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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샷 님의 서재입니다.

어플로 키운 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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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샷
작품등록일 :
2020.12.02 11:28
최근연재일 :
2020.12.17 19:18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1,920
추천수 :
41
글자수 :
87,914

작성
20.12.04 16:10
조회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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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적진으로

DUMMY

‘흠, 분위기가 무거워.’


오전 10시에 모텔에 도착해 잠시 얘기를 나누고 소속사로 이동하는 중이다.

이동하는 중인데··· 뭐라 설명하기 힘든 고구마 같은 답답함이 차안 가득하다.


‘긴장한 건가, 표정이 썩 좋지 않네.’


차예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신나서 방방 뜰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속사를 벗어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던 그녀였다.

막상 그 때가 다가오니 복잡해지는 그런 걸까?


‘아, 모르겠다. 일단 눈앞의 일부터.’


차예린과 대화를 통해 얻은 정보에 따르면, 소속사의 이름은 ‘가람 엔터’ 한때 잘나가던 기획사였다고 한다.


차예린이 가람 엔터에 연습생으로 들어가게 된 것은 19살.


요즘 연습생 치고는 조금 늦은 나이에 학교 앞에서 케스팅 되었고. 다행스럽게도 재능은 타고 났는지, 실력이 가파르게 성장하여 8개월 만에 준비 중이던 걸그룹 최종 데뷔 후보에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허나 모종의 이유로 차예린의 데뷔는 무산 되었고, 그녀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로 해당 걸그룹은 무사히 데뷔에 성공. 그렇게 순조롭게 잘 풀리나 했지만···.

1년 뒤 소속사 가람 엔터는 어떠한 사건으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섹시밤.

차예린의 말에 따르면, 남아있던 연습생 중 계약문제 때문에 오도가도 못 하는 애들을 강제로 데뷔 시킨 거라고 한다.

준비가 안 된 애들이 태반이고.

심지어 데뷔곡도 트로트 같은 댄스곡에 녹음도 한시간만에 완성, 춤 연습도 3일간 맞춰보고 행사에 투입되었다고 한다.

그게 일주일 전 얘기다.


중간에 허름한 스튜디오에서 화보촬영이 한 차례, 그 뒤의 행보는 어제의 퇴폐적인 밤업소로 이어졌고, 의상은 변경되어 짧아지고 얇아졌다고 한다.

참고로 다음 공연인 오늘 오후 동대문 야외무대에서는, 멤버 중 하나가 속바지를 착용하지 않고 무대에 오르기로 했단다. 노림수가 무엇인지는 안 봐도 훤하다.


개새끼···.

작정한 거지.


데뷔 무대가 과다한 노출을 컨셉으로 잡고 진행 됐다면, 그 걸그룹은 일반적인 활동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다름 아닌 고스트 강성현 씨의 말이다.


내가 강성현에게 한 시간 가까이 영혼이 탈탈 털리도록 들은 정보로 유추하자면, 섹시밤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이미 성장을 포기한 걸그룹이다.

그 아이들은 그렇게 몸뚱이를 흔들며 여기저기 듣도 보도 못 한 곳을 떠돌다 1~2년 뒤 정산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사라지게 될 운명이고. 남는 것은 주홍글씨가 된 유투브 쩍벌 영상 뿐 일 것이다.

즉, 누군가의 딸감용 동영상 여주인공이 된다는 얘기다.


『오늘이 아니라도 다음의 기회는 계속 찾아오겠지만, 지금을 놓치면 그녀의 스타성은 점차 급격하게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금일 자정까지 무슨 수를 써서든 그녀를 찾아내어 합류시키세요.』


[걸그룹 마스터]의 메시지는 이런 전개를 염려한 것이었다.


딸감 걸그룹 출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안타깝지만 그쯤 돼버리면 자신의 능력과 의지는 상관없게 된다.

대중은 이미 그녀들의 이마에 추한 낙인을 찍어버리고, 그 이미지는 벗겨 낼 수 없다.


연예계 주변을 유령처럼 떠돌며 이 남자 저 남자의 성욕 처리 대상되거나, 그것이 싫다면 더 늦기 전에 발 빼고 죽은 듯 살아가야겠지.

벗어나고 싶을 때 벗어나는 것도 형편 좋은 이야기고, 재수 없으면 그 조차도 쉽지 않을 것이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야’


등신처럼 쫄래쫄래 나이트클럽으로 향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만약 의심 때문에 뭉그적거렸다면 저 아이는··· 하, 생각만으로도 치가 떨리려 한다.


“기운 좀 내요. 무서워서 그래요?”

“네? 아니에요··· 그냥 조금···.”

“걱정하지 말아요. 잘 해결될 테니까. 예린씨는 그런 곳에서 썩을 인재가 아니에요. 앞으로 제가 확실하게 책임져 드릴게요.”

“······”


여기가 포인트다. 이 고구마 먹는 느낌말이다.

어제 모텔에 데려다 주면서도, 그리고 오늘 아침에 데리러가서도, 나의 정체를 묻는 차예린의 질문에 내가 해준 대답은···.


“걸그룹을 준비 중입니다.”


그리고 나의 말에 그녀의 대답은 침묵이었다.

답답하긴 하지만 정식 기획사를 차려둔 것도 아니고, 홀린 듯 찾아간 장소에서 갑작스레 만난 것뿐이니··· 쩝, 저런 반응이 상식적일 것이다.


‘계약 해지보다 저 아이를 설득하는 게 더 힘들지도 모르겠네.’



*



역시나 더러운 인상은 당시 상황 탓이 아닌 것 같다.


‘거참 면상 꼬라지하고는.’


‘최대성’이라는 가람 엔터 대표는 소파에 눕듯이 기대어 앉아 똥 씹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뒤로 양아치 껍데기 같은 놈들이 병풍처럼 서있었고, 기선 제압이라도 하려는 듯 눈썹을 씰룩거리며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


“그래서, 계약해지를 해달라고?”

“네.”

“하하하··· 개소리도 이정도면 작품성이 꽤 있잖아? 애들아 어떻게 생각 하냐.”

“맞아본지 오래된 놈인 것 갔습니다. 하하하.”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나의 말에 최대성 대표와 똘마니 녀석들이 빈정거리기 시작했다.

뭐, 예상한 반응이다. 창의력 없는 새끼들이 어디 가겠나.


“농담 아닙니다.”

“나도 농담 아니야 새끼야.”


고스트 강성현의 정보에 따르면, 기획사 쪽에 유명한 건달 출신 대표가 있다고 했다. 이자식이 확실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양아치 티를 못내 안달난 놈이다.


“피차 진지하다고 하니 그럼 저도 스텐스 바꾸겠습니다.”

“좆대로 하세요.”

“차예린 풀어줘.”

“싫다면?”

“그런 선택지는 없어. 네 회사 분해시켜서라도 데리고 갈 거야.”


음지 사람이면 음지인과 어울려야지.

음지와 양지가 만나면 어둠 따위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거 몰라?


하긴, 선량한 시민들 상대로 눈깔에 힘주던 감각이라면 세상 무서울 것이 없었겠지. 하지만 빨리 감 잡아야 할 걸. 나는 그냥 그런 소시민이 아니거든.


달라진 나의 분위기에 최대성 대표의 반응역시 달라졌다.


“뭐?”

“분해시켜버린다고. 네놈도 함께 엮어 처넣어주고.”

“능력은 되시고?”

“어떻게 보이는데, 이 바닥 오래있었으면 사람 보는 눈은 기본 장착했을 거 아냐.”


최대성 대표는 대답대신 싸늘한 눈빛으로 말없이 노려보았다. 상대의 그릇을 재어보는 중일게다.


“······”


어차피 뒤에 늘어선 병풍 놈들은 장식물.

지나가던 웬 미친놈의 오지랖이라면 이쯤에서 떨어져 나가야 하는데, 마주하고 있는 젊은 싸가지 놈은 태세를 바꿔 예상치 못한 답변을 내놓았다.

양아치라도 굴러먹은 짬밥이 있다면, 이쯤에서는 복병이라는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업계 사람?”

“아직, 예정자라고 해두지.”

“훗, 상도가 너무 없는 거 아냐?”

“그쪽도 만만치 않던데. 성인 나이트클럽에 미성년자를 무대에 올리고 말이야.”

“···그런 적 없는데?”



나는 대답대신 휴대폰을 들어 영상을 틀어보였다.

웨이터 ‘아무개’의 보조가 촬영한 섹시밤 공연 영상.


서빙하다 말고 촬영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떠올라, 차예린을 모텔에 데려다 주고 다시 찾아가 받아온 영상이다.


“자기애들 나이도 모르다니. 아직 한창이신 분이 그렇게 기억력이 없어서 어쩐데.”


물론 혹시나 해서 무작정 챙겨온 것은 아니다.

모텔로 이동하는 차안에서 자초지종을 듣던 중, 차예린은 섹시밤에 아직 17살 밖에 안 된 애들도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었다.

나이트클럽에서 보았던 첫인상이 맞았던 것이다.


“화면 왼쪽에서 두 번째, 세 번째. 미성년자 맞잖아.”


최대성 대표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어금니를 깨물고 있는지 오른쪽 턱 근육이 씰룩거리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궁지로 몰수 있지만 여지를 남겨서는 안 돼지. 한번 손을 댔으면 복수는 꿈도 꾸지 못할 만큼 밟아야 뒤탈이 없다.


“도박 좋아한다는 소문이 돌던데.”

“개소리.”

“엄청 크게 당하셨다고, 빨래질 당한 거 아닌가.”

“네놈 주둥이가 명줄을 앞당기는구나.”

“흠, 누구 명줄이 빨리 줄어들라나. 티라미슈 자살, 그것도 깊게 캐내볼까?”


굳어진 최대성의 눈동자가 일순 확장되었다. 자기 딴에는 최대한 억누르려 하는 것 같지만 제대로 꽂은 것 같다.

통각 포인트 말이다.


“재주껏 잘 덮어둔 것 같던데··· 미안하지만 난 다시 뒤집어 버릴 능력이 되거든.”

“후후··· 덮어둔 흙이 제법 무거워 쉽지 않을 걸?”

“글쎄, 어떨까? 흙이 무거워 봤자 흙이지.”


오케이.

긴가민가했지만 이런 반응이라면 확신할 수 있다.


너 이 새끼.

어울려 놀 사람들을 잘못 고른 거야.

소속사 애들 조공하고 술잔 부딪칠 때는 세상이 푸르게 보였지?


“그나저나 최대성 대표님 줄 잘못서서 마음고생이 심하시겠네. 그 양반들이 원래 그래. 버릴 때는 냉정하지. 참 정 없는 인간들이라니까.”

“무슨 헛소리야!”


왜, 심장이 존나 나대고 그러냐? 쫄깃해?

하긴 나도 이 사건의 내막을 알고 많이 놀랐다.


“판을 잘못 짜셨어.”


낄끼빠빠 몰라?

사람은 격이 맞아야 동료가 되는 거란다.

미안하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네놈 명줄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네.


덮어둔 흙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게 될 날이 올 거다.

그 흙이 네 몸뚱이를 덮는 순간이 오면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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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보컬 쌤 제시. 그리고 첫 회식. 20.12.11 89 2 10쪽
10 댄스 트레이너 이윤정 20.12.11 87 2 10쪽
9 걸그룹, 좋아합니다. 20.12.09 92 2 11쪽
8 두 번째 그녀. 20.12.08 96 3 13쪽
7 너의 몸값은. 20.12.06 93 2 12쪽
6 나 이런 사람이야. +1 20.12.06 103 2 12쪽
» 적진으로 20.12.04 123 2 10쪽
4 차예린 그리고 아이언 맨. 20.12.03 140 3 12쪽
3 첫 번째 그녀 20.12.02 184 4 10쪽
2 걸그룹 마스터 20.12.02 172 3 11쪽
1 걸그룹 좋아하세요? 20.12.02 214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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