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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꼬리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용사따위 때려쳐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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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꼬리
작품등록일 :
2020.02.10 01:22
최근연재일 :
2020.05.06 00:5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753
추천수 :
36
글자수 :
94,344

작성
20.04.17 00:27
조회
53
추천
2
글자
12쪽

공허신

DUMMY

“그러는 그쪽이야말로 왜 나처럼 검은 게 흘러넘치는 거야.”


남자애도 천야를 째려보며 되물었다,


“너 어둠의 사자냐?”


천야는 물었다.


“형은 외지인인거 같은데 뭐야? 모험가? 낙인을 보니 죄수? 왜 이런 곳 까지 온 거지?”


남자애도 물었다.


서로 대답은 하지 않고 묻기만 하고 있다.


“어둠의 사자냐고 물었다.”


천야는 <피어>도 사용하며 무겁게 다시 한 번 되물었다.


“윽······. 어둠의 사자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검은 게 흘러넘치는 형을 먹으면 난 엄청 강해지겠지.”


잠깐은 <피어>가 먹혔지만 이내 다시 상태가 돌아오며 남자애가 말했다.


남자애는 망토를 펄럭거리며 구조물에서 내려왔다.


나이와 안 어울리게 가죽옷에 망토. 검까지 차고 있으니 모험가의 차림 같았다.


‘어둠의 사자에 대해서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는 건가? 아니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천야는 방금 말로 생각했다.


듣고 보니 어둠이라는 말도 안 쓰고 어둠을 흡수하면 강해진다는 걸 알고 있다.


‘어둠의 사자가 아니면서 어둠을 가지게 된 케이스라는 말인가······?’


천야의 생각대로 그렇다면 자신과 같다는 말 아닌가?


“처음 보는 형한테는 미안하지만 난 강해질 거야. 그걸 위해서 나는 전부 버렸어.”


남자애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풀었다.


“그러니까······. 나를 위해 죽어달라고!!”


남자애는 천야에게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블랙홀>


천야가 있는 곳에 검은 구멍이 생겨 그 일대를 전부 빨아들인다.


“뭐야. 어디 갔지?”


남자애는 당황했다.


노렸던 곳에 천야가 없는 것이다.


<신속>


천야는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속도를 이용해 <블랙홀>을 피해 남자애의 뒤로 돌아왔다.


-휙


<어택 부스트>와 <오버로드>를 합한 천야의 주먹은 바람을 가르며 남자애에게 향했다.


설령 상대가 꼬마라도 이 녀석은 자신을 적으로 보고 죽이려 했다.


게다가 많은 어둠이 있으며 <블랙홀>이라는 강력한 기술도 가지고 있는 적이다.


그럼 이미 천야는 이 남자애를 한 사람이 아닌 쓰러뜨려야 할 적으로 볼 뿐이다.


“!”


천야의 주먹은 닿지 않았다. 닿기 직전에 남자애가 반대편으로 슉 하고 날아갔다.


‘어떻게 저런 속도로 날아가서 피한거지?’


천야는 곧바로 남자애가 있는 쪽으로 <라이트세이버>를 던졌다.


하지만 던진 <라이트세이버>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갈 뿐이었다.


‘원거리 공격은 의미 없나.’


천야는 다시 접근 하려고 <스피드 부스트>와 <신속>을 이용해 눈 깜짝할 세에 다가갔다.


<블랙홀>


하지만 거리가 있어서 인지 눈앞에 <블랙홀>이 생겨 다가가지 못했다.


계속해서 다가가려 시도했으나 눈앞이나 이동할 장소에 <블랙홀>이 생겨 쉽사리 다가가지 못했다.


“형. 엄청난 몸놀림이지만 못 다가오겠지?”


남자애의 말대로 과감하게 다가갈 수가 없다.


평소의 천야라면 공격을 맞으면서 회복하며 달려들 수도 있었겠지만 <블랙홀>은 다르다.


저기에 빨려 들어간다면 상처를 입고 죽고 그런 게 아니다.


아마도 빨려 들어간 그 몸 자체로 저 남자애에게 흡수당할 것이다.


‘게다가 녀석은 요령이 좋아.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나를 읽고 <블랙홀>을 만들어 접근을 저지하고 있다.’


그리고 다가갔을 때 천야의 운이 나쁘면 즉사도 아닌 소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플래시>


천야는 섬광을 터뜨렸다.


원래부터 어두운 던전에서 빛을 터뜨려 저 남자애는 시력을 잃었을 것이다.


천야는 곧바로 자신의 눈을 다치게 해 <힐>하여 시력을 되찾았다.


“으윽······!”


<블랙홀>


남자애는 그 상황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 고속으로 반대편으로 날았다.


‘그렇군. 자신과 떨어진 곳에 <블랙홀>을 만들고 자신을 빨아들이게 한 뒤 <블랙홀>을 제거해 빨아들이는 힘으로 나는 거였어.’


<광탄>


천야는 <광탄>을 재빠르게 날려 날아가던 남자애를 맞추었다.


-펑


“으앗!”


남자애는 날아가던 도중 <광탄>에 맞고 비틀거렸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칠 천야가 아니었다.


<스피드 부스트>

<오버로드>

<신속>


천야는 세 가지의 스킬로 잔상을 남기며 순식간에 남자애를 따라잡고 <어택 부스트>로 손끝을 강화해 남자애의 가슴에 찔러 넣었다.


“컥?!”


<마력주입 – 파괴>


남자애는 죽음의 위기를 느꼈는지 재빠르게 천야의 팔에 손톱을 박았다.


<바이퍼 팽>


그러더니 남자애가 손톱으로 박은 천야의 팔 부분이 독으로 녹아 내렸다.


팔의 중간이 녹아 <마력주입>이 닿지 않아 남자애는 파괴를 면했다.


그리고 남자애는 틈을 타 천야의 얼굴을 활키였다.


<바이퍼 팽>


“윽!”


팔과 마찬가지로 천야의 얼굴이 녹았다.


살과 뼈가 전부 녹을 정도의 극독.


아마도 이 던전의 보스를 남자애가 흡수해 그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다.


<힐>


천야는 엄청난 격통에 곧바로 회복했다.


하지만 남자애는 그 틈을 타 던전을 마구 지워가며 날아갔다.


천야는 곧바로 추격을 위해 <신속>과 <스피드 부스트>로 쫓았다.


“크윽! 쫓아오지 마!”


천야의 눈앞에 또다시 <블랙홀>이 생긴다.


천야는 겨우 피하고 다시 남자애를 추격하지만 그 틈을 타 남자애는 엄청난 속도가 줄지 않고 오히려 가속하며 날아갔다.


천야의 <신속>은 한 번의 행동을 잔상을 남길 정도로 매우 민첩하게 해주지만 연속적으론 쓸 수 없다.


순간적인 속도라면 몰라도 계속 저렇게 빠른 적을 잡을 순 없었다.


“놓쳤나······.”


천야는 <블랙홀>로 인해 거의 다 무너지는 던전에서 나오며 중얼거렸다.


///


“잘 대접해드릴 순 없지만 드세요.”


이야기를 위해 아디스와 네인을 자신의 집으로 안내한 리샤가 간단한 다과와 차를 내주었다,


“잘 먹을게.”


“그래서 이야기라는 건?”


아디스는 기쁘게 차를 들었지만 네인이 곧바로 본제를 말했다.


“애한테 너무 그런 거 아닙니까? 모처럼 차도 내주었는데······. 방금 좀 천야씨 같았습니다,”


“자······. 잠깐 아디스 그건 좀 심하지 않은가?”


아디스의 말에 네인은 당황했다.


“그나저나 부모님은 없어?”


아디스는 집을 살펴보고 리샤에게 물었다.


“오래전에 돌아가셨습니다.”


“미안해······. 경솔하게 물었구나.”


리샤의 대답에 아디스는 사과했다.


“뭐 괜찮아요.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리샤는 본론으로 넘어갔다.


“두 분 다 이 마을이 신을 믿고 있다는 건 보셨을거에요.”


“그래. 공허신이라는 걸 믿고 있더군.”


리샤의 말에 네인이 답했다.


“네. 그 공허신에 대한 신화도 있죠.”


“나! 나! 내가 그 신화 말할래!”


리샤의 말에 과자를 냠냠하고 먹고 있던 리슈가 끼어들면서 말했다.


“뭐 알아둬서 나쁠 것도 없긴 하니······. 말해보렴 리슈.”


당찬 여동생이 조금 곤란했지만 리샤는 리슈에게 허락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아주 큰 나라가 있었어!”


리슈는 몸동작까지 넣으며 과장하며 말했다.


‘이거 안 시켜줬으면 서운해 했겠네······.’


아디스는 그리 생각하며 신화에 집중했다.


“그런데 인간들의 나라가 계속해서 커지자 그게 거슬리던 공허신이 인간들에게 떠나라고 한 거야!”


리슈는 알 수 없는 손동작을 넣어가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인간의 몇몇은 공허신의 말을 들었지만 대부분은 안 떠났어! 그래서 공허신이 그 나라를 지워버렸어! 끝이야!”


리슈는 히히하고 웃으며 이야기를 끝마쳤다.


“그거 정말 제멋대로의 신이구만······.”


네인은 감상평을 말했다.


“거기서 공허신의 말을 듣고 떠난 인간들이 만든 마을이 여기고 그게 마음에 들었던 공허신이 이 마을을 지켜주게 되는 것까지가 이야기에요.”


리샤는 리슈의 부족한 이야기를 추가했다.


“그래서 진짜로 이 마을 사람들은 그걸 믿어?”


아디스가 물었다.


“아뇨. 어디까지나 신화일 뿐. 하지만 마을의 모두는 공허신의 존재를 믿고 이 마을이 공허신에게 선택받았다고 생각하는데다가 그것에 대한 자부심도 있어요. 그렇기에 그런 일이 생긴 거겠죠······.”


리샤는 말하다가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게 본론이겠군.”


네인의 말에 리샤는 끄덕였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이 마을에서 떠난 지트라는 남자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리샤는 한숨을 고르고 감정을 잡은 뒤 이야기를 시작했다.


///


그건 반년 전 이야기다.


평소처럼 리샤와 리슈랑 놀고 집에 돌아왔다.


집에 오자 우리 엄마가 쓰러져있었다.


위독한 병이었다.


엄마에겐 의사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 마을의 사람들은 그것이 공허신이 내리는 시련이라고 했다.


‘미친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원래부터 공허신의 존재에는 의심을 품었지만 시련이니 뭐니 말하는 것에 완전히 마을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호소했다. 제발 의사를 부르면 안 되겠냐고. 사랑하는 아내라고.


그렇지만 누구에게서나 돌아오는 대답은 똑같았다.


“그건 너희 어머니에게 내리는 공허신님의 시련이야. 직접 이겨내야지.”


이상한 감정이 올라왔다.


분노가 끓어오르고 구역질이 났다.


그리고 엄마는 돌아가셨다.


장례식이 치러졌다.


그런데 마을사람들이 명복을 비는 말도 아닌 반복적인 말에 나는 이성을 놓을 뻔 했다.


“쯧쯧······.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다니······. 공허신님이 노하겠구나.”


“공허신님께서 시련을 내주셨는데 그것을 뛰어넘지 못하다니 이리 한심할 수가······.”


아버지는 실제로 폭발하셨다. 언성을 높이고 마을사람들과 말다툼을 벌였다.


이윽고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이딴 마을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마을사람들에게 집단으로 구타당하셨다.


“어떻게 공허신님이 선택한 마을에 태어났는데 떠난다는 말이냐?!”


“이 자식이 돌았나! 감히 공허신님을 모욕해?!”


이해할 수 없는 욕을 먹으며 얼굴이 못 알아볼 정도로 두들겨 맞으셨다.


그리고 다음날 아버지는 목을 맨 상태셨다.


“분명 정신을 차린 거겠지. 공허신님을 모욕한 자신이 부끄러워서 이런 선택을 한 거야.”


“이걸로 공허신님의 노여움이 풀렸으면 좋겠는데······.”


터지는 감정에 눈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분노로 어금니를 깨문 나머지 깨져서 피가 나왔다.


나는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실 분이 아니다.


아버지를 눈엣가시라고 여긴 마을의 누군가가 자살로 보이게끔 아버지를 죽인 것이다.


아버지의 시체를 조사했다. 그랬더니 매우 쉽게도 아버지가 묶여있던 흔적이 나왔다.


타살이다. 확신은 했지만 확인이 된 순간 실제로 토하고 말았다.


계속 토했다.


눈앞은 보이지 않았고 자꾸만 엄마와 아버지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대체 왜 내가 이러고 있지?


대체 왜 내가 이런 곳에 있지?


대체 왜 내가 이딴 일을 당해야 하는 거야.


사람은 죽을 수 있다.


당연하다. 태어난 이상 죽을 수 있다.


하지만 살 수 있었다.


엄마는 살 수 있었다.


죽지 않고 살 수 있었다고.


지금 내 옆에 있었을 거였다고.


아버지도 죽지 않아도 됐었어.


아버지는 살해당하셨어.


지금 내 옆에 계셔야 했어.


부모님은 모두 부조리하게 목숨을 잃으셨다.


왜 자신의 부모가 죽었는데 슬픔보다도 분노가 앞서는 건가.


의사를 부를 수 있었다면.


이 마을만 아니었다면.


만약에 공허신인지 뭔지가 없었더라면.


소용없다. 이미 엄마와 아버지는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


아무리 내가 괴로워해도 이딴 마을이 존재하고 있다는 건 지금도 변하지 않는다.


아무리 가정을 해봤자.


아무리 감정을 터뜨려봤자.


이 마을은 꿈쩍도 안한다.


그 개 같은 공허신은 이 마을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부모는 돌아오지 않는다.


없어진 건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건 없애지 않는 한 그대로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이딴 마을. 이딴 세상.


“전부 다 없어져버려.”


[스킬 해금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블랙홀>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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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허신 20.04.17 54 2 12쪽
9 기분 나쁜 마을 20.04.16 33 2 13쪽
8 동행자들 20.03.09 34 2 13쪽
7 재회 20.03.06 45 2 15쪽
6 치료의 조건 20.02.26 42 2 12쪽
5 운 나쁜 녀석 20.02.22 49 2 14쪽
4 기어오르지 마라 20.02.21 60 2 15쪽
3 과부하 20.02.19 62 2 14쪽
2 힘을! 힘을 원해! 20.02.11 66 3 15쪽
1 최악의 스타트 20.02.10 155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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