다.”


“그렇게라도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학이 끝나면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볼 생각입니다. 오랜만에 학생을 가르치니 옛날 생각도 나고 좋더군요.”


“어떻습니까?”


“재미있습니다. 셋 다 너무 성향이 달라 한 반을 전부 가르치는 기분이랄까요?”


성천은 따로 가르칠 게 없었다. 마법학부 1년차에 배우는 역사, 지리·지형, 의학, 마법 등 이론적 수준은 이미 전공 학생 수준이었다. 반면에 피아의 이론 지식은 동급생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지리·지형이 그나마 나은 수준이었지만, 나머지는 엉망이었다.


“아현 학생은 조금 특이합니다.”


학장은 동의를 구하는 눈빛으로 수하르를 바라봤다. 수하르는 고개만 살짝 끄덕여 대답을 대신했다.


“푸른 숲에서 살았다고 들었는데 딱 그 정도 수준입니다. 구전으로 전해들은 정도의 지식이랄까요? 그런데······.”


조심스럽게 차를 들이키고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습득이 빠릅니다. 이해도도 굉장히 좋고요. 마치 제대로 된 교육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영재를 보는 것 같습니다. 가르치는 재미가 있는 학생입니다.”


“학장님의 목소리가 한결 밝아지신 걸 보니 정말 즐거우신 것 같습니다.”


“하하하. 그런가요? 역시 교수는 학생을 가르치는 게 본분인 것 같습니다. 학장입네 권위 같은 걸 걸치는 건 제 성격에 맞지 않더군요. 하하하. 그나저나 수하르 교수가 보기엔 어떻습니까?”


“푸른 숲에 살았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숲의 삶은 녹록치 않다. 더군다나 푸른 숲이라면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모든 것을 자급자족해야 하는 삶, 생존을 위한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생활 방식은 도시민과 비교할 수 없는 체력을 갖게 한다.


그런데 아현의 체력 수준은 도시민에도 미치지 못했다. 마치 온실 속 화초로 호의호식한 귀족 자제를 보는 것 같았다.


“두 학생과 비교가 많이 되나 보군요. 한 달 만에 다른 학생들을 따라가기 어렵겠습니까?”


“의지는 있어 보입니다.”


수하르의 성격을 생각하면, 상당히 긍정적인 대답이라고 볼 수 있었다.


“피아 학생은 어떻습니까? 사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수하르 교수를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은 것도 놀랍지만, 실력이 엄청나더군요.”


“그 정도였습니까?”


두 사람의 대련을 보지 못한 바기라는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이 외모를 보고도 당당히 선공을 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호쾌하고 맹렬했죠. 체계가 제법 잡힌 걸 보면 지도를 받은 게 확실했습니다. 수하르 교수가 반격 한 번을 못했으니까 말 다했죠. 하하하.”


학장의 농담에도 수하르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다. 만화 연재라면 참 그리기 쉬운 인물이었다.


“뛰어납니다. 전공생과 비교해도 부족한 점은 없습니다.”


“그만하면 훌륭하다는 말씀 같은데··· 뭔가 걸리는 거라도 있나요?”


평소답지 않게 뒷말을 붙인 게 미심쩍었다.


“탄탄한 기초에 비해 공격 방식이 소극적입니다. 제 실력을 전부 발휘하지도 않았고, 언제라도 도망칠 여지를 마련한 공격이었습니다. 마치 압도적인 상대만 상대하도록 훈련 받은 느낌입니다.”


수하르의 설명도 설명이었지만, 그가 이렇게 길게 이야기 하는 것을 처음 들은 학장과 바기라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놀랍군요.”


“저도 놀랐습니다.”


다시 무뚝뚝한 수하르로 돌아왔다.


“아뇨. 수하르 교수가 이렇게 길게 얘기하는 걸··· 크흠. 아닙니다. 그 어린 소녀가 도대체 어떤 상황을 헤쳐 왔을지 안쓰럽군요.”


수하르의 말뜻은 학장은 바로 알아차렸다.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실력, 그리고 감당하지 못할 상대나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대비와 판단력. 보통 처지가 위태로운 귀족이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그래도 밝은 학생이라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방학이라 텅 빈 카델이 적막했는데, 귀한 손님들이 와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방학을 없앨까 생각중입다. 하하하.”


“하하하. 아무리 그래도 방학을 없애는 건 좀······.”


“농담입니다. 농담. 하하하.”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 법이다. 바기라는 행여 학장의 말 속에 조금의 진심이라도 담겨 있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 * *


지친 몸은 끝도 한도 없이 까라졌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었다. 그런데도 잠은 오지 않았다.


‘이대로 버틸 수 있을까? 피아만큼은 아니더라도 내 수준이 상식에 훨씬 못 미치는 것 같은데··· 카델에 들어올 정도면 다들 뛰어날 텐데, 한 달 만에 내가 그 수준이 될 수 있을까?’


불안했다. 평생 운동이라고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저질 체력으로 당장 내일을 버틸 수 있을지 불안했다. 최소한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까 불안했다.


‘휴우.’


“왜? 잠이 안 와?”


답답한 마음에 속으로 삼킨다고 생각했던 한숨이 밖으로 나왔던 걸까? 어둠 속에서 피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응······.”


“아직 한 달이나 남았잖아. 너무 걱정하지 마.”


“자신이 안 생겨. 한 번도 이렇게 힘든 걸 해본 적이 없거든.”


“에헤, 또 그런다. 언니는 평소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긍정적인데, 가끔 이렇게 시무룩할 때가 있더라? 언니 잊었어?”


부스럭 부스럭


침대에서 내려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둠 속에서 점점 가까워진 피아의 기척은 아현의 머리맡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아주 작은 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


“언니··· 버서사이잖아.”


머리를 한 방 맞은 기분이었다. 잊고 있었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세계의 존재 버서사이. 바로 자신이었다.


‘맞아. 난 버서사이였어. 천재 미소녀 대마법사가 될 버서사이!’


“고마워. 피아야.”


“고맙긴. 잘 자. 언니.”


아현 조련사 피아가 다시 침대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현은 상쾌해진 기분에 바로 잠들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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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 모흐란의 사생아(2) 22.06.07 29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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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너무나 현실적인 판타지 세계의 교육방식 22.05.22 30 4 17쪽
21 #20. 지극히 주관적인 편입 테스트 22.05.21 31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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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 지안/싱 전쟁의 악귀 아한지 +1 22.05.20 33 4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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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 답답한 놈의 신중함 22.05.19 29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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