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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샷 님의 서재입니다.

어플로 키운 걸그룹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핫샷
작품등록일 :
2020.12.02 11:28
최근연재일 :
2020.12.17 19:18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1,926
추천수 :
41
글자수 :
87,914

작성
20.12.09 18:56
조회
92
추천
2
글자
11쪽

걸그룹, 좋아합니다.

DUMMY

“히끅―, 히잉~”


두 번째 그녀의 이름은 나유미. 19세.

사연을 들어보니 오지랖 넓은 이 아이의 착한 심성이 화근이었다.


JYK 공채 16기 오디션에 참가한 그녀는 서울 지역예선을 사뿐히 즈려밟아 주시고 쾌속질주. 심사위원들의 극찬 속에 최종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그냥 와서 합격 도장 받아가라는 말까지 전해 들었다는 그녀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휘말려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것이 운명의 갈림길이었다.


나유미는 지하철 5호선 올림픽 공원 역에서 내려 한체대 방향으로 올라와 걷던 중, 어린아이가 혼자 울고 있는 걸 발견했다.

오디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홀로 울고 있는 아이를 놔둘 수가 없어 아이의 손을 잡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애기야, 엄마 어디 있는지 몰라?”

“으에엥~”

“아 어떻해···. 시간 다 되가는데 으이잉···.”


그렇게 20여분을 기다리다가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기에 인근 파출소로 아이를 데리고 이동했고.


“어머! 영민아!!”


방이역 부근 지구대까지 걸어내려 간 나유미 앞에 웬 여자가 눈물을 흩뿌리며 달려왔다. 그리고 아이의 엄마로 추정되는 그 여인은 나유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 뭐야! 왜 아이를 데리고 거기서 오는 건데!”

“···넷?”

“경찰 아저씨 이 여자 조사해 봐요! 어쩐지 아무리 동내를 찾아봐도 안보이더라니. 네가 데리고 갔지!! 왜 그랬어!! 어린년이 겁도 없이 벌건 대낮에 유괴를 해!!”

“저···, 저는 그냥···.”

“이년 안 잡고 뭐해요!!”

“아주머니 진정하세요. 보니까 지나가던 학생이 아드님 데리고 파출소로 찾아온 것 같은데.”

“무슨 소리에요!! 조사해봐야 알 것 아니에요! 우리 영민이가 유괴 당할 뻔했는데!!!!!”

“허허···.”

“아이아빠가 누군 줄 알아!! 당장 저년 조사안하면 당신네 지구대 줄초상 치를 줄 알아!!”

“거참···.”


중년의 경찰이 나유미에게 다가와 부탁하듯 말해왔다.


“학생, 같이 가서 진술서 하나만 쓰고 가주라.”


그렇게 된 것이었다.

진술서를 쓰고 돌아가려는 나유미를 그 아이엄마는 무슨 전생의 원수라도 만난 듯 악다구니를 쓰며 붙잡았고, 급기야 지구대 입구에 드러누워 자기를 밟고 가라며 대성통곡을 했다고 한다.


하··· 신발끈.

나유미의 사연을 듣고 있는 내내 고구마로 연타석 홈런을 처 맞아 머리가 지끈거렸다.

예린이도 화가 나는지 입술을 깨물며 나유미의 등을 토닥였고, 나유미는 가끔씩 ‘으아앙~’ 거리며 눈물을 훔쳤다.


어쨌든.

시간은 이미 흐르고 흘러 3시간이 지났고, 엉엉 울며 JYK 사옥으로 달려가 보았지만, 입구의 경비원은 들여보내 줄 수 없다며 그녀를 돌려보냈다고 한다.


복발차.

복을 발로 차버린 거지.

그것도 입구 경비가.


“저런, 이렇게 딱할 수가 있나···. 기운 내요 유미학생. 기획사가 JYK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저희도···.”

“실장님!! 저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해여! 보실래여?”


나유미는 다짜고짜 일어서더니 노래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리 싸랑은~ 물~장난~~ 헤이!”


어? 물이 아니라 불 아닌가?

여하튼,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일단 꼬드겨야 한다.

오늘 아니면 다음은 없다고 했으니까.


“우와 대박! 유미양 재능이재능이 미친 거 아냐!?”

“후훗··· 부끄럽네염, 실장님.”


오~ 먹힌다. 먹혀.


“그러게요. 저도 연습생들 많이 봤지만 유미씨처럼 바이브 좋은 연습생은 처음 봐요!”


그래 잘 한다 예린아! 좀 더 긁어봐.


“JYK 경비 조만간에 목 날아가겠네. 이런 보석 같은 아가씨를 몰라보고 내치다니. 강진영 대표가 알면 피를 토하겠어.”

“그쵸!? 그 아저씨 나빴어! 내가 글케 울면서 부탁했는데!”

“유미양, 우리 추운데 어디 가서 저녁 먹으며 얘기할까요? 뭐 좋아해요?”

“흐응~ 고기? 저··· 소고기 먹어도 되여?”

“소? 콜! 아예 한 마리 잡아줄까요?”

“헷헷헷~ 저 많이 먹는데···.”

“괜찮아요, 저희 실장님 건물주에요!”

“우와아!!”


유괴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

다 큰 여자애 납치 성공.



*



사실 아까 가사를 틀려서 그렇지 노래는 잘했다.

목소리도 투명하고 맑은 것이 깨끗하게 귀에 때려 박혔고, 추는 춤 역시 적당히 흔들거리는 것 같지만 묘하게 느낌이 있었다.

소위 말하는 스웩이라는 것일까.


가끔씩 혀 짧은 발음이 나오기도 하고, 어린아이 같은 말투가 나오기도 하지만 밉지 않다. 이상하게도 자연스럽게 착착 붙는다.

보통 귀여운 표정을 과하게 지어내거나, 그런 말들을 마구마구 쏟아내면 어리더라도 거부감이 들던데, 나유미는 찍찍이 마냥 쩍쩍 달라붙는다.

꾸며낸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유미의 바이브라는 건가?


암튼,

사이좋게 앉아 진공청소기처럼 한우 생 갈비를 흡입하는 두 아이를 보고 있자니 입 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삼촌미소 만발이다.


“실땅니믄 앙드데여?”

“네~실장님은 유미양 먹는 것만 봐도 행복해지네요.”


입 안 가득 넣은 상추쌈을 오물거리며 눈은 반달모양을 하고 있는 나유미. 곁에 있던 예린이가 나를 바라보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예린이도 많이 먹어~ 어제 오늘 너무 고생 많았다.”

“네···.”


흠. 너무 나유미만 챙기는 거 아니냐 이거지?

뭐, 엉아도 그 정도 눈치는 있단다.


“자~이건 예린이꺼~앙~해봐.”

“에···부끄럽게···.”

“뭐 어때, 아~앙~~.”

“···아···앙.”


후후후.

앙탈부려봤자 실장님 손바닥 안이지.

이쯤 되면 조련 포인트가 상승해야하지 않나? 어이 보고 있나 [걸그룹 마스터]씨!


“유미양.”

“네?”

“저 유미양과 함께 걸그룹 만들어보고 싶은데. 저와 계약할래요?”

“엣? 이미 계약 된 거 아니었어여? 아버지가 계약 성사되면 함께 고기 먹는다고··· 맨날 그렇게 늦게 오셨는데.”

“아? ···그런가. 이미 계약 된 거죠. 구두계약? 하하하~ 자세한 내용은 천천히 하기로 하고, 그럼 우리 이제부터 같은 식구 된 거네요?”

“넵!! 그런데 회사 이름이 뭐에여?”

“아, 그게 미정인데, 아직 이름을···.”

“미정. 음··· 처음 들어보는 회사네여. 뭐, 실장님이랑 예린 언니 보니까 좋은 회사 같아여. 그리고 실장님은··· 음, 잘생···, 아응··· 몰라영~ 헤헷.”


아이구야.

이 녀석 최대성 대표 같은 놈에게 걸렸으면 어쩔 뻔 했냐.

의심이라고는 이쑤시개만큼도 없는 건가.

천성이 착한거니?

세상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네. 괜히 죄짓는 기분도 들고.


띠리리링~~


“여보세영~ 어디라구여? 아, JYK여? 우와, 안녕하세여. ···아니에여. 저 ‘미정’이라는 회사와 계약했어여. 수고하세여~.”

―여, 엽때여?··· 미정이···어느···.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아련한 목소리.


“누구?”

“강진영 대표님여.”


그였다.

대한민국 아이돌 기획사 3대장 JYK의 강진영 대표.

일개 연습생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건 이례적인 상황이었지만, 그는 ‘여, 엽때여?···’와 함께 아련히 사라지고야 말았다.


띠링~


『축하드립니다. 결국 두 번째 그녀를 설득하는데 성공하셨군요.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그녀는 당신의 품이 아니었더라도 충분히 스타로 성장해 나갔을 것입니다.

당신이 그녀를 다른 길로 인도했지요.


책임지세요.

이제 그녀의 인생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입니다.

장래 유망한 소녀를 데려다가 망치지마세요.

기존의 보장된 성공보다 더 크고 화려한 삶을 주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은 모두, 전적으로, 몽땅, 빠짐없이, 완벽하게 네놈의 책임입니다.』


와···시발. 발 빼는 것 보소.

오리발 한 짝 정도는 남겨주시지?


『나유미 19세.

소속 미정 기획사

그룹 미정

포지션 서브보컬


미모 A- (잠재력 A)

보컬 B+ (잠재력 A+)

댄스 B (잠재력 A+)

스타성 S』


뭐야, 회사이름 미정 기획사가 돼버린 거냐? 안 돼 좀 봐줘.


『수고하셨습니다. 이번 임무도 무사히 마치셨습니다.

그대의 노고를 치하하여 새로운 특성을 업데이트 합니다.


김민우 31세

직책-스카우터


안목 A

자금 B

조련 B+ ->A- 상승

행운 A


특성 [할 땐 하는 남자]. [심쿵 유발자]. 새로운 특성 [사탕발림]


신규특성 [사탕발림]. 당신의 간사한 세치 혀는 능수능란하게 여심을 자극합니다. 이상한데 쓰지 말고 또 다른 그녀들을 모으는데 사용하세요.

엉뚱한 곳을 핥고 그러면 안 됩니다.』


새끼···. 묘하게 날카롭단 말이지.



*



성수동에 위치한 나유미의 집에 들러 엉겁결에 부모님과 조우하여 인사까지 하게 되었다.

단지 집에 데려다 주려 했던 것인데, 일이 커져버렸다.


“허허허~이 녀석이 지 아빠를 닳아서 예쁘고 재주가 많죠. 허허허~”


보통 이런 얘기는 제 3자가 해주는데 말이다.

나유미의 아버지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말씀하셨다.


“유미 누구 딸?”

“아빠 딸?”

“허허허~~”


좌우지간 화기애애한 가족이다.

무명의, 아니 아직은 존재자체가 불투명한 ‘미정’이라는 기획사를 믿어주시니 감사하기 이를 대 없는데, 보아하니 나유미의 성격은 아버지를 빼다 박은 모양이다.

저렇듯 사람 좋고 의심 없는 스타일이라면 모친혼자 속앓이 하시겠지. 지금도 곁에서 홀로가슴을 치고 계신다.


“아버님, 어머님 오늘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조만간 법인절차 마무리 되면 연락드리고 계약문제 매듭짓도록 하겠습니다. 갑작스런 방문에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유미 정말 괜찮겠죠? 애가 천방지축이라 에휴···.”

“물론이죠. 걱정 마세요 어머니.”

“이 사람 쓸데없는 소리를··· 실장님이 알아서 다 해주시겠지. 잘 부탁합니다. 김실장님. 허허허~”

“네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집으로 돌아오는 길.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졌다.


‘조금 더 진지해져야겠구나.’


의도치 않게 나유미의 집을 방문하고 보니, 아이들 뒤에는 가족이라는 이름이 함께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새삼스러울 내용은 아니었는데, 자칫 잊고 지내기 쉬운 익숙함이랄까.

한 아이의 실패가 그 아이 하나의 슬픔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걱정과 기대, 앞으로 내가 이고지고 가야할 길에 이 또한 포함되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엄마, 아빠도 많이 기뻐해줬었는데···.”


예린이가 차창 밖을 바라보며 혼잣말 하듯 중얼거렸다.


“뵌 적은 없지만 왠지 그러셨을 것 같네.”

“그러셨죠.”

“우리 잘하자.”

“네.”

“파이팅!!”

“훗, 파이팅!”


고스트 강성현씨.

무슨 이유로 내 앞에 나타났는지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조금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네요.

걸그룹 좋아하냐고 물어봤었죠?

네. 좋아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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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보컬 쌤 제시. 그리고 첫 회식. 20.12.11 90 2 10쪽
10 댄스 트레이너 이윤정 20.12.11 87 2 10쪽
» 걸그룹, 좋아합니다. 20.12.09 93 2 11쪽
8 두 번째 그녀. 20.12.08 96 3 13쪽
7 너의 몸값은. 20.12.06 94 2 12쪽
6 나 이런 사람이야. +1 20.12.06 103 2 12쪽
5 적진으로 20.12.04 123 2 10쪽
4 차예린 그리고 아이언 맨. 20.12.03 140 3 12쪽
3 첫 번째 그녀 20.12.02 184 4 10쪽
2 걸그룹 마스터 20.12.02 173 3 11쪽
1 걸그룹 좋아하세요? 20.12.02 215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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