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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샷 님의 서재입니다.

어플로 키운 걸그룹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핫샷
작품등록일 :
2020.12.02 11:28
최근연재일 :
2020.12.17 19:18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1,940
추천수 :
41
글자수 :
87,914

작성
20.12.06 14:07
조회
103
추천
2
글자
12쪽

나 이런 사람이야.

DUMMY

『이쪽 바닥에서는 비상식적인 일들이 당연한 듯 일어납니다. 자금난을 겪는 회사들이 자기 아이들을 고위층 노리개로 던져주고 이익을 챙긴다던가. 뭐 그런 막장 드라마 같은 것 말이죠.


···실제로 얼마 전 도박으로 큰 빗을 진 회사 대표가 같은 일을 저질렀어요. 데뷔 예정된 팀 애들을 협박한 거죠. 스폰서와 잠자리를 하지 않으면 데뷔 무산 시키겠다···. 그리고 그 제안을 거절한 아이는 데뷔 조에서 탈락 돼버렸어요.

빼돌린 회사의 비자금을 메꾸기 위해 재능 넘치는 아이들이 희생된 거죠.


개새끼. 출신이 깡패새끼라서 그런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저질러버리더군요. 참 더러운 세상이죠···. 그런데 그 스폰서가 누구인지 아세요?』


묘하게 비슷하지 않나?


차예린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기시감을 느끼던 중, 결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은 바로···.


차예린이 데뷔직전 제외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룹명을 물어보니 그녀는 ‘티라미슈’ 라고 대답했다.


데뷔 제외 이유를 구태여 묻지 않았다.

고스트 강성현이 한 얘기는 결국 자신이 겪은 이야기고, 그 깡패 출신의 대표는 최대성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차예린이 데뷔 조에서 탈락 된 이유는 성상납 거부에 대한 회사의 보복이다. 거기에 계약을 이유로 지금껏 악랄하게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것.

부모가 없는 차예린은 스스로 벗어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적당히 돌리지 그랬어요. 아니면 꼬리 밟히지 않게 조심하던가. 쯧쯧··· 그러니 회사가 한방에 나자빠지지. 죽지 않고 살아계신 게 용하네요.”

“어차피 뉴스까지 올라간 사건인데 추접스럽게 재탕 질이야.”

“포인트는 성상납이 아니라 누가 받았나, 이거 아닌가?”

“하하하, 눈깔은 장식이냐? 귓구멍 막혔어? 성상납이 아니라 지들끼리 마약 파티 한 거잖아.”


고스트 강성현을 만나고 티라미슈를 검색하면서 이미 접했던 기사 내용이다.


[성상납 혐의로 수사를 받던 ‘걸그룹 티라미슈’의 단체 자살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사건의 진실은 성상납이 아닌, 같은 소속사 남녀 아이돌끼리 벌인 마약파티.

회사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남자 아이돌 그룹 K맥스를 살리기 위해 걸그룹 티라미슈를 희생양으로 삼은 조작극이었고, 검찰은 실체가 없는 성상납 대상을 찾아 시간과 인력을 낭비한 꼴이 되었다···.]


자, 최대성의 반응은 예상한 스토리다.

진짜는 지금부터.


“숨어계신 양반들. 저는 누군지 알거든요.”

“뭘 숨어.”

“뒤에 따까리들 앞에서 제가 입 열어도 되겠어요? ‘K맥스’까지 희생해가며 지킨 비밀인데. 뭐 희생은 아닌가? 아무튼 팩트는 쥐새끼 같은 어르신들 사돈의 팔촌까지 제가 다 꿰고 있다는 것이죠.”

“차예린이냐?”

“그 애가 알아봐야 어디까지 알겠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 참석하지도 않았잖아요. 보복으로 팀에서 쫒아 내놓고 의심까지 하시면···, 그보다 요즘 도박은 안하시죠?”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입조심 하는 게 좋을 거야. 나나 너나 잠결에 목 날아간다.”


그렇겠지.

그 정도는 되는 인사들이니 데뷔 전부터 시작해서 1년을 괴롭히고 유유히 언론을 빠져나갔겠지.


이 사건의 진짜 피해자는 휘말려 버린 K맥스다.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그 자식들 실제로 뽕쟁이들이었고 언제 걸려도 걸릴 녀석들이었다. 거기에 티라미슈와 엮는 대가로 보상도 이미 받아놓은 상태니, 이 녀석들이야 지 앞가림에 문제는 없다.

대형 기획사였던 가람 엔터가 스켄들 한방에 갑자기 무너져 버린 것에는 이 입막음 과정이 크게 작용했다.


어떻게 알았냐고? 그야 고스트 강성현님이지.


『결국 벼랑 끝에 몰리게 되니까 자기 오른팔을 내주고 도망가더군요. 물론 대가는 혹독하게 치러 회사가 주저앉게 되었죠. 더 웃긴 건 잘린 오른팔은 진작부터 썩은 팔인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버렸어요. 잘린 오른팔이 최후의 승자죠. 하하.』


두리뭉실하게 얘기 했지만, 고스트 김성현의 증언과 어제 살펴본 기사내용을 맞춰보면 답은 딱 나온다.


고위관계자와 걸그룹의 섹스 스캔들.

누군가에 의해 누설되었고, 압박이 심해지자 소속사 아이돌끼리의 마약파티로 사건 방향을 물 타기 했다. 이미 고인이 된 아이들을 두 번 죽인 것이다.


물 타기 증거?

검찰이 뒷구멍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 사리분간을 못할 만큼 멍청한 집단인가? 엄청난 권력이 동원되었음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팩트다.

그리고 눈앞에서 입술을 물어뜯고 있는 저 양아치 새끼의 초조한 얼굴이, 너님의 얘기가 모두 맞아요. 라고 증언하고 있잖나.


“협조만 해준다면야 일 키울 필요 없죠.”

“······”

“그냥 데려가겠다는 건 아니에요. 그동안 투자한 돈은 정리해 드릴께. 상도니까.”


이후 내용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2년간 숙소 비에 식대에 레슨비 등등 이것저것 붙이며 투자비의 3배를 물어내라 했지만 개정된 법령을 들며 싸그리 잘라냈다.


“숙소는 1년만 아파트에 있었고, 그 뒤로는 15평 원룸이었다던데요? 그것도 아이들이 알바해서 월세 낸 것이 더 많았다던데. 식대 역시 1년 전부터는 아이들이 알아서 충당했고. 레슨은 지난 일 년 간 없다가 최근에 3일 받았다면서요. 대표님 기억과 다른 부분이 있나요?”

“후···.”

“그러면 2년 중에 1년 치만 정산해 드리면 되겠네요. 선수끼리 거품은 걷어내고 원가만 얘기합시다. 거기에 제 성의를 포함해 천 드리겠습니다. 이러면 섭섭하지는 않지요?


당연히 섭섭하겠지.

허나 최대성도 반푼이는 아닌지라 별말 없이 수긍했다.


“이건 노파심입니다만, 윗선 타보실 생각이라면 접으세요. 영감님들이 꼬리 자르기 하면 당신 목이 제일 먼저 날아갈 테니.”


계약해지 서류 작성을 마무리 하고 사무실을 나서려는 찰라, 최대성 대표가 말을 걸어왔다.


“네놈 믿어도 되겠나.”

“건드리지 않는다면 별일 있겠습니까? 저도 시끄러운 건 싫습니다. 하지만 그 영감님들 해결할 능력이 없었으면 애초부터 싸움을 걸지 않았겠죠. 누울 자리보고 발 뻗는 건 상식이니까요.”



*



차예린이 머물던 숙소에 들러 짐을 챙기고, 일단 나의 투룸 같은 원룸으로 이동했다.

투룸 같은 원룸이 뭔 소리냐.

방은 하나인데 중간에 미닫이문이 있어 거실 흉내를 낸 집이란 얘기다. 방으로 가던, 거실로 가던 결국 여기저기 다 즈려밟고 가야하니 말이 좋아 투룸이지 그냥 원룸이다.


집설명은 이쯤에서 접고.


다른 곳 놔두고 굳이 집으로 차예린을 데려온 이유를 말하자면.

뭐랄까,

따로 이야기를 해봐야 할 필요도 있고, 적은 짐이라지만 저런 걸 바리바리 들고 다니는 것도 좀 그렇고···.

무엇보다 모텔 방에 어린 아가씨 혼자 두는 게 영 께름칙하기도··· 사실 날씨도 춥고··· 보호자도 마땅히 없고··· 그리고··· 딱히 어찌 해보자는 것은 아니지만···.


뭐?

왜?


그래, 예뻐서 그랬다. 붕가붕가 전개해줄까?


“모텔 보다 여기가 편할 거예요. 짐은 거기에 두고 난 본가에 일이 있어 나가봐야 하니 배고프면 뭐라도 시켜먹어요. 갔다 와서 예린씨 거취문제 의논해 보죠.”


식탁위에 오 만원 지폐 한 장과 집주소가 적혀있는 청구서 용지를 올려놓고 집을 나왔다.

차에 올라타고 나니 퍼뜩 떠오르는 생각.


‘아··· 직박구리.’


어쩔 수 없지.

보기드믄 컴맹이길···.



*



“오셨습니까. 다들 기다리고 계십니다.”


정문을 지나 한참을 더 운전해 도착한 본가.

입구에서 반듯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가벼운 목례를 하며, 이제 막 도착한 집안의 막내아들을 웃으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잘 지내셨어요? 얼굴이 좋아 보이시네요.”

“하하, 저야 별 다를 게 있나요. 그나저나 오래간만에 방문하시네요.”

“솔직히 별로 오고 싶지 않으니까요.”

“하하하, 어서 들어가시죠. 어르신께서 하루 종일 기다리셨습니다.”


후···, 이곳은 언제 봐도 부담스럽다.

그냥 모든 것이 숨 막히고 답답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이야 말로 아버지가 우리 가족을 쥐고 흔들며 숨조차 마음대로 쉬지 못하게 한 이유. 나에게 있어 만악의 근원지이기 때문이다.


“어르신, 막내 아드님 오셨습니다.”

“민우 왔니? 일찍 오라니까 뭐하다 이제야 왔어.”


나의 도착을 알리는 말에 어머니가 반가운 얼굴로 다가왔다.


“일이 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민우 오래간만이다.”

“막둥이 잘 지냈어?”

“어 형도, 큰누나도 오래간만.”


이만큼 인사가 진행되었는데 여전히 아버지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아버지 저 왔습니다.”

“자리에 앉아라.”


조용한 가족이 따로 없다.

아버지만 아니면 모두들 밝고 재미있는 사람들인데.


“민우 너 계속 그렇게 지낼 거냐?”

“식사부터 하시죠. 아버지.”


숨 돌릴 틈 없이 나무라는 아버지에게, 형이 대신 나서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이깟 밥 먹자고 귀한 시간 냈겠냐.”

“됐어 형. 괜찮아.”

“입당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본지가 1년이다.”

“······”


아버지의 눈초리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대답 안 할 거냐.”

“관심 없습니다. 정치.”

“끝까지 애비 말을 거역하겠다는 게냐.”

“아니죠. 거역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다 했기 때문에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것뿐입니다.”

“민우야···.”


어머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버지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해야 할일이라고?”

“네···, 아버지 평생의 목표 청와대 입성 말입니다. 소원 이루셨잖아요.”


그렇다.


나의 아버지 이름은 ‘김한국’

이름부터가 애국심이 철철 넘칠 것 같은 나의 부친은 대한민국 대통령이다.


내가 말했잖은가.


뒷배경이라면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뒤로 숨은 쥐새끼 같은 영감님들 해결할 능력 있다고.


“내가 날 위해서 이러는 줄 아냐? 네 녀석이 아까운 재능을 낭비하니 하는 말 아니냐. 한 눈에 사람을 알아보는 탁월한 안목, 어떤 상황도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판단력, 그리고 적정선을 넘지 않는 균형감각. 너는 타고난 정치인이야.”

“아니요. 전 그저 다른 삶을 살고 싶은 31살 김민우입니다.”


아버지가 저렇게 나에게 집착하는 이유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킹메이커.

대외적으로는 비서실장 ‘박규석’이 1등 공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아버지의 정치 활동 중반 이후의 인선과 선거캠프의 실질적 계획은, 뒷방에서 궁예질 하던 나의 입에서 나왔다.

정치공학에 정통해서가 아니다.

단지 될 놈, 안 될 놈을 정확하게 식별해 내는 안목 때문이었다.


그런 나에게 거는 아버지의 기대는 상상을 초월했다.

첫 번째 꿈을 이루신 아버지는 이어서 두 번째 꿈을 꾸기 시작했다.


부자 2대 대통령.


아버지에게는 새로운 목표이고.

나에게는 새로운 족쇄가 되었다.


“좋아, 그럼 대답이나 해봐라. 다른 삶이면 어떤 삶을 말하는 게냐?”

“제작자입니다.”

“제작자? 무슨 제작자?”


잔뜩 눈썹을 찌푸린 아버지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걸그룹을 만들 겁니다.”


쨍그랑―


어디선가 크리스탈 컵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



그러니까.

존나 볼 것 없는 놈이 기세등등하면 한번쯤 의심해봐.

혹시 모르잖아.

모지리에 찌질이처럼 생긴 놈 뒤에 어떤 무시무시한 배경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나처럼 말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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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걸그룹, 좋아합니다. 20.12.09 93 2 11쪽
8 두 번째 그녀. 20.12.08 98 3 13쪽
7 너의 몸값은. 20.12.06 95 2 12쪽
» 나 이런 사람이야. +1 20.12.06 104 2 12쪽
5 적진으로 20.12.04 123 2 10쪽
4 차예린 그리고 아이언 맨. 20.12.03 140 3 12쪽
3 첫 번째 그녀 20.12.02 185 4 10쪽
2 걸그룹 마스터 20.12.02 17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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