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희비
나는 마땅히 금고라고 할 저금통이 없었기 때문에 근처 문구점에 들러 저금통을 살펴 보았다.
징-징-징
저금통을 고르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박상준]
나보다 3살이나 어린 친한 남자 동생인데 지금은 군대에 있다.
상준이는 군대 가기 전부터 나를 졸졸 따라다녔었고 나는 연애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항상 상준의 고백을 장난으로 넘어가곤 했다.
상준이와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만나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는 친구다.
“야 이제 전역 얼마 안 남았다고 전화 계속하지??”
[아 나 내일 휴가 나가니까 보자고 하려고 전화했지 멍청아]
“이게 누나한테 멍청이라니.. 마침 내일 쉬니까 만날 시간은 있겠다. 뭐 먹고 싶은 건?”
[뭐.. 딱히 없어 술이나 먹자 누나]
“알겠어 나올 때 전화해”
전화를 끊고 나는 적당한 사이즈에 저금통을 고른 뒤 계산하고 집으로 향했다.
상준이가 휴가를 나오니 나도 오늘은 일찍 자고 상준이를 만날 준비를 해야겠다.
일단 새로 산 저금통에 천 원을 넣어 놓고 나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다음날-
징-징-징
“여보세요”
[아니 전화를 왜 이렇게 안 받아 누나 벌써 오후 3시야]
나는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나 시간을 보니 상준의 말대로 오후였다.
부리 나케 준비를 하고 상준이 있는 백화점 쪽으로 갔다.
상준은 군복을 입고 핸드폰만 주구장창 보고 있었다.
“야!!!”
내가 큰 소리로 상준을 부르니 상준은 해맑게 웃으며 내 쪽으로 뛰어왔다.
“누나 오랜만이다 약속 늦는 건 여전하구나?”
“야 좀 늦을 수도 있지 대신 맛있는 거 사줄게 뭐 먹을래?”
“음··· 나는 고기?”
“그래 잠시만 고기 맛있는 곳 어딘지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움직이자”
나는 백화점 근처 정좌에서 검색을 하고 택시를 잡으려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 때 맞은 편에서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어! 선생..님..”
나는 큰 소리로 선생님을 부르려 다가 말을 멈췄다.
“누나 뭐야 아는 분이야?”
상준이 내게 물었지만 내 눈엔 힘겨운 표정을 지으며 지팡이로 몸을 지탱하며 맞은 편 병원으로 들어가는 선생님의 모습만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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