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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원술(袁術)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무협

흑수련
작품등록일 :
2020.06.16 15:11
최근연재일 :
2020.06.25 14:00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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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3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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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4,097

작성
20.06.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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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협천자(挾天子)

DUMMY

먼저 휘하의 20만의 대군세를 움직여둔 원술은 내부를 먼저 정리하기 시작했다. 양홍을 비롯한 이들 덕분에 내부에는 딱히 문제가 생기지 않을것 같았다. 대규모의 군세를 밖으로 돌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돌린 군세는 원술군의 절반도 되지 않는 병력이었기 때문이었다.


치안에 있어서는 이미 많은 군대도 군대거니와 그 어떠한 제후들보다 치안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에 딱히 문제가 될 요소는 없어 보였다.


'단기간에 해결할 문제이긴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할 수단이 필요했지.'


지금의 원술이 아닌 예전의 원술부터 지금의 원술까지 공통적으로 원하던 인물이 있었는데 이전의 원술은 그저 자신의 가문과 명성만을 이용했다면, 지금의 원술은 실리적인 면부터 차근차근 파고들었다. 그렇다고 자신의 이름값과 가문의 명성을 이용하지 않았다는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내정은 물론이고 군량 보급에 관해서도 차질없이 일을 진행해줄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었다.


"노 자경."


"예. 주공."


"그대에게 후방을 부탁하겠소. 그대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으리라 판단하오."


"제게 중임을 맡겨주시니 반드시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소."


노숙에게 당부를 해둔 원술은 눈앞에 있는 호화스러운 마차가 아닌 마차의 선두에 있는 기수가 없는 말에 직접 올라타고는 목청껏 외쳤다.


"모두! 진군하라."


원술은 아예 직접 군대를 이끌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 사두마차는 어가. 황제를 호송할 마차니까... 내가 저것. 혹은 그에 비견될 마차를 타거나 혹은 황제를 직접 말에 오르게 한다면 동탁과 진배 없어질테니까. 굳이 동탁의 노선을 밟지 않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동탁과는 그 궤를 달리해야할테니까.'


* * *


마치 칼로 잰듯이 일정하게 걷는 보폭. 기름칠을 해둔 창과 검. 평소에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은듯 흐트러짐이 없는 갑주를 입은 병사들의 긴 행렬.


행렬의 선두와 후미에는 제법 걸출한 장수들이 말위에 타고서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조금만 더 서둘러라. 이제 곧 폐하께서 계시는 낙양이 지척이니."


병사들과는 달리 제법 더 튼튼한 중갑을 입고 있는 장수가 큰 소리로 외치며 병사들을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붉은색 망토를 두르고 있는 잘생긴 미중년의 사내가 다가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여전히 가장 병사들과 가까운 곳에서 지휘하고 있군."


"주공."


조조의 말에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숙이며 군례를 올리자 조조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자효. 우리끼리 있을 때는 형이라고 부르라니까."


"아닙니다. 사사로운 자리에서든 공적인 자리에서든 자리는 그저 자리일 뿐입니다. 주공께서는 위엄을 갖추셔야 하고 위계와 질서가 자리잡아야 합니다. 주공께서는 제게 있어 소중하신 주군이시고. 저는 주군을 섬기는 신하입니다."


"....재미없군. 자효는."


"....죄송합니다."


"아니야. 다 자네의 말이 맞아. 그래도 적어도 내 형제들에게 만큼은 주공이라는 딱딱한 호칭보다는 형이라는 소리가 듣고 싶었던것일 뿐이야. 자네가 이해해주게."


"....."


조조는 괜히 멋쩍은 웃음을 짓고는 고삐를 당기며 더욱 선두를 향해 나아갔다. 선두에서 열심히 말을 몰고 있는 장수들 사이에 있는 여러 관리들중 한명에게 다가가 나란히 서고는 툭 내뱉듯이 말했다.


"문약. 곧 있으면 황제를 만날텐데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어찌되었든 이 한의 폐하가 아니신가? 예물을 바쳐야 하겠는가?"


"...아니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순욱의 말에 조조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다른 방식? 이를 테면 어떤 방식인가."


"지금 폐하께서는 처지가 곤궁하십니다. 장안을 빠져나와 꽤나 오랜시간 낙양을 수습하며 계셨고 각 지방으로부터 제대로 된 세금이 들어올리도 만무합니다. 그렇다면 거의 풀죽. 혹은 뿔뿌리나 씹고 계실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렇다면 지금의 폐하께서는 먹을 수도 없는 그저 돌덩어리 같은 보석들보다는 당장에 허기진 배를 채워줄 수도 있고, 또한 담백하고 고소한 냄새가 나는 고깃국이 더욱 값진 보물이 될 것입니다. 또한 폐하를 보필하는 관리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량의 고깃국을 끓여 폐하께 진상하십시오. 그리고 관리들에게도 나누어 주십시오. 또한 병사들을 빼곡하게 서기 보다는 한명 한명이 폐하의 눈에 들어오게끔 간격을 벌리고 넓게. 그리고 길게 포진하도록 하십시오. 그리하면 폐하께서는 당신을 구하러 온 주공을 더욱 격렬하게 받아들이실 겁니다."


"....호오. 제법 기발한 방안이로군. 자네의 말을 따르지."


"감사합니다. 주공."


조조군의 행렬이 어느덧 낙양의 지척에 닿았을 무렵.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여러 방향으로 보내둔 척후병들이 거의 동시에 일제히 달려와 급히 보고를 올렸다.


"보고요!"


"보고요!"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조조는 병사들중 하나를 붙잡아 물어왔다.


"무엇이냐. 속히 보고하라."


"낙양을 애워싸고 있는 대규모의 군세가 발견되었습니다. 그 수는 약 5만여에 달하는듯 보입니다."


"뭐라? 낙양을 오만의 병력이 애워싸고 있다고?"


조조는 놀라 되물었다. 이에 병사가 다시 한번 대답을 하자 순욱이 나서며 되물었다.


"5만의 군세라고 했나?"


"예. 군사님."


"낙양을 바깥에서 애워싸고 있는것이 맞나?"


"예. 맞습니다."


"혹 그들의 정체는?"


"원이라고 적힌 대장기를 비롯해 여러개의 깃발들이 보였습니다."


"원?원가라는 말인가. 대체... 아니. 원소는 분명히 협천자를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중은 몰라도 적어도 지금은 아니야. 그렇다면.. 설마!"


"문약. 무엇인가?"


갑자기 경악성을 내뱉은 순욱의 태도에 조조가 무언가 상황의 흐름이 이상하다는것을 느끼고는 물었다.


"대체 무엇이기에 그러는건가. 문약."


"원술..원술이 움직인듯 싶습니다."


"원술? 아니 대체 무슨 수로 원술이 이토록 발빠르게...그보다 원술은 이미 한황실을 몰락했다고 여기는 자가 아닌가? 그가 협천자를 노리고 있다고?"


"...아마도 협천자를 노리는것이 맞는듯 싶습니다. 그에게 무슨 심경의 변화가 일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젠장! 되는 일이 없군. 문약. 지금 우리의 군세가 대강 어느정도이지?"


"지금 저희와 함께하는 군세는 5천의 군세입니다. 후미에 4만5천 정도의 병사가 뒤따라 오고 있지만 사흘 이상의 거리가 벌어져 있을 것입니다. 만약 5만의 원술군이 아군을 노린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군."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그저 포진만 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 낙양에 입성하진 않은듯 싶습니다."


"무엇 때문이겠는가? 짐작이 가는가?"


"......"


순욱도 당장 답이 생각나지 않는지 그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에 조조가 계속해서 고민하다 경악성을 내질렀다.


"서,설마!"


"어찌 그러십니까. 주공."


곁에 있던 조홍이 다가와 묻자 조조는 대경실색하여 외쳤다.


:지금 즉시 허현과 연주로 병사들을 보내라. 기만전술일지 모른다. 낙양에 쉬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는..."


"보고요!"


급히 소식을 전달하러 달려오는 척후병의 방향은 연주 방향이었다. 물론 허현이 있는 방향이기도 했다. 조조의 두 손이 왠지 모르게 떨려오고 입술이 바짝 마르는듯 했다.


"보고하라."


"예. 주공. 지금 허현 방면에 10만이 넘는 대규모 군세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지금 허현 일대는 일제히 포위되어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허현을 지키고 계시는 하후 장군께서 속히 소식을 전하라 하셨습니다."


"....원양."


조조의 등줄기에 식은 땀이 주륵 흘러내렸다. 절로 등줄기가 싸늘해지는것이 그야말로 아찔한 감정을 느꼈다.


"말도 안돼. 그 원술이. 그 원공로가 이런 행각을 벌이다니... 이를 어찌해야..."


조조가 당황하자 곁에 있던 조홍이 외쳤다.


"차라리 뒤에 오고 있는 군세를 기다렸다가 낙양을 포위하는 군세를 뚫고 황제를 구해내고 황명으로 원술을 물러나게 하는것은 어떨까? 어찌되었든 황제의 필요성이 있으니까 원술도..."


"아니야. 원술의 목적은 결코 그것만은 아닐거야.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놈은 이미 내 수를 모조리 읽고 있는거야. 그렇다면 만약 우리가 조금이라도 낙양에서 시간을 끈다는 조짐이 보이면 놈은 낙양으로 군세를 돌려 양면에서 우리를 몰아넣고 격파하려 들거야."


"그,그럼 어찌해야 하나?"


"...허현도 아마 원술의 수중에 떨어지겠지. 조홍! 네게 부탁해야겠다."


"뭔지는 모르지만 맡겨주시오."


조조는 분노심에 이를 갈며 다급히 외쳤다.


"지금 즉시 원양에게 소식을 전해 허현을 버리고 모두 연주로 철수하라고해. 허현과 황제는 포기한다. 지금으로서는 달리 방도가 없어."


"하,하지만. 원술이 황제까지 옹립한다면...."


"분명히 지금보다 더 큰 세력이 될 가능성이 있지. 하지만 지금은 달리 방도가 없어. 주변에 원술을 당해낼만한 세력은 유표나 원소 정도가 고작이야. 그러나 유표는 지금 원술과 동맹 관계고... 원소는 원술과 사이가 좋지는 않지만 전면전을 벌일 정도는 아니야. 게다가 지금에와서 원소가 움직이기엔 시간이 촉박하지."


"...젠장. 다된 밥에 코 빠트리는군."


"조홍. 어서 달려라."


"....연주에서 봅시다."


조홍이 급히 소수의 별동대를 꾸려 허현으로 방향을 틀어 달리기 시작했다. 이에 잠시 지켜보던 조조는 재차 명령을 내렸다.


"모두들 지금 즉시 낙양을 포기하고 연주로 회군한다."


"...주공."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선은 모든것을 포기하고 거점이라도 지켜야한다. 허현은 금방 점령당할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혹시라도 연주가 빼앗길 상황만큼은 벌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따르겠습니다."


조조가 낙양과 허현을 비롯한 대규모의 병력을 움직인 원술의 소식을 듣고 급히 본거지로 돌아가는 가운데 원술은 허현이 아닌 낙양 방면으로 향하고 있었다. 직접 3만의 군세를 움직여 낙양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혹시라도 조조가 미친척 하고 낙양을 뚫으려 한다면 작은 가능성이나마 성공할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전에 직접 3만의 군세를 이끌고 도착한다면 조조는 굳이 무리하지 않고 본거지로 돌아갈 것이 분명했다.


'그 전에 낙양을 포기하고 허현도 포기하고 연주로 돌아가면 가장 최상의 답안이겠지만 말이야.'


원술은 이제 곧 옹립하게 황제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에게 강한 타격을 맞은 조조의 침통한 표정이 절로 떠오르기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일지는 모르지만 원술은 근래들어 가장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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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장사(長沙) 태수(太守) +1 20.06.25 964 30 8쪽
19 장사(長沙) 태수(太守) +2 20.06.25 819 26 10쪽
18 형주(荊州) +2 20.06.19 1,107 24 12쪽
17 형주(荊州) +5 20.06.18 1,176 27 13쪽
16 형주(荊州) +3 20.06.17 1,157 25 12쪽
15 교역(交易) +5 20.06.17 1,117 24 12쪽
14 교역(交易) +3 20.06.16 1,152 27 10쪽
13 교역(交易) +4 20.06.16 1,170 28 14쪽
12 서주(徐州) +1 20.06.16 1,196 25 10쪽
11 서주(徐州) +1 20.06.16 1,266 20 16쪽
10 대장군(大將軍) 사공(司空) +3 20.06.16 1,262 26 10쪽
9 대장군(大將軍) 사공(司空) +1 20.06.16 1,228 26 7쪽
8 대장군(大將軍) 사공(司空) +2 20.06.16 1,262 22 9쪽
7 협천자(挾天子) +2 20.06.16 1,255 28 11쪽
6 협천자(挾天子) +1 20.06.16 1,262 24 8쪽
» 협천자(挾天子) +1 20.06.16 1,283 28 11쪽
4 협천자(挾天子) +1 20.06.16 1,339 35 7쪽
3 원술(袁術)공로(公路) +1 20.06.16 1,362 29 10쪽
2 원술(袁術)공로(公路) +3 20.06.16 1,595 32 17쪽
1 서막(序幕) +5 20.06.16 1,657 2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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