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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희 서재입니다.

나뵈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작가희
그림/삽화
작가 희
작품등록일 :
2021.05.27 15:50
최근연재일 :
2021.08.25 17:07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89
추천수 :
67
글자수 :
89,633

작성
21.06.28 16:27
조회
8
추천
1
글자
4쪽

20. 시간이 흘러도 용서 받을 수 없는 것이 있지

DUMMY

한동안 선생님께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자꾸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고 선생님 이야기를 들을수록 아버지가 떠오른다.


나도 아버지를 보지 않고 산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다.


금순씨 입장을 내가 전부 이해하진 못하지만 나도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상처를 안고 살며 남에게도 똑같이 상처를 준다.


그런데 그 상처들 중에서도 정도가 달라 시간이 흘러도 용서가 되지 않는 것이 있다.


내게 아버지가 준 상처는 그렇게 화석처럼 굳어 내 몸에 일부처럼 자리 잡고 있다.


나는 선생님 댁에 가지 않는 동안 여태 까지 선생님이 말씀 해주신 것들을 노트북에 정리했다.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 내보려고 여러 가지 구상도 했는데 왠지 선생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의 상처 가지고 글 쓰는 게 맞는 건가..”


그렇게 정리를 하고 오랜만에 여유를 부리기 위해 낮잠도 잤다.


징-징-징


한참 잠에 빠져 있는데 진동 소리가 들려왔고 할머니였다.


“어 할머니~ 무슨 일 이에요?”


[저기..저..밥은 먹었어? 안 먹었으면 같이 밥이라도 먹을까 하고 나는..]


“당연히 안 먹었지 할머니 어디서 볼까? 뭐 드시고 싶어?”


나는 오랜만에 집에서 푹 쉬려고 했으나 할머니께서 이렇게 먼저 밥을 먹자는 말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준비를 마치고 곧장 출발하여 저번에 선생님과 같이 갔던 한정식 집에 도착했다.


할머니는 손을 흔들며 밝게 인사했고 나는 할머니를 모시고 한정식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할머니 여기가 그렇게 다시 오고 싶었어?? 할머니도 은근 귀여워”


오늘은 장난 어린 내 말에 할머니가 반응이 없고 어색한 웃음만 계속 지었다.


“왜 그래 할머니 무슨 일 있어?”


할머니는 곤란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을 하려다 말고 내 눈을 피하셨다.


드르륵—


미닫이 문이 열리고 직원인 줄 알았던 문 앞에는 내가 가장 증오하는 아버지가 있었다.


나는 할머니를 쳐다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원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저기..오늘이 네 애비 생일이니까 같이 밥이라도 먹으면서 오해를..”


할머니가 허둥지둥 내게 말을 했지만 나는 아무런 말도 들리지가 않았다.


아버지는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 앉았고 나는 너무 나도 불편했고 눈물이 나오려던 걸 간신히 참고 입을 열었다.


“내가 저 인간이랑 어떻게 얼굴을 보고 밥을 먹어 할머니 왜 내가 모처럼 쉬는 날에 저 인간이랑 밥을 먹어야 해 오해? 나를 그렇게 잘 아는 할머니가 어떻게 오해라고 할 수 있어? 오늘은 둘이 먹어요 난 이만 갈게”


일어서는 내 손목을 아버지가 잡으며 말했다.


“이야기라도 좀 해 너한테 사과도 할 겸 부른 거니까.”


“사과도 받아줄 마음이 있을 때 하는 거에요 시간이 너무 흘러버렸잖아.”


나는 아버지 손을 뿌리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눈물이 계속해서 흘렀고 무작정 뛰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를 그냥 나를 치고 가도 좋으니 아니 차라리 나를 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무작정 뛰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숨이 너무 차서 고개를 숙이고 숨을 고르고 있는데 누군가 인기척이 들렸다.


선생님이었다.


길가에 버려진 의자에 앉아 얼굴을 감싸 쥐며 나와 같이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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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 희비 21.07.14 9 1 3쪽
30 29. 가지고 있으면 빼앗기거나 자제력을 잃거나 21.07.13 8 1 5쪽
29 28. 제안 21.07.12 9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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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6. 오늘만 21.07.08 8 1 5쪽
26 25. 용서 21.07.07 8 1 4쪽
25 24. 미안함을 전달하는 방법 21.07.06 7 1 3쪽
24 23. 필사적이었지 21.07.05 9 1 5쪽
23 22. 자각 21.07.02 8 1 3쪽
22 21. 알아가는 것 21.06.29 7 1 4쪽
» 20. 시간이 흘러도 용서 받을 수 없는 것이 있지 21.06.28 9 1 4쪽
20 19. 가장 그럴싸한 핑계 21.06.25 8 1 4쪽
19 18. 그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어 21.06.24 9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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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 나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어 21.06.10 14 2 3쪽
8 7. 잘 부탁합니다 21.06.09 12 2 4쪽
7 6. 나의 이야기 21.06.08 11 2 3쪽
6 5. 내가 제일 쓰리고 아픈 것은 21.06.07 13 2 4쪽
5 4. 가까울수록 무뎌져 21.06.03 12 2 4쪽
4 3. 내가 그렇게 무심했어 +1 21.06.02 78 2 4쪽
3 2. 죽는다는 것 21.06.01 27 3 3쪽
2 1. 그는 웃지 않았소 21.05.28 24 3 4쪽
1 프롤로그 21.05.27 42 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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