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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희 서재입니다.

나뵈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작가희
그림/삽화
작가 희
작품등록일 :
2021.05.27 15:50
최근연재일 :
2021.08.25 17:07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99
추천수 :
67
글자수 :
89,633

작성
21.06.08 17:43
조회
11
추천
2
글자
3쪽

6. 나의 이야기

DUMMY

꽤 오랫동안 혼자 자취를 하고 최근 들어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휴식 시간이 없었기에


오늘은 선생님께 일이 있다고 말한 뒤 친 할머니 댁에 다녀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며 할머니 손에 자랐기에 나에게 할머니는 엄마 같은 존재였다.


사실 전철을 타고 몇 정거장이 지나면 쉽게 찾아 뵐 수 있는 거리이지만 글을 핑계로 찾아 뵙지 못한 것에 새삼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전철에서 내려 출구로 나오니 낡은 동네가 눈에 보였고 같은 서울이지만 공기와 냄새가 다른 곳에 여행 온 듯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허벅지가 끊어질 듯 굽이굽이 높은 언덕 길을 열심히 오르다 보면 초록색 낡은 대문이 보이는데 이곳이 우리 할머니 댁이다.


끼익-


낡은 대문 답게 문 여는 소리가 요란스러웠고 할머니는 기다렸다는 듯 버선 발로 반갑게 달려 나와 나를 맞이해주었다.


“오는 길은 안 힘들었어? 배고프진 않고?”


할머니는 내 양쪽 볼이 닳도록 쓰다듬으시며 말씀하셨고 갑자기 마음속에 뭔지 모를 울컥함이 차 올랐다.


‘좀 더 빨리 올 걸’ 하는 후회 같은 감정이었을까 미안함이었을까 여하튼 그런 감정들이 같이 밀려 왔다..


“할머니 손녀딸 요새 돈 좀 버니까 우리 나가서 밥 먹자”


연세가 벌써 70 중반을 달리시는 우리 할머니가 이 높은 언덕 끝자락에 살며 왔다 갔다 하기 불편할 것도 그렇고 한 번도 제대로 된 효도라고 해본 적이 없었기에 어디라도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할머니는 됐다고 손사래 치며 거절 하셨지만 나는 택시를 불렀다.


할머니는 오랜만에 외출이 설레었는지 자식들이 비싼 돈 주고 사주었다며 장농에 고이 모셔둔 옷도 입으셨다.


그때였다.


징-징


벌써 택시가 도착했나? 하고 핸드폰을 꺼내어보니 선생님이었다.


“네 선생님”


[아침에 있다고 하던 일은 잘 마무리 했나?..아 혹시..내가 방해했나? 아침에 일 보러 간다 길래 다녀왔을 줄 알고..이거 미안하게 됐네]


평소 답지 않은 선생님에 당황스러워하는 말투를 들으니 무언가 선생님께 일이 생겼을 거라 판단하여 나는 그냥 모른 체 할 수 없었다.


“아니에요 선생님, 저녁 드셨어요? 저 할머니 모시고 저녁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가요!”


여태껏 나는 내 가정사던 내 이야기던 선생님께 꺼낸 적이 없다.


오늘도 일이 있다며 대충 둘러댔기에 선생님은 의아했을 수도 있겠다.


[내가 낄 자리가 아니지 않나..괜찮겠나? 저녁은 내가 근사한 곳에서 대접하겠소]


그렇게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나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내 가족을 누군가 에게 처음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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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21.08.19 6 1 4쪽
52 51. 갈 때 21.08.18 7 1 4쪽
51 50. 이 아이는 알고 있다 21.08.13 8 1 4쪽
50 49. 작은 고추가 맵다 21.08.12 6 1 4쪽
49 48. 반전 21.08.11 5 1 4쪽
48 47. 날 위해 그 무엇도 하지 말아라 21.08.10 4 1 4쪽
47 46. 번호 좀 주세요 21.08.09 6 1 5쪽
46 45. 고백 21.08.06 5 1 4쪽
45 44. 모든 것을 끝내는 법 21.08.04 7 1 4쪽
44 43. 기일 21.08.03 10 1 4쪽
43 42.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는 법 21.08.02 8 1 4쪽
42 41. 아이처럼 21.07.30 8 1 4쪽
41 40. 갑자기 찾아와 갑자기 시작되는 것 21.07.29 10 1 5쪽
40 39. 연애도 돈이 있어야 하지 21.07.28 9 1 5쪽
39 38. 경고 21.07.27 8 1 5쪽
38 37. 진작 알았더라도 21.07.26 8 1 5쪽
37 36. 꼭 용서해야 할 필요는 없잖아 21.07.23 12 1 5쪽
36 35. 묻고 싶었다 21.07.22 8 1 3쪽
35 34. 영혼의 무게 21.07.21 8 1 5쪽
34 33. 난생처음 21.07.20 10 1 4쪽
33 32. 낙원 21.07.19 8 1 4쪽
32 31. 눈동자는 거짓말에 서툴러서 21.07.15 8 1 4쪽
31 30. 희비 21.07.14 10 1 3쪽
30 29. 가지고 있으면 빼앗기거나 자제력을 잃거나 21.07.13 8 1 5쪽
29 28. 제안 21.07.12 9 1 4쪽
28 27. 꿈 21.07.09 8 1 4쪽
27 26. 오늘만 21.07.08 8 1 5쪽
26 25. 용서 21.07.07 8 1 4쪽
25 24. 미안함을 전달하는 방법 21.07.06 7 1 3쪽
24 23. 필사적이었지 21.07.05 9 1 5쪽
23 22. 자각 21.07.02 8 1 3쪽
22 21. 알아가는 것 21.06.29 8 1 4쪽
21 20. 시간이 흘러도 용서 받을 수 없는 것이 있지 21.06.28 9 1 4쪽
20 19. 가장 그럴싸한 핑계 21.06.25 8 1 4쪽
19 18. 그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어 21.06.24 9 1 4쪽
18 17. 갑작스럽게 21.06.23 8 1 3쪽
17 16. 패기 넘치던 서른 21.06.22 8 1 4쪽
16 15. 엄마로 산다는 것은 21.06.21 7 1 4쪽
15 14. 이젠 당신 차례 21.06.18 7 1 4쪽
14 13. 진짜 별 거 아니었구나! 21.06.17 5 1 3쪽
13 12. 꿈은 밤에만 꾸는 게 아니니까 21.06.16 7 1 3쪽
12 11. 그렇게 열심히 살면 쉴 틈이 있을 줄 알았지 +1 21.06.15 10 1 5쪽
11 10. 미워 죽겠다면 어찌 용서합니까? 21.06.14 11 1 3쪽
10 9. 더 많이 이야기 할 걸 +1 21.06.11 12 2 4쪽
9 8. 나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어 21.06.10 14 2 3쪽
8 7. 잘 부탁합니다 21.06.09 12 2 4쪽
» 6. 나의 이야기 21.06.08 12 2 3쪽
6 5. 내가 제일 쓰리고 아픈 것은 21.06.07 13 2 4쪽
5 4. 가까울수록 무뎌져 21.06.03 13 2 4쪽
4 3. 내가 그렇게 무심했어 +1 21.06.02 78 2 4쪽
3 2. 죽는다는 것 21.06.01 27 3 3쪽
2 1. 그는 웃지 않았소 21.05.28 24 3 4쪽
1 프롤로그 21.05.27 42 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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