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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이윤후

민간군사기업 블랙 레벨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이윤후
작품등록일 :
2013.04.16 12:56
최근연재일 :
2014.02.18 12:00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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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8,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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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2
글자수 :
790,195

작성
14.0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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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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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글자
17쪽

23장 [모래 폭풍 속에서] -04-

DUMMY

그 일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일어났다. 35km 지점을 막 넘어서는 도중, 무언가 위화감을 느낀 태민은 땅으로 이동하는 지점을 만들어 모래 위에 착지했다. 착지하는 순간만 해도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집어 던지기를 한 나머지 눈에 피로가 온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몸이 완전히 멈춰 서자 위화감을 느끼게 한 물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나무 막대에 황색 판초를 씌워놓은 작은 초소였다. 안에 있던 사막 전투복을 입은 2명의 병사가 갑자기 나타난 태민을 보고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태민은 다른 어떤 것보다 그들의 어깨에 그려져 있는 마크를 먼저 보았다. 사막복과 거의 같은 색의 실로 만들어진 마크였지만 원 안에 들어있는 뱀의 모습이 똑똑히 눈에 들어왔다.


블랙 레벨 병사들은 태민을 보고 소리 지르거나 필요 이상으로 당황하지 않았다. 태민이 마크를 확인하는 동안 그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적을 발견했을 때 지정된 동작을 수행했다.


세아가 나무라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아무것도 안 한 1초 동안 저 사람들은 비상경보장치를 작동시켰어. 이제 좀 있으면 지원병력이 몰려올 거야. 이제 1초의 소중함을 알았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이프 하나만 꺼내주세요.>


태민은 오른손 근처에 생성된 LN나이프를 잡고 곧바로 앞을 향해 달려나갔다. 깜짝 놀란 블랙 레벨 병사들이 자신들의 BPR을 들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그들이 사용하는 탄약은 LN타일을 뚫지 못했고, 다른 방법을 생각하기도 전에 태민은 초소에 도착했다.


LN나이프가 오른쪽에 있던 병사의 목을 찌르고 살과 근육, 그리고 날 끝에 닿는 뼈의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이미 경동맥을 끊어버렸으므로 더 이상의 공격은 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개머리판이 날아오고 있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피하고 급소만을 노려 공격했다.


2명의 병사를 순식간에 제압한 태민은 LN나이프를 기둥에 꽂고 손잡이를 돌린 다음 초소에서 나왔다. 정확히 5초 뒤에 폭발이 일어나면서 초소를 문자 그대로 날려버렸다. 고요한 사막에서 일어난 폭발은 주변의 공기를 타고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하게 퍼져나갔다.


<이 정도면 인사가 됐겠지.>


그 말을 하며 고개를 들어 올리는 순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블랙 레벨 병사들이 보였다. 얼마나 수가 많은지 주변의 언덕 전체를 가득 메울 정도였다. <허, 비상경보가 울린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저렇게 몰려와?>


[그러게 1초의 소중함을 알라니까.]


세아의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언덕 위로부터 총알이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태민은 빠르게 움직이며 총알을 피해보려 했다. 몇몇 총알은 피해내는 데 성공했지만 대부분은 LN타일이 나타나 막아냈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실망을 느끼는 와중에 적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 중 로켓이나 LN탄환 같은 폭발물은 없는 것을 확인했다. 태민은 오른손을 피었다 쥐면서 허공에서 생성 된 LN블레이드를 손에 잡은 뒤 지휘관처럼 보이는 적을 향해 몸을 집어 던졌다.


태민은 이동 도중 공중에서 적의 목을 낚아채 블레이드로 그으면서 언덕 위에 올라섰다. 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당황할 법도 한데, 블랙 레벨 병사들은 섬뜩할 정도로 침착함을 유지하며 몸을 움직였다.


분명히 아직 숨이 붙어있는 아군이 근처에 있는데도 총알이 사정없이 날아왔다. 태민은 자신이 목을 그은 지휘관을 방패로 삼았다가 가장 가까이 있던 병사를 향해 밀었다. 병사는 총알에 의해 너덜너덜해진 자신의 지휘관을 받을 생각도 하지 않고 옆으로 피하면서, BPR로 태민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눈앞의 적을 죽이기 위해 이미 쓰러진 아군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블랙 레벨의 방식이었던가? 예원이,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들이 보여줬었던 모습은 그저 위선이었나? 태민의 머릿속에서, 블랙 레벨에 대한 이미지는 최소한 같은 편에게는 인간적인 그런 모습이었다. 그랬는데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사람들은 아니었다. 이들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같은 편이라도 이용하는 사람들이었다. 태민은 차라리 자신 때문에 한 순간 판단력이 흐려진 거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병사들의 눈은 제정신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총알이 날아왔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LN타일이 생성되었다가 소멸했다. 태민은 이를 악물고 LN블레이드를 잡고 있는 오른손에 힘을 넣고 가장 가까운 병사를 향해 달려갔다.


모래가 붉게 물들고, 대기는 피 냄새로 진동했다. 증원이 계속 되는 건지, 보이는 모든 곳에 블랙 레벨의 병사들이 있었다. 태민은 계속해서 칼을 휘두르며 싸웠다. 수없이 많은 적을 쓰러뜨리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칼을 휘두르는 목적을 상실해서 목적이 다시 떠오를 때까지 가만히 서 있기도 했다. 생각은 사라지고, 행동만이 남았다. 하지만 이전의 싸움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이제까지는 생각이 없어질수록 즐거웠지만 지금은 괴로움만 더해졌다.


그렇게 한참을 싸우고 있을 때였다.


[태민아! 정신 차리고 동쪽을 봐!]


세아의 외침에 문득 정신이 돌아온 태민은 병사의 왼쪽 가슴을 찌르고 있던 LN블레이드를 뽑아낸 후 병사들의 외침이 들리는 곳을 바라봤다.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던 적들이 서둘러 후퇴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근처에 있는 적들은 여전히 맹렬히 공격해오고 있었다. 총이 아닌 나이프를 들고 돌진해 온 병사의 공격을 흘리고 LN블레이드로 그의 배를 베어내는 순간,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음을 느꼈다.


동쪽. 세아의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돌린 태민은 그대로 온몸이 굳어버렸다. 땅에서 피어오른 거대한 황색 구름이 파도처럼 몰려오고 있었다.




※ ※ ※




[김태민! 언제까지 자고 있을 거야!]


머릿속에서 울리는 세아의 목소리에 정신이 든 태민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모래 폭풍에 휩쓸렸을 때의 기억이 조금씩 떠올랐다. 몇몇 병사가 강력한 바람에 의해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지거나 날아갔다. 입안의 모래에 괴로워하는 병사가 있었고 그 와중에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총을 쏘는 병사도 있었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강렬한 빛으로 빛나던 사막이 순식간에 빛을 잃고 검게 변하는 모습은 흡사 세계의 종말을 보는 것 같았다.


<…어떻게 된 거지?>

[뭐긴 뭐야. 모래 폭풍에 정통으로 휘말린 거지.]


태민은 주변을 둘러봤다. 세상은 여전히 빛을 빼앗긴 채였다. 모래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날리는지 눈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렇게 누워있은 지 얼마나 됐어?>

[1시간 32분.]

<많이도 잤네. 블랙 레벨 병사들은 어떻게 됐어?>

[기존에 네가 싸우고 있던 병력은 모래 폭풍 때문에 더 이상 싸우지 못할 상태가 됐어. 하지만 1km 내에 새로운 생체반응이 잡혀. 최초 5에서 현재 7, 9. 점점 늘어나는데 아무래도 기지에서 모래 폭풍을 대비하고 나온 병사들이겠지.]

<그런데 생각보다 수가 적군.>

[탐색범위를 2km로 넓히면 반응이 121 이상 잡혀.]


그 말에 태민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와버렸다.


<나 하나 잡겠다고 엄청나게 몰려왔네. 뭐 어차피 모두 상대할 생각이었지만. 세아야, 팔루치아쪽이 도착할 때까진 아직도 많이 남았어?>

[아무리 빨라도 5시간 이상 남았어.]


태민은 다시 한 번 길고 긴 한숨을 토해냈다.


<결국에는 혼자 싸워야 하나.>

[혼자가 아니지. 내가 함께 있잖아.]


태민는 그 말에 이를 보이며 웃었지만 대답은 하지 않았다. 대신 모래 속에 묻힌 손을 폈다가 쥐면서 LN블레이드를 잡았다. 손을 타고 올라오는 익숙한 감촉이 지금의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고 있었다.


태민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몸을 누르고 있던 묵직한 모래가 밑으로 흘러내렸다. 사방은 온통 짙고 어두운 갈색, 맨눈으로는 다섯 걸음 앞까지 밖에 보이지 않았다. 처음 모래 폭풍에 휘말렸을 때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빛이 돌아온 상태라는 사실이 더욱 마음을 슬프게 했다. 세상을 집어삼킬 듯이 소용돌이치는 모래 폭풍 안으로 태민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지금이라면 아직 적에게 노출되지 않았어. 공격 기회야.]

<그 말을 믿고 한 번 가보실까.>


태민은 보통 사람이라면 한 발자국도 내밀기도 버거운 거센 폭풍 속을 달려나갔다. 공기 중에 맹렬한 속도로 날아다니는 날카로운 모래들이 PA슈트의 장갑에 상처를 냈다. 사람의 입안으로 들어가면 유리조각 같은 날카로움으로 몸 내부를 찢어버리는 모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민의 시야에 모래 폭풍 속을 걷고 있는 검은 그림자가 들어왔다. 태민은 사방에 휘날리는 소리를 이용해 자신을 숨기면서 그림자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림자가 태민을 눈치채고 총을 발사했다. 다행히 그 사격은 모래에 허구하게 구멍만 뚫을 뿐이었고, 병사는 그것을 안 순간 자신의 총과 함께 손목이 잘려나간 사실도 깨달았다.


이미 가망이 없는 병사를 향해 사방에서 총알이 쏟아졌다. 태민은 방금 전 자신이 공격한 병사를 방패로 삼은 뒤 총격이 끝났을 때를 틈타 모래 폭풍 속으로 다시 몸을 숨겼다. 근처로 이동한 태민은 조용히 숨을 죽인 채 다른 병사들을 지켜봤다.


탄창 하나를 모두 비워버린 5명의 병사들은 이제는 목숨이 사라진 동료에게 천천히 접근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끝장을 낸 것이 적이 아니라 동료라는 것을 알자 일제히 탄식했다. 태민은 그 틈을 노리고 앞으로 튀어 나가 한 병사의 목에 큰 상처를 냈다. 바로 옆에 있던 병사가 공격을 눈치채고 기겁하며 총을 난사했다. 하지만 그 총알은 또 다시 그의 동료에게 박힐 뿐이었다. 태민은 총을 쏜 병사가 자신을 미처 발견하기도 전에 LN블레이드로 그의 가슴을 찌르고 다시 모래 폭풍 속으로 사라졌다.


남은 3명의 병사는 한데 모여 서로 등을 맞댔다.


태민은 그들 중 가장 공포에 떨고 있는 병사에게 천천히 접근하여 순식간에 몸의 급소를 공격했다. 몸에 힘이 빠진 병사가 두 무릎을 꿇는 순간, 앞쪽에 있던 병사가 무슨 일이냐고 소리쳤다. 태민은 망설이지 않고 옆에 있던 병사까지 처치했다. 목이 베인 병사는 그대로 앞으로 쓰러지며 모래에 얼굴을 박았다.


마지막으로 남은 병사가 몸을 돌리는 것을 눈치챈 태민은 재빨리 뒤로 움직여 모래 폭풍 속에 다시 몸을 숨겼다. 모래 폭풍에 대비하고 왔다지만 평범한 고글을 썼을 뿐인 병사에게 들킬 이유는 없었다. 태민은 마지막으로 남은 병사가 주변을 둘러보고 당황하는 사이 LN나이프를 하나 생성해 손에 들고 정확히 조준을 한 다음 병사를 향해 던졌다. 모래 속을 빠르게 날아간 LN나이프는 그대로 병사의 목에 꽂혔다. 병사는 죽기 직전 마지막 힘을 다해 자신의 목에서 나이프를 빼냈다. 목에서 피가 사정없이 쏟아지며 그의 전투복을 적셨다. 병사는 자신의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서 있다 끝내 힘이 다해 쓰러졌다.


[생체반응 145 이상.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머릿속에서 울리는 세아의 목소리에 태민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런 식으로 하자면 끝이 없겠는데.>


태민는 고개를 돌려 모래 폭풍 너머로 몰려오는 적들을 응시했다. 무언가가 모래를 뚫고 빠르게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총알이 눈썹 한가운데 바로 앞에 도착한 다음이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뒤로 젖힌 태민은 탄환이 LN타일을 반 정도 뚫고 나온 것을 놀란 눈으로 바라봤다. 상당히 크기가 큰 탄환으로 대전차용으로나 쓸법한 물건이었다. 같은 부분을 연속해서 두 번 맞는다면 LN타일이 뚫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태민은 재빨리 몸을 움직여 위치를 바꿨다.


[이런 모래 폭풍 속에서 정확하게 머리를 노리고 쏘다니, 상당히 실력이 좋은 저격수인가 봐. 태민아, 저격 파츠 장착한 BPR을 꺼내줄까? 우리는 저쪽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으니까 같은 조건이면 우리가 이길 텐데.]


세아의 물음에 태민은 즉답했다.


<아니 됐어. 총은 웬만하면 안 쓰기로 했거든.>

[이해가 안 되네. 왜 총을 안 써? 그러고 보면 너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근접전에 집착하던데 대체 왜 그러는 거야?]


태민은 헬멧에 표시된 적들이 이동하는 경로를 살펴보면서 대답했다.


<재하의 세계, 그러니까 어두운 도시에서 노인이 있었잖아. 그 사람이 그러더라고. 사람을 죽인다면, 그 사람을 죽이는 느낌을 반드시 느껴야 한다고. 칼이나 주먹으로는 그 느낌을 알 수 있지만 총은 너무 간단하게 상대를 죽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할아버지가 그런 얘기를 했어?] 보통 사람이었다면 헛소리로 치부했겠지만 같이 그 세계에 있었던 세아는 이해해줬다. [그런데 재하의 세계에서는 그렇게 했더라도 굳이 현실에서까지 거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나도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이상하게 총을 써보려고 하면 거부감이 생기더라고. 모르겠어 정말. 저주라도 걸어놓은 거 같아.>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재하가 할아버지를 통해 그렇게 말한 이유를 알 수 있겠지.]


태민은 세아의 말에 깨달음 비슷한 것을 얻었다. 그랬다. 어두운 도시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재하가 만든 인물들이었고, 그들이 하는 말은 재하가 하는 말과도 같았다. 그러자 후재하의 세계에서 만난 인물들과 깊은 대화를 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되었다.


<세아야, 근처 지형을 표시해줘.>


말을 함과 거의 동시에 헬멧에 주변의 지형이 눈에 띄는 녹색으로 표시됐다. 비행장은 아직 거리가 있어 표시되지 않았지만 2km 정도 떨어진 곳에 블랙 레벨 병력의 주둔지가 있었다. 표시되는 정보에 따르면 제대로 된 건물은 없이 텐트로만 이루어진 기지였다. 아무래도 지금 공격해오는 적들은 모두 그 기지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태민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안젤루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쪽 적들을 모두 상대하는 것보다는 바로 비행장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세아 네 생각은 어때?>

[나도 같은 생각이야. 마이크 패트릭이 언제까지 그곳에 있을 거란 생각도 들지 않고, 모래 폭풍 때문에 주변을 탐색하는 범위도 제한되고 있어. 빨리 비행장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아.]

<좋아. 이 적들은 그냥 통과한다. 모래 폭풍 때문에 앞이 거의 보이지 않으니까. 세아 네가 정확하게 지점을 표시해 줘야 해.>

[맡겨 둬. 언제는 잘못 표시한 적이 있었나.]


그런데 바로 그때 머리를 노리고 날아온 총알이 또 다시 LN타일에 의해 막혔다. 태민은 아까 전보다 훨씬 놀란 눈으로 바닥에 떨어진 총알을 내려보며 말했다.


<그런데 그 전에 이 저격수부터 어떻게 해야겠다. 완전 매의 눈이네.>

[헬멧에 그 적의 위치를 표시했어.]


세아의 말대로 헬멧 시야에 붉은 외곽선으로 표시된 적과 거기까지의 위치가 표시되었다. 태민은 그쪽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한 번 했다가 다음 순간 곧바로 몸을 집어 던졌다. BPR의 조준경에 집중하고 있던 저격수는 태민이 옆에 접근한 것을 채 알기도 전에 LN블레이드에 의해 목이 베여 영원히 침묵했다.


태민은 LN블레이드를 소멸시키고 저격수가 사용하던 장비를 하나하나 살펴봤다. 이 지독한 모래 폭풍 속에서 자신을 어떻게 찾아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BPR은 자신이 사용하던 것보다 좀 더 개선되어있었지만 그것뿐이었다. BPR을 왜곡공간에 새로 보관하면서 저격수의 얼굴을 보던 태민은 그가 쓰고 있던 고글을 살펴봤다. 예전에 자신도 써보았던 그 고글과 동일했다. 하지만 인공지능도 가지고 있지 않은 저격수의 눈에 자신이 외곽선으로 보일 리 없었다. 혹시나 해서 고글을 열 감지 모드로 작동시키고 자신을 보기도 했지만 PA슈트는 밖으로 새어나가는 열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었다. 하긴, 검은 옷들은 세아도 감지하지 못하는데 이런 고글로는 더더욱 볼 수 없었다.


결국 태민은 자신이 발견된 건 장비가 아닌 저격수의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고 결론짓고 비행장이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그런데 운이 없게도 모래 폭풍이 조금 남아있던 빛을 다시 한 번 집어삼키고 주변을 완전한 어둠으로 만들었다.


태민은 자신의 불운에 한숨을 쉬고, 세아가 표시해 준 지점에 의지하며 몸을 집어 던졌다.


작가의말

23장 [모래 폭풍 속에서] 완료.

24장 [그리고] 가 이어집니다.



※ 막간 홍보 ※

제 다른 소설 [가스마리: 내가 나를 잡아먹은 날]의 유료연재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로북, 네이버 N스토어, YES24 e연재 에서 보실 수 있으며 [가스마리]로 쉽게 검색이 가능합니다.

일정 부분은 무료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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