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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희 서재입니다.

나뵈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작가희
그림/삽화
작가 희
작품등록일 :
2021.05.27 15:50
최근연재일 :
2021.08.25 17:07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96
추천수 :
67
글자수 :
89,633

작성
21.07.29 15:51
조회
9
추천
1
글자
5쪽

40. 갑자기 찾아와 갑자기 시작되는 것

DUMMY

상준이었다.


사실 상준이가 연락하지 않은 그 몇 일 동안 나는 신경이 쓰여 핸드폰을 꼬옥 쥔 채 계속해서 핸드폰 화면을 확인하기 바빴다.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상준에 전화를 받았다.


[잘 지냈어?]


평소와 달리 활기찬 목소리도 아니고 무언가 힘이 없어 보이는 상준에 목소리에 나는 걱정이 앞섰다.


“응 근데 너 목소리에 왜 이렇게 힘이 없어?”


[그냥 이것저것 생각도 좀 하고 훈련도 바빠서 그랬어 그 선생님은 좀 어떠셔?]


원래 이렇게 진지한 친구도 아니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호들갑을 떨며 나에게 이야기를 했을텐데 의아했다.


나에게 서운한 것이 있는지 물어볼까 하다가 말았다.


“응 선생님은 퇴근하셔서 오늘 집으로 가셨어 너 이야기도 많이 했는데 너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더라 하하”


[누나]


“응?”


[나 군대 동기한테 여자 소개 받기로 했어 곧 제대도 하고 나도 제대하면 연애도 해봐야지 안 그래?]


“어..응 잘됐다 그렇지 너도 연애 해야지”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고 나는 선생님이 말한 타이밍이 어긋난다는 게 이런 걸까 하며 마음이 아팠다.


상준은 매일 전화기를 붙잡고 조잘조잘 잘만 이야기하던 전화를 쉬어야겠다며 끊었고 그 몇 일간 나는 상준에게 마음이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답답했다.


누군가에게 라도 털어놓아야만 속이 후련해질 것 같아 나는 미정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희수야 잘 지내고 있었어? 전화를 안 받길래 그 때는 내가..]


“아니 여태껏 내가 너 이야기 들어줬으니 오늘은 네가 내 이야기 좀 들어줘야겠다”


미정이는 흔쾌히 나오겠다 해주었고 나는 자주 가는 포장마차에 앉아 있었다.


“아이고 아가씨 자주 오네? 술도 잘 마시더라고? 아줌마가 계란 말이 서비스로 줄게”


“가..감사합니다”


얼마나 자주 왔으면 서비스까지 주실까 싶어 민망했지만 최근 들어 술을 자주 마시긴 한 것 같다.


“희수야!!”


미정이를 보니 무언가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마음에 잠시 울컥했지만 나는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주는 그냥 내 입맛대로 골랐어 서비스도 주신다네 너 술 먹지?”


“어우 그럼 야~ 나 술 좋아하는 거 몰랐어? 잘 지냈지?”


“잘 못 지내서 너를 불렀잖니.. 나 어떡하지.. 아 머리 복잡해”


미정이는 술병을 따며 내 잔에 따라주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바로 이 이야기를 꺼내기엔 쑥스럽기도 해서 나는 미정이와 각 일병을 비우고 나서 말했다.


“상준이라고 나 졸졸 따라다니던 그 남자애 있잖아”


“어 맞아 그 잘생긴 애? 어머 어머 사귀니?”


“그게 아니라 나도 이제 막 걔랑 잘 해보려고 했는데 걔가 여자 소개 받는대,, 이번에 휴가 나왔을 때 만나서 또 장난 식으로 고백하길래 내가 지금 연애 할 때가 아니라고 했거든..”


“왜?”


“음··· 돈도 없고 제대로 하는 일도 없으니까 여기서 연애까지 하면 돈은 돈대로 나가고 일에는 집중 못할까 봐 그랬지”


미정이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비웃듯이 피식 웃었다.


“뭐야 그 웃음? 기분 나쁘다?”


미정이는 내 머리를 쥐어 박는 시늉을 하다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남 조언은 그렇게도 잘 해주는 안희수씨가 지 연애 하나 제대로 못해서 이러고 있다고?”


“왜 통쾌하냐?!!”


“으이구 야 너 예전에 내가 짝사랑으로 고민 할 때 했던 말 기억 안나?”


“무슨..말”


“사랑할 때 연애 할 때 그딴 거를 왜 정해 놓고 사랑하려고 하냐 사랑은 갑자기 찾아올 때 갑자기 시작하는 거다 앞 뒤 안 가리고 그렇게.. 라고 네가 나한테 말해서 내가 짝사랑 하던 애랑 2년 만났었잖아 기억 안나?”


사실 미정이가 하도 남자 이야기를 많이 하니 내가 해준 조언들이 진심인지 아니면 그냥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는 말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었지만 결국엔 저 말이 맞다.


연애 할 때가 아니라는 건 내 핑계였다.


직업도 변변치 않고 수입도 없는 나를 내 실체를 더 가까이 보고 알아버리면 정말 비참해질 것 같아서 늘 괜찮은 척 하고 상준이에게 내 마음조차 숨기다가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음.. 무식한 방법이지만 이렇게 해봐 상준이가 너한테 시도 때도 없이 들이대서 네가 결국 상준이에게 마음이 간 거잖아? 그러니까 너도 상준이가 했듯이 그렇게 들이대 봐 시도 때도 없이 아주 정신 못 차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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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 기일 21.08.03 10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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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 아이처럼 21.07.30 8 1 4쪽
» 40. 갑자기 찾아와 갑자기 시작되는 것 21.07.29 10 1 5쪽
40 39. 연애도 돈이 있어야 하지 21.07.28 9 1 5쪽
39 38. 경고 21.07.27 8 1 5쪽
38 37. 진작 알았더라도 21.07.26 8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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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 내가 그렇게 무심했어 +1 21.06.02 78 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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