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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샷 님의 서재입니다.

어플로 키운 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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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샷
작품등록일 :
2020.12.02 11:28
최근연재일 :
2020.12.17 19:18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1,923
추천수 :
41
글자수 :
87,914

작성
20.12.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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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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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홍대월드

DUMMY

“원 투 쓰리 하―!!”

“헐···.”

“하하하―.”


물 만난 유미.

노래주점에서 단독 공연 중.

백댄서 이윤정, 차예린,


와우···.

믿었던 두 여자마저 봉인을 풀어 버렸다.


하지만 클라스는 영원하다던가?

막춤도 이런 레벨로 추니 경이로운 그림들이 나온다.


“실장님 머해여! 커몬커몬~!”

“빨리 나와요 실장님!”


아 시바··· 모르겠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날이 아니니까― 필살기 티슈 뽑기 쑈!


“꺄하핫― 거기에서 휴지가 막 나와!”


둠칫둠칫―

화려한 골반 바운스와 함께 뽑혀나가는 티슈조각이 엔딩무대의 효과처럼 룸 안 곳곳에 휘날렸다.


“제시 쌤! 소미언니 나와여!!”


좋아, 이대로 혼성그룹 데뷔 가즈아―.

어느새 V자 대형을 갖춘 MJ 댕댕이들은 깃털 같은 몸짓으로 셔플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왼쪽― 하!”

“오른쪽― 하!”


죽겠네. 이런 환상의 호흡 어쩔?


“꺄핫핫―.”

“큭큭큭.”

“아, 웃겨 죽겠어! 배 아파―.”


이렇듯 정신줄 놔버린 게 얼마만일까.


기분 좋다.

즐겁다.


귀신에 홀린 듯 시작된 이 게임 같은 프로젝트는, 각각의 사연으로 모여든 보석 같은 조각들로 어느덧 하나의 큰 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얼굴을 하던 예린이.

고기 한 조각으로 유괴가 가능했던 유미.

언감생심 초일류 조력자 이윤정과 마음 따듯한 제시.

그리고 극강 갭모에 고소미.


모두들 고맙다.

내가 술 마셔서 하는 말은 아니지만, 정말 졸라 고맙다.

집안 삼대를 말아먹는 한이 있어도,

느그들 이 바닥 정상위로 던져 올려주마.


“으에엨―!!! 실장님 울면서 춤춘다!!!!”

“조아서 그래 새꺄! 흐어엉―”



*



폭풍 같은 두 시간이 지나고, 자연스레 옆 사람의 팔짱을 낀 MJ 식구들은 여전히 키득거리며 홍대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그런데···.


이때를 노린 겁니까?

제시 쌤은 나의 팔을 바짝 잡아당겨 자신의 가슴을 눌러오고 있었다.

생각보다 볼륨 있는 뭉클함.

자꾸 신경이 쓰이지만,

아 몰랑··· 오늘은 그런 날이니까.


그렇게 넘어가려했으나.


예린이 너는 왜 부비적 거리냐고!

너, 넌 위험해 이 자식아. 실물이 자꾸 떠오른다니까? 핑두 그런 거!


“오홋, 댄스 베틀!”


양팔 가득 밀려오는 쌍봉낙타의 압박감에 위기감이 고조될 때쯤, 눈앞에 펼쳐진 이벤트 현장을 발견한 유미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 나갔다.

누구보다 빠르게 난 남들과는 다르게 말이다.


“요~! 이어서 펑키크루 리벤지 턴!”


6명의 여성 댄스 팀이 제법 각을 잡으며 군무를 춘다.

곡 제목은 샤이걸스의 ‘떨려요.’ 역시나 윤정 쌤이 안무한 노래다.

관객사이에 서서 흥에 겨워 리듬을 타고 있자니, 진행자가 윤정 쌤을 알아보고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마이크를 붙잡았다.


“자, 잠깐!!! 쫄때기 베틀 잠시 중지!! 스탑! 야! 스탑! 스탑!! 아아, 지금 이런 애들 베틀이 문제가 아니게 됐네요. 제가 그만 보고 말았습니다. 전설을 말이지요···. 지금 이 자리에 걸그룹 안무의 전설!! 그 이름도 찬란하신 이.윤.정 선생님이 함께 계십니다!!!”


와아아―

오~, 진짜?

어디어디?


댄스베틀을 지켜보던 관객들이 웅성거리며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이윤정 선생님 맞으시죠?”

“넵! 이분은 저희 윤정 쌤이 확실 하십니다―!”


와아아―

이윤정 맞네.

진짜?


유미의 당당한 외침에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에게로 집중되었다.


“안녕하세요~!”


오우~ 우리 윤정 쌤. 하이텐션!

윤정 쌤은 특유의 시크 한 웃음을 지으며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와, 이렇게 실물로 뵙다니 영광입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여기에 오시게 된 건가요?”

“아, 오늘 저희 식구들 회식이라 아이들과 함께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러시군요! 그렇다면 제자 분들과 오셨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가까운 미래에 대한민국 걸그룹을 평정할 아이들이죠. 하하하.”

“이야아~~!! 그렇다면 선생님 여기서 한수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여러분 어때요! 원하시면 힘찬 함성과 박수!!!!!”


와아아아아!

보여줘~!보여줘~!


어딘가 익숙한 외침이 귓가를 때려오고, 윤정 쌤은 마이크를 잡아 함박웃음을 지으며 시원하게 소리쳤다.


“그럼 한번 가볼까요! 예린아, 유미야 나와!”

“오케바리!”

“미투!”


오~ 예린이도 하이텐션.


“사회자님. 터치 되나요?”

“크아아아아!!!! 당연히 되지요! 이윤정 선생님이면 역시 터치 아닙니까!”

“오케이, 드랍 더 빗!”


이야, 단단히 필 받았나보다.

자기도 어려워서 힘들다는 터치를 추겠다니. 이런 장면은 기록으로 남겨야지 크흐흐.


둥둥두두둥 둥두두둥―


전주가 흘러나오며 장내는 큰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 모두 휴대폰을 들어 희귀한 이 장면을 담느라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점점 빨라지는 비트.

고조되는 하이노트의 향연.


그와 함께 어우러지는 세 여인의 몸짓에 군중은 소리를 지르며 화답했다.


그리고 이때는 몰랐다.

오늘의 일이 몇 개월 이라는 시간을 거쳐 어떻게 돌아오게 되는지.

이 날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



*



“아, 진짜 재미있다.”

“우리도 여기서 버스킹 할 까여?”

“멤버도 딱 좋네. 실장님은 바람잡이.”

“콜~!”


뭐, 이제 와서는 무슨 말을 씨부려도 다 콜이다.

오늘은 무슨 날?

그래, 그래도 되는 날이다.


“주말이라 그런 가 버스킹 하는 사람들 진짜 많네요.”

“바글바글 하다야.”

“오옷, 소미언니 저기 랩 베틀!”


유미는 소미의 손을 잡아끌며 또다시 달려 나갔다.

이쯤 되면 여기는 그냥 홍대가 아니다.


―꿈의 나라~ 모험의 세계~ 여기는 홍~대~월드~!


홍대월드 프리패스를 가진 유미는 일행들을 강아지 산책시키듯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

그렇게 멈춰선 이곳.


여기서 나는 또 다른 그녀를 마주치고 말았다.


“자, 지금 MC 딕이 5연승을 달리고 있는데요. 도전하실 분 있습니까?”

“여기.”

“오~ 폭풍 카리스마 녹스님, 오늘도 오셨네요!”

“래퍼는 근성. 이미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니까.”

“캬하~! 좋습니다. 룰은 이미 아시죠? 욕 금지, 과도한 성적표현 금지입니다. 두 번 절면 그걸로 바로 패배. 인정?”

“인정.”

“오케이~ 도전자 선공! DJ 미키, 비트 주세~요!”


비끼비끼비끼― 윅윅―히릿

든든―드드드든 든든― 드드든


“요― 예, 에, 에―”


옅은 구리 빛 피부, 깊고 짙은 눈매.

언 듯 보면 히스패닉 같은 이국적인 외모에 금발머리가 인상적인 여자.


“한국 사람이야?”

“글쎄요. 한국말 하는 거 보면 한국사람 아닐까요?”


난 영어 잘하는데 그럼 아메리칸이냐?


아무튼.

국적을 가늠하기 힘든 저 여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마주친 순간에 느낀 강렬함은 다른 아이들 못지않은 울렁거림.

지금껏 마신 술기운이 한 순간에 사라져 전신에 소름이 돋는다.


‘하, 이렇게 연 타석으로 조공해주면 고맙지. 매일같이 홍대에 도장 찍는 거 아닌가 싶었다고.’


그야 당연히 걱정스러웠다.

그녀에 대한 좌표가 워낙 두리뭉실해서 솔직히 홍대 어디부터 어디를 들쑤시고 다녀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었다.

헌데 이렇게 랑데부 홈런이라니.


유미 따라서 발발거리길 잘했네. 저 자식 헌터 본능이 있어?

여튼 행운의 여신께 감사하며 귀를 쫑긋 새워 그녀의 랩을 경청했다.


―하, 아, 예― 어, 어.


일단 발성은 쩐다.

소미의 트렌디 한 목소리와는 달리 이 여자의 소리엔 중량감이 있다.

뭔가 잔뜩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파워풀한 발성.


―요, 요― 예―


그런데···.


랩은 안 하는 거니?

비트박스?

북치기 박치기 그거야?

너 지금 2마디 째란다.


―심연을 거슬러 올라온 나는 파괴지왕. 석양이 진다. 나는 극도의 패왕.

―토해내는 이 소리는 극렬의 복수. 통한을 담아 외치는 마지막 신의 한수.


오, 드디어 시작인가. 역시 쩌렁쩌렁한 게 예사롭지 않다.

다만 왠지 오글거리는 가사가 조금 거슬리는데···. 일단 좀 더 들어봐야 알겠지. 프리스타일이잖아.


―요, MC 딕. 디비디비딥. 딥딥딥.


헐···.

나 손바닥 내밀 뻔 했잖아.

깜짝 놀랐다구.


―나의 눈은 모든 것을 꿰뚫어. 너 지금 떨고 있어 마음이 뻥 뚫려.

―감출 수 없지 네 공포심. 내겐 보이지 내 눈은 ‘사륜안’ 지아―”


사, 사스케!!!

네놈의 정체는 우치하 일족이었구나!


“풉―”

“유미야, 웃으면 어떻해··· 실례잖아···.”

“아, 죄송해여 소미언니. 그런데 사륜안. 크흡, 흐엥―”


유미는 울기 직전까지 갔다.

나 역시 폭발 직전이다. 혼신의 힘으로 억누르는 중이란 말이다.


이것은 중2병.

더 이상의 소감은 무의미 하다.


“거기. 웃는 너. 그것은 도발이라고 봐도 되겠나.”

“넷? 설, 설마여. 죄송합니다.”

“너는 나의 혼을 욕 보인게다. 그게 아니라면 나와서 너의 혼을 보여라.”


크흡―.

아, 내가 틀렸다.


저건 그냥 중2병이 아니라 중증, 말기 중2암 환자다.


“아우, 정말 죄송합니다. 놀리려고 한건 아닌데 죄송해여.”

“문답무용.”


왔다! 문답무용. 존나 흥미진진해.


“저··· 제 동생이 아직 어려서···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대가 맞서라.”

“···무얼.”

“무엇이겠나. 긍지를 건 랩 베틀이다.”


어이 금발언니 이젠 그만해 주지 않겠나?

본좌의 귀가 간질거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네.


홍대 월드.


그곳은 꿈과 희망이 넘치는 환상의 나라.

젊음과 패기가 살아 숨 쉬는 모험의 나라.

각종 미친 년 놈들이 널뛰는 환장의 나라.


여기는~ 홍~대~월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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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출사표 20.12.12 93 2 14쪽
11 보컬 쌤 제시. 그리고 첫 회식. 20.12.11 90 2 10쪽
10 댄스 트레이너 이윤정 20.12.11 87 2 10쪽
9 걸그룹, 좋아합니다. 20.12.09 92 2 11쪽
8 두 번째 그녀. 20.12.08 96 3 13쪽
7 너의 몸값은. 20.12.06 94 2 12쪽
6 나 이런 사람이야. +1 20.12.06 103 2 12쪽
5 적진으로 20.12.04 123 2 10쪽
4 차예린 그리고 아이언 맨. 20.12.03 140 3 12쪽
3 첫 번째 그녀 20.12.02 184 4 10쪽
2 걸그룹 마스터 20.12.02 172 3 11쪽
1 걸그룹 좋아하세요? 20.12.02 214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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